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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모녀가 완성한 연기, 페르난다 토히스, 페르난다 몬테네그루라는 브라질영화의 현상
김소미 2025-08-22

페르난다 몬테네그루.

40여년의 연기 경력과 소설가로서의 문학적 감수성, 그리고 칼럼니스트로서의 통찰력이 결합된 페르난다 토히스의 예술 세계는 <아임 스틸 히어>에서 절정에 달했다. 아버지 페르난두 토히스와 어머니 페르난다 몬테네그루 모두 브라질을 대표하는 배우로, 페르난다 토히스 역시 16살에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와우테르 리마 주니어 감독의 <이노센시아>). 특히 토히스는 1986년 아르나우두 자보르 감독의 <사랑의 미로>로 브라질 최초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등극한 이력의 소유자다. 배우로서 일찍 정점의 커리어를 구가한 그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확장을 추구해왔다. 브라질에서 그는 글 쓰는 배우로 통한다. 2007년부터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사회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첫 소설 <핌>도 출간했다. 이러한 다면적 면모가 인물에 대한 절제력 있고 존엄한 해석의 근간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바우테르 살리스 감독과 배우 페르난다 토히스의 관계는 1995년작 <이방인의 땅>부터 시작된 30년 우정에 바탕한다. <아임 스틸 히어>에서 눈물은 절제되고 절규는 침묵으로 승화되며, 분노는 미묘한 표정 변화로 전달된다. 과도하게 축소하면 관객이 캐릭터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고, 과도하게 표현하면 캐릭터의 본질을 배신하게 되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토히스는 완벽한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살리스 감독은 토하스의 연기에 대해 “내면에서 끓어오르고 부글거리는 감정을 멜로드라마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히 묘사해낸” 지점을 칭송했다.

결정적으로 <아임 스틸 히어>는 모녀가 직조한 시간의 연속성에 힘입어 완성됐다. 후반부의 가장 감동적인 장치 중 하나는 토히스의 실제 어머니인 몬테네그루가 노년의 유니스 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95살의 몬테네그루는 1998년 살리스의 <중앙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브라질영화계의 한 상징이다. 몬테네그루는 초로의 유니스로 분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던 인물이 TV에서 남편의 얼굴을 알아보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연기했다. 이 마지막 장면은 실제 마르셀루 후벵스 파이바의 회고록에 기록된 사실에 바탕했고, 모녀가 한 인물의 세월을 함께 연기한다는 점에서 단 몇분의 출연임에도 영화 전체의 울림을 배가한다. 영화의 핵심 주제인 전승을 제작 과정에도 반영했다는 점에서 메타적 성취라 할 만하다. 25년을 사이에 두고 모녀는 나란히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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