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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라면 저항군에 뿌리를 둔 신공화국군 파일럿 제복을 입은 시고니 위버를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흥분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SF 영화 역사의 산증인은 계속해서 그로구의 매력을 강조했다.
-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수락한 이유가 무엇인가.
일단 아주 흥미로워 보였다. 워드는 만도와 그로구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역할이다. 권위가 있으면서도 기묘한 상황에서 오는 코미디를 살릴 수 있어야 했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 세계의 일원이 된 것 같아서 기뻤고, 조종사를 연기하는 것도 정말 즐거웠다. 조종석에 앉아 연기하는 게 참 재미있더라. (웃음)
- 워드 대령은 어떤 인물인가.
워드는 신공화국을 보호하고 지속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레아 공주와 같은 세대인 저항군의 일원이었다. 제국을 몰아내고 신공화국이 건설됐지만, 아직 초창기라서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녀는 제국군 잔당의 수배자 명단이 기록된 카드 뭉치를 들고 다
[인터뷰] 작은 영웅, 그로구를 향한 믿음 -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배우 시고니 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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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패브로 감독은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통해 <스타워즈> 사가 전체의 명성을 되살린 영웅이다. 어릴 때부터 R2-D2를 좋아했던 팬보이가 현존 최고의 시각효과 기술인 버추얼 프로덕션을 통해 만달로어인의 세계를 구현했다면, 이제 그가 새롭게 정복하고자 하는 건 바로 아이맥스라는 큰 스크린이다. 그것이 바로 <스타워즈>가 가야 할 길이다.
- <스타워즈> 시리즈가 마지막으로 극장에 걸린 지 7년 만에 새로운 극장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만달로리안 딘 자린은 이미 시리즈에서 충분히 자리 잡았는데 스크린에까지 불러세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음, 이 캐릭터들을 큰 스크린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였다. 물론 시리즈 내에서 이미 영화적인 경험을 선보이려고 노력해왔는데 이제는 아이맥스와 같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훨씬 더 영화적인 연출을 할 수 있게 됐다. 2시간이 넘는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생겼는데 마다할 이유
[인터뷰] 제다이 정신으로 가는 길이다 -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존 패브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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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로어인 딘 자린은 절대로 헬멧을 벗으면 안된다. 일명 만도라고 불리는 그는 제국군과 저항군이 치열하게 싸우던 과거 클론전쟁 시절 제국군에 부모를 잃었다. 이후 그를 받아준 건 강력한 신념과 규율에 맞춰 살아가는 만달로어인들이었고, 딘 자린은 이들을 따라서 명예롭게 사는 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작은 영웅 그로구를 만나고나서부터 그의 인생 항로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로구 역시 전쟁의 여파로 제국군 잔당의 타깃이 되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현상금 사냥꾼이었던 딘 자린은 의뢰 대상이었던 그로구를 위험에서 지켜냈고, 이제는 그를 입양해 자신의 성을 내어주었다.
딘 자린과 딘 그로구의 기상천외한 모험담인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8개 에피소드씩 3개 시즌을 이어오면서 <스타워즈> 세계관이 흩뿌려놓은 수많은 설정과 단서를 모아 새롭게 설계하고 빈곳을 채워넣었다. 이들이 부활시킨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제다이 정신, 포스의 균
[기획] 올드팬과 새로운 젠지 세대 모두를 만족시켜라 -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예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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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가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다. 루카스 필름이 월트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된 지도 벌써 십수년이 흘렀다. 그사이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관 확장을 꾀했으나 팬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가는 길은 과연 이전 영화들과 다를 것인가. 아직은 영화 공개 전이라 예측할 수 없다. 지난 5월4일, 스타워즈 데이를 맞이해 전 세계 팬들과 소수의 영화 관계자에게 선공개된 20여분의 클립 영상을 토대로 영화의 방향을 예측해봤다. 존 패브로 감독, 배우 시고니 위버와 화상으로 만나 나눴던 짧은 대화도 덧붙였다.
*이어지는 글에서 영화 예측과 존 패브로 감독, 배우 시고니 위버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아이맥스 스크린에 등장한 꼬마 제다이의 모험 -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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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거짓말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순진무구하리만치 거짓말을 계속 한다. 2026년 칸영화제는 거짓말의 명랑함과 희극성을 발판 삼아 포문을 열었다. 개막작 <디 일렉트릭 키스>는 <프라이스리스> <뷰티풀 라이즈> <트러블 위드 유> 등을 통해 오랫 동안 코미디의 언어를 사용해온 피에르 살바도리 감독의 작품이다. 1928년, 유랑극단에서 일하는 수잔(아나이스 드무스티에)은 일종의 키싱부스처럼 서커스를 찾는 남자들과 입을 맞추며 높은 전압의 전기를 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짜고 치는 사기극. 수잔에게 남을 속이는 일은 아주 쉽다. 그러던 어느 날 수잔은 자신을 유능한 영매사로 착각한 남자 앙투안(피오 마르마이)을 우연히 만나고, 그의 바람대로 죽은 아내에게 빙의된 것처럼 연기한다. 심지어 그의 집까지 찾아가 1:1 빙의 서비스를 도와주는데 의도치 않게 남자는 사별의 슬픔으 로부터 조금씩 빠져나와 그만뒀던 그림을 다시
[기획] 거짓말로 쌓은 사랑, 제79회 칸영화제 개막작 <디 일렉트릭 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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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칸영화제의 개막식 사회는 아이 하이다라가 도맡았다. 여성, 청소년, 이민, 계급, 돌봄노동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짚어낸 여성감독이자 각본가, 배우. 젊은 흑인 여성의 얼굴로 시작한 영화제는 세상에 쉽게 순응하지 않는 자유로운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다. “친애하는 인터넷 사용자 여러분. 아니, 인터넷이 끊기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인공지능이 현실을 대체하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저항하고 있는 여러분, 모두 안녕 하세요. 환영합니다.” 칸의 다양성은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장 직위를 맡은 박찬욱 감독에게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개막식 무대에 올라 약 2주간의 여정을 어떻게 소화할지 포부와 목표를 밝혔다. “경쟁작은 22편에 불과하지만 각작품에 참여한 사람을 합치면 몇천명이 된다. 그들의 가족을 더하면 몇만명이 된다. 그들의 헌신과 갈망을 명심하며 심사하겠다.” 이어 그는 심사위원 폴 래버티와 무대 뒤편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켄 로치 감독의
[기획] 개막식에서 생긴 일, 박찬욱 시대의 칸영화제 풍경- 봉준호 감독 깜짝 등장부터 피터 잭슨 감독의 명예황금종려상 수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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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영화제는 두 가지 귀환으로 한국 관객을 설레게 한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제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심사위원장으로 팔레데 페스티벌의 레드카펫 계단을 올랐고,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4년의 공백을 깨고 한국 장편영화를 경쟁부문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지난해 칸은 26년 만에 처음으로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 모두 한국 장편영화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 공백은 한국 영화산업 전반의 구조적 침체를 방증하는 단적인 지표로 읽혔기에 올해의 복귀는 더욱 상징적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1970~80년대 한국 비무장지대 인근 외딴 항구 마을 호포를 배경으로, 멸종된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신고에서 시작된 사건이 외계 존재의 영역으로 증폭되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한국영 화로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군체>, 단편경쟁인 라 시네프에 최원정 감독의 애니메이션 <새의 랩소디>, 그리고 같
[기획] 한국에서 온 심사위원장, 전쟁의 시대에 칸으로 온 정치,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 맡은 칸, 그리고 경쟁부문 초청받은 나홍진 감독의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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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영화제가 5월12일 공식 개막했다. 23일 황금종려상 시상까지 12일, 영화의 향연이 시작됐다. 개막 선언은 배우 제인 폰다와 공리가 함께 맡았다. “영화는 언제나 저항의 행위였다”는 폰다의 말은, 지금 세계가 어디쯤 서 있는지를 긴 설명 없이도 납득시키는 선언으로 기억될 것이다. 크루 아제트의 5월은 언제나 특별하지만, 한국 기자들에게 올해는 각별하다. 한국 감독이 칸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 아시아인으로는 1962년 일본 언론인 후루카키 데쓰로, 2006년 왕가위 이후 세 번째다. 박찬욱 감독은 오래전에 이미 준비를 마친 사람처럼 느긋하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12일 뒤 그가 황금종려상을 건넬 감독은 누구일까. 개막 직후 영화제 풍경과 함께 주요 기대작, 심사위원단 기자회견, 개막식 및 개막작을 일람해보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제79회 칸영화제 개막 직후 풍경과 주요 기대작 소개, 심사우원단 기자회견, 개막식 및 개막작 살펴보기가 계속됩니다.
[기획] 어둠 속에서 다시 한번, 박찬욱 심사위원장이 이끄는 제79회 칸영화제 개막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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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투어’를 떠난다면 쉴 틈이 없을 것이다. 그건 홍상수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심지어 세편은 해외에서) 영화를 찍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홍상수의 영화가 기본적으로 여로(旅路)를 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상수처럼 그리고 홍상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5월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34편의 영화를 찍는 동안 홍상수가 유랑했던 대한민국의 곳곳을 지도에 찍어보았다. 또 <씨네21>이 직접 여행 가이드가 돼 테마별 여행지까지 패키징해보았다. 어디든 떠나보자. <생활의 발견> 속 경수(김상경)처럼 끝내 가려던 곳에 못 미쳐도 좋고, <탑>의 병수(권해효)처럼 끝없는 미로 속에 길을 잃어도 좋다.
서울 북촌 투어
‘북촌방향’으로 발길을 돌릴 시간이다. 하지만 영화만 보고 무작정 이 동네를 찾아선 곤란하다. <오! 수정>과 <북촌방향>에 나온 와사등은 요리주점 ‘조선살롱’이, <북촌방향>의 다
[특집] 여행은 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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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제들을 통해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홍상수 감독이 프랑스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2003년과 2004년의 일이다. 당시 그의 초기 세편의 영화가 한꺼번에 극장에서 개봉했고, 뒤이어 <생활의 발견>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소개됐다. 불과 1년 남짓한 사이 다섯편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당시 함께 부상하던 다른 한국 감독들, 예컨대 봉준호나 박찬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홍상수 감독만의 강렬한 작가적 정체성이 빠르게 드러났다. 1999년 <카이에 뒤 시네마> 537호에 실린 홍상수 관련 초기 비평 중 하나에서 평론가 샤를 테송은 이미 그의 영화를 “이미지와 스타일을 신봉하는 아시아 영화 물결에 역행하는” 작업이라 평하며, 그를 “곤충학자 같은 영화감독”, “인간 행동을 놀란 눈으로 관찰하는 자”라고 묘사한 바 있다. 시네필 관객이 쉽게 동일시할 영웅적이지 않은 지식인과 예술가 군상을 통해, 홍상수는 변덕스러운 인간관계를 연출하는 탁월한 재능
[특집] 단순하지도 복잡하지도 않게 - <카이에 뒤 시네마> 평론가가 바라본 유럽의 홍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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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auteur)는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지속되는 것일까. 이 질문을 탐구하는 데 있어 홍상수는 이상적인 존재다. 우선 그의 작가적 지위를 굳이 정당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는 타고나고, 어떤 이는 시간이 지나며 그 지위를 획득한다면, 홍상수는 분명 전자에 속한다.
홍상수 영화는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홍상수 영화’다. 그의 영화는 반복되는 상황들을 통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는 데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니멀하면서도 조용히 급진적인 영화미학으로 구축돼 있다. 이제는 일종의 장르처럼 여겨지는 홍상수의 영화는 언제부터 북미에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을까. 홍상수 감독의 명성은 시간이 갈수록 꾸준히 높아졌고, 대중적 인지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신작이 나오면 큰 기대를 모은다. 이제는 그의 영화가 1년에 한편만 나온다는 사실이 아쉬움을 안기는 정도에 이르렀다.
홍상수는 현재 북미 배급 환경에서 독보적인 작가다. 홍 감독의 최신작이 배급사 시네마 길드(The Cinema Gu
[특집] 홍상수의 세계는 무한하다 - 마크 퍼랜슨 평론가가 말하는 북미의 홍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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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은 <씨네21>이 연말에 꼽는 한국영화 베스트에서 최상단을 차지했다. 2020년 한국영화 베스트 1위는 그의 작품 <도망친 여자>였고, 2021년엔 <당신얼굴 앞에서>가 1위, 2위는 <인트로덕션>이었다. <탑>은 2022년 2위에 올랐고, <소설가의 영화>는 3위를 차지했다. <물안에서>는 2023년엔 8위에 그쳤으나 2024년 <여행자의 필요>로 홍 감독은 다시 1위로 돌아왔다. 2025년에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4위로 꼽혔다. 매년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공개되는 사실이 놀라운 한편, 평론가들에게 늘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건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늘 고른 지지를 받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데뷔 때부터 비평의 한가운데 있었기에, 여러 각도의 호불호가 담긴 비평문을 동시다발적으로 받았다. 홍상수 영화를 향한
[특집] 비평가들의 홍상수 - 데뷔부터 호평과 혹평 모두 받은 ‘비평가들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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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 2 ACT 6 – 행위, 죽음
당신은 사망했다. 혹은 돌아왔다. 이승에서의 움직임과 만남을 포기하고 머릿속에서만 산다. 또는 가장 행복할 때 삶의 시간을 멈췄다. 홍상수의 세계에서 죽음이란 무엇일까. <강변호텔>의 영환(기주봉)이 된 당신은, 예감했던 죽음의 스산함을 현실로 마주한다. 아들들을 만나고 조금은 힘이 생겼나 싶었는데, 역시나다. 혹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속의 보경(이응경)이 되어 아파트의 베란다 문을 연다. 영화는 그 추락의 이미지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지만, 당신의 영혼이 그 죽음을 증명한다. <물안에서> 영화를 찍던 젊은 청년 성모(신석호)는 끝내 자신의 영화랄 것을 찍지 못한 채 <극장전>의 경수처럼 배회하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구경남(김태우)처럼 몸을 드러내놓은 채 누우며 모든 것에 해탈한 듯 군다. 결국 성모는 <탑>의 병수(권해효)가 되었고 계획했던 영화를 만들지
[특집] 반칙으로 맞서기 - 게임으로 재구성한홍상수의 영화 34편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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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은 늘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따라 영화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그날의 날씨, 기분, 배우들의 상태, 기억나는 말들. 그렇다면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가 만든 34편의 장편영화 속에 ‘주어졌던 것’들을 추출하여 이해, 분석, 재구축한다면 새로운 물질이 생겨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역행의 작업은 RPG 게임이나 선택형 게임의 논리와도 유사하다. 최소한으로 주어진 세계(월드)가 있고, 플레이어는 몇 가지의 역할을 맡아 이야기를 이어간다. 홍상수 영화의 규칙에 게임이란 반칙으로 대적해보는 것이다. 홍상수의 오랜 관객도, 낯선 입문자도 각자의 홍상수 월드를 가져보길 바란다.
PROLOGUE ACT 1 - 당신은 홍상수의 어떠한 세계에 들어가고 싶은가
온화하거나 조금은 더운 날씨가 맘에 든다면, 당신은 주로 반팔을 입거나 가벼운 겉옷 정도를 걸치게 된다. 혹은 단풍을 보거나 눈이 오기를 기대하나? 선선하거나 추운 날을 대비해 긴팔을 입고 두꺼운 옷을 챙기는 것이
[특집] 반칙으로 맞서기 - 게임으로 재구성한 홍상수의 영화 34편 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