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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 질런홀 감독의 <브라이드!>를 보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이야기보다 이미지다. 사건의 흐름이 한데 모이지 않고 줄거리도 손쉽게 뽑아내기 어렵다. 인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고 어떤 갈등이 이어졌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관을 나와도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다시 소환된 신화 같은 캐릭터들, 농밀한 공기와 색채, 음악이 만들어낸 볼륨, 집요하게 클로즈업되는 얼굴, 그리고 춤이라 해도 될 만한 몸의 움직임과 힙한 코스튬. 마치 이야기를 이해하지 않아도 좋으니 장면을 체험하고 즐기도록 유도하는 듯하다. 관객은 서사를 따라가다 말고 감각의 흐름으로 끌려 들어간다.
이 지점에서 플라스틱 시네마(Plastic Cinema)라는 개념을 불러와 이름 붙여 볼까 한다. 일상언어에서 플라스틱이라는 말은 흔히 인공적인 재료를 의미하지만, 원래는 형태를 만들어낸다는 뜻에 가깝다. 미학의 역사에서 이 단어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왔는데 그리스어 플라세인(plassein)에서 유래한
[비평] 플라스틱 시네마, 최선 평론가의 <브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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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하느냐, 침묵하느냐. 지난 한해 동안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선 전쟁에 대한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치러진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지난해 5월 개막한 칸영화제까지 지난 1년간 전시 상황에 관해 영화제·시상식에서 오간 대화와 사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전쟁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는 매번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발언하거나, 불참하거나 -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정치적 논평을 배제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지만 하비에르 바르뎀은 달랐다. 국제장편영화상 시상자로 나선 그는 옷깃에 ‘전쟁 반대’ 핀과 ‘팔레스타인 지지’ 핀을 달고 시상대에 올랐다. “전쟁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운을 뗀 하비에르 바르뎀은 자신이 “시네마를 사랑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문화 속 인간의 경험을 연결해주는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시상식 이후 진행된 <버라 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도 “가자
[특집] “No to War, and Free Palestine” - 동시대 전쟁에 관한 영화제·시상식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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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일어난 전시 상황을 다룬 장단편 영화들을 가장 근시일에 발생한 전쟁부터 차례로 정리했다. 미얀마 내전 등 아직 영상·영화로 옮겨지지 않은 전쟁·내전은 제외했다. 17편의 작품들은 편집된 단신 뉴스 영상으론 접할 수 없는 현실을 생생히 고발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2023년~)
<영혼을 손에 품고 걷는다>(Put Your Soul on Your Hand and Walk)
세피데 파르시 / 프랑스, 팔레스타인 / 2025년
이란에서 유럽으로 망명한 세피데 파르시 감독은 팔레스타인 가자에 사는 20대 여성 파트마와 영상통화를 나눈다. 두 사람은 실제로 만난 적 없으나 서로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며 금세 친밀해진다. 그렇게 2024년 4월부터 1년 넘게 연락을 주고받으나, 연락의 시기와 빈도는 비정기적이다. 파트마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며칠 동안 몸을 숨겨야 할 때도 있고,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힘을 내기 어려운 날들도 있다. 그럼에도 파트마는
[특집] 2000년대 이후 발발한 전쟁을 소재로 한 17편의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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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사이버펑크의 대부 윌리엄 깁슨은 기술적 진보의 점진적 확산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지진은 진원지부터 먼 곳까지 시차를 둔 채 퍼져나간다. 사후적으로 지진의 형태를 조사할 수는 있지만 각자 느끼는 건 자신의 공간에 한정된 체험일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산다고 믿지만 실은 속한 지역과 집단에 따라 다른 시간을 산다. SF 작가처럼 말하자면, 우리는 각자의 타임머신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 파편적인 체험을 넘어, 관계된 모든 이들을 하나의 시공간으로 모으는 사건도 있다. 전 인류에 어떤 식으로든 크고 작은 상흔을 남기는 비극, 바로 전쟁이다.
미디어 홍수의 시대, 공론장은 여전히 유효한가
2026년 3월14일, 현대철학의 흐름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상가 위르겐 하버마스가 세상을 떠났다. 공적 공간에서 대화와 토론의 중요성을 역설한 위대한 철학자의 죽음을 마주하며 비로소 지금이 21세기라는 걸
[특집] 차가운 전쟁, 뜨거운 이미지, 분열된 세계 - 21세기 미디어가 전쟁을 재현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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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75명. 미국의 미사일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호르모즈간주 여자초등학교 학생 수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의 표적 설정 오류로 인한 사고라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근 수십년간 발생한 가장 참혹한 미 군사적 실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 전했다. 백악관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을까. 백악관의 엑스(X) 계정엔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 영화 <아이언맨>등 전투 신을 미군의 이란 폭격과 교차편집한 숏폼 영상이 주기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이란의 사상자 수치는 매일 경신되나 반대편에선 이를 승패의 이분법적 구조 안에서 게임과 다름없는 일종의 유희 거리로 소비 중인 것이다. SNS에선 전시 상황 푸티지를 가공한 AI 영상까지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내전과 분쟁이 기약 없이 이어지는 현재, 도처의 전란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카메라를 매개로 분란을
[특집] 전쟁과 영화 - 21세기 미디어가 전쟁을 재현하는 방식&2000년대 이후 전쟁과 영화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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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왕좌의 게임> 등에 이어 왕위에 오를 판타지 IP는 무엇일까. 대형 스튜디오들은 눈에 불을 켜고 그 후보들을 찾아내는 중이다. 영상화가 어느 정도 물살을 탄 작품들 중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몇개의 사례를 소개해본다. 이들의 제작 소식을 고대하며 원작을 살펴보고 있어도 좋겠다.
‘코스미어’ 유니버스, 잠재력은 최강
<반지의 제왕><왕좌의 게임>의 아성을 이어받을 IP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작품이다. 미국의 판타지 작가 브랜던 샌더슨의 일명 ‘코스미어’ 유니버스 일부의 영상화 판권이 지난 1월 Apple TV에 팔렸기 때문이다. 2016년에 DMG 엔터테인먼트가 IP를 확보했으나 제작이 중단됐었다. 이후 다수의 대형 스튜디오가 탐냈으나 Apple TV가 원작자의 권리를 파격적으로 보장하는 옵션으로 계약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Apple TV는 <미스트본>
[기획] 다음 왕은 누구? - 주목받는 차세대 판타지 IP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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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는 귀여운 그로구가 먹여살린다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아기 외계인 그로구가 깜짝 방문했었다. 오는 5월 개봉할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홍보를 위한 등장이었다. 2019년부터 디즈니+에서 방영된 시리즈물 <만달로리안>이 극장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달로리안>은 기존 <스타워즈>의 제다이 서사에서 약간 벗어나, 만달로어인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요다 종족의 아이 그로구의 여행기를 그렸다. 스트리밍 시대에 접어들며 한동안 침체했던 <스타워즈>IP를 부활시킨 주역이다.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이후 7년 만에 개봉하는 <스타워즈>관련 극장 영화다. <만달로리안>의 존 패브로 감독,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배우 페드로 파스칼에 더해 배우 시고니 위버가 합세한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잠깐 목소리 출연을 한다고 하
[기획] <스타워즈>는 귀여운 그로구가 먹여살린다 - 판타지 IP의 복귀 소식과 산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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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세계는 계속된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왕좌의 게임> 등 21세기의 메가 IP들이 차례차례 후속작 공개 시기를 발표하고 있다. 리부트와 스핀오프, 프리퀄과 시퀄까지 만들며 어떻게든 세계관을 이어가려는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삭막한 현대인의 일상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함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수익 창출 목적을 무시할 순 없겠다. 관련하여 최근 몇달 동안 전세계 콘텐츠 업계를 들썩이게 만든 주요 화두가 있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전이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싸웠고 승전보를 울린 쪽은 후자였다. 이는 단순한 기업합병의 논리를 넘어 누가 거대한 IP 제국을 건설하느냐의 문제였다.
처음부터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자사 IP를 시장가치로 내세웠다.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및 TV 스튜디오, HBO 맥스 등 IP 관련 부문을 ‘워너브러더스’로, 등의 케이블 채널 종류는 ‘디스커버리 글로벌’로 구
[기획] 왕들의 귀환,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판타지 IP의 복귀 소식과 산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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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액션팀 87노스 프로덕션을 설득한 비결은?
어떤 액션팀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액션의 결은 달라진다. <프로텍터>에는 <존 윅>시리즈 등 과감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제작하고, 세계적인 스턴트 디자이너를 보유한 ‘87노스 프로덕션’이 합류했다. 문봉섭 작가가 말하는 ‘최고의 액션팀’을 끌어들인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시나리오를 보냈다. 함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정말 놀랐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작은 규모의 영화에 참여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기존 액션 시나리오와 달라서 좋았고, 이런 작품이라면 우리 커리어에 넣어도 되겠다’고 하더라.” 87노스 프로덕션이 빠르게 보내온 프리 비주얼 영상 속 액션은 기대대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문제는 강도와 속도였다. <존 윅> 못지않게 액션이 거칠고 빨랐다. 그건 <프로텍터>가 지향하는 결, 즉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는 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강도를 조금 낮추고 속도
[기획] 내려놓지 말고 그냥 계속 찍어!, <프로텍터>를 만든 또 다른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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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에 들어올 때부터 두분의 친분이 느껴졌다. 오래된 사이인가.
문봉섭 형, 동생으로 지낸 지 한참 됐다. 내가 김민기 대표님의 ‘화인웍스’에서 영화 기획 프로듀서를 할 때 처음 만났다. 결혼식 자리에서 김 대표님이 주방옥 대표님을 소개해주셨고, 이후 사석에서 “형님, 저 미국 가는데 용돈 좀 보태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금세 편해졌다.
주방옥 당시 내가 차태현, 송중기 배우가 소속된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었던 터라 화인웍스와도 가까워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문 작가가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긴 세월 미국을 오갈 때마다 그 과정을 꾸준히 들려줬다.
문봉섭 남들과 달리 형님은 한번도 내게 쓸데없는 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어서였다. 영화계에서 내 꿈을 유일하게 믿어준 분이었고, 시나리오를 쓰면 가장 먼저 보여드릴 만큼 신뢰하게 됐다.
주방옥 읽으면서 “내 아까운 시간을 쓰게 하다니” 하며 혼낸 적도 많다. (웃음) 글에 대해서는 쓴소
[인터뷰] 꿈은 결국 실행하는 사람의 것이다, <프로텍터> 문봉섭 작가 겸 아낙시온 스튜디오 대표&제작자 주방옥 블러썸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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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 SEOB MUN, BANG OK JOO.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프로텍터>가 시작하면 친숙하게 읽히는 낯익은 이름들이 스크린을 스친다. 짐작하듯 <프로텍터>는 한국인이 주도해 완성한 할리우드영화다. 제작사 블러썸 스튜디오와 아낙시온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기획과 제작을 맡았고 아낙시온 스튜디오 대표인 문봉섭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이야기는 명확하다. 미국 특수요원 니키(밀라 요보비치)가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딸 클로이(이사벨 마이어스)를 골든타임 안에 구해야 한다. <레지던트 이블>이후 다시 전사로 돌아온 밀라 요보비치의 화려한 액션을 예상하게 하나 이 영화의 진정한 관심은 주인공의 잿빛 내면에 있다.
살인을 위한 기술은 모두 익혔지만 자신의 아이를 웃게 할 방법은 모르는 어머니, 전장에서 수많은 약자를 구했음에도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안은 생존자. 니키의 내면은 자기혐오의 말로 늘 소란하다. 영화는 맨몸으로 적과 맞서는 현실의 니키와 자
[기획] K콘텐츠 DNA를 할리우드에 이식시킨 <프로텍터> 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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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 배우는 <메소드연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문을 열고 문을 닫는 존재가 그이기에 하는 말이 아니다. 배역의 이름이 배우 자신의 이름과 동일한 데다 영화의 시발점이 된 동명의 단편영화에서도 같은 세계를 펼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동휘 배우는 동갑내기 이기혁 감독과 단편에 이어 다시 한번 합심해 기획, 제작, 주연배우로서 여러 역할을 하면서 <메소드연기>를 완성했다. 현실과 픽션이 묘하게 뒤섞인 매력적인 이 세계를 창조한 이동휘 배우를 만났다. 잘나가는 신인배우 정태민을 연기한 강찬희 배우는 동석하여 이 세계의 묘한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보탰다.
- 시작은 이기혁 감독과 이동휘 배우가 만든 동명의 단편영화였어요. 그때 작업이 매우 좋았고 배우로서 고무되는 게 있어 장편으로 확장하자고 의기투합했을 듯합니다. 강찬희 배우가 합류하게 된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세요.
이동휘 배우 출신이었다가 감독이 된 이기혁씨는 20년 된 친구예요. 나
[인터뷰] 코미디는 타이밍과 호흡이다, <메소드연기> 배우 이동휘×강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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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이면 종종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보컬들의 명곡 듣기’ 게임을 한다. 1989년생 중엔 원더걸스, 소녀시대, 샤이니, 씨엔블루 같은 2세대 아이돌 그룹의 보컬이 많고 신용재, 조현아 같은 발라드 명창들도 포진해 있어서 나는 나름 시간을 잘 때우는 편이다. 하지만 네살 아래인 동생 또한 이 게임의 강자다. 1993년생에겐 루나와 정은지라는 압도적 성량의 기술과 디오와 혁오라는 음색 부문의 치트키가 있으며, 결정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를 공격할 수 있고, 모든 카드를 방어할 수 있는 아이유라는 조커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유의 노래를 대부분 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게 아이유는 언제나 ‘잘 모르는 가수’처럼 느껴진다. 달리 말하면, 나는 이미 아이유에 입문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BOO>와 <마쉬멜로우>를 부르던 데뷔 시절 아이유는 뒤늦게 사춘기를 겪던 20대의 내가 좋아할 만한 가수는 아니었다. &l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난 영원히 너와 이 기억에서 만나,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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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언가를 읽고 쓰며 살아왔다. 물론 듣고 말하며 살기도 했지만, 나라는 개인의 직업 영역에서 중요했던 건 확실히 읽고 쓰기쪽이다. 이걸 사회적 차원의 의사소통 네트워크 관점에서 풀자면, 어떤 저자가 쓴 것을, 논문이나 책 혹은 보고서나 기사 등의 형태로 읽고, 내 생각을 보태어 (또는 시초의 어떤 생각을 해결하기 위해 읽은 뒤 추가적으로 사유하여) 무언가를 쓰는 행위가 연속되는 셈이다.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읽어주고 이왕이면 그에 대해 무언가를 써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렇게 쓰고-읽고-쓰기의 연쇄를 통해 내가 참여하는 사회의 의사소통이 어떤 식으로든 지속된다. 그런 사회를 가리켜 ‘학술적 사회’(academic society)라고 부를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학회’라고 부르는 각종 단체가 정확히 그것이다.
지금도 나는 쓰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이 주로 학자들에 의해 읽혀서 그 결과가 다른 학술적 쓰기로 연결될 것을 의도하지도 딱히 기대하지도 않는다. 이 글은 필경 소수
[정준희의 클로징]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가 향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