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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영화산업에는 베트남과의 공동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먼저 <공조> <창궐>의 김성훈 감독이 배우 이광수와 함께 로맨스 코미디 <러브 바리스타>를 공개한다. 칸영화제 진출을 꿈꾸는 아시아 스타 강준우(이광수)가 어쩌다 베트남에서 무일푼으로 남겨진 뒤 현지 여성 타오(황하)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광수 배우의 별명이 ‘아시아 프린스’로 통용되는 만큼 베트남에서 대중적 관심이 몰릴 거라는 예측이 크다. 베트남과 한국 모두 올해 10월 개봉예정이다. 이어 호러 장르로도 장르적 범주를 넓힌다. <파묘> 김영민 프로듀서는 탕부 감독과 손잡고 공포스릴러 <개묘>(가제)를 제작한다. 베트남 전통의 묘지 이장을 뜻하는 개묘를 모티브 삼아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베트남 전통 장례문화를 영상 콘텐츠로 해석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이어진다고. 이외에도 베트남 영화 제작사 런업베트
[특집] 누구와 함께? 무엇을 새롭게? - 설렌 마음 가득한 해외 합작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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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제작사와의 공동제작에도 시간에 따른 경향이 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워리어스 웨이>(2010), <라스트 갓 파더>(2010), <설국열차>(2013), <넛잡: 땅콩 도둑들>(2013), <메이크 유어 무브>(2013), <옥자>(2017) 등 영어권 시장과 함께한 글로벌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다면 2016년 즈음부터는 <연애의 발동: 상해 여자, 부산 남자> <엽기적인 그녀2> <대역전> 등 중국과의 공동제작이 활발했다. 국제적 여파가 컸던 한한령 이후에는 더 다양한 국가와의 공동제작이 늘어났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2021년에는 태국과 일본, 2022년에는 싱가포르와 대만, 2023년에는 일본, 브라질 등과 함께했다(<KOFIC 현안보고-2024 아시아 영화공동제작 현황과 지원방안> 참고). 그렇다면 한국영화는 지금까지 공동제작
[특집] 장르와 국경을 넘나들며 화제가 된 - <이국정원>부터 <랑종> <패스트 라이브즈>까지, 해외 공동제작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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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첫날 개봉 후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어느 가난한 이발사가 아버지가 다른 한국인 형에게 어머니를 맡기려는 이야기다. 이 비가를 쓰고 연출한 이는 한국인 모홍진 감독. 제작은 <널 기다리며> <안시성> 등을 만든 모티브픽쳐스와 CJ ENM베트남 영화제작팀장 출신 최윤호 대표가 이끄는 SATE(Sidus And Teu Entertainment)가 함께했다. 최윤호 대표는 5년 전 창립작 <블러디 문 페스트>로 큰 흥행을 기록하며 베트남에서 주목받는 제작자로 자리 잡았다. 그가 “진정한 공동제작”의 결과물이라 말하는 신작은 어떻게 베트남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을까.
- 개봉 첫주에 100만, 3주차에 200만 관객을 만났다. 제작자로서 진단하는 흥행 요인은.
제목과 소재가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한 것은 물론 베트남 톱배우들이 한국 배우(정일우 배우가 특별 출연했다.-편집자)와 공연한다는 소
[인터뷰] 존중과 이해는 공동제작의 밑바탕 - 베트남 흥행작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제작한 최윤호 SAT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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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공조> <창궐>)이 연출하고. 이광수 배우가 주연한 로맨틱코미디 <러브 바리스타>가 한국보다 베트남 개봉 날짜를 먼저 확정했다. 시작부터 베트남 시장을 염두에 둔 영화였기 때문이다. 한국인 감독이 구상한 러브 스토리를 베트남 대중의 구미에 맞게 요리하기 위해 한국 제작사 제리굿컴퍼니, 영화사이창, 웨스트월드와 베트남 제작사 SATE(Sidus And Teu Entertainment)가 힘을 합쳤다. 호찌민에서 조우한 한국 톱스타와 베트남 여성의 사랑을 그린 결과물은 10월3일 베트남 관객을 먼저 만난 뒤 올해 하반기 안에 한국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러브 바리스타> 외에도 최근 국내외 영화인들의 협업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도 사쿠라 배우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정주리 감독 신작 <도라>는 프랑스와 공동제작에 돌입했다. 제이앤씨필름은 스포츠 영화 <블라인드 러너>를 위해 중국과 손잡았다. 하얼빈을
[특집] 이야기의 수입·수출은 여러모로 득이 커서 - 지금 한국 제작자들이 국제 공동제작에 뛰어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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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무수한 영화가 국경을 넘나들며 태어났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계 창작자들의 저력을 드러냈고,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된 <킹 오브 킹스>도 한국 스튜디오의 기술력을 증명하며 크게 흥행했다. CJ ENM과 A24가 함께한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침체된 국내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제작자들로 인해 한국의 국제 공동제작 포트폴리오는 앞으로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을 필두로 성공 사례를 누적해온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니 ‘한국영화’라는 명명이 불필요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올해 제7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의 제작 국가 목록만 봐도 예감할 수 있다. 하야카와 지에의 <르누아르>,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
[특집] 이렇게 ‘한국영화’는 멀리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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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방효린의 행보는 좀처럼 종잡을 수 없다. 노래하듯 맑고 새된 목소리로 에로영화로 데뷔하려는 신인배우(<애마>), 수학여행 당일 자살을 기도하는 학교폭력 피해자(<지옥만세>)로 분했고, 1980년대 서울 충무로(<애마>), 사이비종교 교단(<지옥만세>), 인간 사냥터(<저 ㄴ을 어떻게 죽이지?>)를 누볐다. 한곳을 골똘히 바라보는 얼굴은 방효린의 전매특허다. 그때마다 방효린은 대기 상태다. 지구에 남아 화성으로 떠난 연인을 기다리고(<로웰에게>), 오피스텔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며 여자가 집으로 자신을 들이길 기다리고(<렛미인>), 세 친구 사이에서 관계의 진척을 기다린다(<구름이 다소 끼겠습니다>). <로웰에게>를 제외한다면 나열한 작품이 이성간 연애가 아닌 이하늬, 오우리, 하윤경, 김보라 등 여성배우들과의 짙은 케미스트리로 기억된다는 점 또한 이 배우의 특질을 돋보이게 한다. 이번
[인터뷰] 연기로 마음을 송두리째 헤집는 날까지 - <애마> 배우 방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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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충무로 최고의 배우 정희란(이하늬)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돌아오는 귀국길에 분노가 치민다. 전속계약으로 묶인 신성영화사에서 또 한번 자신을 ‘벗는 영화’인 ‘애마부인’에 출연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신성영화사는 마음대로 조종 가능한 신인배우를 작품의 주연에 앉히고 희란을 조연으로 강등시킨다. 수많은 배우 지망생이 제2의 정희란을 꿈꾸며 오디션장을 찾지만 곽인우(조현철)의 눈에 들어온 원석은 신주애(방효린)다. 주애는 ‘애마부인’의 ‘애마’를 꿰찬다. 희란은 울며 겨자 먹기로 출연한 영화에 더해 후배마저 자기에게 기가 죽지 않아 불만이 크다. 은근하고 아련한 에로티시즘을 구현하려는 감독 겸 작가 인우와 달리 신성영화사의 대표 구중호(진선규)는 무조건 여자들이 몸을 노출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에 혈안이다. 모든 게 삐걱거리는 ‘애마부인’ 현장. 여기에 문화공보부(이하 문공부)가 애마의 ‘말’(馬)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시나리오와 제목을 전면 검열한다.
“유신
[기획] 같은 것, 다른 것, 그녀(들)의 것 - <애마>가 <애마부인>을 다시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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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세상 이 악물고 버텨라
이해영 監督의 新作
<애마부인>의 제작기를 그린 가상의 歷史劇
女子가 狂女가 될 수밖에 없는 獨裁政權의 忠武路
말 탄 두 女子가 우리를 解放케 하리라!!
女子의 觀點! 女子의 慾望!
에로·그로-테스크·난-쎈쓰를 打破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애마> 리뷰와 배우 방효린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女子는 미치고 싶다, 六부작 연속극 <애마> 리뷰와 主演女優 방효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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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거버넌스 회복이 갖는 의미와 과제’ 토론회는 윤석열 정부에서 ‘0원’으로 전액 삭감됐던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이 지난달 4일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지원 예산 4억원이 편성되며 예산 복구 및 증액된 가운데, 영화인들이 새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마련을 촉구한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사업본부장, 김지희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이 참석했고 모은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램위원장,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김미영 감독, 권해효 배우, 이동하 영화인연대 공동대표(영화사 레드피터 대표),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김조광수 감독이 맡았다.
50년 역사 속 거버넌스의 변화
토론회 첫 발제를 맡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램위원장은 서울독립영화제
[기획] 영화제 운영 공모 방식은 무조건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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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가 50주년을 맞은 2025년, 한국 독립영화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지난해 예산 삭감 위기를 겪고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드러난 것은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독립영화를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차, 그리고 독립영화 정책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거버넌스- 민간과 정부의 협력정치- 의 문제였다. 서울독립영화제의 경우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독립영화협회가 공동주최해온 협력 구조가 공모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문제시되고 있다. 8월18일 열린 국회 토론회 ‘새 정부 독립영화 진흥 정책의 방향과 비전: 서울독립영화제 거버넌스 회복이 갖는 의미와 과제’(공동주최 국회의원 이기헌, 임오경, 조계원, 양문석, 손솔,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런 갈등의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2시간여 토론 속에서 독립영화의 정체성과 가치, 현장과 기관간 신뢰라는 근본 과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975년 대안영화의 플랫폼에서 출발해 한국영화 생태계의 토양이 된 서
[기획] 새로운 50년을 위한 정책은? 연속기획 - 2025 한국 영화산업과 정책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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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의 연기 경력과 소설가로서의 문학적 감수성, 그리고 칼럼니스트로서의 통찰력이 결합된 페르난다 토히스의 예술 세계는 <아임 스틸 히어>에서 절정에 달했다. 아버지 페르난두 토히스와 어머니 페르난다 몬테네그루 모두 브라질을 대표하는 배우로, 페르난다 토히스 역시 16살에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와우테르 리마 주니어 감독의 <이노센시아>). 특히 토히스는 1986년 아르나우두 자보르 감독의 <사랑의 미로>로 브라질 최초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등극한 이력의 소유자다. 배우로서 일찍 정점의 커리어를 구가한 그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확장을 추구해왔다. 브라질에서 그는 글 쓰는 배우로 통한다. 2007년부터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사회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첫 소설 <핌>도 출간했다. 이러한 다면적 면모가 인물에 대한 절제력 있고 존엄한 해석의 근간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바우테르
[특집] 모녀가 완성한 연기, 페르난다 토히스, 페르난다 몬테네그루라는 브라질영화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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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테르 살리스는 라틴아메리카영화의 세 가지 물결- 1960년대 시네마 노보, 1980년대 제3영화, 1990년대 브라질 영화 운동- 사이의 핵심 인물이다. 살리스는 단순한 계승자가 아닌 혁신적 종합자로서 브라질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1990년 페르난두 콜로르 행정부의 영화 지원 기관 해체 이후 연간 제작편수가 3편까지 떨어진 위기를 겪은 브라질영화계가 1993년 영상법(Lei do Audiovisual) 제정 이후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는 가운데 바우테르 살리스 감독이 새 영화 모델을 제시했다. 바로 탈정치화된 정치영화다. 직접적인 구호 대신 인간애가 묻어나는 드라마투르기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브라질 영화 운동(Cinema da Retomada)의 핵심 기조가 됐다. 글라우베르 호샤, 네우송 페레이라 두스 산투스가 이끈 1960년대 시네마 노보(Cinema Novo)는 ‘배고픔의 미학’을 견지하며 의식 변화를 추구하는 급진적 정치영화였
[특집] 시네마 노보에서 브라질 영화 운동까지, 바우테르 살리스의 변증법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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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온 바우테르 살리스 감독의 <아임 스틸 히어>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해 가장 보편적인 독재의 기억에 가닿는다. <중앙역>(1998)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과작의 감독이 선택한 신작은 자신의 청소년기를 관통했던 실제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을 딛고 일어선 한 여성의 길고 긴 저항기다. <아임 스틸 히어>가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 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고 이후 세계 각지에서 고루 호평받은 이유는 그들의 싸움이 브라질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 폭력, 가족 해체, 트라우마의 전승과 치유- 이 모든 주제들은 20세기 후반의 민주화 역사를 거친 많은 나라들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인간의 존엄성과 회복력에 대한 보편적 찬가 <아임 스틸 히어>
[특집] 스마일! 그 죽음이 도착할 때까지, 브라질 감독 바우테르 살리스와 <아임 스틸 히어>에 관한 아홉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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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리의 영화는 언제나 영국의 뛰어난 여성배우들이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한
마당이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소개할 네 배우는 마이크 리가 아니었대도 언제든 출
중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을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대표작은 전에도 마이크 리의 영화
로 거명됐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레슬리 맨빌
레슬리 맨빌은 마이크 리와 가장 많이 협업한 배우다. 그가 출연한 11작품 중 성격, 계급, 직업이 겹치는 배역은 단 하나도 없다. 맨빌은 <비밀과 거짓말>에선 의뢰인을 안심시키는 미더운 사회복지사로, <전부 아니면 무>에선 무기력한 남편과 그를 똑 닮은 자녀들로 인해 권태에 잠식된 슈퍼마켓 점원 페니로 분했다. 맨빌은 마이크 리의 영화에서 분량에 상관없이 늘 인물의 ‘성격’이 보이는 연기를 해냈다. 그중 전세계 관객들에게 맨빌을 각인한 작품은 단연 <세상의 모든 계절>일 것이다. 맨빌이 연기한 메리는 과도한 명랑함으로 자기 안의 외로움을
[특집] 여우주연상은 따놓은 당상, 마이크 리와 호흡한 4인의 여성배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