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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너무 커 ‘빅 마이크’로 불리는 흑인 소년 마이클 오어(퀸튼 아론)는 집도 없고 길러줄 부모도 없는 신세다. 어느 추운 날, 반팔 셔츠 차림으로 밤길을 걷던 마이클은 리 앤(샌드라 불럭)과 숀(팀 맥그로) 부부의 눈에 띈다. 리 앤은 갈 곳 없는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가 하룻밤 재워주고, 마이클의 처지를 알게 된 뒤엔 그의 법적 보호자가 되기를 자청한다. 리 앤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미식축구 선수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게 된 마이클은 유명 대학 미식축구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 NFL의 뉴욕 자이언츠와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1985년 11월18일 경기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날 경기에서 전설적인 쿼터백 조 사이즈먼은 로렌스 테일러의 태클에 부상을 입고 경기장 밖으로 실려나간다. 조 사이즈먼을 은퇴하게 만들었던 이 경기 이후 레프트 태클은 쿼터백 다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포지션이 된다. <블라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 <블라인드 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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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헤르젤(이지크 코헨)은 뚱뚱해서 손님들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이유로 바가 아닌 주방 근무를 하게 되자 홧김에 식당 일을 그만둔다.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 클럽을 다니지만 숨만 쉬어도 몸무게는 늘어난다. 백수로 지낼 것이냐는 어머니의 타박에 스시 레스토랑에서 접시 닦는 일을 하게 된 헤르젤. 우연히 TV에서 본 스모 경기에 빠져든 헤르젤은 과거 유명한 코치였다는 레스토랑 사장 키타노(도고 이가와)에게 스모를 가르쳐달라고 매달린다.
비만은 비단 불편한 ‘사이즈의 문제’만은 아니다. 150kg을 훌쩍 넘는 거구의 헤르젤은 간신히 요리사 자격증을 얻었으나 ‘셰프’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야식을 먹다 엄마에게 들켜 면박당하는 건 다반사. 남편의 비만 때문에 과부가 된(?) 반백의 엄마는 35살 먹은 아들을 보며 ‘여자친구라도 있느냐’고 혀를 찬다. ‘살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뚱보는 헤르젤 말고도 또 있다. 그의 친구 아론은 비만 스트레스 때문에 아내와 불화를 겪
세상의 중력을 이겨내기 위한 뚱보들의 질주 <사이즈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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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터졌으나 대문 바위골 사람들은 태평이다. 할배들은 정자나무를 그늘 삼아 바둑 삼매경에 빠져 있고, 짱이(신명철)와 자야(김의진)는 서울 구경 생각에 들떠 전국노래 경연대회 연습에 열심이다. 노름꾼과는 한 이불 못 덮는다며 아이 들쳐업고 나선 아내를 만류하느라 민씨(민복기)는 안절부절못한다. 하지만 싱그러운 대문 바위골의 여름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퇴각을 거듭하던 미군은 대문 바위골 사람들에게 마을을 비우라고 명하고, 원치 않게 피난길에 나섰던 대문 바위골 사람들은 죽음의 다리를 건너게 된다.
“깊은 산 오솔길 옆~자그마한 연못엔~.” 김민기의 <작은연못>은 활기찬 동요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비가(悲歌)로 바뀐다. 먼 옛날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던 작은 연못은 어찌하여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는가. 1950년 7월,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은연못>은 김민기의 동명 노래와 똑 닮았다. “대
이유없는 전쟁의 아물지 않은 상처 <작은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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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여름, 일본의 한 시골 마을. 마마라치(이치하라 하야토)가 이끄는 7명의 악동 ‘우리들’팀에 적수가 나타난다. 새로 부임한 경찰관 추자이산(사사키 구라노스케)이 과속 단속을 깐깐하게 한 것이다. 불만을 품은 우리들팀은 경찰관을 골탕먹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로 과속을 하고, 그의 책상 위에 몰래 성인잡지를 올려놓는 등 여러 작전을 펼치지만, 경찰관은 호락호락 넘어가질 않는다. 옆 마을 불꽃축제 때, 화약을 훔치려는 우리들팀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관이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은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의 성장 버전이라 할 만하다. 견원지간(犬遠之間)의 아이들과 경찰관이 2년 동안 티격태격하다가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삶의 교훈을 깨달으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아이들은 이치하라 하야토를 비롯한 청춘 스타들이, 기성세대인 경찰관은 평소 드라마나 영화에서 냉정하고
청춘이 빚어내는 활기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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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수(엄정화)는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다. 하지만 표절 혐의로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시골 외딴 별장으로 내려간다. 남편(류승룡)과도 별거 상태라 하나뿐인 딸과 함께 지내는데 딸은 보이지 않는 ‘언니’와 늘 이야기를 나눈다. 그 언니란 유령이 분명하지만 창작에 목말라 있던 희수는 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소설로 완성해 재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 역시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희수는 이야기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다시 별장으로 내려간다.
<베스트셀러>는 야심적으로 크게 전반과 후반으로 나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전반부가 창작자로서 희수의 고통을 중심에 놓은 호러영화의 느낌이라면 후반부는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가면서 거의 액션 스릴러 장르처럼 펼쳐진다. 또한 전반부의 여러 설정들은 의도적인 맥거핀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다소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그외에도 이 영화가 서 있는 경계는 더 있다. 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초자연적인 것인지 아닌지 궁금하고, 마을의 토착민
차기작을 기대해볼 만한 신인감독의 등장 <베스트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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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전화로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예전부터 만나온 남자친구와 결혼 날짜를 잡았다고 했다. 5월의 신부가 될 후배에게 좋으냐고 물었더니 후배는 수줍게 ‘네’ 하고 대답했다. 청첩장을 보내겠다는 후배의 목소리는 행복에 젖어 있었고, 그 목소리에 질투가 나서인지 나도 결혼이란 게 조금 하고 싶어졌다. 남자도 없으면서.
또 다른 결혼 소식도 들려왔다. 호주로 유학간 친구가 9월에 결혼한다고 했다. 둘의 첫 만남 얘기가 은근히 로맨틱했다. 친구가 집을 세놓았고 남자가 집을 보러 왔다가 친구에게 첫눈에 반했다. 훗날 남자는 ‘이렇게 낡은 집은 처음이었지만 당신 때문에 그 집에서 살았던 거요’라고 말하며 고백했단다. 듣자하니 친구의 결혼 상대자는 상당한 재력의 소유자다. 친구는 남자에게 값비싼 외제차를 선물받았고, 결혼을 하면 당분간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나이가 나이다보니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 결혼 얘기를 자주 한다. 모두들 입을 모아 하는 얘기가 돈 많은 남자 만나 시집이나
[오픈칼럼] 봄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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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판판’이란 코너를 만든 건 전임 편집장인 고경태 선배였다. 2009년 1월 개편과 함께 등장한 이 코너를 문석 선배와 격주로 나눠 썼다. 코너 운영의 측면에서 판판판은 다른 코너와 차이가 있다. 말하자면 복불복의 방식이다. 예를 들어 김도훈 선배의 ‘가상인터뷰’나 김용언 선배의 ‘시사티켓’은 박스 코너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부재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써야 하는 코너다. 하지만 1쪽짜리인 판판판은 그 주의 담당자가 부재할 경우, 그냥 빼버리면 된다. 이때 복불복의 묘가 등장한다. 이번주에 쓰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주에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다음주 담당자가 쓰는 방식이다. 운이 좋으면 2주 연속 쓰지 않아도 된다. 운이 나쁘면 운 좋은 사람을 부러워해야 한다. 물론 자기가 쓸 주에는 휴가를 내는 식의 묘는 발휘하지 않는다.
문석 선배와 판판판을 나눠 쓸 당시, 선배와 나는 ‘판판판을 없애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유는 다른 게 없다. 그냥 쓰기가 힘들어서다. 매주 뉴스와 포커스
[오픈칼럼] 다른 뉴스거리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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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영화 <브로큰 데이트>가 3D 액션블록버스터 <타이탄>을 제치고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브로큰 데이트>의 개봉 첫 주 흥행수익은 2710만 달러로. 2위 <타이탄>의 2687만 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브로큰 데이트>는 미국 드라마 <오피스>와 <30락>의 두 주인공 스티브 카렐과 티나 페이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다. 평범하게 잘 살고 있던 포스터 부부가 식당에서 타인의 이름으로 예약된 자리를 가로챘다가 봉변을 당하게 된다는 게 영화의 기본 설정이다. 감독은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연출한 숀 레비다. 2위 <타이탄>은 <브로큰 데이트>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지만 개봉 2주 만에 흥행누적수익 1억만 달러를 넘겼다. 3위 <드래곤 길들이기> 역시 누적수익 1억만 달러를 넘기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라스트 송> <이상한 나라의
<타이탄> 누르고 <브로큰 데이트> 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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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다운증후군 환자 다니엘(파블로 피네다)이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남들보다 더 똑똑하다. 다니엘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라우라(롤라 두에냐스)에게 애정을 느낀다. 둘은 친해진다. 함께 어울리고 여행도 간다. 주변에서는 개방적인 라우라가 결국 다니엘을 찰 것이라고 걱정한다. 다니엘은 라우라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고 싶지만 거절당할까봐 말하지 못하고 라우라는 다니엘이 좋지만 확신이 없다.
다운증후군에 관한 단편을 만든 바 있던 스페인의 신예감독 안토니오 나아로와 알바로 파스트로는 텔레비전에서 한 사람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흥분을 느껴 <미 투>를 시작하게 됐다. 다운증후군으로 유럽 최초의 학사학위를 받은 실제 인물이며 동시에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파블로 피네다가 전적으로 영화의 시작점이 됐다. 연기를 배운 적이 없고 앞으로 할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그의 몸짓과 미소는 서툰 데가 없고 능숙하다. 그는 다니엘이라는 극중
감각 있는 코미디이자 결이 고운 로맨스 <미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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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편의 한국영화 <작은연못>과 <베스트셀러>가 관객을 기다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작은연못>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아픈 역사의 용기있는 기록이며, 엄정화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베스트셀러>는 눈여겨볼 만한 신인감독의 등장이다.
각각 다운증후군 환자와 뚱보라는 사회적 소수자(?)를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미 투>와 <사이즈의 문제>는 강력 추천하는 작품들이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샌드라 불럭 특유의 로맨틱코미디라 할 수 있으며, 정반대 분위기의 <사요나라 이츠카>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연출한 이재한 감독이 일본 배우들과 함께 쓰지 히토나리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일본영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은 엎치락뒤치락 코믹 청춘영화이며, <일라이&g
[금주의 개봉영화] 눈여겨볼 만한 신인 감독의 등장 <베스트셀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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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제3자의 눈으로 보기에는 제작비가 상당히 많은데도 부족하다고 툴툴대거나 엄청 오랫동안 찍는데도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는 게 감독들이다. 그건 그들이 방종하거나 무능하기 때문이 아니라(간혹 그런 경우도 존재한다…) 영화라는 예술의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영화는 여러 사람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하며 자본이라는 필요악을 끌어안아야만 성립 가능하다. 그런데 자본과 배우, 스탭 등의 요소는 감독의 운신에 명징한 선을 긋는다. 산업이라는 틀 안에서만 이야기하자면, 아무리 대단한 예술혼을 가진 감독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제작비와 정해진 일정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돈과 시간에 대한 무한대의 욕망은 그러한 결핍감에서 비롯된다.
물론 성공작을 기반으로 돈과 시간의 사슬에서 자유로워지는 감독도 존재한다. 그 ‘자유’는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디어헌터>로 스타가 된 마이클 치미노는 (당시로
[에디토리얼] 자유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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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씨 회사는 잘 다니고 계신 거죠?
=아. 네….
-엥? 이럴 땐 ‘대~~박!’하고 외쳐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야 정음씨답죠.
=예전엔 그랬죠. 호호. 근데… 사는 게 또 그렇게 만만치는 않더라고요. 삼류대 나와서 그래도 버젓이 시내 한복판에 사옥도 있고 전자출입증도 달아주는 기업에 취직하긴 했으니까 이 정도면 저로서는 충분히 성공한 거죠. 팀장도 됐고요. 근데….
-근데? 왜요?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집안은 괜찮아요. 아버지도 빚 많이 정리하셨고. 다만 사회생활이라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네요. 얼마 전에 팀장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맡아서 진행 중인데, 팀원들이 잘 안 따라줘요. 다들 SKY는 아니라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좋은 대학 출신들이라 그런지 제가 하는 일이 영 못 미더운가봐요.
-대학이 문제인가요. 서운대 출신으로 그 기업에 취직했을 땐 분명히 정음씨만의 장점이 있었을 거 아닙니까.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제 성격대로 열심히 밀어붙이면
[가상 인터뷰] “시간이, 이대로 멈추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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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한 <베스트셀러>는 꽤 영리하게 장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영화다. 익숙한 장르의 규칙을 따르는 듯하다가도 예측 가능한 지점들을 교묘하게 피해가기도 하면서 감정을 쌓아나간다. 엄정화는 물론 그녀를 압박하는 여러 남자 캐릭터들에 이르기까지 노련한 배우들의 호흡도 좋다. <령>(2004)과 <흡혈형사 나도열>(2006), 그리고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2007)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이정호 감독은 인상적인 데뷔작을 들고 지금 막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언제부터 준비한 작품인가.
=2006년 겨울 하반기에 쓰기 시작해서 <좋지 아니한가> 끝나고 좀더 정리했다. 그러다 정윤철 감독님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한편 더 하고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원래부터 스릴러, 호러 장르를 좋아했다.
-데뷔작을 만드는 각오나 태도는 어떠했나.
=기자시
[spot] 호러·스릴러의 대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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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오노레는 지금 프랑스에서 바쁘기로 소문난 감독이다. <세실 카사르, 17번> <내 어머니> <파리에서>를 차례로 내놓으며 ‘누벨바그의 후예’라고 불린 그는 1년에 1편씩 꾸준히 영화를 찍어왔다. 그가 그렇게도 부지런히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사랑이다. 그의 주인공들은 꼭 한번씩 이별(혹은 사별)을 경험하며, 상처투성이의 영혼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혹은 상처가 치유될 수 있기나 한지) 고민한다. <러브 송>에선 아예 이별-부재-귀환이라는 챕터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오노레는 사랑을 노래에 담았다. 뮤지컬영화 <러브 송>은 이스마엘, 줄리, 알리스의 삼각관계와 줄리의 급작스런 죽음과 맞물린 이스마엘의 방황과 이스마엘을 향한 에르완의 사랑을 아름다운 노래로 들려주는 영화다. 현재 크리스토프 오노레는 <러브 송> 이후 만들었던 <아름다운 연인들> <메이킹 플랜 포 레나>의 후속작을 새롭게 작업
[spot] 누벨바그의 후예가 노래합니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