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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조선소 인사팀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쓴 시나리오라 들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조선소에서 근무했다.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놀러갔다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수업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됐고, 단편 시나리오 강좌를 듣던 중 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처음 일었다. 이후 제작 워크숍을 통해 3년간 단편 작업에 집중했다. 제작 워크숍을 듣던 때가 영화의 배경인 2016년 하반기다. 모두가 아는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 시위가 있던 시기다. 공교롭게 그때 조선업도 전세계적 불경기를 겪어 많은 구조조정과 폐업이 있었다. 회사 안에선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겪고, 회사 밖에선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을 동시에 겪으며 무력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영화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 영화화를 위해 다시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과정은 어땠나. 내부자로 있을 때와 외부자로 구조조정을 바라볼 때 달리 세우게 된 관점도 있을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뷰] '노동'이라는 이름의 파동, <해야 할 일> 박홍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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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지난 한달간 연속기획을 통해 주목할 만한 한국의 독립영화를 소개해왔다. 연속기획의 종착역은 영화 <해야 할 일>이다. <이삿날> <만끽연가> 등의 단편영화로 지역영화공동체에서 주목받은 박홍준 감독은 본인의 조선소 인사팀 근무 경력을 반영해 <해야 할 일>의 시나리오를 썼다. 이후 <해야 할 일>은 제작사 명필름이 운영하는 영화제작 시스템인 명필름랩에서 2년간 기획·개발을 거쳤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해야 할 일>의 미덕을 정리한 리뷰와 박홍준 감독과의 대화를 전한다. 한편 <해야 할 일>은 개봉 전 전국 11개의 독립예술영화관 순회상영을 통해 지역 관객들과 적극적인 만남을 주도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안팎으로 노동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 중인 <해야 할 일>이 걸어온 길과 이를 든든히 뒷받침한 제작사 명필름의 행보를 정리해보
[한국 독립영화 연속기획❸] 구조를 흔들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말할 수 없다 - <해야 할 일> 리뷰와 박홍준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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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삼부작 중에서 어떤 편을 가장 좋아하나요? 간혹 그런 질문을 받곤 했다. 대답하기 전에 늘 조금 망설여졌다. 셋 중 어느 하나를 고르는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간파당할 것 같아서였다. <비포 선라이즈>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면 ‘철이 덜 들었군’ 하는 시선과 함께 아직도 희미한 청춘의 한때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안쓰러운 중년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사실 그동안 이 시리즈에 대한 ‘매우 개인적인’ 나의 선호도는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비포 미드나잇>순이‘었’다. 연대기 순서이기도 하다. 세 작품은 각각 제시와 셀린의 20대-30대-40대의 점 위에서 만들어졌다. 그들과 동년배인 나의 생애주기도 함께 지나갔다. 그러니 나의 순위는 미학적 완성도에 근거했을 리 없다. 후속작으로 갈수록 나에게는 제시와 셀린의 인생이 복잡하고 피로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만약 그들의 인연이 <비포 선라이즈>를 마지막으로,
‘그 시절의 나(들)에게’, 소설가 정이현의 <비포> 시리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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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외자들>(1964)이 촬영될 즈음의 상황을 되짚는다. 당시 혁명적이었던 누벨바그의 열기가 시들면서 극장가에는 다시 전통적인 방식의 프랑스영화가 대두되고 있었다. 당시 누벨바그 작가들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400번의 구타>(1959) 후 프랑수아 트뤼포는 대중과 점차 멀어졌고, 알랭 레네의 신작 <뮤리엘>은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자크 리베트의 경우에는 <파리는 우리의 것>(1961)이 실패한 이후로 완전히 창작을 멈춘 상태였다. 그나마 에릭 로메르가 텔레비전용 저예산영화를 지속적으로 선보였지만, 그의 방식은 지극히 장인적인 모델에 가까웠다. 장뤼크 고다르는 자신의 동료들과 비슷한 처지에 속해 있었다. <네 멋대로 해라>(1960) 이후에 그는 <작은 병정>(1963)을 작업했지만, 이 작품은 알제리전쟁에 대한 언급 탓에 3년간 검열 중이었다. 그사이에 <여자는 여자다>(1961)와 &
[비평] 누벨바그의 유령과 멜랑콜리, 이지현 평론가가 바라본 <국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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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30년 만인 2024년에 에드워드 양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 <독립시대>가 한국에서 첫 개봉한다. 에드워드 양의 첫 영화인 옴니버스 <광음적고사>부터 장편 데뷔작 <해탄적일천> <타이페이 스토리> <공포분자>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유작인 <하나 그리고 둘>까지 지나간 대만 뉴웨이브의 기수를 동시대의 작가로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회사는 어딜까. 수입을 담당한 에이썸 픽쳐스의 이창준 대표는 1997년 월트 디즈니사에서 직배 업무로 영화계에 입문, SK텔레콤과 리틀빅픽처스를 거쳐 에드워드 양 영화 전편을 국내에 모두 수입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거듭났다. <독립시대>에 이어 국내 개봉 순서로는 마지막인 <마작>까지 준비 중인 이창준 대표로부터 낭만과 인고가 합쳐진 ‘수입기’를 물었다.
- 에드워드 양 영화를 수입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1992년 여름, <FM 영화음
[인터뷰] 에드워드 양이 남긴 7개의 여의주를 모으듯이, <독립시대> 수입한 이창준 에이썸 픽쳐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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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수입사들이 오래된 명작들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개봉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애프터썬>과 <로봇 드림>, 그리고 11월 재개봉을 앞둔 <톰보이> 등 과거 한 차례 재개봉 열풍을 일으킨 <이터널 선샤인>의 모델을 이어가는 흐름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이보다 진입장벽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고전, 예술영화의 과감한 등장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신작 대신 구작을, 그것도 국내에 첫 소개되거나 한정적인 관객층을 타깃으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관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관객은 자신의 시간을 특별하게 소비하길 원한다
클래식 명작들이 시네마테크를 벗어나 보다 접근성 있는 다수의 극장들로 확대 개봉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1차적으로 최근 수입사들이 관찰한 데이터베이스의 변화가 있다.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 개봉을 앞둔 주희 엣나인필름 이사는 “매년 일본국제교류기금과 협업해 여는 기획전에서 올해는
(재)발견의 영화관으로 오세요 - 미개봉 구작 예술영화부터 재개봉 영화까지, 해외영화 개봉의 어떤 흐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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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영화 시장의 시곗바늘이 과거로 향하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시작해 9월4일 <비포 미드나잇>으로 마침표를 찍은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시리즈, 9월4, 11, 18일 순차 개봉한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세 가지 색> 삼부작, 에드워드 양의 <독립시대>와 장뤼크 고다르의 <국외자들>(9월25일),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10월2일)와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10월9일)까지. 이른바 명작들의 귀환이다. 제작 60주년 만에 국내 최초 정식 개봉(<국외자들>)하거나 30주년 재개봉(<세 가지 색> 삼부작) 등 기념할 만한 의미를 입은 것 너머로, 극장가에 과거의 영화들이 돌아온 현상의 배경과 그 의미를 살펴보았다. 클래식을 마주하는 세개의 다른 목소리도 한자리에 모았다. 정이현 소설가의 <비포> 시리즈의 추억이 담긴 에세이, 에드워드 양 감독 영화의 전편
[특집] ‘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희귀한 빛’, 과거의 명작들이 극장가에 돌아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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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사북>
박봉남/한국/2024년/124분/한국경쟁
내레이터는 형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강원도 정선의 사북을 방문한다.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으로 알려졌던 동원탄좌가 위치한 사북은 1980년 당시 3천명이 넘는 광부와 그 가족의 생활 터전이었다. 매해 수백명의 광부가 사망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사측과 어용노조를 향한 광부들의 갈등이 고조되던 때, 노조 선거에서 지부장 교체와 임금협상에 실패하자 사북 사건 첫날의 기억이 시작된다. 광부들의 시위와 경찰과의 무력 충돌 이후 평범한 광부와 그 아내의 삶은 더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나 어른이 된 내레이터는 사북에 살았던 이웃 어른이자 항쟁의 생존자를 차례로 찾아간다. <1980 사북>은 살아남은 자와 그 가족의 증언으로 지난날의 기억을 서로 더듬으며 오래된 사진과 필름, 사료, 문건과 함께 다시 쓰인다. 사북 사건 당시를 떠올리는 경찰과 광부, 그 가족은 피로 물들었던 끔찍
[기획]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 리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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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의 축> The Axis of Big Data
저우타오/중국/2024년/58분/프런티어
중국 구이저우성의 데이터 센터 내부를 비추며 오른쪽으로 패닝하는 카메라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기계로 가득 찬 서버실의 삭막한 풍경을 뒤로하고 녹음의 자연 풍광이 펼쳐진다. 중국의 시각예술가 저우타오의 연출에서 돋보이는 점은 카메라의 역할이다. 카메라는 풍경 자체를 바라보기보다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탐정 같다. 그 과정에서 포커스 아웃이 되며 선명했던 이미지는 어느새 흐려진다. 영화는 제목처럼 데이터 센터를 축으로 삼아 360도 회전하며 감상하는 VR 영상처럼 보이는 감각적인 풍경 영화다.
<자살시도 두 시간 전 담배 피는 영상>
권지윤/한국/2024년/125분/한국경쟁
권지윤 감독은 첫 번째 자살 시도 때 기록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이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면서 감독은 영상에 달린 댓글에 충격을 받
[기획]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 리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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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경작하다> Farming the Revolution
니쉬타 자인, 아카시 바수마타리/인도, 프랑스, 노르웨이/2024년/105분/개막작, 국제경쟁
아직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을 휩쓸던 시기. 인도 정부가 농업개혁법을 제정하고, 농민들은 물론 모두가 공멸할 것임이 틀림없는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50만명이 넘는 국민이 집결한다. 대규모 시위대가 결성되자 정부는 물대포와 가스탄을 동원해 진압하지만, 성별과 계급, 연령과 직업 등을 불문하고 한데 섞인 불씨가 금세 고요해질 리 없다. <혁명을 경작하다>는 집회 현장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이 법안의 시행과 철폐까지의 긴 여정을 소상히 살피는 다큐멘터리다. 농민이 가장 많은 국가로 알려진 인도에서 이 시위는 가히 혁명이었다. 수도 뉴델리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들고일어났고, 동질의 고통을 공유하는 이들의 연결은 끊임없이 확장되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낮에는 트랙터를 탱크 삼아 전진하는가 하면, 밤에는 생일 케
[기획]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 리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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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9월26일부터 10월2일까지 주 상영관인 메가박스 킨텍스와 롯데시네마 주엽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에서 영화 상영 및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경쟁부문인 국제경쟁, 한국경쟁, 프런티어 섹션과 비경쟁부문인 베리테, 다큐픽션, 에세이, 익스팬디드, 기획전 섹션에서 총 43개국 140편(장편 80편, 단편 60편)을 상영한다. <씨네21>은 개막작 <혁명을 경작하다>를 위시한 경쟁부문의 선정작 위주로 올해의 추천작 10편을 소개한다. 추천작 외에도 작금 다큐멘터리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수많은 작품과 한국 비디오 액티비즘 다큐멘터리를 조명한 ‘연대의 연대기: 한국의 미디어 액티비즘’ 등 3개의 기획전, 도심의 백화점 레이킨스몰에서 열리는 ‘비(非)극장 상영 프로그램’까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언제나 그랬듯 다양하고 단단한 영화제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을 소개합니다.
[기획] 다큐로 만나는 우리, 오늘 -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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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싸이월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한 것은 인터넷 기록이 곧 각자의 추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결국 싸이월드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며 또 한번 서비스 재개가 어려워졌지만, 같은 기억을 공유한 이들이 재생산하는 각종 ‘레트로’ 기획은 특정 시대의 산물을 재생산하며 추억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우리가 몸담았던 커뮤니티들이 사라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다면,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낸 편지가 발굴된다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까. <씨네21> 기자들이 직접 보고 들은 실제 경험담을 기반으로 20년 전 인터넷에 남긴 편지를 상상해보았다.
임수연 기자
이자연 기자
조현나 기자
ㅎrㅇ1루 ㅂ5ㄱrㅂ5ㄱr♥, 2004년의 내가 2024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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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 중 일부 내용을 의역하고 순서를 재구성하여 전한다. 그의 작업은 조금씩 달라 보이되 크게는 한결같다. 잘 알지도 못할 것은 잘 알지 못한 채로 놔두는, 하지만 지금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이 맞다고 생각하는 구체적이고 자의적인 해방감, 그리고 끝내 ‘주어진 것’만 받아들이는 태도를 견지한 채 <수유천>을 완성했다.
- 이전 작품들과 <수유천>이 다루는 사랑은 여러모로 달라 보인다. <수유천>으로 말하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굳이 말하자면 우리가 가끔 무언가를 아주 강하게 느끼고, 그 느낌이 우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끄는 것. 하지만 사랑이란 신비를 정의하는 건 다소 쓸모없는 일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사랑을 개념화하려고 늘 노력해왔고 그것에 성공하면 우리가 더 자유롭고 확신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올바른 정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말과
[인터뷰] 주어진 것, 구체성 - <수유천> 홍상수 감독에게 듣는 작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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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천>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수유천>의 전임(김민희)은 그간 홍상수 감독이 견지해온 특정의 영화적 조건과 구조를 사뿐히 무시하는 이상한 존재다. 전임이 점유하고 있는 이 위치와 정체성을 밝히기 위해 그것을 연기한 김민희의 궤적을 먼저 훑어볼 필요가 있다. 후술하겠지만 홍상수의 영화에서 배우 고유의 특질이란 수개의 영화에서 유지되는 하나의 구체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김민희가 처음 홍상수의 세계에 들어왔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희정은 두명의 인물 혹은 세계로 분화하여 영화적 구조의 재미를 이끄는 홍상수 영화의 구체적 전형과도 같은 인물로 배치됐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민정(이유영)처럼 두개의 가능성으로 분열하며 진실을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에게 일갈을 가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혹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영희(김민희)는 사랑에 빠졌던 늙은 감독 상원(문성근)에게 피 토하듯 화내며
자연, 정물, 전임 - 홍상수 영화 속 김민희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