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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7번째 연속 초청이라는 기록을 세운 홍상수 감독의 <그녀가 돌아온 날>(파노라마),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포럼),유재인 감독의 <지우러 가는 길>(제너레이션 14플러스), 오지인 감독의 <쓰삐디!>(단편 경쟁)까지 네편의 한국영화가 활약했다. 올해 개봉을 앞둔 두편의 신작을 소개한다.
<그녀가 돌아온 날>
“저는 아이디어로부터 영화를 출발하지 않습니다. 배우를 가장 먼저 정하고, 그다음 장소를 정합니다.” <그녀가 돌아온 날>은 2006년 <해변의 여인> 이후 홍상수 감독과 8번째 장편 협업을 맞이한 송선미의 영화다. 그리고 하남시의 한 독일식 레스토랑에서 찍혔다. 영화 속 송선미는 긴 공백기 끝에 독립영화를 통해 복귀한 배우로 같은 장소, 같은 자리에서 세명의 젊은 여성 기자와 인터뷰한다. 극 중 배우는 이혼 후 홀로 딸을 키우는 중인데 사적인 질문에는 답하기를 거부하
[기획] 베를린의 한국영화 - <그녀가 돌아온 날>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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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의 부상에 맞서 영화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영화제 내내 기자회견에서 이 질문을 던진 독일 저널리스트가 있었다. 심사위원 빔 벤더스에 이어 초청작으로 영화제를 찾은 배우 에단 호크, 닐 패트릭 해리스, 채닝 테이텀 등이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윤리를 밝혀야만 하는 위치에 섰다. 가자,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국의 권위주의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사안은 분리되기도 하고 하나로 뭉쳐지기도 했다. 논란은 개막 첫날부터 시작됐다. 심사위원장 빔 벤더스는 2월12일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부의 후원을 받는 베를리날레가 가자 전쟁에 취하는 입장을 질문받았고, “예술가는 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정치적인 영화를 만들면,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예술가는 정치의 반대추여야 한다. 어떤 영화도 정치인의 생각을 바꾼 적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대답했다.
현장은 경쟁부문 22편의 스크
[기획] 예술의 정치적 중립혹은 자유는 가능한가? -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가 마주한 첨예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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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12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영화보다 말이 먼저 달아올랐다. 심사위원장 빔 벤더스 감독이 개막 기자회견에서 가자 문제와 관련해 “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발언한 순간부터 영화제는 내내 논쟁의 한복판에 섰고, 폐막식은 그 총결산이 되었다. 레바논 감독 마리 로즈 오스타, 팔레스타인-시리아 감독 압달라 알카티브 등 수상자들은 연이어 단상에 올라 인도주의적 연대를 호소하며 영화제 집행부의 침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동시에 빔 벤더스가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국가 탄압에 맞선 터키 예술가 부부를 그린 일케르 차탁의 <옐로 레터스>에 황금곰상을 선사해 씁쓸하지만 결과만큼은 납득 가능한 아이러니가 완성됐다. 개막부터 폐막까지 영화제 현장을 취재한 심층 리포트와 함께 주요 한국영화 출품작, 국내 개봉을 촉구하는 추천작 리뷰를 전한다. 은곰상(주연배우상)을 수상한 잔드라 휠러 인터뷰, 할리우드 신작으로 돌아온 코르넬 문드루초 감독의 인터뷰도 함께 담
[기획] 베를린국제영화제, 논란 혹은 반향의 중심에서 - 김소미 기자의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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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리고 숏폼 드라마. 배우 이상엽은 양극단에 놓인 것처럼 보이는 두 장르의 대본을 쥐고 2025년을 지나왔다. TV드라마 중심으로 활동한 그에게는 두 무대 다 처음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었지만, 신인들의 장으로 인식되는 뉴미디어에 ‘아는 얼굴’이 등장하면 이런 말이 나오곤 한다. “이 배우가 왜 거기서 나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애나엑스> 공연을 마친 뒤 중화권 기반 글로벌 숏폼 OTT 드라마박스(DramaBox)의 <폭풍같은 결혼생활>에 출연하면서, 이상엽도 그런 인사를 자주 들었다. 놀라움과 반가움, 거기에 작품의 거친 매력에 힘입어 <폭풍같은 결혼생활>은 지난해 9월4일 공개 나흘 만에 1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6년 2월까지도 드라마박스 내 인기 순위 10위권을 지키며 플랫폼의 대표작으로 뿌리내린 이 작품 외에도 <상속녀의 귀환>(숏맥스), <사랑은 시간 뒤에 서다>(드라마박스)를 차례로 공개하며 숏드라
[인터뷰] 지금! 당장! 폭풍! 클라이맥스! - 숏드라마 <폭풍같은 결혼생활> 출연한 배우 이상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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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영화 투자배급업의 노하우와 레진코믹스, 봄툰의 강력한 IP를 보유한 키다리스튜디오가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2월4일 론칭했다. 1분 내외의 세로형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이들은 어떤 차별화를 꿈꿀까. 키다리스튜디오 영상사업부 숏드라마 제작을 담당하는 이아사 부장, 영화 데뷔를 준비 중에 신작 <피치못할 게이다!><작은 성>을 연출하며 숏폼의 문법을 몸소 체험한 김나경 감독에게 대화를 청했다.
- 레진스낵에 이준익, 이병헌 같은 거장 감독들이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영화 투자배급업을 하던 키다리스튜디오가 숏드라마 시장에서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이아사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유수의 제작진이다. 우리가 원래 영화 투자배급업을 하던 곳이다 보니 영화인들과의 작업이 수월했고, 그들 역시 우리를 신뢰하기에 숏폼의 가능성을 놓고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었다. 둘째는 IP의 힘이다. 타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인데, 우리
[인터뷰] 효율과 자유, 모두 잡는다 - <피치못할 게이다!> <작은 성> 김나경 감독과 이아사 키다리스튜디오 영상사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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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를 향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한데 어느 CF를 보고 잠시 판단을 유보했다. 2026 슈퍼볼 경기와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 쇼 사이에 등장한 코스메틱 브랜드 e.l.f.의 2분짜리 CF다. 텔레노벨라풍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의 주연은 멜리사 매카시. 이 CF는 텔레노벨라 특유의 ‘막장 드라마’식 구성을 그대로 패러디한다. 모두가 아는 클리셰가 분량의 한계와 결합하니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에 힘입어 (120초지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쩌면 숏드라마도 숏폼이라 가능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른다. 그래서 숏드라마의 여러 플랫폼 중 가장 최신 앱인 레진스낵을 사용해봤다.
개봉작을 극장 시사가 아닌 스크리너(온라인 스트리밍 링크)로 볼 땐 최소 랩톱, 최대 TV로 감상하자는 주의다. 이 목록에 스마트폰은 없다. 레진스낵도 PC 접속, 스마트TV 연동이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스마트폰을 통한 감상만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때에도 종횡비 전환이
[특집] 시네마스코프에서 스마트폰스코프로 - 숏드라마 문외한 기자의 레진스낵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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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는 할 일이 많다. 1분30초 내로 기승전결을 모두 선보이고 그 안에 복수 다짐과 복수 실행까지 끝마쳐야 한다. 이를 연쇄적으로 잇고 반복해 시청자가 기꺼이 다음 에피소드를 결제하게 만들어야 한다. 숨 가쁘게 달려가는 숏드라마를 잠시 멈춰 세워, 그들의 ‘질주’를 구성하는 5가지 공식을 정리해보았다.
삼각관계로도 부족하다
짧은 러닝타임, 단출한 캐릭터 안에서 재미를 주려면 모든 인물들이 서로에게 얽혀 있어야 한다. 덕분에 게스트하우스, 셰어하우스 등의 공간이 유독 숏드라마의 배경으로 애용된다. 숏드라마는 삼각관계로도 모자라 다리의 개수를 너덧개로 늘린다. <남사친이 좋아진 이유>의 주인공은 지운과 해성이지만 지운을 짝사랑하는 하나, 해성의 곁을 맴도는 세현이 맞붙으며 네 남녀는 삼중, 사중으로 관계를 재고한다. <엄마의 남자>의 주인공 이비는 전체 50부작 중 16부까지 전 남자 친구와 현 남자 친구, 현 남편(전부 다른 사람이다)이 자신을 두고
[특집] 이 사각관계는 청춘 사이다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 숏드라마의 다섯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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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숏드라마가 많이 제작된다고 하지만 이 소식은 놀라웠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 <자산어보> 등 흥행은 물론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이준익 감독이 숏드라마를 연출한다는 소식 말이다. 그가 연출하는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은 평생 부엌 가까이에 가지 않았던 고하응(정진영)이 어느 날 갑자기 요리를 못하게 된 아내 안순애(이정은)를 위해 식사를 차리는 이야기다. 거기에 부부의 아들 고명복(변요한)이 결혼해 꾸린 가족의 사정도 유기적으로 얽힌다고 한다. 설 연휴 직전, 크랭크인을 앞두고 분주한 이준익 감독을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 그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건 한 가지였다. ‘천만 영화 감독이 숏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그에 대한 이준익 감독의 대답을 옮긴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아버지의 집밥>을 위한 많은 준비를 마쳤을 듯하다.
[인터뷰] 천만 영화 감독이 숏드라마로 간 까닭은 -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연출하는 이준익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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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더 많이 연결되고 빠르게 데이터가 오가는 시대, 영상으로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매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간의 집중력이 점점 짧아져서일까. 1~2분 사이에 한회가 끝나는 숏드라마가 영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계와 방송계 모두 숏드라마에 더듬이를 바짝 세운 풍경이다. 제작사에서 숏드라마 제작과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지금 다들 난리”라고 현 상황을 요약한다. “한때 넷플릭스 코리아가 한국 작품을 많이 제작하면서 영화계와 방송사가 넷플릭스 작품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처럼 숏드라마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라 여러 작품들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선 영화계에서는 키다리스튜디오의 향방이 눈에 띈다. 오랫동안 영화 투자배급업을 해온 뿌리를 가진 키다리스튜디오는 산하 기업으로 웹툰과 웹소설 IP를 대거 보유한 레진엔터테인먼트, 봄툰 등을 바탕으로 숏드라마계에 뛰어들었다. 2월4일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론칭, 천만 영
[특집] 숏드라마 제작 붐, 어떻게 될까? - 한국 숏드라마 제작 현황, 해외 사례 분석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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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맛본 영화 한 조각
창작자로서 서로를 리스펙트하던 그들을 공동 작업하는 관계로 이어준 건 정유선 유선사 대표다. <재생의 부엌> <다음으로 가는 마음>을 출간하며 오토나쿨, 박지완과 인연을 맺은 그에게는 소소한 믿음이 있었다. “영화와 요리는 경험한 사람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니 영화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더 많은 추억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오토나쿨 작가와 박지완 감독이 거기에 응답하면서, 무엇보다 둘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하면서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도 꼴을 갖추기 시작했다. 각자 어떤 작품과 음식을 다루고 싶은지부터 공유했다. 신기하게도 겹치는 게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집필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건 아니었다.
오토나쿨 작가는 균형 잡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초반에 정유선 대표가 원고를 한두편 정도 반려했다. 영화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중압감에 눌려 내 이야기가 아닌 영화 이야기에 치우친 탓이었다. 이미
[인터뷰] 나만이 맛본 영화 한 조각 -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오토나쿨 작가, 박지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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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다섯 마리만으로 깊은 육수를 우려 끓인 떡만둣국과 집에서 구워내 가염버터를 바른 치아바타.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저자인 두 여자가 인터뷰 전 각자 차려 먹고 온 점심 메뉴다. 박지완 감독은 선물 받은 생선을 썼고, 오토나쿨 작가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남은 빵을 뜯었다고 한다. 홀로 주방에 들어갔다 오는 것처럼 보여도 식탁은 언제나 타인의 존재 덕에 온전해진다. 두 사람이 쓴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는 그런 상차림에 영화가 포개진 시간의 기록이다. 앞서 <도쿄 일인 생활> <재생의 부엌>을 펴낸 작가 오토나쿨, 영화 <내가 죽던 날>을 연출한 감독 박지완이 각각 10편씩, 총 20편의 영화와 스무 그릇의 음식을 짝지었다. 영화에 등장한, 영화가 자극한, 영화로 배운 미식의 기억이 한권의 교환 일기에 모였다.
두 사람은 출판사의 제안으로 협업하기 전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다. 오토나쿨 작가는 <내가 죽던 날>에
[기획] 영화 이야길 하고 싶어서 차린 식탁 -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함께 쓴 오토나쿨 작가, 박지완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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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휴민트> 촬영 이후 박정민은 잠시 휴식을 선언했지만 카메라 앞에 서기를 멈추었다고 해서 이 탐구심 넘치는 배우가 세계를 향한 넘실거리는 애호마저 중단했을 리는 없다. 숨 고르기 중 그는 출판사 대표로 여느 때보다도 바쁘게 활동하더니, 시상식 객석에 초대된 자리에서조차 만인의 연인이나 다름없는 신드롬을 낳았다. 그에게 배우로서의 과도기는 애꿎은 방황 대신 치열한 확장을 뜻했다. 신기하게도 연기의 뉘앙스 역시 달라졌다. <얼굴>에 이어 <휴민트>에서 박정민은 한때 그의 장기로 호출됐던 ‘생활 연기’의 영토를 과감하게 벗어난다. 장르에 부응하며 적시적소에서 선명하게 내리꽂는 표현력이 힘 있게 나서는 인상이다. 선 굵은 연기로 완성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은 그렇게 <휴민트>를 순정의 멜로드라마로 불리게 만든 주범이 됐다. 도착 지점을 예리하게 겨냥하는 동시에 마음의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박정민의 연기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부지런히 자기만의
[인터뷰] 클래식이 되어가는 - <휴민트>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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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결심하는 순간 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조인성)은 동남아시아에 인신매매로 끌려온 휴민트 수린(주보비)를 인도적으로 돕고 싶다. 그러나 조직은 수린의 정보만 취할 뿐 그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승인하지 않는다. 수린의 삶에 개입할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 조인성 배우는 이 선택의 시간을 길게 늘어뜨리며 관객의 숨을 조인다. 그리고 종국에는 늘 선한 쪽을 택한다. 한데 그 모습이 조인성이란 배우를 통과하면 설득력 있고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흔들리는 눈빛, 깊게 팬 미간의 주름, 그리고 긴 팔다리를 시원하게 뻗어내는 특유의 액션까지. 그가 구현하는 외면과 개입 사이의 낙차는 영화의 공기를 뒤흔든다. 류승완 감독은 그의 ‘결심의 순간’을 유독 극적으로 포착해왔다. <밀수>에서 춘자(김혜수) 대신 조폭들과 맞서기로 마음먹을 때, <모가디슈>에서 북한 사람들을 돌려보내려는 한 대사(김윤석)에게 반박하는 순간 영화의 흐름이 바뀌었다. 그의 캐릭
[인터뷰] 품위있고 다정하고 여유있는 - <휴민트>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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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는 국정원 요원 조 과장(조인성)과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간 정보원, 즉 휴민트를 둘러싸고 두 남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의리를 관철한다. 온도차가 흥미로운 캐릭터만큼이나 두 배우 역시 다른 성질의 연기로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한층 절제된 침착함으로 작품을 지그시 감싸는 조인성과 전보다 뜨겁고 굵직한 표현력으로 방점을 찍는 박정민, 두 사람의 독특한 조우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조인성, 박정민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깊고 묵직한 존재감 - <휴민트>의 두 남자, 배우 조인성과 박정민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