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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남한으로 끝없이 달리던 <탈주>의 규남(이제훈)처럼 계속하여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봄> <범죄도시4>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탈주> <대도시의 사랑법> <리볼버> <청설> 등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고루 받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가속도는 올해에도 끊이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개봉한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과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시작으로 정통 멜로 <파반느>, 하드보일드 액션 <열대야> 등 다양한 중급 영화와 대규모 영화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으론 달리기의 방향성을 해외시장으로 삼아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도 있다. 이 탄력적인 행보의 중심엔 김유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본부장이 있다.
- 2024년을 돌아보면 연초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탈주>
[인터뷰] 브랜드 인게이지먼트의 시대, 김유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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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성적이 완전히 다른 해였다.” 2024년 CJ ENM은 상반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기획한 영화들을, 하반기에 팬데믹 이후 모험적인 시도를 담은 작품들을 개봉시켰다. 관객은 후자에 훨씬 열렬하게 반응했다. 소비자의 변화를 체감한 만큼 CJ ENM의 새로운 사업 모델, 그들이 가진 인프라를 통해 창작자의 재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더욱 견고해졌다.
- 2024년 CJ ENM의 극장 영화 성적표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외계+인> 2부, <도그데이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일찍 투자가 결정돼 제작된 영화들이 개봉했고, 하반기에는 <베테랑2> <하얼빈> 등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났다. 과거 흥행 영화의 패러다임에서 기획한 영화와 시장변화를 보고 준비한 영화 사이의 간극을 극명하게 체감할 수 있던 해였다
[인터뷰] 시장변화에 따라 사업 모델이 달라졌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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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만 관객을 모객하며 화제성을 이끈 <파묘>를 필두로 <시민덕희> <사랑의 하츄핑> 등 쇼박스의 2024년 배급작들은 흥행과 더불어 호평받았다. 오컬트, 애니메이션, 실화 기반의 드라마 등 장르와 소재, 배우 기용 면에서 꾀한 여러 시도들이 침체된 영화시장에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현정 쇼박스 상무(영화사업본부장)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투자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쇼박스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파묘>의 해’가 아니었나 싶을 만큼 결과가 좋았다. 오컬트라는 색다른 장르물이 천만 관객을 불러들였던 것도 고무적이었고 <사랑의 하츄핑> <시민덕희>도 각각 좋은 결과를 얻었다. 새롭게 도전한 프로젝트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 즐거웠다. 쇼박스의 배급·마케팅·홍보의 앙상블이 빚어낸 결실이라 생각해 뜻깊다.
- 내부적으로는 <파묘>
[인터뷰] 다양한 소재, 장르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 이현정 쇼박스 상무(영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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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롯데는 7편의 한국영화를 선보인다. 2억뷰 조회수의 웹툰을 영화화해 올여름 시장을 노리는 <전지적 독자 시점>, 4월30일로 개봉일을 선점한 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강하늘 주연의 스릴러 <스트리밍>, 그리고 외화 배급작으로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종장을 알리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의 회복세가 미진하면서 다양한 작품에 선제적인 투자를 하기는 아직 어려운 이때,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규모나 스토리적으로 좋은 영화뿐 아니라 명확한 타깃과 셀링포인트가 있는 작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롯데시네마가 몰입형 롤플레잉 체험 공간인 라이브시네마 등 체험형 전시 및 가상 공간을 마련해 극장 공간 활성화에 주력한다면, 영화부문의 목표는 관객이 ‘극장에서 봐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을 만한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다.
- 1월
[인터뷰] 연간 6편 개봉작 수 유지해나가겠다,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콘텐츠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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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씨네21>은 의례처럼 몇 가지 특집을 진행한다. 영화 투자배급사와 OTT 플랫폼의 책임자를 만나 지난해 성적을 자체 평가하고 올해 전략을 묻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젠 스크린과 화면에 고정된 규칙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투자제작 규모와 흥행 성적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고 명절 연휴와 여름·겨울 시장이 텐트폴의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다. 그간 영화산업을 주무대로 삼았던 감독, 작가, 배우가 시리즈 산업으로 경계를 낮춘 것 또한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관객 경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일도 쉽지 않다. 빠르고 가볍게 변화하는 취향과 미덕 속에서 어떤 것도 정답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망망대해와 짙은 안개로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영상 예술의 가치를 거듭 찾아 나서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는 이들이 있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고양시키면서도 현대적 가치를 고수하는 균형감각으로 스토리 산업 중심에 선 이들이다.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
[특집] 영화와 시리즈 산업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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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지니어스>
2017년 | 나타우트 폰피리야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이사야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SKY 캐슬>의 신드롬적 인기를 보며 아… 역시 이 나라에서 입시 문제와 학구열은 잘 먹히는 소재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전에 <공부의 신> <강남엄마 따라잡기>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난 소녀가 부잣집 자제들의 커닝을 돕고 대범하게 미국 대학 입학 시험까지 노리는 태국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 면에서 이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원작은 명문 사립고 내의 계급 문제, 무한 입시 경쟁과 신자유주의를 날카롭게 해부하며 커닝 행위를 스릴러 장르로 매끈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주인공 린을 비롯한 10대 캐릭터가 단순한 선악 구도에 매몰되지 않고 각자의 명분과 이해관계, 가치관을 지닌다.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지만 <배드 지니어스>
<씨네21> 기자들이 뽑은 ‘이 영화 리메이크 바랍니다’ - 대입, 독재, K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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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먼 훗날 우리>까지. 관객의 기억에 각인된 멜로 작품이 연이어 리메이크되는 가운데, 문득 궁금해진다. 최근 부는 이 바람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거듭 생명을 얻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진짜 이유 말이다. 거기에는 지금 우리 영화계의 현주소가 놓여 있다. 그곳에 닿기 전, 우선 최근 리메이크되는 작품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국내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장르물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청춘물에 로맨스, 판타지의 요소까지 공유한다. 우연히 다가온 첫사랑, 사랑에 서툰 남자, 해사하며 속이 깊은 여자, 투닥거리며 깊어지는 사랑, 갑자기 다가온 위기, 서로의 진심을 깨닫는 마무리까지. 관습화된 코스가 있고, 이를 얼마나 맛깔스럽게 운행하는지가 흥행을 좌우한다. 이 장르 팬덤
[비평] 청춘 로맨스물의 리메이크 열풍 비평 과거의 감성에 대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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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어떤 관객층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동아시아권 멜로영화들이 한국을 무대로 바꾸어 연이어 리메이크되고 있다. 이같은 풍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짚어보았다.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과 한계를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결국 비슷한 문화권을 공유한 영화가 계속해서 재탄생하는 것은 로컬라이징 이후에도 여전히 소구하는 핵심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로맨스물 외에도 리메이크를 검토해볼 만한 다양한 아시아영화들을 <씨네21> 기자들이 추천해보았다.
2020년 안시환 영화평론가는 중국영화 <먼 훗날 우리>를 뒤늦게 관람한 소회를 남기며 “지금 한국영화에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정서와 문제의식이 지금의 중국에는 현재의 것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2017년 김혜리 기자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여러 미덕을 언급하며 “<배드 지니어스>에
[기획] 왜, 지금, 다시? 멜로영화 리메이크로 보는 동아시아권 영화산업의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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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호러영화. 한국 관객에게 전작을 포함한 자신의 영화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노르웨이에서 온 젊은 영화감독 테아 비스텐달이 즐겨 사용한 표현이다. 단편영화 <칠드런 오브 사탄>을 포함한 필모그래피에는 호러 장르와 음악을 향한 감독의 애호가 잘 드러난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현재 개봉을 앞둔 <언데드 다루는 법>은 장르에 기대고 있으면서 인물과 인물의 감정에 밀착해 있다. 장르영화를 연출하며 시적인 표현을 연마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의 말과 영화에서 비친다.
- 첫 장편영화로 욘 A. 린드크비스트 작가의 <언데드 다루는 법>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원래 각색하고 싶었던 작품은 같은 작가의 <리틀 스타>였다. 그런데 영화화하려고 보니 다른 사람이 이미 판권을 구매한 뒤였다. 소설 <언데드 다루는 법>을 알게 된 건 그 후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너무 좋다고 생각하던 차에 린드크비스트 작가가 내
[인터뷰] 마술적 사실주의풍의 공포 다루기, <언데드 다루는 법> 테아 비스텐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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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바다 너머 섬)>(이하 <이어도>)는 7편의 단편영화(스크린)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봤을 때, 개별적인 영화들이 연결되는 순서가 있는가. 아니라면 당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가.
공간적·시간적 장치이자 은유로서 나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해류도 나선형이고, 해녀들이 물질로 채취하는 소라도 나선형이다. 각 작품의 내러티브는 선형보다는 원형에 가깝고, 시간과 공간은 지극히 지역적이고 장소적인 것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지리적·문화적 경계를 넘어서는 더 넓은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를 위해 스크린과 관객의 좌석을 나선형으로 배치하여,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 연관되도록 전시 공간을 조성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인과적 연속의 고정된 내러티브가 아닌, 물결과 공명의 느낌을 작품에 반영했다. 하나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을 서로 연결된 것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을 기반으로 구성했
[인터뷰] ‘자연은 인간의 감각과 문화 형성에 근본적인 역할을 해왔다’, MMCA ‘올해의 작가상 2024’ 참여 작가로 선정된 제인 진 카이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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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MMCA)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올해의 작가상 2024’를 개최하고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했다. 이중 제인 진 카이젠은 <이어도(바다 너머 섬)>라는 제목으로, 상호 연관된 7개의 영상을 선보인다. 작가는 7개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 스토리텔링, 수행성, 사운드, 구술을 교차시키며 시간 기반 미디어 탐구를 확장한다. 제주 태생으로 덴마크로 입양된 카이젠은 강렬한 시각성을 동반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의 경험과 정치적 역사의 교차점에서 기억, 이주, 국경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일곱점의 영상으로 이루어진 연작 <이어도(바다 너머 섬)>는 지역공동체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 오늘날의 쟁점에 대한 작가의 다층적 연구를 집약하여 보여준다. 그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작가로 참여하였고, 202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올해의
[기획] 시간의 지층과 접속하는 헤테로토피아 - 역사 너머의 태곳적 기억 제인 진 카이젠의 <이어도(바다 너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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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가나다순
*제작·배급사 요청 등으로 미표기된 작품이 있으며 개봉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25년 영화 개봉예정작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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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 필요한>은 지구 안팎을 넘나들며 일과 사랑 모두를 향해 달려가는 요즘 청년들의 연애를 가능한 한 달콤하게, 그리고 동시대적으로 전하려는 애니메이션이다. 작중 동년배인 두 캐릭터이지만 목소리 출연한 김태리와 홍경이 자아낼 묘한 연상-연하미, 불안형과 안정형이 만난 연애의 구원 서사도 기대된다. 일상성이 돋보이는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고 퀴어 로맨스 <그 여름>으로 데뷔한 한지원 감독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발표하는 첫 장편애니메이션을 지휘했다.
- 우주 비행사와 뮤지션의 로맨스물로 알려져 있다.
우주 비행사와 뮤지션이라는 특수한 직업 세계의 일들에 국한되지 않는 감정에 더 주안점을 뒀다. 일과 사랑 모두를 열심히 고민하는 내 또래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또 자신의 꿈에 엄청나게 집중하고 일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사적인 영역에서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허함이 있지 않나. 그런 난영이 제이를 만나서 생기는 변화를 담고 싶었다. 이건
[인터뷰] 요즘 우리들의 연애, <이 별에 필요한> 한지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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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은 좀비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유일한 좀비.” 네이버웹툰에서 2018년부터 2년간 인기리에 연재됐던 이윤창 작가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은 간단하면서도 강렬한 로그라인을 가진 작품이다. 물론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좀비가 번창한 세상에 남겨진 부녀가 주인공인 ‘천만 영화’(<부산행>)도 존재한다. 그러나 웹툰 <좀비딸>은 보는 이들의 예상을 기분 좋게 반전시키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화자인 아빠 정환의 입장에서 좀비는 처치해야 될 괴생명체가 아니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자 자연스레 극의 톤도 바뀌었다. 그동안 <인질> <운수 오진 날> 같은 스릴러 장르만 연출해온 필감성 감독 또한 원작이 품고 있는 의외의 코믹스러운 분위기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거기에 더해, 지난해 코미디 연기를 통해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인터뷰] 호러도 코믹도 제대로,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필감성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