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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41번째는 김종원 영화평론가가 기증한 김일해의 신분증명서입니다.
1980년대까지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현장에서 활동했던 김일해는 춘사 나운규, 윤봉춘 등과 함께 활동했던 1세대 영화인이다. 김일해는 1906년생으로 염전을 운영했던 부친과 총독부 사무관이었던 형의 영향을 받아 18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교토의 신흥키네마에서 배우 수업을 받고 조선으로 돌아온 김일해는 1935년 방한준 감독의 <살수차>로 데뷔한다. 이후 해방 전까지 2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조선일보영화제 4위에 오른 <춘풍>(박기채, 1935)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1937년 나운규 감독의 유작 <오몽녀>에서 물오른 연기를 보였다고 한다. 데뷔연도가 같고 친분이 두터우며 비슷한 성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41] 김일해의 신분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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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의 5월 영화산업결산이 집계한 5월 한국영화 점유율입니다.
전년동월에 비해 19.2%가 감소한 수치이며,
19.4%을 기록한 2007년 9월 이후 최저기록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의 체지방률이었다면 기꺼이 축하했을 텐데 말이죠. 아니면 2MB의 지지율이거나. ;;
처참했다.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7.8%이 나오는데 설마 싶더라. 두세번 이상 다시 계산하고 확인했다. 게다가 과거 데이터를 거슬러 보는데, 7.8% 이하가 없었다.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 이 내용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지더라. 당연히 이 수치가 기사를 통해 부각될 것이고, 그만큼 전체적인 충격이 커질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극장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수치다.
_5월 영화산업결산을 직접 분석한 CGV 홍보팀의 안병욱
한국영화 점유율보다 전체 관객 수가 떨어진 게 더 문제다. 몇몇 할리우드영화들이 5월을 점령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지난해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만큼 관객 수가 적었다는 이야
[이주의 영화인] 7.8%, 혹시 이제 바닥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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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산성’을 세울 것인가, 자율심의 방향을 유지할 것인가. 보수를 표방하는 MB 정부의 노선 때문에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아왔던 제4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출범했다. 6월11일 9명의 제4기 영상물등급위원들은 첫 회의를 열고 호선을 통해 위원장으로 지명혁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교수를, 부위원장으로는 <조선일보> 전문기자인 박선이씨를 선출했다. 이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6월10일 지 위원장, 박 부위원장을 비롯해 <맨발의 청춘>을 만든 원로 김기덕 감독, 권칠인 감독, 김호정 서울 YWCA 청소년유해환경매체 모니터, 윤석진 인천십정초등학교 교장,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재무이사, 황창근 홍익대 법대 교수를 3년 임기의 제4기 영상물등급위원으로 위촉했다.
가장 큰 관심은 현 정부가 등급위를 ‘잃어버린 10년’ 동안의 ‘분실물’로 간주할 것인가이다. 등급위는 실질적 검열기관이던 공연윤리위원회와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를 개선하기 위해 김
[문석의 취재파일] 검열산성이냐, 자율심의 유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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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남편 '촙'을 찾아 시골에서 상경한 ‘누알’.
돈도 친척도 없는'누알'은
부유한 과부의 저택에서 며칠간 지낼 것을 허락 받는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저택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자 첫번째 공포영화로
오는 6월19일날 개봉할 예정이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를 클릭해주세요.
[개봉작 NEW] <카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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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선배는 연기에 집중하면 무서울 정도로 변하는데, 때리는 장면에서도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정말 친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류덕환은 집 안 장면에서도 정말 많이 맞았다. 한번 맞으면 저쪽으로 나가떨어지는데, 신기한 건 때린 배우도 곧바로 달려들어 미안하다고 안아주지 않고 맞은 배우도 뭐 이게 대수냐고 그냥 넘기고. 심장이 두근거렸던 건 매번 지켜보는 사람들이었는데, 나도 그중 한명이었다. 리허설이 아닌 실제 촬영장면에서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면 움찔해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천하장사 마돈나>의 아들(?)에게도 통쾌한 반격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바로 이 장면. 마돈나에서 천하장사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라!”
[숨은 스틸 찾기] <천하장사 마돈나> 마돈나에서 천하장사로 변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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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1990년 3월18일, 홍콩연예인축구팀과 한국의 무궁화축구단은 심장병어린이돕기 자선축구대회를 가졌다. 당시 <지존무상>(1989)으로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센터포드 유덕화, 레프트윙 알란탐 콤비 외에 골키퍼 임달화, 고비, 묘교위 등이 홍콩팀의 주축 멤버였고 국내팀 역시 이덕화, 임채무, 임하룡, 김형곤, 이용식, 양종철 등으로 구성된 최정예(?) 팀을 꾸렸다. 그렇게 성남공설운동장에 도착하기 전날,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 출연해 전영록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팬으로부터 김치까지 선물받은 ‘김치 마니아’ 알란탐과 유덕화에게만 경기 당일에도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던 것은 당연한 일. 그런 가운데 구석에서 조용히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절하던 한 사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증지위였다. 지금은 <첨밀밀>(1996)에서 이요(장만옥)를 위해 미키마우스 문신을 그려넣었던 귀여운 보스 ‘표형’을 떠올리거나, <무간도>(2002)
[울트라 마니아] 홍콩의 국민배우, 증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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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발흥한 미국의 다이렉트 시네마는 1968년을 전후해 변화를 모색했는데, 그즈음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프레드릭 와이즈먼이다. 그의 작품은 다이렉트 시네마의 전통인 관찰자의 규칙에 충실함은 물론, 피사체의 선택과 영상 편집 그리고 사운드의 활용을 무기 삼아 강한 정서적 반응과 실천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곤 했다. 사회의 근간이 되는 공공기관에 초점을 맞춘 와이즈먼은 시설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에 과감하게 접근하면서 사회의 가치가 어떻게 형성, 유지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촬영을 거부하는 인물을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으면서도 세금이 쓰이는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알 권리를 굽히지 않았다. 그의 역사적인 데뷔작 <티티컷 폴리즈>는 매사추세츠주 브리지워터에 소재한, 죄를 지은 정신이상자들의 수용시설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어색한 표정의 피수감자들이 전시용으로 펼치는 <티티컷 폴리즈> 공연을 시작과 끝에 배치한 이 다큐멘터리
미국사회의 암부에 대한 충격적 폭로, <티티컷 폴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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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두고 평생을 불안해하는 두 여자. 제9회 서울국제영화제 개막작 <최고의 날들>은 아슬아슬한 인간관계를 통해 주인공들의 마음을 땅 끝까지 살피는 영화다. 영화의 촉수는 매우 예민하고 주인공들의 심리는 복잡해 영화의 관심사가 질투인지, 동정인지 하나의 단어로 단정짓기 어렵다. 연출을 맡은 스베틀라나 프로슈리나 감독은 여자주인공 역할을 20대, 40대, 60대로 나누어 각각 다른 3명의 배우에게 맡겼으며, 이들의 장면을 시간을 무시하고 서로 교차시킨다. 그녀는 전작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내러티브를 실험해왔는데 <최고의 날들>에선 이를 이미지와 사운드로 이어간다. 1970년대 러시아의 렌필름에서 수련하고,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러시아 방주> 대사를 썼으며, 2007년 7번째 장편영화를 완성한 러시아의 여성감독. 로테르담영화제는 올해 그녀에게 회고전을 바쳤고, 서울국제영화제도 특별전을 마련했다.
-여자주인공을 3명의 배우가 나누어 연기한다.
[스베틀라나 프로슈리나] “어차피 인생은 다 영화의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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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신작을 서울에서 찍을 수 있을까요?” 일본의 영화사 비터즈 엔드 대표 사다이 유지가 로케이션 탐색차 서울을 방문했다. 사다이 유지 대표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초기작 <리얼리즘 숙소> <린다 린다 린다> 등을 제작하며 야마시타 감독을 발굴해낸 인물. 2002년과 2004년엔 각각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일본에 수입, 배급했으며, 2007년엔 프랑스의 레오스 카락스, 미셸 공드리, 한국의 봉준호가 연출한 옴니버스영화 <도쿄!>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이번 방문은 서울영상위원회가 주최한 ‘2008 수도권 로케이션 팸투어’로 이뤄진 걸로, 사다이 대표는 “야마시타 감독이 준비하는 새 영화의 촬영이 서울에서 가능할지 알아보고 싶었다”며 방문의 목적을 말했다. 사다이 대표 방한에는 <포스트맨 블루스> <하드럭 하드 히어로>의 사부 감독, <크로마티
[사다이 유지] 야마시타 감독 신작, 서울에서 촬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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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할리우드 사인 아래의 전망 좋은 집으로 이사했다며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적인 시작에 대한 두근거림을 숨기지 않는 34살의 루이 레테리에 감독은 인터뷰 내내 참 정열적이었다. 파리는 사랑하지만 파리 사람들은 별로라며 입을 내미는 그에게서는 천생 프랑스 사람의 느낌이 든다.
-TV시리즈부터 리안 감독의 <헐크>까지 수많은 버전의 ‘헐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를 통해 당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나는 프랑스에서 자랐기 때문에 슈퍼히어로 코믹북을 읽지는 않았다. 부모님이 내게 권한 코믹북은 <틴틴>이나 <아스테릭스> 정도였다. 내 경우 ‘헐크’는 코믹북 속의 슈퍼영웅이 아니라 어린 시절 접했던 TV쇼 속의 모습이다. 처음 마블사와 프로젝트 관련 미팅을 했을 때 비주얼 이펙트만 난무하는 액션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브루스 배너의 이야기니까. 그래서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도 주인공의 내면
[루이 레테리에] 난 얼떨결에 감독이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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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동명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영화화한 <겟 스마트>는 5월 마지막 날 첫 기자 시사회를 할리우드의 차이니즈 만 극장에서 가졌다. 다음날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되었다. 스티브 카렐은 영화에서의 모습이나 기자회견장에서 느껴지는 모습에 별반 차이가 없는 배우다. 그는 언제나 겸손하고, 너무나 진지해서 엉뚱하고, 그런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난감해한다. 아래는 스티브 카렐과 앤 헤서웨이, 피터 시겔 감독이 참석한 기자회견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스티브, 프로듀서 말이 회의를 하자고 불렀더니 (당신 같은 스타가) 다소곳이 프로필 사진이랑 이력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더라고 하더라. 사실인가.
=(스티브 카렐) 그렇다. 워너브러더스에서 전화가 와서 미팅이 잡혔다. 그래서 내 딴에 나름대로 프로필 사진이랑 이력서를 준비해서 찾아갔다. 맥스웰 스마트 역을 따내려는 다른 배우들로 가득 찬 오디션을 예상하면서 잔뜩 긴장해서 도착했더니
원작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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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 세다. <강철중: 공공의 적1-1>에서 가장 또렷한 빛을 보인 새로운 별은 연제욱이다. 조직폭력단의 행동대장 대신 친구를 죽인 혐의를 뒤집어써야 하는 고등학생 안태준 역을 맡은 연제욱은 불량 청소년의 넘치는 반항기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쪼그라드는 소년의 여린 내면을 동시에 보여줬다. 특히 경찰서에서 강철중(설경구)과 눈을 마주하며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대목은 이 배우를 잊지 못하게 하는 장면이다. 기 센 설경구와 눈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양새가 ‘리틀 설경구’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 “선배 배우라고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연기였어요. ‘나는 안태준이고 강철중과 맞서는 거다’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이 영화 덕분에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캐릭터에 집중하는 방법을 약간이나마 깨친 거죠.”
이 22살짜리 배우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신인이 설경구, 정재영 같은 대단한 배우나 강우석 감독처럼 능숙한 연출자와 이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작업하기란 쉬
[연제욱] 눈빛이 보통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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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이 주최하는 ‘이달의 단편영화’(4월)로 선정된 김현진 감독의 <안녕>(Tide of Love)은 이미 끝나버린 사랑 이야기다. 헤어진 연인은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이 자주 시간을 보내던 바닷가에서 재회한다. 한때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던 이들은 늘 앉던 벤치에서 어색하게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영화는 별다른 대사없이 남자와 여자의 행동을 보여주는데, 미묘하게 달라진 그들의 습관이 이별 뒤의 시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여자는 싫어하던 담배를 입에 물고, 남자는 좋아하던 트럼펫을 더이상 불지 않는다. 이처럼 사소한 디테일을 조명하면서 감정의 밀도를 촘촘하게 쌓아나가는 것이 <안녕>의 장점이다. 김 감독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멜로드라마에 요구되는 감수성을 조절해냈다. 첫 연출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직접 만난 김현진 감독은 수줍은 인상의 부산 사나이였다. 그는 올해 경성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부산에서 아르바이트를
[이달의 단편] 감정의 밀도를 촘촘히 쌓아나가는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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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네? 뭐가 이해할 수 없다는 소리인지.
-일단 말이 좀 빨라질 것 같으니 양해바랍니다. 목소리가 높아지더라도 실례 바라고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스튜디오 54’처럼 뻔쩍뻔쩍한 뉴욕 나이트클럽 매니저로 일하던 사람이 대체 무엇 때문에 경찰편에 서기로 작정한 겁니까. 에바 멘데스랑 똑같이 생긴 여자친구도 있는 양반이 뭐가 아쉬워서 밤의 황태자 생활 다 버리고 경찰 끄나풀 노릇이나 하겠다고 마음먹었냐고요.
=형이 총에 맞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아무리 그래도 형이니까요.
-형이라는 그 경찰 작자가 동생인 당신을 얼마나 멸시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요. 개인적으로 융통성없는 정의파 경찰 맏아들 따위 좀 재수없더라. 경찰서장이라는 아비도 할 말 없더구먼. 같은 경찰이라고 큰아들만 죽도록 아끼는 꼴이 어찌나 보기 싫던지. 자식은 직업 따져가며 편애하려고 낳는 거 아니거든요.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고 형은 형이잖아요.
-아이고 답답해라.
=아무리
[가상인터뷰] 경찰의 길을 택한 밤의 매니저, <위 오운 더 나잇>의 바비 그루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