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Mandoo 에브라힘 사에디/이라크/2010년/90분/아시아영화의 창
<만두>는 포스트 이라크전을 다룬다. 후세인의 폭정을 피해 스웨덴으로 망명 간 쉬란은 헤어졌던 삼촌을 만나 이라크로 돌아온다. 쉬란의 가족과 삼촌은 그들의 고향인 이란으로 가기 위해 자동차에 오른다. 그러나 여정은 험난하다. 고속도로에서 폭탄이 쉴새없이 터지고, 검문검색 과정에서 인정사정없는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여기저기 사상자가 속출한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이 풍경, 이라크에서는 일상이다. 물론 전장에서도 한 줄기 희망은 남아 있다. 도로 한가운데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가 고장나 더이상 갈 수 없는 사람들을 태워주기도 한다.
흥미로운 건 이야기가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관객은 차 뒷좌석에 앉은 삼촌의 눈에 비친 풍경을 그대로 본다. 카메라의 눈이 삼촌의 눈이요, 또 관객의 눈이다. 삼촌이 조카와 승강이를 벌이는 경비대를 향해 권총을 겨눌 때, 보고 싶지 않은 풍경 앞에서 눈을 감을 때 우리는 삼촌처럼 긴장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전쟁을 직접 겪지 못한 관객에게 전쟁의 참혹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만두>의 1인칭 시점은 포스트 이라크전에 어울리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