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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 관람료에 얽힌 6가지 논점 ··· 객단가 이슈, 이동통신사 할인, 부금과 부율 등 ①
이우빈 사진 최성열 2025-03-28

푯값은 올랐는데 수익은 그대로인 이유

Q1. ‘객단가’ 이슈의 핵심과 경과는?

지난해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가 출범하고, 한국 영화산업을 살리자는 기조 아래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영화계에 대두된 이슈는 바로 ‘객단가’다. 원래 경제용어에서 객단가란 매출액을 관객수로 나눈 수치로, 시장 소비자 1인당 평균 매입액을 의미한다. 영화인연대는 기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사용해오던 ‘평균 관람 요금’ 대신 객단가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관객이 실제로 구매한 티켓 가격은 ‘상품단가’에 해당하고, 실제 고객이 결제한 금액의 평균 금액을 명시하기 위해서는 객단가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즉 영화표 객단가는 각종 상영 할인 및 통신사 마일리지 혜택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지불된 가격을 뜻한다. 이 객단가를 기준으로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가 최종 수익을 회수하게 된다. 여기서 영화계의 핵심 주장은 “영화표 값은 올랐는데 객단가는 오르지 않아 영화 제작·투자 시장의 수익이 줄고 점차 위축된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한국 영화시장이 축소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객단가는 감소하고 있다(표1 참고).

그렇다면 2018년 이후 네 차례 영화 관람료가 상승(표2 참고)했음에도 객단가는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영화인연대 등 영화계의 주장은 팬데믹을 거치며 멀티플렉스 3사가 자사 모객을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과도한 할인 입찰 경쟁에 들어섰고, 결과적으로 불리한 계약 조건과 할인권 남용을 실행해 배급사측에 불이익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통신사, 카드사 할인은 있었으나 원래 40% 수준이었던 객단가가 2021년 이후 30%까지 떨어졌다는 현장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1만원짜리 영화표로 4천원을 벌다가 3천원(배급사 부금 기준)밖에 벌지 못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동통신사 할인과 정산 이슈에 대한 사항은 6번 질문에서 이어가도록 하자.

반면에 극장업계는 객단가 하락을 이동통신사와의 계약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최근 극장 관객수가 2019년 대비 60% 수준에 머물면서 극장 차원의 마케팅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고 순수익이 줄어들게 됐다는 논지가 있다. 그리고 일반 관람료는 상승했으나 장애인, 경로 할인 등의 관람료는 이전과 같기에 전체 관객수 대비 객단가가 떨어지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위와 같은 과정이 진행되면서 최근엔 국회와 영진위 등 정책 차원의 단계에서도 객단가 이슈가 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 국정감사 현장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객단가 문제를 영진위 대상으로 질의했고, 영진위가 발행한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와 ‘2024년 영화 상영분야 공정환경 조성을 위한 영화인·관객 인식조사’ 등에서도 객단가에 대한 실태 조사 및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화산업 주체들의 힘겨루기

Q2. 부금, 부율이란 무엇인가?

사진출처 국회방송 / 지난해 10월17일 국정감사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상준 영진위원장에게 질의하며 제시한 이동통신사 할인 결제 정보와 영화관 영수증 사이의 차액 문제.

영화산업에 얽힌 영화 관람료의 기본 메커니즘은 부금과 부율이다. 부금은 극장영화가 상영하는 동안 거둔 총관람료를 뜻한다. 그리고 부율이란 이 부금에서 영화발전기금과 부가세 등을 차감한 수익을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특정 비율을 뜻한다. 현재 한국영화에 대해서 극장과 배급사는 서울 기준 4.5:5.5, 그외 5:5 비율로 부금을 나누고 있다. 그러므로 결국 영화 관람료, 객단가 문제 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극장사와 영화 창작자(제작사, 배급사, 투자사 등) 사이에 적절한 부금 정산이 이뤄지고 있는지의 문제와 같다. 이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세한 계산식은 이어지는 소비자 리포트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영화인연대는 최근 극장업계의 불공정한 할인 제도가 이뤄지면서 합의된 부금이 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해서는 역시 극장의 이동통신사 할인 제도와 정산 방식이 쟁점이므로 6번 질문을 살피면 좋다.

영화계의 입장이 반영되는 경로

Q3. 영화인연대는 왜 생겼고 어떤 일을 하나?

지난해 8월1일 영화인연대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영화발전기금 2025년 예산안 긴급점검 토론회’ 현장.

지난해 4월 무렵 영진위의 예산 삭감과 거버넌스 붕괴에 반발하며 활동을 시작한 영화인연대는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연대체 출범을 알렸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을 중심으로 영화계 단체 16곳이 모여 결성했다. 크게는 공정환경 특별위원회와 독립영화 특별위원회로 나뉘어 상업영화 기반의 영화산업과 독립영화 생태계에 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로써 2024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개최한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영화산업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고 국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한 영화제 정책 토론회’ 등을 꾸준히 열어오고 있다. 또한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에 대한 반발, 영진위 거버넌스 회복 등을 이야기하며 영화계의 스피커가 되고 있다.

영화인연대의 주요 역할은 국회와의 가교이기도 하다. 현재 영화산업의 탈출구로 여겨지는 유일한 곳은 국회다. 원래 해당 역할을 해내야 할 민관 협치 거버넌스인 영진위의 기능과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영진위는 2023년 9월 ‘한국 영화산업 위기 극복 정책 협의회’를 꾸렸다. 객단가, 홀드백, 투자 침체 등 영화산업 전반의 문제와 불공정 사안을 두고 ‘산업 내 자율 이행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영화산업 관계자(극장업계, 제작업계, 투자배급사, IPTV, OTT 등)를 한자리에 모았지만 결국 협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영화 관련 정책과 예산을 삭감하는 기조를 보이자 지난해 5월 출범한 제22대 국회에서 영화 정책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영화인연대는 국회 토론회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과 면담을 이어가며 영화계 이슈를 알리고 있다.

한국영화 다양성과 티켓 가격의 상관관계

Q4. 부과금과 영화발전기금의 의미는?

영화표 값, 즉 전반적인 관람료 매출액의 저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이하 부과금)의 감소를 부르고 있다. 부과금이란 관객이 영화관 티켓을 구입할 때 3% 징수되는 세금이다. 2007년부터 거두기 시작한 부과금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4804억원이 징수됐다. 이 금액은 고스란히 영진위의 사실상 유일한 자체 재원인 영화발전기금에 편입되어 사용됐고, 한국 영화산업의 근간이 되어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2020년엔 105억원, 2022년엔 179억원, 2023년엔 260억원을 거뒀으며 2024년엔 294억원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즉 영화 관람료의 이슈는 단순히 극장과 영화 창작자의 수익뿐 아니라 상업영화, 독립영화, 영화산업 정책과 영진위의 존속에 연관되는 커다란 문제인 셈이다.

지난해 3월 정부는 갑작스럽게 부과금 폐지 정책을 발표했고, 12월 어지러운 탄핵 정국 속에서 폐지 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올해 2월27일에 국회 본회의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며 부과금이 부활했다. 더하여 부과금 징수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서 필수적으로 징수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되며 영화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