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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작은 연극 극단에 신입 단원들이 들어온다. 그중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혜리(전혜연)가 있다. 연극이 재미있어 보여 지원했다는 당돌한 포부에 단원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 해영(박호산)은 그녀에게서 자신을 사로잡았던 젊은 시절의 순수한 열정을 발견한다. 하지만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함이 끝내 독이 된 것일까? 공연 준비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혜리를 둘러싼 지저분한 루머가 극단 내에 돌기 시작한다. 해영은 극단을 위해 결단을 내리기로 마음먹는다.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예술인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꾸준히 조명해온 정형석 감독의 신작이다. 카뮈의 사유로 무장한 그는 이번에도 부조리한 현실 위에서 외줄타기를 이어 나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진실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는 작법은 이제껏 예술인을 그린 작품들과 의미 있는 차이점을 가진다.
[리뷰] 카뮈 향 짙게 밴 거울 속, 웃고 우는 예술가들,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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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4대 대성당을 전문 건축가와 미술사들의 코멘터리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영화. 먼저 성베드로대성당은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베르니니가 건축에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성당이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베르니니의 <발다키노>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라테라노성요한대성당, 산타마리아마조레대성당, 성 밖 성바오로대성당 등 로마를 대표하는 역사적 공간들이 소개된다. 한때 <모나리자>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사진으로 보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많은 관람객에 치이며 애쓰는 것보다 집에서 컴퓨터로 편하게 고해상도 사진을 감상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예술 작품을 보는 가장 최상위의 방식이 꼭 실물 감상이 아닐 수 있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밀도 높은 가이드와 함께 극장 스크린으로 즐기는 예술 여행 나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리뷰] 극장 스크린으로 즐기는 바티칸 투어, <성 베드로 대성당과 로마의 교황청 대성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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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유출 사건으로 일본이 떠들썩해진 틈을 타 요리코(쓰쓰이 마리코)의 남편이 자취를 감춘다. 이후 아들과 둘이 살아가던 요리코는 생명수를 숭배하는 사이비종교에 심취한다. 어느 날, 나이든 남편(미쓰이시 겐)이 찾아와 자신이 암환자라 밝히고 생의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다. 갑작스레 일상에 끼어든 남편의 존재로 인해 요리코는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강변의 무코리타>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카모메 식당> <안경> 등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전작의 인상을 바탕으로 <파문>을 본다면 기분 좋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영화를 통해 남성 중심적 제도, 성차별과 같은 일본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동일본대지진, 방사능 유출 사건 등 재난을 적극적으로 극에 끌어들인다. 재난 상황의 전시보다는 재난 발생 이후 인물들의 대처 방식에 주목하며 그 속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리뷰] 재난 후에 남겨진 자들의 회복과 연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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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한 생활로 몰락의 길을 걷던 중년의 배우 앤서니(러셀 크로)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온다. 공포영화 ‘조지타운 프로젝트’의 주연배우가 촬영 중 사망하면서 대체자로 발탁된 것이다. 소원해진 딸 리(라이언 심프킨스)와의 관계 회복과 마지막 재기의 기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사제 연기에 강박적으로 몰두한 앤서니는 어느새 악마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한다. <더 엑소시즘>은 영화 속에서 구마사제를 연기한 배우가 악마에 빙의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쫓는 오컬트 호러물이다. 러셀 크로가 이번 작품으로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신부 역을 소화했다. 초자연적 현상, 퇴마 의식 등 오컬트의 구색을 갖추고는 있지만 장르 팬들이 기대하는 서늘함을 자아내기에는 다소 빈약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중후했던 러셀 크로의 파격적인 빙의 연기만큼은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더할 요소다.
[리뷰] 빈약한 서늘함, <더 엑소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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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한 악몽에 시달렸던 엘렌(릴리로즈 뎁)은 남편 토마스(니컬러스 홀트)의 갑작스러운 출장 소식에 극도로 불안해한다. 하지만 토마스는 부동산업자 크녹(사이먼 맥버니)의 부탁으로 올록 백작(빌 스카르스고르드)과 거래를 위해 먼 타국으로 향한다. 토마스는 친구 하딩 부부에게 아내를 부탁하지만 그가 떠난 뒤로 엘렌의 환각과 몽유병은 점차 심해진다.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를 통해 호러 세공사로 발돋움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거대한 야심으로 돌아왔다. 고딕 호러 영화의 정수로 꼽히는 F. 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를 현대에 재소환한 것이다. 로버트 에거스의 <노스페라투>는 오컬트와 크리처물 등 다양한 장르적 기교를 활용해 유려하게 고전을 굴절시키는 데 성공한다. 현대적 뱀파이어물에서 빠질 수 없는 관능적 이미지마저 육체와 정신을 모두 마비시키는 감각으로 승화시킨 괴이하면서도 매혹적인 영화이다.
[리뷰] 고딕의 탈을 쓴 채 영육을 마비시키는 관능의 난반사, <노스페라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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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에 관한 관심이 폭증하던 2022년 대한민국에서 최악의 코인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다.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Mommy’ 코인의 공동대표 양도현(송재림)은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도피를 감행한다. 전도유망하던 청년 사업가 도현은 한순간에 최악의 경제사범으로 전락하고 만다. 현해리 감독의 <폭락>은 피해액만 50조원이었던 루나코인 대폭락 사태를 각색한 범죄물이다. 아직 사법기관의 판단이 나지 않은 실존 사건이기에 영화는 폭락의 인과를 파헤치기보단 인물의 흥망성쇠를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위장전입으로 입성한 명문고부터 창업 지원금을 노린 고의 도산까지 <폭락>은 이번 사건이 거짓과 한탕주의로 점철된 욕망의 말로라고 결론짓는다.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을 조명하지 못한 각본에 아쉬움이 남지만, 주인공 도현의 서늘하고 아득한 추락을 연기한 송재림이 얼마나 매력적인 배우였는지를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리뷰] 중추가 끊긴 몰락기 속 처연한 마지막 얼굴만큼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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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몸집의 쾰른족 엘프들은 인간을 남몰래 도우며 살아간다. 이중 쾰른족의 말썽꾸러기 엘피는 전통을 고수하는 부족의 규칙에 싫증을 느낀다. 그녀는 쾰른족과 오래전부터 앙숙인 비엔나족의 엘프인 보를 만나 친구가 된다. 엘피는 보를 데려온 죄로 혼나게 되자 홧김에 가출을 결심한다. 그녀는 비엔나족의 자유분방한 생활양식에 반해 그들의 일원이 되기로 한다. <슈퍼 엘프: 빨간모자 비밀요정>은 2021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엘프>의 후속작으로 20회 취리히영화제에서 최고어린이영화상을 수상했다. 화해와 상생하는 삶이란 주제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기에 적절하다. 쾰른시를 그대로 그려낸 듯한 세트와 크리스마스풍의 알록달록한 색감에 먼저 눈길이 간다. 첩보물 속 스파이 같은 비엔나족과 엘프족의 천적 고양이 폴리펫의 디자인도 매끈하다. 그림이나 몸짓 등 작고 사소한 행위로 감정을 건드리는 연출도 볼만하다.
[리뷰] 작고 소중하고 안온다정한 소동극, <슈퍼 엘프: 빨간모자 비밀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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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은 아파트 청약 당첨이라는 일생일대의 사건과 함께 시작된다. 결혼을 앞둔 웹툰 작가 정서(나애진)는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혼 후 새 가족과 횟집을 운영하는 아버지 영주(안석환)를 찾는다. 엄마 미영(박현숙)이 색소폰과 함께 건넨 옛날 차용증에 의지해 떼인 돈을 받기 위해서다. 고향 동해에서 아버지의 가족과 부대끼는 동안 정서는 의복동생 정해(김진영)와 유대하게 된다. 피 대신 돈으로 서로를 착취하고 되살리는 관계. <은빛살구>는 가족이라는 모델을 존속시키는 복잡한 역학을 가차 없이 통과해나간다. 장만민 감독은 돈과 생존에 얽힌 가족구성원의 시선을 다각도로 설득력 있게 경유하지만, <은빛살구>가 내러티브의 완성도와 핍진성을 우선하는 전통적 가족드라마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캐릭터들이 뱀파이어물의 등장인물로 묘사되는 판타지적 삽화와 더불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과격한 캐릭터 조형, 인공적인 순간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전면에 나선다.
[리뷰] 온기어릴 찰나 송곳니를 드러내는, 홀로서기를 위한 드라마, <은빛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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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라인 광고업자로 일하는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가 오랜만에 휴갓길에 오른다. 사촌 형제 벤지(키런 컬킨)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여행에서 두 손자는 최근 돌아가신 할머니의 고향 폴란드를 방문하기로 한다. 사소한 자극에도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데이비드와 달리, 벤지는 세상의 여유를 다 가진 듯 사회의 도덕률을 넘나드는 악동이다. 바르샤바에 도착한 두 사람은 예약해둔 홀로코스트 투어에 합류해 가이드 제임스(윌 샤프)와 네명의 동행을 만난다. 폴란드, 유대인, 그리고 유대교라는 고유한 키워드로 연결된 이들은 바르샤바 게토 봉기 기념탑, 유대인 공동묘지, 루블린과 마이다네크 절멸수용소 등을 패키지 코스로 둘러본다. 병적인 감정 기복의 소유자 벤지는 투어의 면면을 비난하며 불손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한편, 이를 바라보는 데이비드의 마음에는 가족을 향한 애정과 증오가 뒤엉킨다.
인디영화(<라우더 댄 밤즈> <호신술의 모든 것>)와 블록버스터(<나유 유
[리뷰] 우리 다 같이 역사의 뜨내기가 되어, <리얼 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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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살구>의 정서(나애진)는 많이 알수록 잘 모르겠는 여자다. 계약직 디자이너에서 벗어나 웹툰 작가로 살겠다는 꿈도,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고 계약금은 재혼한 아버지(안석환)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는 그의 현재 상황도 알고 있지만 가족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가 정서에게 물음표를 띄우게 한다. 배우 나애진에겐 캐릭터의 그런 알 수 없음이 입체적으로 다가와 좋았다. “그래서 정서가 아빠를 사랑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나도 장만민 감독님에게 많이 여쭤봤었다. 그런데 고민할수록 어느 한쪽으로 결론내릴 수 없는 게 감정이고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빛살구>를 통해 처음으로 장편 주인공을 맡은 나애진은 작품 안에서 수많은 처음을 경험했다. 뱀파이어 시퀀스가 있어 입가에 피 분장을 하고 상대의 목덜미를 무는 연기를 했다. 횟집 딸내미인 정서가 회 뜨는 장면을 직접 소화하고 싶어 “고향의 아빠 친구 어부를 찾아가 손기술을 배워”왔고, 정서의 한때 취미가 보드라 “국내에서
[WHO ARE YOU] <은빛 살구> 배우 나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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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열린 제작보고회 일정을 시작으로 종일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한 세 사람이 오후 5시 무렵 너무도 정다운 모습으로 성큼성큼 인터뷰룸에 걸어들어왔다. 나란히 앉은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은 약속이나 한 듯 눈앞의 마들렌과 컵케이크를 나눠 먹으면서 맞은편 기자에게도 접시를 내민다. “같이 먹어요!” 탐사 PD들의 활극인 <트리거> 현장에서도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틈틈이 삼삼오오 모여 먹기 바빴다는 트리오 중 정성일의 고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리즈 후반부에 보면 살이 쪄서 화면에서도 티가 나요. (웃음)” 오피스물의 매력은 관계성에서 결정된다. 팀장과 팀원의 역학, 때로는 직급과 나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끈끈하게 뒤섞이는 현장 동료의 호흡. 작품 바깥에서도 이를 이어가기로 한 듯한 세 사람은 각자의 대답이 아니라 상대의 심경에 주의를 기울이며 총총한 안광을 빛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잘할 수 있도록 서로를 이끌어줄 때, 비로소 작품도 잘되는 시너지효과를 점점
[인터뷰] 서로의 진심에 ‘트리거’가 된다는 것, <트리거>의 팀원들 -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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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우리가 보는 뉴스 한 꼭지 뒤에는 누군가의 지독한 고집과 처절한 사투가 숨어 있다. 탐사보도국이라는 공간은 그래서 특별하다. 이제는 도무지 유용해 보이지 않는 단어들- 진실 혹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태워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거기에 있다. <트리거>는 각자의 마음속 트리거를 품은 채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몰두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팀 ‘트리거’ PD들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후줄근한 차림새로 나타나 짐짓 온갖 일에 신물난 듯 굴어도 적시에 원칙과 책임의 본분을 다하는 팀장 오소룡(김혜수)이 이 소란스러운 오피스물의 구심점이다. 그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요주의 인물은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나타나 오직 외길만을 고집하는 PD 한도(정성일)다. 한편 막내 기호(주종혁)는 팀의 활력소이자 야심가로 학벌주의의 벽을 뚫고 성장해나간다. 애와 증, 공과 사를 넘나들며 때로 묵직하고 때로 우스운 화학작용을 주고받는 <트리거>의 세 주역, 배우 김혜수, 정성일, 주
[커버] 뉴스 뒤의 사람들, <트리거> 배우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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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살아있는 지구>
여러 다양한 동물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지금도 생각나는 친구는 ‘바나나농게’인데, 노란색의 커다란 집게발을 하나만 갖고 태어나 그런 이름이 붙었다. 상대에게 구애를 할 때 집게발을 번쩍 들어올리는 춤을 춘다. 단체로 자신의 집게가 더 멋있다며 뽐내는 춤을 추는데 너무 귀여웠다! 정말 신비로웠다.
<나의 문어 선생님>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좋아한다. 생태계를 거스르지 않고 문어의 삶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태도가 좋았다. 관찰자의 시선에서 문어의 인생을 매일 관찰하다보니 나 역시 무척 몰입이 됐다. 문어가 그 정도의 지능이 있는 동물인 줄 몰랐다.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후반부에선 무척 슬펐다. 최근 인상적으로 본 다큐멘터리 중 하나다.
<브레이킹 배드>
재밌다는 말만 듣다가 얼마 전 보기 시작했다. 장르에 관계없이 개연성이 있는 현실적인 작품을 좋아하는데 <브레이킹 배드>는 그 맥락 안에 있는 작
[LIST] 노상현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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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장미’가 좋다. 설령 그것이 순수한 악의를 포장하고 있을지언정 그 형식만큼은 옹호하고 싶을 정도로.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의 슬픔에 동의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하나의 결의로 드러낸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은가? 물론 누군가의 냉소와 조소까지 예측하며 비장해지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자신의 감정에 취해서 우스꽝스러워질 확률을 미처 계산하지 못하는 것까지가 비장함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나는 늘 ‘쿨’하면서도 비장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쿨’과 ‘비장’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개념이었다. 시간의 축에 발을 붙인 인간이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터. 휴대폰도 자동차도 ‘경량’이 우수한 것이라 입 모아 말하던 시대는 ‘쿨’의 영역으로 등을 떠밀며 나를 비장한 것들과 생이별시켰다. ‘비장미’의 결정체인 《Rising Sun》을 발매한 후 20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듣게 된 것 역시 바로 그 선택 때문이었다.
‘이제껏 <Rising Sun(순수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정말 혼돈의 끝은 어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