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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우주연상은 따놓은 당상, 마이크 리와 호흡한 4인의 여성배우들
정재현 2025-08-22

마이크 리의 영화는 언제나 영국의 뛰어난 여성배우들이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한 마당이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소개할 네 배우는 마이크 리가 아니었대도 언제든 출 중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을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대표작은 전에도 마이크 리의 영화 로 거명됐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레슬리 맨빌

레슬리 맨빌은 마이크 리와 가장 많이 협업한 배우다. 그가 출연한 11작품 중 성격, 계급, 직업이 겹치는 배역은 단 하나도 없다. 맨빌은 <비밀과 거짓말>에선 의뢰인을 안심시키는 미더운 사회복지사로, <전부 아니면 무>에선 무기력한 남편과 그를 똑 닮은 자녀들로 인해 권태에 잠식된 슈퍼마켓 점원 페니로 분했다. 맨빌은 마이크 리의 영화에서 분량에 상관없이 늘 인물의 ‘성격’이 보이는 연기를 해냈다. 그중 전세계 관객들에게 맨빌을 각인한 작품은 단연 <세상의 모든 계절>일 것이다. 맨빌이 연기한 메리는 과도한 명랑함으로 자기 안의 외로움을 덮어보려는 장년의 독신 여성. 하지만 치장을 뚫고 나오는 처량한 눈빛과 몸부림이 상대를 질겁하게 만든다. 맨빌은 이 작품으로 전미비평가협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이멜다 스탠턴

이멜다 스탠턴은 마이크 리와의 첫 작업에 주연을 맡은 유일한 사례다. 두 예술가가 만난 작품은 <베라 드레이크>다. 임신 중단이 불법인 1950년대 영국. 베라 드레이크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에게 불법 임신 중단 시술을 제공한다. 베라의 노동 목적은 오직 선의다. 그에게 시술은 노동자계급의 여성을 무료로 돕는 연대의 일종일 뿐이다. 개인의 호의와 사회의 제도가 충돌할 때, 지금까지 자신이 수호해온 도덕이 붕괴되는 순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스탠턴의 연기는 그저 경이롭다. 그는 샐리 호킨스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으로 200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배우상과 그해 미국 3대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베라 드레이크>를 본 헤이데이 필름스는 스탠턴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덜로리스 엄브리지로 캐스팅한다.

샐리 호킨스

“지금 행복한가요?” 2009년 골든글로브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해피 고 럭키>의 샐리 호킨스의 이름이 불리자, 메릴 스트리프가 호킨스를 멈춰 세우고 물었다. 호킨스는 영화의 제목 ‘해피 고 럭키’ 그대로 행복과 행운 모두를 거머쥐었다.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배우상)과 그해 미국 3대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독식했다. 호킨스는 마이크 리가 발견한 배우다. <해피 고 럭키>는 호킨스가 아니었다면 설득력이 덜했을 영화다.

브렌다 블레신

“지금도 신시아가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다. 전화를 걸어 ‘안녕, 잘 지내?’라고 묻고 싶다.” 브렌다 블레신은 자신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비밀과 거짓말>을 위와 같이 회상한다. <비밀과 거짓말>은 마이크 리의 영화 중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한 작품이다. 신시아는 모든 인간에게 허물 없는 사랑과 악의 없는 상처를 공평하게 입히는 인물.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독자라면 신시아가 호텐스(메리앤 장밥티스트)와 9분간 대화하는 롱테이크 시퀀스에 주목해 감상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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