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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 관람료에 얽힌 6가지 논점 ··· 객단가 이슈, 이동통신사 할인, 부금과 부율 등 ②
이우빈 2025-03-28

한국 관객이 영화관으로 돌아올 때

Q5. 극장업계의 분위기는?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로 대표되는 극장가에는 언제 봄이 올까. 팬데믹 이후 한국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19년 대비 2024년 극장업계의 매출 증감률을 볼 때 일본이 -9.4%, 중국이 -3.2%인 것에 비해 한국은 -46.7%의 수치를 기록하며 더딘 회복세를 드러내고 있다(표3 참고). 한때 국민 1인당 극장 관람횟수 최상위권을 차지하던 한국의 위상은 2024년 1인당 2.4회로 세계 8위에 그쳤다. 2017~19년 전체 매출액 평균 1조8282억원에 비해 2024년 전체 매출액은 65.3%, 전체 관객수는 55.7%에 불과하다(그림1 참고). 극장을 떠난 사람들은 언제 극장으로 돌아올까. 극장업계의 침체 이유로는 OTT 플랫폼의 대두, 전반적인 경기 악화, 소비자 패턴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히고 있으나 그에 따른 대안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극장업계 항간에는 “멀티플렉스 3사 중 어느 한곳이 시장에서 탈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흐름”(극장업계 관계자 B씨)이 최근 수년째 감지되는 중이다. 극장업계는 당장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동통신사 할인, 초대권 전략과 특별관 및단편영화 상영 등을 펼치며 우선 극장에 사람을 모으는 일에 치중하고 있다. 이러한 극장업계의 선택 중 주요한 요소는 매점 수익에 있기도 하다. 실제로 멀티플렉스 3사의 매출 구조 중 매점 수입은 2016년 기준 17% 수준이었으며, 현재는 더 상승했다는 시각이 주요하다. 매점 수입을 비롯한 부가수익의 창출과 극장 시장 전체의 파이 상승을 위해서는 할인 마케팅 등으로 인한 객단가와 입장료 수입의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없앨 것이냐 말 것이냐 제3의 길이냐

Q6. 이동통신사 할인과 정산 이슈란?

현재 영화표에 관한 이슈 중 가장 민감하게 떠오르는 사안은 극장 티켓의 이동통신사 할인과 정산 건이다. 영화인연대가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멀티플렉스 3사가 이동통신사 할인에 대한 처리를 불투명하게 하고, 부율에 따른 정확한 정산을 하지 않는다며 신고한 것이다. 영화계 주장의 핵심은 고객이 실제 결제한 금액과 발권 영수증에 나오는 금액에 차이가 있다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관객이 1만5천원의 티켓을 구입하며 4천원의 이동통신사 할인을 받았을 때, 극장 발권 영수증엔 1만500원이 기재되어 있다. 그렇기에 실제 결제액과 영수액의 차액인 500원에 대한 부금 책정과 부과금, 부가세 등의 적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요지다. 영화상영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영화상영 사업자는 배급사에 입장료액, 관람객 인원 및 이를 기초로 산정한 순입장요금액 등의 부금 정산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재 이동통신사 할인에 대한 극장-이동통신사간의 계약 조건과 할인액 정산 방식 등이 배급사, 투자사, 제작사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씨네21>은 영화인연대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국회의 지원을 받아 멀티플렉스 3사 및 이동통신사 3사(SKT, KT, LG유플러스)와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취재했다. 지난해 9월 강유정,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재로 멀티플렉스 3사, 이동통신사 3사, 배급사, 영화인연대, 시민단체 등이 영화표 할인 제도에 대한 상생 협의체를 마련하려 모였다. 이후 강유정 의원이 10월 국정감사에서 영수증 차액에 대한 사안을 영진위에 질의하면서 주목받았고, 이어서 12월엔 영화 티켓 이동통신사 할인 태스크포스가 구성돼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후 영화인연대는 SKT, KT와의 개별 회의까지 진행하며 이동통신사 할인에 대한 구체적 정산 내역을 요구했으나 극장과 이동통신사측은 해당 사안이 기본적으로 기업간 상호계약에 의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전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불투명한 정산이 이뤄지기보다 아예 이동통신사 할인을 없애야 한다”(영화계 관계자 C씨)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계가 제기하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하나는 영화인연대의 주장처럼 이동통신사 할인액이 부금 정산과 부과금, 부가세 징수에 위법하는지의 문제다. 이에 대해선 이후 법적 공방과 국회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그보다 직관적인 문제다. “부금 정산이 불투명하다면 한국 영화산업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악화하여 외부의 투자마저 위축”(제작자 D씨)될 것이란 예측이다. 외부 투자자가 영화제작에 얼마를 투자하여 얼마의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지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연스레 투자가 줄어든다는 논지다.

극장측은 이동통신사 할인 및 정산 이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펴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사와의 계약 조건 및 실제 정산 방식을 모두 공개한다면 가장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극장의 계약 사항이 업계 표준이 되고, 극장측의 경쟁이 심해져 결과적으론 객단가 및 극장 매출액이 더욱 감소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또한 할인 마케팅을 통해서 극장에 더 많은 관객을 부를 수 있을뿐더러 만약 이동통신사 할인을 없애거나 한다면 할인에 예민한 수요층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영진위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 및 카드 할인의 모객 영향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2 참고).

영화 제작자측과 극장 사이의 영화표 할인 문제는 한국 영화산업이 부흥한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이어지는 기사 참고). 한국영화의 위기에도 이러한 사안이 계속해서 산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여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