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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놀고 건강하게 돌아가자
- 신재평씨는 2022년 드라마 <치얼업>을 통해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페퍼톤스의 기존 음악이 TV프로그램의 BGM으로 쓰이던 것과 달리 정해진 서사에 맞춰 음악을 새로 만들던 경험이 어떻게 남아 있나.
신재평 이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치얼업>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 <치얼업>으로부터 음악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딱 마흔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앞으로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야 할지 한창 고민했던 시기다. <치얼업>이 새파란 청춘들의 이야기 아닌가. 그들의 파릇파릇한 마음을 생각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치얼업>의 캐릭터나 시청자들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 실은 나 또한 작품에 동화돼 이런저런 고민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 코로나19 팬데믹 몇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여름 전국
재미있게 놀고 건강하게 돌아가자 - 페퍼톤스 신재평, 이장원 인터뷰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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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연말 콘서트 <TWENTY>의 실황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장원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공연의 실황을 어떤 형태로든 남기고 싶었다. 간단한 일은 아니다 보니 섣불리 추진하진 못하던 중 영화화 제의를 받았다. 쑥스러웠지만 수락까지 오래 고민하진 않았다.
신재평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평소 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활동에 도전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 연극, 뮤지컬, 콘서트를 즐기는 방식이 전부 다르지 않나. 음반은 음악을 다듬고 정제한 후 세상과 나누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면 콘서트는 정해진 시공간에서 일시적으로 날것의 에너지를 증폭한 후 사라지는 것이 묘미다. 그런데 현장성이 핵심인 콘서트를 기억에만 남기자니 아쉬웠다. 이를 영상으로 기록해 스크린에 상연하는 일 또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아 반가웠다. 최근 극장에서 시사를 마쳤다. 우리가 공연하는 모습을 큰 화면으로 보니 새롭고 신나더라.
everything is ok, everything is alright - 페퍼톤스 신재평, 이장원 인터뷰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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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지 않고 파랗고요. 겨울보다 여름이 어울리네요, 소주 말고 맥주가 생각나요.” 촬영을 위한 시안을 고민하던 사진기자와 페퍼톤스 하면 떠오르는 심상에 대해 상의하다 대뜸 위와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생각나는 대로 열거했지만 영 틀린 직관은 아닌 듯하다. 페퍼톤스에겐 늘 청량, 청춘과 같은 수식이 붙는다. 이들의 노래는 바다, 우주 등 광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며 잊을 수 없는 상쾌함을 선사한다. 수많은 여행 예능프로그램이 페퍼톤스의 음악을 BGM으로 까는 이유도 명확하다. 신재평과 이장원의 선율과 가사엔 모든 일의 시작에 서서 무한히 질주할 것 같은 기대와 설렘이 탄산음료의 기포처럼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데뷔 초 ‘우울증 치료를 위한 뉴 테라피 2인조 밴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페퍼톤스는 한결 같은 초심으로 지금까지 명랑한 젊음의 광휘를 포효 중이다. 신재평과 이장원은 노래 밖에선 나이들지언정 노래 안에서만큼은 낡지 않은 채 누군가의 내일, 사랑, 실패가 빛날 수 있도록 세상
[기획] 오늘의 희망 내일의 낙관 - <페퍼톤스 인 시네마 :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신재평,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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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제작하고 김용진 기자가 연출을 맡은 다큐멘터리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이 4월24일 개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의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에 의해 언론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강압적인 수사 과정이 영화에 적나라하게 담겼다. 연출을 맡은 김용진 기자를 만나 이번 다큐멘터리의 제작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 개봉을 앞두고 텀블벅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과 <뉴스타파> 후원자 등 일반 관객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다. 관객 반응이 어땠나.
기대보다 재미있다고 하길래 내가 되물었다. 대체 기대를 어떻게 했길래. (웃음) 탐사보도 기반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일반 뉴스와는 차이를 느끼며 봤다고 하더라.
- 영화 크레딧의 제작사명에 ‘뉴스타파 필름’이라 표기됐다. 이 영화가 직접 연출자로 이름을 올린 몇 번째 작품인가.
연출을 맡은 건 <족벌 두 신문 이야기> 이후 두 번째다. <조선일보> <동
[인터뷰] 신발의 밑창이 닳도록 -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김용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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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은 2014년 4월16일부터 9년간 배민 감독이 기록해온 시간을 기반으로 세월호 참사를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캐나다 윈저대학교의 영화제작 교수인 배민 감독은 카메라 하나만 손에 쥔 채 현장으로 달려간 그날로부터 6~7년간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꾸준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연구자, 활동가, 유가족, 정치인 등을 취재했다. 2019년 188%로 텀블벅 펀딩에 성공한 뒤 오랜 고민 끝에 배민 감독은 400시간에 이르는 촬영분을 90분으로 추려 <리셋>을 완성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리셋>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건과 얼굴들을 다시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이 재난을 대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배민).
-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리셋>을 상영했고 2025 런던 프레임 국제 영화제 장편다큐멘터리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성과도 얻었다. 해외 관객에게 들은 감상평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그리스 국경의 카스텔로리
[인터뷰] “아이들의 형제자매 이야기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 - <리셋> 배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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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석의 카메라는 지난 20여년간 한국 사회의 폭력과 죽음, 낙인의 이면을 비춰왔다. <논픽션 다이어리>(2013)에서 지존파 사건을 경유해 국가 형벌의 모순을 짚고,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2017)로 청년세대와 레드콤플렉스를 탐색했으며,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부터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태원 참사까지 재난의 상흔과 광장의 목소리를 끈질기게 기록해왔다.
동시대 한국 다큐멘터리의 상징적 기수라 할 수 있는 그가 2025년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이하 서부지법) 현장을 영상 취재하는 과정에서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창작자의 의도와 책무를 간과하고 이를 범죄화하는 검경의 처사에 박찬욱, 김성수 감독을 비롯한 2,781명의 영화인들이 탄원서에 연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언론 시민연대도 뜻을 모으고 있다. 정윤석은 이제 예술가와 피고인이라는 이중의 정체성 속에서 법정 싸움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범죄로 만드는 나라에서 - 서부지법 폭동 기록한 다큐멘터리스트 정윤석, 기소 이후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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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3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작성됐다.
서두에 글 쓴 시기를 간단히 기입해두기.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이후 이것은 하나의 습관이 됐다. 세상이 대체 어디까지 섬뜩해질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세상이 어디까지 황당무계할 수 있는지 매일 새로이 체감한다. 절박해질 대로 절박해진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시간을 기록하려 분투하고, 분투하려 기록한다. 세계가 중차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명한 신호가 기록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물며 기록매체인 영화는 어떻겠는가. 영화 역시 곤경에 처했다.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라는 말이 벼락처럼 내리친다. 문학도, 음악도, 그림도 아닌 ‘영화 같은 일’이란 대체 어떤 일인가. 믿을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된다고 여겨온 일이 버젓이 벌어졌을 때 터져 나오는 탄식의 클리셰. 그런 일은 오직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굳게
영화인가, 선전인가 - 정치 다큐멘터리의경향과 흥행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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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대, 새로운 다큐멘터리스트들의 진입
이러한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 진영의 실천적 답변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느슨한 연
대의 차원이다. SNS와 온라인을 통해 각종 집회, 촬영 정보가 공유되긴 했으나 집회의 규모와 형태가 급속도로 커지고 다양해지면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개인 작업에도 제한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그들의 작업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서 지난해 12월 말경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차한비 사무국장과 박소현 감독 등은 현장에 나서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텔레그램 방을 개설했다. 처음엔 6~7명이 함께했지만 “현장에서 마주치는 감독들이 텔레그램 방의 존재를 공유” (허철녕)했다. 알음알음 모인 30명가량의 감독이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며 현장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촘촘하고 조직적이라기보단 다소 느슨하지만 각자의 아카이브를 공유할 수 있는 장”(박소현)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 기성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주축이 됐던 비상행동 미디어
변화한 광장의 풍경, 카메라의 여러 갈래 길 - 탄핵 정국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활동과 실천들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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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앞으로 자란다.” 작고한 이강현 감독이 <파산의 기술>(2006) 속 내레이션을 통해 말했던 것처럼 시간은 흐르고, 벽은 앞으로 자라며, 사건은 켜켜이 쌓인다. 카메라는 그것들을 기록한다. 지난해 12월3일 국가 계엄이라는 초현실적 사건을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 역시 계엄 이후 5달간 이어진 지난한 시간의 연속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여의도, 안국동, 한남동, 경복궁, 한강진, 남태령의 광장이 가지각색의 응원 봉으로 가득 차 일렁이고 있을 때, 수많은 카메라는 언제나 그랬듯 민중의 사이사이를 헤집었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 등을 연출한 김정근 감독의 말처럼 “다소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이번 사태는 지금의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자신의 필요성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집회에 나선 모든 시민이 스마트폰이라는 자기만의 카메라를 통해 현장의 모습을 유튜브와 엑스(전 트위터)로 실시간 송출할 때 과연 ‘다큐멘터리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화 매
변화한 광장의 풍경, 카메라의 여러 갈래 길 - 탄핵 정국 마주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활동과 실천들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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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동 사태 기록한 정윤석 감독, <리셋> 배민 감독,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김용진 감독 인터뷰
지난해 12·3 계엄부터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까지, 5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지각변동과도 같은 흔들림을 겪었다. 이러한 사회의 변천에 늘 함께해온 것은 바로 다큐멘터리다. 언제나 현실에 밀착하여 사회의 문제를 기록하고 이야기했던 다큐멘터리영화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그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유튜브, SNS 등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시대에도 다큐멘터리스트들은 부지런히 현장을 찾고 기록하며 영화를 만들고 있다. <씨네21>은 그들의 활동 중 일부를 모아 정리했고, 정지혜 영화평론가는 국내 정치 다큐멘터리의 현황을 되짚었다. 이어서 이번 탄핵 정국 내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건 기록과 검찰 피소 건으로 가장 큰 화제를 불렀던 정윤석 감독(<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과의 긴 인터뷰를
[특집] 탄핵 정국 속의 다큐멘터리, 국내 사회파 다큐멘터리의 흐름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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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엘리엇 감독의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정제된 귀여움이나 정갈한 어여쁨보다는 기괴하고 괴랄한, 섬뜩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따른다.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신 어머니,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와 가난, 뿔뿔이 흩어진 쌍둥이 형제와 오랫동안 곪아온 외로움. <달팽이의 회고록>은 사뭇 불행으로만 채색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작은 틈새로도 빛이 새어든다는 오랜 진실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어쩌면 달팽이는 껍질 속에 갇힌 게 아니라, 아늑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헤어진 쌍둥이 남매의 생애와 삶의 통찰을 다룬다. <달팽이의 회고록> 스토리는 처음 어디서 시작됐나.
개인적으로 쌍둥이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내 주변에 쌍둥이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이들이 생물학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때 문득 궁금해졌다. 무엇이 그들을 같게 하고, 다르게 할까. 쌍둥이 중 한명이 다른 곳에 살게 되거나 죽게 된다면 남은
낙담에 걸음을 멈추지 않는 법, <달팽이의 회고록> 애덤 엘리엇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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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제작 기간과 7천여개의 오브제, 13만5천장의 캡처. 이젠 다소 흔해진 AI 기술이나 컴퓨터그래픽 없이도 <달팽이의 회고록>은 부지런히 움직인 인간의 손에서 순수한 아름다움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01.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어떻게 컴퓨터그래픽 없이 만들까?
“우리에겐 뛰어난 소품(prop) 아티스트와 세트 제작자, 조각가가 중요한 자산이다. 200명의 캐릭터 베리에이션에 200개의 세트, 7천개가량의 달팽이 구성품을 만드는 데에만 16주가 걸렸다. 그사이에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더해지지 않았다. 실제로 길버트의 슬픔을 고조시켰던 불들은 노란 셀로판지를 활용한 것이다. 우리는 주로 전통적인 스톱모션 기술들을 선택하는데 먼저 노란색 셀로판지에 노란 불빛을 비춰 진짜 불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때 큰 유리판 위에 카메라가 아래를 향하도록 촬영하면 진짜 움직이는 불처럼 보인다. 하늘 위에 펼쳐지는 구름들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벽화 예술가가 직접 그린
결함과 결핍의 미학 - 애덤 엘리엇 감독이 말하는 <달팽이의 회고록> 제작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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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film was made by human beings.’(이 영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달팽이의 회고록>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볼 수 있는 이 문장은 애덤 엘리엇 감독의 많은 것을 상징한다. AI 기술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자부심. 결코 무뎌지지 않는 손가락 끝과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카메라 조리개처럼 힘을 주었다 풀기를 반복한 동공의 힘까지.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사연이나 자전적인 시선에서 풀어낸 픽션은 시간과 체력만큼 소모적이다. 몇초 만에 가볍게 무한 생성되는 것과 달리 닳고, 부족하고, 사라진다. <달팽이의 회고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태생적으로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그레이스는 쌍둥이 형제 길버트의 수혈로 간신히 수술에 성공한다. 이들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이어진 탯줄처럼 모든 슬픔을 함께 맞닥뜨릴 운명에 있다.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도,
‘창작’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치유할까, <달팽이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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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규칙적으로 배송된다. 긴 컨베이어 벨트 위로 일정한 간격을 둔 불행들은 한갓지고 무료해질 때를 잊지 않고 찾아온다. 어쩌다 컨베이어 벨트가 고장나는 날이면 박자를 잃고 한자
리에 쌓여버린 우편물처럼 한꺼번에 꾸역꾸역 밀려온다. 그레이스와 길버트의 컨베이어 벨트는 어린 시절 일찍이 고장났다. 이란성쌍둥이 형제인 둘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의고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의 서툰 관심을 받으며 자랐다.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그레이스는 또래 아이들로부터 짓궂은 괴롭힘을 받았고, 그걸 지켜본 길버트는 악을 쓰고 형제를 위해 싸웠다.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쌍둥이는 엄마 뱃속부터 함께해온 시간이 무색하게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어 이별을 맞이한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 불행들이 쌍둥이에게 도달할 때마다 그레이스와 길버트는 숨 쉴 틈조차 없이 오롯이 혼자, 속절없이 모든 것을 감내한다. 애덤 엘리엇 감독이 그려낸 세계관은 기괴한 방식으로 농담적이고 장난스럽지만 동시에 음울하고 현실적
[기획] 오늘은 잠시 불행할지라도, <달팽이의 회고록> 애덤 엘리엇 감독 인터뷰부터 제작 비하인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