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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O.S.T
평소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찾아 듣는 편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 앨범은 긴장을 많이 할 때 들으면 안정이 돼서 좋아한다. 그래서 주로 행사 전후 차 안에 틀어놓는다.
클레이애니메이션
어릴 때부터 클레이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노래만 들어도 그 시절 어느 때로 돌아가는 것 같다. 여전히 좋아하는 캐릭터는 꼬마 펭귄 핑구와 페더스 맥그로우다. 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도 설레는 마음으로 봤다. <월레스와 그로밋: 화려한 외출>(1989)이 재개봉하는 날도 오길!
에티오피아 제키 라이 내추럴
자주 가는 집 앞 카페의 원두다. 에티오피아 산지의 원두를 라이트하게 볶은 걸 좋아한다. 상큼한 맛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단맛이 나는 커피 한잔이면 기분 전환이 된다.
연극 <타인의 삶>
양손프로젝트의 공연은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가서 보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손상
[LIST] 나애진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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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탈리아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중인 작품은 젠나로 눈치안테 감독의 <나는 세상의 끝이다>이다. 주인공 안젤로(안젤로 두로)는 클럽에서 술에 취한 손님을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운전 기사다. 어느 날 몇년간 감감무소식이던 누나가 휴가를 떠난 자기 대신 며칠 동안만 노부모를 보살펴달라며 전화를 건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안젤로는 부모에게 복수하겠다는 심산으로 누나의 제의에 응한다. <나는 세상의 끝이다>는 가족 사이의 오랜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재기 넘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탈리아 코미디영화 특유의 발랄한 유머와 인간사 희로애락의 깊은 감정이 섬세하게 결합해 누구나 삶에서 겪을 법한 가족간의 갈등을 풍자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족주의는 이탈리아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영화는 안젤로가 겪는 소동극을 통해 현대 이탈리아의 문화에서 가족이 갖는 의미의 변화를 코미디 어법으로 깊이 있게 탐구한다
[로마] 코미디 흥행보증수표의 귀환, 젠나로 눈치안테 감독의 신작 <나는 세상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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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웠던 2024년 연말을 국내 극장가는 비교적 수월히 지나갔다. 지난 1월16일 발표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2024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24년 12월 전체 관객수는 1300만명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월4일에 개봉한 <소방관>이 선전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대작 <하얼빈>이 첫주부터 순항하면서 높은 수치를 냈다. 특히 <소방관>은 가족 단위뿐만 아니라 20대 관객층에게까지 호응을 얻으면서 12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11월에 개봉한 두편의 해외영화 <모아나2> <위키드>가 관객을 꾸준히 끌어모으면서 긍정적 결과에 힘을 보탰다. 이례적인 소식도 따랐다. 11월20일 개봉작 <히든페이스>가 12월까지 누적 관객수 101만명을 기록하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한국영화로는 5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1월23일에는 영
중급 영화에 주목 연말 고비 넘긴 극장가… 영진위 중예산 한국영화 지원에 적극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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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할게.” “복잡하게 말해도 된다.” 영화 <친구>(2001)에서 동수(장동건)는 자신을 멈추려는 준석(유오성)의 제안을 아니꼽게 받아친다. 열등감과 미안함으로 배배 꼬인 동수의 도발은 호의로 마련한 대화의 장을 차단하는 최악의 대응이다. 맺고 끊는 게 분명한 준석은 동수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잔혹하게 잘라낸다. 모든 상황을 단순화시키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요즘, 문득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대화를 단절한 건 동수일까 준석일까. 준석이 동수의 도발을 받아넘기고 수용하여, 복잡한 상황과 자신의 마음을 길고 자세히 설명해주었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는 친구를 제거해야 했던 동수의 고뇌를 꽤 멋들어지게 포장한다. 여기서 문득 드는 의심. 실은 복잡하게 말할 의지가 없는 동수는 처음부터 설득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닐까. 뭘 그렇게까지 의미 부여를 하나 싶겠지만 현실에서도 동수처럼 상황을 둘로 갈라치는 이들을 의외로 자주 마주한다. 적과 아군. 좋거나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게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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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지니어스>
2017년 | 나타우트 폰피리야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이사야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SKY 캐슬>의 신드롬적 인기를 보며 아… 역시 이 나라에서 입시 문제와 학구열은 잘 먹히는 소재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전에 <공부의 신> <강남엄마 따라잡기>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난 소녀가 부잣집 자제들의 커닝을 돕고 대범하게 미국 대학 입학 시험까지 노리는 태국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 면에서 이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원작은 명문 사립고 내의 계급 문제, 무한 입시 경쟁과 신자유주의를 날카롭게 해부하며 커닝 행위를 스릴러 장르로 매끈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주인공 린을 비롯한 10대 캐릭터가 단순한 선악 구도에 매몰되지 않고 각자의 명분과 이해관계, 가치관을 지닌다.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지만 <배드 지니어스>
<씨네21> 기자들이 뽑은 ‘이 영화 리메이크 바랍니다’ - 대입, 독재, K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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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먼 훗날 우리>까지. 관객의 기억에 각인된 멜로 작품이 연이어 리메이크되는 가운데, 문득 궁금해진다. 최근 부는 이 바람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거듭 생명을 얻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진짜 이유 말이다. 거기에는 지금 우리 영화계의 현주소가 놓여 있다. 그곳에 닿기 전, 우선 최근 리메이크되는 작품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국내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장르물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청춘물에 로맨스, 판타지의 요소까지 공유한다. 우연히 다가온 첫사랑, 사랑에 서툰 남자, 해사하며 속이 깊은 여자, 투닥거리며 깊어지는 사랑, 갑자기 다가온 위기, 서로의 진심을 깨닫는 마무리까지. 관습화된 코스가 있고, 이를 얼마나 맛깔스럽게 운행하는지가 흥행을 좌우한다. 이 장르 팬덤
[비평] 청춘 로맨스물의 리메이크 열풍 비평 과거의 감성에 대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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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어떤 관객층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동아시아권 멜로영화들이 한국을 무대로 바꾸어 연이어 리메이크되고 있다. 이같은 풍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짚어보았다.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과 한계를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결국 비슷한 문화권을 공유한 영화가 계속해서 재탄생하는 것은 로컬라이징 이후에도 여전히 소구하는 핵심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로맨스물 외에도 리메이크를 검토해볼 만한 다양한 아시아영화들을 <씨네21> 기자들이 추천해보았다.
2020년 안시환 영화평론가는 중국영화 <먼 훗날 우리>를 뒤늦게 관람한 소회를 남기며 “지금 한국영화에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정서와 문제의식이 지금의 중국에는 현재의 것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2017년 김혜리 기자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여러 미덕을 언급하며 “<배드 지니어스>에
[기획] 왜, 지금, 다시? 멜로영화 리메이크로 보는 동아시아권 영화산업의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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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은 이야기꾼의 자질을 타고났다. 우선 그는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자기만의 음색과 창법의 소유자다. 그의 음성에 홀린 청자는 온 신경을 사로잡는 목소리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안예은의 목소리는 신분제, 구중궁궐의 암투와 모략, 쇠락한 국운과 금단의 사랑 등 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각기 한수를 뽐내는 역사극에 특히 자주 활용됐다. 홍길동, 장녹수, 광해군, 평강과 온달.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운명을 호소하는 서사에 구성진 안예은의 목소리가 결합하자 이들의 인생은 막강한 매혹을 입었고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당겼다. 안예은의 음악은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로부터 왔다. 영국의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호주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프랑스의 소설 <레 미제라블>과 한국의 수많은 구전설화는 안예은에게 다가와 자기도 새 이야기를 입고 싶다며 아우성쳤다. 또 안예은의 음악은 수많은 이야기를
[트랜스크로스] ‘이야기하기’의 욕구 - EP 《이야기 보따리》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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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킹덤>은 2023년 칸영화제의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다. 이는 토마스 카일리 감독이 지난 10년간 프랑스영화계에서 줄곧 주목할 만한 시선을 받았다는 점에서 공교로운 배정이다. 2014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상영된 첫 장편영화 <싸우는 사람들>은 이듬해 세자르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고, 2018년 연출한 시리즈 <아드 비탐>은 그해 프랑스 각종 전문지가 선정한 올해의 시리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애니멀 킹덤>이 등장했다. 인류에게 원인불명의 동물화가 발생하고, 수인(獸人)은 보호소에 격리되거나 사살된다. 프랑수아(로맹 뒤리스)와 에밀(폴 키르셰) 부자 역시 변이로 인해 격리된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탈출하자 사라진 가족을 찾아 나선다. 4년간의 준비 끝에 이전에 본 적 없는 ‘동물의 왕국’을 구현해낸 토마스 카일리 감독과 화상으로 만나 나눈 대화를 전한다.
- 작품을 쓰는
[인터뷰] 이 영화는 차이와 다름에 관한 우화다, <애니멀 킹덤> 토마스 카일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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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호러영화. 한국 관객에게 전작을 포함한 자신의 영화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노르웨이에서 온 젊은 영화감독 테아 비스텐달이 즐겨 사용한 표현이다. 단편영화 <칠드런 오브 사탄>을 포함한 필모그래피에는 호러 장르와 음악을 향한 감독의 애호가 잘 드러난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현재 개봉을 앞둔 <언데드 다루는 법>은 장르에 기대고 있으면서 인물과 인물의 감정에 밀착해 있다. 장르영화를 연출하며 시적인 표현을 연마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의 말과 영화에서 비친다.
- 첫 장편영화로 욘 A. 린드크비스트 작가의 <언데드 다루는 법>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원래 각색하고 싶었던 작품은 같은 작가의 <리틀 스타>였다. 그런데 영화화하려고 보니 다른 사람이 이미 판권을 구매한 뒤였다. 소설 <언데드 다루는 법>을 알게 된 건 그 후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너무 좋다고 생각하던 차에 린드크비스트 작가가 내
[인터뷰] 마술적 사실주의풍의 공포 다루기, <언데드 다루는 법> 테아 비스텐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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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찾아온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팔콘이었던 샘 윌슨은 방패와 날개의 새 주인이 되어 다음 챕터의 문을 연다. 무엇보다 슈퍼 솔저 혈청이 없어 초자연적인 힘에만 의지하지 않는, 이전 영웅과 사뭇 다른 면모는 마블 히어로 세대교체의 선명한 구분선이 될 것이다. 힘은 어디서 오고,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 모든 영웅담의 발로가 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시 샘 윌슨이 된 배우 앤서니 매키를 직접 만났다.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이 대화는 예상보다 경쾌하고 가벼워서 웃음과 쉽게 뒤섞였다.
- 이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다른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에게 혈청이 없다는 거다. 마블 세계관에서 슈퍼 솔저 혈청은 초대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의 초자연적 신체 능력의 근원이다. 나의 샘 윌슨이 위험에 직면하는 방식이나
[인터뷰] 방패의 주인이 바뀌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앤서니 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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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바다 너머 섬)>(이하 <이어도>)는 7편의 단편영화(스크린)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봤을 때, 개별적인 영화들이 연결되는 순서가 있는가. 아니라면 당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가.
공간적·시간적 장치이자 은유로서 나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해류도 나선형이고, 해녀들이 물질로 채취하는 소라도 나선형이다. 각 작품의 내러티브는 선형보다는 원형에 가깝고, 시간과 공간은 지극히 지역적이고 장소적인 것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지리적·문화적 경계를 넘어서는 더 넓은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를 위해 스크린과 관객의 좌석을 나선형으로 배치하여,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 연관되도록 전시 공간을 조성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인과적 연속의 고정된 내러티브가 아닌, 물결과 공명의 느낌을 작품에 반영했다. 하나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을 서로 연결된 것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을 기반으로 구성했
[인터뷰] ‘자연은 인간의 감각과 문화 형성에 근본적인 역할을 해왔다’, MMCA ‘올해의 작가상 2024’ 참여 작가로 선정된 제인 진 카이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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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MMCA)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올해의 작가상 2024’를 개최하고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했다. 이중 제인 진 카이젠은 <이어도(바다 너머 섬)>라는 제목으로, 상호 연관된 7개의 영상을 선보인다. 작가는 7개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 스토리텔링, 수행성, 사운드, 구술을 교차시키며 시간 기반 미디어 탐구를 확장한다. 제주 태생으로 덴마크로 입양된 카이젠은 강렬한 시각성을 동반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의 경험과 정치적 역사의 교차점에서 기억, 이주, 국경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일곱점의 영상으로 이루어진 연작 <이어도(바다 너머 섬)>는 지역공동체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 오늘날의 쟁점에 대한 작가의 다층적 연구를 집약하여 보여준다. 그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작가로 참여하였고, 202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올해의
[기획] 시간의 지층과 접속하는 헤테로토피아 - 역사 너머의 태곳적 기억 제인 진 카이젠의 <이어도(바다 너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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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가나다순
*제작·배급사 요청 등으로 미표기된 작품이 있으며 개봉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25년 영화 개봉예정작을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