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 미스테리 극장>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등 브라운관의 호러 장르를 톡톡히 책임졌던 예능프로그램들이 있다. 숫자 444에 얽힌 기묘한 사연부터(유독 숫자 4를 많이 다뤘다) 귀신, 무속신앙 등 공포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까지 일종의 공포드라마가 매주 연출됐다. 예능도 다르지 않다. 방송국은 여름철마다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는 납량특집 토크쇼를 꾸렸고 <슈퍼선데이-서세원의 공포체험 돌아보지마> 등 폐가, 흉가를 배경으로 한 깜짝 쇼도 준비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교양·예능 프로그램에서 호러 소재를 다루는 경우는 잦아들었고,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취재·탐사 프로그램 속 실제적인 범죄만이 공포를 탐닉하고 싶은 욕망을 채워줄 뿐이다. 방송가에 나타난 변화는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맞닥뜨렸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1조 ‘방송은 미신 또는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하여서는 아니되며 사주, 점술, 관상,
[기획] 2024년형 미스터리는?!, <샤먼: 귀신전> <심야괴담회>를 중심으로 말하는 요즘의 호러 콘텐츠
-
<씨네21> 기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영화기자는 무서운 영화도 잘 보나요?”다. 그에 대한 대답은 재미없게도 반반이다. 공포물은 물론이고 잔인한 고어영화까지 허허실실 여유롭게 즐기는 기자가 있는 반면 공포영화 시사 때마다 속으로 우는 자신을 기자 정신으로 극장에 앉히는 기자도 있다. 올해는 취재팀의 두 겁보 기자에게 한국 대표 납량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맡겼다. 스포일러 포함, 꼭 눈을 감아야 할 장면부터 덜 무섭게 보는 방법까지 담은 기사를 읽고 나면 올여름, 무서운 영화에 도전할 용기가 조금은 생길 것이다. 그에 앞서 여름마다 볼 수 있었던 TV 납량 특집 프로그램이 왜 지금은 사라졌는지, 현재 호러 콘텐츠는 어떻게 변화해나가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글을 실었다. 기사에 대한 주의 사항은 오직 한 가지다.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 것.
*이어지는 기사에서 2000년대 납량영화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겁쟁이 영화기자가 말하는 2000년대 한국 공포영화 추천 9선
-
<데드풀과 울버린> 언론배급 시사회날 나 혼자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VR 콘서트 영화 <하이퍼포커스>(HYPERFOCUS)를 보게 됐다. 여름휴가를 갔다 오니 평소 K팝을 즐기지 않았냐며 편집장이 하사한 미션…. VR 콘서트 제작, 유통 플랫폼 기업 어메이즈VR 사무실에서 이 그룹의 팬덤은 10대 등 체력 좋은 젊은 층 비율이 높기 때문에 VR 체험 시간을 늘려도 된다고 판단해 러닝타임이 (에스파, 엑소 카이의 VR 콘서트보다 2배 늘어난) 40분 정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같이 시사를 보게 된 영화 홍보사 직원들과 조용히 눈빛으로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어리지 않은데…. 괜찮겠죠?”
제작사의 전작과 비교할 때 이번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은 여정을 함께할 ‘가이드 멤버’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잘생긴 수빈과 엘프 같은 휴닝카이와 미소년 범규와 끼 많은 연준과 귀여운 태현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한다. 난 영화기자니까 가장 배우처럼 생긴 수빈을 골라야지. 어
아니, 방금 최애가 날 봤다니까?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VR 콘서트 영화 <하이퍼포커스> 체험기
-
VR 콘서트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콘서트’가 아닌 ‘VR’이다. 기존의 공연 실황 영화와 달리 VR을 위해 새로 찍은 콘텐츠를 실물로 마주한 것 같은 가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메이즈VR은 2021년 미국 아티스트 메건 더 스탤리언을 시작으로 VR 콘서트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K팝 그룹 중에서는 에스파(<링팝 더 퍼스트 브이알콘서트 에스파>)와 엑소 카이(<링팝: 더 브이알콘서트 카이>)가 이곳에서 VR 콘서트 영화를 내놓았다. 7월31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개봉하는 <하이퍼포커스>는 컨셉과 기획이 독특하기로 정평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첫 VR 콘서트 영화다. VR의 체험적 속성이 K팝 산업의 비주얼 스토리텔링에 주는 시너지 효과는 물론 VR 기술의 도약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와 VFX 슈퍼바이저를 맡은 김홍찬 감독에게 <하이퍼포커스>의 제작 과정에 대해 들었
[기획] VR 콘서트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하이퍼포커스> 제작기
-
-
대인기피증으로 망고 박스를 뒤집어쓴 기타리스트, 확고한 자기 세계로 아웃사이더를 자청한 베이시스트, 성격은 좋은데 음악은 잘 모르는 인싸 보컬, 전혀 안 맞는 멤버들을 감당하느라 고생하는 리더이자 드러머. 결속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당최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결속밴드의 멤버들은 각자의 독특한 개성으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며 조화를 이룬다. 자칫 과하거나 모자라면 절대 성립되지 않는 이 균형감은 캐릭터와 한몸이 된 성우들의 생동감 덕분이다. <극장총집편 봇치 더 록! 전편>(이하 <봇치 더 록! 전편>)의 주역인 고토 히토리 역의 아오야마 요시노, 이지치 니지카 역의 스즈시로 사유미, 야마다 료 역의 미즈노 사쿠, 키타 이쿠요 역의 하세가와 이쿠미 네 사람은 바쁜 내한 일정 가운데 인터뷰 현장에서도 완벽히 ‘결속된’ 호흡을 보여주었다.
-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극장에서 상영되는 <봇치 더 록! 전편>만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있다면.
[인터뷰] 결속밴드 어셈블!, <극장총집편 봇치 더 록! 전편> 성우 4인방, 아오야마 요시노, 스즈시로 사유미, 미즈노 사쿠, 하세가와 이쿠미
-
한국에도 봇치가
일본 방영 당시 <봇치 더 록!>은 국내에서 TV 방영과 VOD 서비스로만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네이버 시리즈온 구매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국내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OTT로 시리즈가 공개될 즈음엔 국내 걸즈밴드 QWER이 인기를 끌면서 <봇치 더 록!>을 향한 대중적인 관심까지 덩달아 증가했다. 2023 아니메X게임 페스티벌(AGF)에선 성우 아오야마 요시노와 하세가와 이쿠미의 내한 행사가 열렸고 이를 필두로 국내 <봇치 더 록!> 팬덤이 집결하는 행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개봉한 라이브 이벤트 <결속밴드 라이브 -항성->은 관객 1만6911명을 기록했으며, 7월20일과 21일에는 성우 4인방의 첫 내한 행사가 진행되며 한국의 봇치들을 집결시켰다.
다크호스에서 신드롬으로
2022년 10월9일 일본에서 첫화가 방영될 때만 해도 <봇치 더 록!>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봇치는 더이상 외롭지 않아, <봇치 더 록!>의 인기 지표 총망라
-
결속밴드의 공식 티셔츠 디자인을 논하는 자리, 보컬 이쿠요의 캐치프레이즈는 “우승, 결속밴드. 다 함께 승리를 거두자!”다. 이에 드러머 니지카는 “우승은 뭐야? 공연에는 그런 개념이 없잖아”라며 찬물을 끼얹는다. 두 멤버의 이 단출한 대화야말로 ‘음악 애니메이션’이나 ‘밴드 애니메이션’ 혹은 밴드물의 목표와 가치를 가장 적확하게 설명하는 문답이다.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 결과물의 성취를 완벽하게 정량화할 수 없다. 너무도 주관적인 ‘취향의 차이’라는 말은 음악의 객관적인 완성도나 흥행 성적의 위계를 대번에 격파하기도 한다. “우리 다섯이면 믿을 수 없는 마법을 일으킬 수 있어. 테크닉만이 아니야··· BECK의 정신으로!”라는 밴드 만화계의 명작 의 대사처럼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어려운 ‘멤버간의 화학작용’이라거나 ‘기적 같은 순간’ 따위의 수사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게 바로 밴드물의 특권이다.
국내의 밴드음악 리스너나 서브컬처의 수용자들에게, 나아가 범대중적으
느슨한 결속, 단단한 밴드 - 밴드물의 계보에서 살핀 <봇치 더 록!>
-
봇치는 ‘외톨이’란 뜻의 히토리봇치(ひとりぼっち)를 줄인 일본어다. 요즘 말로 ‘아싸’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단어인데, 이 말은 애니메이션 <봇치 더 록!>의 주인공 고토 히토리의 별명이자 작품의 애칭이기도 하다. ‘봇치’ 히토리를 포함한 네명의 여고생이 ‘결속밴드’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는 내용의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 만화의 인기를 한참 초월하면서 일본 현지뿐 아니라 한국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큰 반향을 이끌었다. 이내 인기 애니메이션의 상징과도 같은 극장 개봉용 TVA 편집본 <극장총집편 봇치 더 록! 전편>이 한국에서도 8월7일 개봉한다.
외톨이와 밴드, 아싸와 결속이라니 얼핏 봐도 이상한 조합이다. 혼자가 익숙한 성향의 아싸가 무엇보다 협동심이 중요한 밴드 활동을 이어간다는 것은 모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이율배반이야말로 <봇치 더 록!>의 원동력이자 특장점이다. 개인이 어쩔 수 없이 사회에 섞여야 할 때의 여러 곤란함을 각종
[특집] 신나게 노래 부르다 보면!, 흥얼거리다 보면!, <극장총집편 봇치 더 록! 전편> 개봉 기념 봇치의 인기 비결 해부
-
<스위트홈> 시즌3에서도 은유(고민시)의 목표는 여전히 단일하고 뚜렷하다.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 오빠 은혁(이도현)과 다시 만나는 것이다. 남매 상봉이 성사되기 위해선 자신도 살아 있어야 하기에 말 많던 철부지 은유는 고독한 전사가 되어 목숨을 지켜왔다. 그랬기에 은유가 지프차에 탄 은혁을 목격하면서 오빠의 생존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 장면은 은유 못지않게 고민시에게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결정적 신에 대한 걱정은 현장에서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 신을 찍던 날, 나도 이도현 배우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현장에서 만나는 건 시즌1 촬영 이후 처음이었다. 상황이 비슷한 탓인지 눈앞을 지나가는 은혁을 바라보는 동안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본격적인 재회 장면에서 고민시는 단시간에 은유의 여러 얼굴을 꺼내 보인다. 기억만 있고 감정이 없는 신인류로 변해 멀뚱멀뚱한 은혁 앞에서 “무엇이든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은유의 성격”을 한껏 살렸다.
[인터뷰] 성장의 문을 열어젖히다, <스위트홈> 시즌 3 배우 고민시
-
<스위트홈> 시즌2에서 엄마가 된 이경은 줄곧 괴로웠다.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힘을 가진 존재(김시아)를 낳고 그런 딸에게 두려움을 느낀다는 죄책감은 그를 고통 속에 살게 했다. 시즌3에서 상욱(이진욱)의 몸을 장악한 남편 상원과 부딪치며 복잡한 감정은 절정에 이르지만 끝의 끝에서 이경은 “남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아이”를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배우 이시영은 이응복 감독과의 길고 깊은 논의가 없었다면 어디 하나 쉬운 구석이 없는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본격적인 촬영 전에 “딸에 대한 이경의 마음을 일일이 해체해보고 이경이라면 어떤 괴물로 변할지까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모성이라는 불가사의, 이경이라는 여자의 인생, 스위트홈의 세계관까지 파악하고 들어간 덕분에 실전에서 자신감이 있었다. “이경이 이미 내 안에 있었고 그걸 감독님도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더할 생각하지 않고 담백하게 갔다. 그럴수록 이경의 감정이 선명하게 올라왔다.”
[인터뷰] 준비된 자의 자신감, <스위트홈> 시즌 3 배우 이시영
-
이진욱은 <스위트홈> 시리즈에서 사실상 1인다역을 연기했다. 시즌1에서 전직 살인청부업자 편상욱으로 먼저 등장해 그의 신체를 강탈하는 정의명(김성철)에게 신체를 지배당한 뒤 사실 그의 진짜 정체는 서이경(이시영)의 약혼자이자 임 박사(오정세) 최초의 실험체 남상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진욱은 “생명체의 기본적인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춰” 이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미 남상원도 정의명도 편상욱도 아니다. 오히려 인격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서 모든 캐릭터가 섞여 있는 상태를 먼저 생각했다. 시기마다 이 인물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집중했다.” 그렇게 편상욱을 지배한 남상원은 “인간들에 대한 증오만 남아 약육강식의 세계를 꿈꾼”다. 자신의 딸아이(김시아)를 마주할 때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하지 않는 대목이 가장 극단적인 묘사다. 이진욱은 이를 “오히려 자기 새끼를 물어 죽이고 먹는 동물”에 비유했다. 그리고 “오히려 불완전하고 나약한
[인터뷰] 매 캐릭터에 딱 맞는 배우로 진화하다, <스위트홈> 시즌 3 배우 이진욱
-
<스위트홈> 시리즈화 및 이응복 감독의 연출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2019년이다. 그때부터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 세개의 시즌과 함께 달려왔다. 5년 넘는 여정을 마무리하며 그는 “수줍고 떨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에 대해 부끄럽고 아쉬움 마음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솔직한 심정을 전한 이응복 감독과 <스위트홈> 시즌3 제작발표회 당일에 만났다.
- 시즌1이 한국 드라마 최초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한 성공을 거두면서 시즌2, 3 제작이 확정됐다. 시즌1은 한국적 크리처물이라는 장르적 특성 외에도 캐릭터들의 관계성이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시즌3에는 이에 응답하는 듯한 신들이 있다.
= 일단 관계성이라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측면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배우들의 캐릭터가 각각 매력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다 보니 나온 결과물 같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획]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일군 세계, <스위트홈> 시즌 3 이응복 감독
-
돌아온 <스위트홈> 시즌3의 이응복 감독, 배우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를 만나다
2024년 여름에 돌아오겠다고 했던 <스위트홈3>가 약속을 지켰다. 지난 7월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3>는 전 시즌의 최종장이다. 시즌1, 2 동안 욕망에서 비롯한 괴물화 사태로 인 거처를 떠나 스타디움으로, 다시 자기만의 생존법대로 흩어졌던 그린홈 입주민들은 시즌3에 이르러 재회한다. 그러나 기쁨의 회포를 나누기엔 아직 이르다. 현수(송강)는 자기 안의 괴물과 분투하고 은유(고민시)는 감정이 없는 신인류가 되어 나타난 오빠 은혁(이도현)이 낯설다. 이경(이시영)과 상욱(이진욱)의 몸을 장악한 상원은 괴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딸 이수(김시아)를 사이에 두고 맞부딪힌다. 인간과 괴물이, 욕망과 절망이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끈덕지게 달라붙은 디스토피아에서 이들은 공존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까.
전 시즌 통틀어 총 26편. 4년간 이어진 <스
[기획] 장대한 모험의 피날레, 돌아온 <스위트홈> 시즌3
-
천제야오 감독은 언제나 ‘대만 최초의 토착민 출신 여성감독’이라 소개된다. 2022년 열린 제59회 대만금마장영화제에서 천제야오 감독이 <가가>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알려진 대로 대만 소수민족인 타얄족 출신인 천제야오 감독은 지금까지 연출한 세편의 장편영화에서 모두 타얄족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하지만 관객의 기대가 무색하게 천제야오 감독은 도시에서 나고 자라 타얄족의 문화에 관해선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30살이 넘어 대만 토착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V채널에서 일하며 대만 토착민의 내러티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천제야오 감독은 <가가>에서도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에도 등장하는 ‘가가’는 타얄족의 생활 규범이자 이들이 생명을 존귀하게 대하는 가치관이다. 그래서 천제야오 감독은 <가가>를 찍는 과정이 곧 “내가 속한 부족, 그리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한국을 찾은 천제야오 감독과의 대화를 전한
[인터뷰] 나의 원류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 <가가> 천제야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