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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단순하고 오래된 애국심- 아니, 대부분의 경우, 아무 생각없는 호전주의- 이 발휘하는 힘은 여전히 놀랍다. 이런 현상은 시상식이나 영화제 같은 국제적 이벤트에서 두드러진다. 소고기에 대한 무역 분쟁이나 전염병에 대한 국제적인 공포에서 그렇듯, 이른바 세계촌에 살고 있다는 지금 시대에도 이런 애국심은 뿌리 깊을 뿐 아니라 너무나 지역적이고 편협한 태도를 드러낸다.
요즘 세상에서는 전쟁터에서 싸우는 대신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이벤트를 통해 애국주의 에너지를 발산하곤 한다. 기본적으로 소규모의 문화 전쟁인 영화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은 자국의 영화를 크게 보도하고(자국의 영화가 별로 없는 영화제는 아예 취재를 안 하기도 하고) 영화제는 자국의 영화를 선전하기에 바쁘다.
따라서 진정하고 객관적인 의미에서 ‘국제적인’ 영화제란 없다고 할 수 있다. 칸영화제는 프랑스 회사가 투자하거나 프랑스 세일즈 혹은 프랑스 배급 회사가 붙은 영화를 드러내놓고 선호한다. 베를린도 점점
[외신기자클럽] 영화제도 애국주의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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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 한국에서 한국 자본으로 5D영화를 찍는다, 고 뻥을 치려 했다. 만우절을 기념해서 말이다. 해외 언론들처럼 아예 만우절 에디션을 만들면 어떨까 상상하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남기남 감독의 200억원 규모 블록버스터영화 현장 방문기’라든가 ‘스케이트 액션영화 출연 결정한 김연아 인터뷰’ 같은 가슴 벅찬 기획부터 ‘영진위 사태 모두 해결, 조희문 위원장 영화계에 사과’, ‘충무로 다시 활황… 500만 관객 돌파 한국영화 벌써 10편’처럼 희망 섞인 뉴스 등등. 이걸 <싸네21>이라는 제호 아래 제작한다면…. ‘스파게티가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가 있다’고 보도해 만우절 농담의 획을 그은 1957년의 <BBC>라든가 왼손잡이용 햄버거가 출시됐다는 버거킹 광고를 실은 1998년 <USA 투데이>, (부시와 이라크전을 비판했던)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가디언> 등
[에디토리얼] 만우절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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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 카잔(1909~2003)에 대한 언급 가운데 아마도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새로운 연기 스타일을 스크린에 도입한 영화감독이라는 평가일 것이다. 배우가 극중 인물에 몰입할 것을 요구하는 메소드 연기를 중심 원리로 삼아 배우들로부터 뛰어난 연기를 끌어낸 그와 함께 본격적인 리얼리즘 연기가 미국 영화사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카잔이 영화 카메라를 단순히 자연주의적인 ‘기록’의 도구로 간주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카메라는 오히려 현미경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의 외양 너머로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카잔의 영화 속에 포착된 인물들은 내면에서 타오르는 어떤 ‘불꽃’을 보여주었다. 대개 그들은 그 원인이 내적인 불안에 의한 것이든 아니면 사회적 억압에 의한 것이든 여하튼 고뇌에 찬 이들이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나 <워터프론트>(1954)가 예증하듯, 그런 인물들을 그린 카잔의 영화들은
메소드 연기의 주술사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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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으로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중
-고 최진영의 미니홈피에서-
배우 겸 가수 최진영이 세상을 떠났다. 누나 최진실의 죽음 이후 2년 만의 비보다. 최진실이 사망한 2008년 이후, 최진영은 활동을 접은 채 가장 역할에만 전념했다. 실의에 빠진 어머니를 대신해 가족을 이끌었고, 누나가 남긴 두 조카 환희와 준희에게 든든한 아빠가 되었다. 고(故) 최진실 1주기를 추모하는 몇몇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에 간간이 모습을 비추다가 최진영은 학업을 이어가라는 누나의 뜻에 따라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009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무대에 오르면서 재기의 꿈을 키워나갔다. 하늘에 있
[추모] 잘가요, 피터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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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액션블록버스터 <타이탄>이 개봉 첫 주 614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미국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주 정상을 차지했던 3D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는 3위로 내려앉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드래곤 길들이기>에 이어 <타이탄>까지 미국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연속해서 3D 영화가 차지해 3D영화 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샘 워딩턴, 리암 니슨, 랄프 파인즈 주연의 <타이탄>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페르세우스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로 옮겨놓았다. 더 이상 신을 섬기지 않기로 한 인간들에게 신들의 왕 제우스(리암 니슨)와 지옥의 신 하데스(랄프 파인즈)는 인간세상에 공포를 심어주고, 제우스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샘 워딩튼)는 전사로 나서 전장에 뛰어든다는 내용이 영화의 기본 골격이다. 감독은 <더 독> <인크레더블 헐크>를 만든 루이 레테리에다.
<타이탄>, <드래곤 길들이기> 제치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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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아마존의 눈물> 아마 돈의 눈물?
[정훈이 만화] <아마존의 눈물> 아마 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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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가 한국이 기획, 투자, 제작한 <사요나라 이츠카>로 컴백한다.
<러브레터>에서 청순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카야마 미호는 <사요나라 이츠카>에서 고혹적인 '토우코'를 맡아 팜므 파탈로 변신하였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이재한 감독의 연출과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의 저자인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멜로 <사요나라 이츠카>는 4월 15일 개봉 한다.
[사요나라 이츠카]‘나카야마 미호’ 한국 작품으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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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필름을 관객이 직접 구매해 상영한다? 노근리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감독 이상우)이 필름 구매 캠페인을 벌여 프린트 제작 비용을 모으고 있다. 필름 구매 켐페인은 시민사회단체 시사회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3월 22일 첫 시사회를 가진 뒤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캠페인에 참여한 인원은 총 3000여명. 1인 1만원씩 모금해 3천만원 가량이 모였다. 이는 <작은 연못> 상영 프린트 30벌을 만들 수 있는 액수다.
<작은 연못> 배급위원회가 주축이 돼 마련한 이번 캠페인은 “제작비도 모자라고, 마케팅비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작은 연못>을 널리 홍보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작은 연못>을 만든 ‘노근리 프로덕션’의 이우정 대표는 “배우들은 물론 스탭들도 모두 노 개런티로 영화에 참여했고, 관련 업체들도 모두 현물 출자로 도움을 줬다.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영화인만큼, 관객들도 영화
<작은 연못> 상영 필름 관객이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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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액션블록버스터’의 위력은 대단했다. <타이탄>이 개봉 첫 주 92만772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총 관객수 약107만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날 기록한 14만8516명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 최고의 오프닝 성적이다. 종전의 기록은 <의형제>가 기록한 12만9323명이다. 4월5일 오전, <타이탄>은 69.85%(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집계)라는 높은 예매율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고공행진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는 14만414명을 기록한 <육혈포 강도단>이 차지했다. 맷 데이먼의 <그린 존>은 약10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한 주도 버티지 못한 채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4위는 약8만명을 모은 <셔터 아일랜드>가, 5위는 약4만명을 동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차지했다. 대다수의 관객들이 <타이탄>에 몰린 한 주였다. 한편, 주말
<타이탄>,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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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7일, 국제영화제 발전방안 토론회가 열렸다(<씨네21> 744호 ‘영화 판.판.판’ 참조). 그로부터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국고지원을 받는 국제영화제들의 올해 지원금액이 전년에 비해 축소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18억원의 지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15억원을 받게 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7억원의 지원을 받는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특별히 10억원을 받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2008년 6억5천만원보다 5천만원이 증액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고지원금액이 매년 일정 부분 증가추세를 보였다는 걸 생각한다면 이 또한 줄어든 걸로 볼 수도 있다. 부천국제영화제는 5억원에서 5천만원이 줄었고,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2억5천만원에서 5천만원이 깎였다. 개막을 1주일가량 앞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기존 지원금 4억원에서 1억원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7년 부터 매년 2억5천만원의 지원을 받았던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올해도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삽질이라도 해야 나랏돈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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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회 칸국제영화제, 적어도 개막식 레드카펫의 화려함은 따논 당상이군요. 올 최고 할리우드 화제작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가 개막작이니 말입니다. <글래디에이터>로 이미 명콤비임을 입증한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에 상대역 케이트 블란쳇과 윌리엄 허트까지. 이른바 작품에 참여한 스타들의 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로빈 후드>는 <바디 오브 라이즈> 이후 스콧 감독의 2년 만의 신작입니다. <글래디에이터>의 스펙터클함은 그대로 두고 기존의 영웅 로빈 후드에서 벗어나 로빈 후드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담아내며 새로운 영웅상을 탄생시킨다는 포부를 밝힌 작품이죠.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은 “스콧 감독은 할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훌륭한 연출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스콧 감독은 이미 데뷔작 <듀얼리스트>(1977)와 <델마와 루이스>(1991) 출품으로 칸과의 인연
[월드액션] 별은 칸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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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더 빠를까. 김태희와 차태현이 각기 다른 영화 <그랑프리>와 <챔프>로 말에 오른다. 양윤호 감독의 <그랑프리>에서 김태희는 내면의 아픔을 극복하고 기수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주희를 연기한다. <그랑프리>는 경마를 소재로 기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로, 4월 초에 첫 촬영에 들어간다. 이환경 감독의 <챔프>에서 차태현은 왕년의 스타 경마 기수를 맡는다. <각설탕>의 속편 격인 <챔프>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우정을 다루는 작품으로, 올 상반기 촬영 개시를 목표로 한다.
<셜록 홈즈>에서 홈스를 지극히 챙기던 레이첼 맥애덤스가 우디 앨런 감독의 제목 미정 신작에 캐스팅됐다. 반은 시대극, 반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코미디영화 정도로만 알려진 이 작품에는 그녀를 비롯해 마리온 코티아르, 오언 윌슨이 함께 출연한다. 또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가 카메오로 출
[캐스팅] 김태희, 차태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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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상영작을 발표했습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총 49개국에서 209편(장편 131편, 단편 78편)을 초청합니다. 개막작은 박진오 감독의 <키스할 것을>, 폐막작은 멕시코의 페드로 곤잘레스-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가 선정됐습니다. 시네마페스트 부문의 신설이 눈에 띄네요. 기존의 심야상영, 야외상영을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애니페스트 섹션’과 통합한 섹션입니다. 국내 첫 공개되는 두 거장의 회고전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포르투갈의 페드로 코스타 감독과 헝가리의 미클로시 얀초 감독의 걸작들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총 9일간 열립니다.
<경계도시2>에 관한 두 가지 좋은 소식! 1편을 보고 싶다는 관객의 요청에 따라 전편 격인 <경계도시>(2002)의 극장 상영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또 <경계도
[에누리 & 자투리] <경계도시>의 힘에는 국경도 없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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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고전에 다가가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의 영화제작소 ‘눈’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영화읽기 강좌 ‘고전, 영화로 읽다’를 개설한다. ‘9편의 영화로 묻고, 9편의 고전으로 답하다’라는 부제를 단 이번 강좌에선 1935년작인 클라렌스 브라운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부터 2009년 개봉작인 존 힐콧 감독의 <더 로드>까지 총 9편의 영화가 텍스트로 사용될 예정이다. 1강에선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트로이의 헬렌>을 통해 죽음이라는 운명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2강에선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카프카>를 통해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 세계를 조명해 본다. 또 6강에선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클라렌스 브라운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로 ‘열정의 논리와 삶의 윤리’를 얘기하고, 7강에선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하자센터, ‘고전, 영화로 읽다’ 강좌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