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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
김상만/한국/2024년/127분/개막작
전쟁(戰爭)의 괴로움은 비단 싸우고(戰) 다투는(爭) 일에만 있진 않다. 적과 싸우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누가 적인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격변의 혼란(亂)이 시작된다. <전,란>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조선을 배경으로 서로 어지럽게 엮인 채 다투는 두 인물을 따라가는 영화다. 아비의 빚 때문에 억울하게 노비로 전락한 천영(강동원)은 이름난 무가(武家)에 노비로 팔린다. 무가의 외아들 종려(박정민)는 그런 천영에게 마음이 간다. 마음씨 고운 종려가 천영을 챙기는 사이 무예에 빼어난 재능을 지닌 천영은 종려의 수련을 돕고, 둘은 어느새 몸종과 양반이란 신분을 넘어 친구가 된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터지자 모든 게 뒤집힌다. 종려는 선조(차승원)의 호위무사가 되어 한양을 떠나고 남겨진 천영은 의병이 된다. 이윽고 전란의 세월을 지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칼끝을 겨눈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의 칼끝은 재미를 향한다
[기획]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씨네21>의 추천작 가이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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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지난해보다 8% 늘어난, 63개국 총 279편(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 포함)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을 상영관으로 추가 확보하며 양적·질적 확장을 꾀했다. 특히 엄격한 시네필과 대중적인 취향의 영화 애호가들을 아우르는 라인업이 눈에 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며, 감독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그랜드 투어>로 제77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영화제의 저변을 넓히는 시도도 꾀했다. 지금도 취소표를 구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는 독자들을 위해 <씨네21>이 엄선한 추천작들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올가을 부산에 가야 하는 이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2일부터 11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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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01년 9월11일 테러 이후, 탈레반을 색출하려는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다. 탈레반은 미국에 저항해 가짜 정보를 흘리면서 수색망을 피한다. 탈레반 수색대원 상사 킨리(제이크 질런홀)는 매번 허탕치고 전우가 무참히 죽어가는 전쟁의 부조리에 환멸을 느낀다. 그는 기존 통역사의 죽음으로 베테랑 통역사 아흐메드(다르 살림)를 고용해 수색을 이어간다. 아흐메드는 계속 독단적으로 행동하며 킨리의 심기를 건드리고 둘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더 커버넌트>는 원제에서 드러나듯 가이 리치가 각본, 감독, 제작에 참여한 영화다. 미국 비자를 대가로 목숨을 걸고 일했던 통역사에 대한 부채 의식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그리는 만큼 감독 특유의 도발적 플롯과 연출이 정제되어 있다. 폴 그린그래스나 캐스린 비글로 등 기존 이라크전 영화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편이다. 여러 장점이 두드러짐에도 주제가 일차원적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리뷰] 책임감과 연륜이 깃든 연출력, 시대착오적 시선까지. 이제야 노년으로 접어든 가이 리치, ‘더 커버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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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토마스 살바도르)는 출장으로 알프스를 찾았다가 창밖의 산을 보고 삶의 진로를 바꾼다. 이 선택에 구체적인 이유는 없다. 유명한 등반가들의 알쏭달쏭한 말처럼, 그는 산이 그곳에 있기에 오른다.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을 오르내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피에르는, 어느 날 살아 움직이는 광물 형태의 생명체를 발견하고 더욱더 산에 매료된다. <산이 부른다>는 미스터리한 영화다. 피에르가 산에 오르는 이유도, 그가 산에서 경험한 일들도 전부 이성적으론 설명이 되지 않는다. 직접 주연을 맡은 감독 토마스 살바도르가 어릴 적부터 산악영화 제작의 꿈을 가지고 있었을 만큼 산에 특별한 감정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 데뷔작 <빈센트>부터 주연을 겸했던 그의 영화 세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다. 프랑스 샤모니 지역에서 촬영된 알프스의 자태는 압도적이다.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상영작이다.
[리뷰] 산이라는 미스터리를 그 자체로 흡수한 인간의 하산기, ‘산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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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가 동시에 한 여자를 잃는다. 30대 소설가 마키오(아라가키 유이)는 절연한 채 수십년을 산 언니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사(하야세 이코이)는 소중한 엄마를 여읜 것이다. 마키오는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아사를 향한 조문객들의 숙덕거림을 듣고 홧김에 조카를 자신의 집에 들인다. 가족이지만 한번도 만난 적 없던 마키오와 아사는 한 공간에서 먹고 자며 서로에게 조금씩 가까워진다. <위국일기>는 관계 맺기의 다양한 방식을 탐색하는 드라마다. 영화는 마키오와 아사가 새로 맺는 관계로부터 출발해 두 여성이 집 밖에서 죽마고우, 헤어진 연인, 능력이 뛰어난 동급생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쌓는 관계까지 사려 깊게 살핀다. 마키오와 아사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삶은 불가능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야마시타 도모코의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가 원작이다.
[리뷰] 염려하되 개입하지 않는 두 타인이 서로를 보듬는 법, ‘위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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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명탐정 코난> 원작 만화 연재 이후 첫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가 국내 극장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정체불명의 음성 변조 목소리로부터 폭탄 테러 협박 전화를 받은 쿠도 신이치(야마구치 갓페이)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어린 코난(다카야마 미나미)의 몸으로 싸워나간다. 차례를 거듭할수록 테러범은 피해 규모를 늘리기 시작하고, 결국 경찰과 코난 일행은 달리는 전동차가 멈추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급박한 상황에 도달하고 만다. 한편 신이치의 생일을 맞아 시내에서 밤샘 영화 데이트를 준비한 란(야마자키 와카나)은 어지러운 바깥세상의 일을 모른 채 설렘 가득한 시간만을 기다린다. 신이치와 란의 미묘한 감정이 고양되는 후반부는 폭탄 테러라는 긴급한 상황에도 애틋한 로맨스를 놓지 않는 <명탐정 코난>의 장기를 잘 드러낸다.
[리뷰] 우리 ‘처음’의 의미를 기억하나요?,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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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동네에서 가장 철없는 남자로 손꼽히는 야스(아베 히로시)는 아들 아키라(기타무라 다쿠미)가 태어나면서 성실한 가장으로 변모한다. 단란했던 가정은 어린 아키라와 아내 미사코가 야스의 운송 회사를 방문한 날 산산조각이 난다. 아키라의 실수로 화물을 쌓은 탑이 무너지고, 아들을 구하려던 미사코가 죽고 만 것.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된 아키라가 야스에게 그날의 전모를 묻자, 야스는 아빠를 살리려다 엄마가 그렇게 된 것이라 거짓말을 한다. 이에 부자 관계는 소원해진다. 아들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톤비>는 아버지라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아들의 탐구 보고서와 같은 영화다. 아키라는 아버지의 생애를 청년기 때부터 다시 쓰면서 부자 사이의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야스의 아버지 등을 등장시켜 폭넓은 세대의 이야기로 확장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며, 수십년간 변화하는 사회상과 도시의 풍경을 사실감 있게 담아낸 생생한 시대극이다.
[리뷰] 아버지라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아들의 탐구 보고서, ‘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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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토크쇼 생방송 중 진행자를 살해한 일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스타가 된다. 그가 주인공인 영화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다. 반면 교도소에 갇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아서는, 무기력하게 변호사와 곧 있을 재판에서 형량을 줄이려 노력하며 시간을 보낸다. 전략은 다중인격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살인은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가 한 짓이라 주장해야 승산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커의 팬을 자처하는 리 퀸젤(레이디 가가)이 아서에게 나타나자, 한동안 멈춰 있던 조커의 멜로디가 다시 아서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5년 만의 속편으로 돌아온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폴리 아 되>는 관객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하는 영화다. 조커가 벌이는 ‘멋진 나쁜 짓’ 같은 것은 영화에 없다. 그건 오로지 뮤지컬의 형태로 아서의 환상 속에서만 펼쳐질 뿐이다. 전작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오명에 대한 감독의 답 같은 영화다.
[리뷰] 내가 쓴 증오의 노래의 돌이킬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든 비운의 예술가, ‘조커: 폴리 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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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본성과 기계의 프로그래밍은 얼마나 다를까. 외딴섬에 불시착한 로봇 ‘로줌 7134’, 로즈(루피타 뇽오). 해달 가족이 전원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깨어나지만 기계에 불과한 로즈가 야생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행히 환경에 적응하고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이 탑재되어 주변 동물을 흉내내며 섬에서 살아남은 가운데 로즈는 본사로 귀환하기 위해 통신을 시도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던 중 불의의 사고로 기러기 둥지에 홀로 남겨진 알을 발견하고, 갓 부화한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키트 코너)은 처음 본 로즈를 엄마로 여기며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엄마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로즈는 브라이트빌이 기러기답게 자라도록 보살필 수 있을까.
크리스 샌더스 감독이 원작자 피터 브라운과 함께 각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은 야생에 던져진 로봇 로즈를 주인공으로 한다. 기계의 매끈한 표면이나 동물의 털을 사실적 묘사 대신 붓이 쓸고 지나간 결로
[리뷰] 하나는 결코 어느 하나로만 성장하고 살아가지 않음을, ‘와일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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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모난 존재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재희(김고은)는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부터 모두의 관심을 끌 정도의 특별한 매력을 지녔지만, 이내 너무나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으로 전락한다. 자신의 성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흥수(노상현)는 그런 세상의 섭리를 어릴 적부터 깨우친 시민이다. 둘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맘 편히 스무살 시절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이태원. 재희와 흥수는 그곳에서 완전히 자신다운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서로를 발견하고 ‘베스트 프렌드’가 된다. 필요에 의해 동거까지 하게 된 둘은 그렇게 혼란스럽고 뜨거운 20대 초중반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모든 역사를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는 외장하드 같은 존재가 되기에 이른다. 서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보이는 둘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 건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재희와 흥수는 서로
[리뷰] 나답게 살았던 시절에 바치는 사랑의 축가, ‘대도시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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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은 이미 1958년에 능력주의(meritocracy) 사회가 어떤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것인지를 절절히 경고했다. 부와 권력과 명예 등 사람들이 원하는 것의 분배가 철저히 각 개인이 가진 ‘능력’에 비례하여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 능력주의 사회의 이상이다. ‘공정한’ 사회일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행복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 ‘없는 자들’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없어서 서러운 것에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꼴로 사는 책임은 모조리 자신이 못난 탓이라는 모욕까지 뒤집어쓰게 되기 때문이다. 게임과 경쟁에서 밀렸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서 더더욱 불만이 쌓여간다. 마이클 영의 이야기는 결국 이 ‘없는 자들’의 폭동으로 사회가 무너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오래전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술집 지하 화장실에서 본 맥주 광고 포스터는 아직도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 문구는 ‘맥주의 미덕: 못생긴 사람들도 섹스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였다. 누구나 알고 있지
[홍기빈의 클로징] 능력주의를 이야기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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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모픽렌즈 기술은 플레어와 왜곡 등의 특징을 통해 일반 렌즈보다 훨씬 다양하고 낯선 화면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애너모픽렌즈 이펙트의 구체적인 효과와 사례들을 아주 상세히 설명하면서, 왜 한국의 많은 영화와 시리즈가 이러한 애너모픽렌즈의 특수함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제언을 남기고자 한다.애너모픽렌즈 기술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탱크 안에서 군인들이 밖을 더 넓은 화각으로 잘 보기 위해 개발됐다. 하나의 구멍을 통해 볼 수 있는 인간의 시야보다 더 넓은 시야의 화각을 확보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렌즈의 이미지 압축을 통해 인간이 볼 수 없는 넓은 풍경을 압축해서 보게 만든 것이 애너모픽렌즈다. 이 기술을 1952년 미국 영화 제작사인 (당시) 20세기 폭스가 ‘시네마스코프’라는 이름을 붙인 와이드스크린 구현을 위해 활용한다. TV의 등장으로 극장이 영화산업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 극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와이드스크린을 저렴한 비용에 제작
[박홍열의 촬영 미학] 주변의 시선을 영화의 중심으로 - 애너모픽렌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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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녁 해가 지고 나면 반드시 아침 해가 뜬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소설 <새벽의 모든>에서 제목의 의미를 암시한 문장은 이 한줄 외엔 전무하다. 그렇기에 문장이 기술된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 비로소 주인공 후지사와와 야마조에, 두 사람이 겪은 고난을 밤의 시간에 대입해보게 된다. 영화에 묘사된 밤의 시간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플라네타륨 시연 장면이다. 플라네타륨이 구현한 밤하늘을 바라보는 참여자들에게 후지사와(가미시라이시 모네)는 회사 선배의 메모를 들려준다. “(…) 밤이 찾아와줘서 우리는 어둠 너머 무한한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이대로 쭉 밤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영원히 밤하늘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둠과 정적이 나를 이 세계와 연결하고 있다.”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 모두 원작 소설, 실존 인물의 자서전을 영상화했다. 하지
[비평] 어둠을 통해 삶을 말하기, <새벽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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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등 7관왕에 올랐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다중우주와 양자역학을 가장 창의적으로 다룬 영화 중 하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들에게 직관적으로 양자 확률을 설명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즉 “모든 것이 모든 곳에서 한꺼번에”라는 긴 제목을 굳이 고집했어야 하는 이유 역시 과학 이론과 연결된다.
미국으로 이민을 와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블린(양자경)에게는 삼중의 문제가 존재한다. 부모와 관계가 소원한 딸 조이(스테파니 수)는 할아버지에게 동성 애인을 소개시키려고 하고 세금 체납으로 국세청을 방문해 세무조사를 받아야 하며 먼 길을 온 아버지에게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는 그와 이혼할 결심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웨이먼드가 이혼 서류가 아닌 이상한 장치를 건넨다
[임수연의 이과감성] 양자역학과 다중우주론의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