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패거리 - 필립 로스 지음 / 김승욱 옮김 / 비채 펴냄
소설 보다: 여름 2024 - 서장원, 예소연, 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우리의 여름에게 - 최지은 지음 / 창비 펴냄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 - 송경원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6월의 책
-
안미옥 지음 / 창비 펴냄
시인 안미옥의 첫 번째 산문집. 아들 ‘나무’가 태어나 5살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안미옥의 시간과 나란히 두고 기록한 글인데, 성장하는 아이와 함께 익숙한 언어를 낯설게 배우고, 언제까지고 낯설 세상을 즐겁게 익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재미있고 신기한 것은 알수록 재미있고, 두렵고 무서운 것은 알수록 이해가 되어 무섭지 않게 된다. 요즘 나도 내게서 신기하고 무서운 것을 계속해서 발견해나가는 중이다. 나무와 함께하면서, 잊었던 어린 나의 세계를 한번 더 살아보는 것 같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일들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했던 <여름잠>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 사이로, 우는 사람에겐 어느 것이 자신의 것인지 모르게 더 큰 눈물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던 <여름 끝물>을 연상시키는 시어 사이로, 삶의 여름을 향해 쑥쑥 커가는 아이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풍경은 삶이 되어 구체성을 띤다. 안미옥은 구름을 보며, 비가 올 것처럼 흐리다가
씨네21 추천도서 -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
-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이병률의 새 시집이 나왔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이번 시집은 ‘두 사람’으로 시작한다. 문을 여는 시 <어떤 그림>은 미술관의 두 사람이 이 방과 저 방을 지키는 일을 한다는 문장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두 사람은 각자 담당하는 공간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나란히 공간을 옮겨 다녔다// 그림이 그 두 사람을 졸졸 따라다녔다.” 그리고 다음 시(<공원 닫는 시간>)에서 (아마도 같은, 아마도 다른) 이 두 사람은 같은 길을 가는 중이다. “각자 태어난 두 나무가 서로 몸을 끌어 가까워져/ 담을 만들고 물을 흐르게 하고/ 서로에게서 솟아난 영감은 서로 엉키고/ 누구도 그들의 엉킴을 풀지 못하는 것/ 그것이 인생의 전모라지만.”
사랑의 말을 듣고 싶을 때 이병률을 찾는 이들을, 이번 시집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풍경을 말할 때도 그렇다. 중국에서 봉쇄당한 경험, 한국에서
씨네21 추천도서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
김유태 지음 / 글항아리 펴냄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증언하는 책이 나왔다. 김유태의 <나쁜 책>은 이른바 ‘금서’로 취급되어 출간이 금지되거나 작가가 고발당하거나 심지어 작가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책들을 다룬다. 금서는 왜 금지당하는가? 사회의, 나아가 국가의 치부를 들춰내고 고발하기 때문이다. 그 거침없는 당당함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깨달음을, 해방을 준다. 이 책들은 작가의 수난 시대로 이어지는가 하면 베스트셀러의 영예를 안기기도 한다. 이 책 자체가 매력적인 작품들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저자 김유태는 각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책에 얽힌 우여곡절을 상세히 전한다. 하나같이 읽고 싶게 만들면서.
박찬욱 감독이 시리즈로 만든 <동조자>는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임에도 베트남에서 금서다. 공산당 모독이 반복해서 서술되는 데다 베트남의 국부로 통하는 호찌민을 직접 비판한
씨네21 추천도서 - <나쁜 책>
-
-
미쓰다 신조 지음 / 민경욱 옮김 / 비채 펴냄
호러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독특한 분위기의 소설. <검은 얼굴의 여우> <하얀 마물의 탑>에서 이어지는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전후 일본 사회를 충실히 담아내는 역사물로서의 매력과 초현실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사건의 연쇄, 그리고 이성으로 차근차근 짚어가는 사건풀이가 두루 재미를 준다. 시간순으로는 <검은 얼굴의 여우> 이후의 사건이며, <붉은 옷의 어둠> 이후에 <하얀 마물의 탑>의 시간으로 진입한다.
시리즈에서 명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은 모토로이 하야타. 탄광에서 검은 얼굴의 여우로 불리는 괴기와 밀실 살인을 해결한 그는 만주 건국대학에서 만난 동창 구마가이 신이치에게서l 연락을 받는다. 도쿄에 와서 이상한 사건을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요청이다. ‘붉은 미로’라 불리는 비좁은 미로 같은 암시장에서 여성들을 뒤쫓는 ‘붉은 옷’이라 정체불명의 괴인에 대한
씨네21 추천도서 - <붉은 옷의 어둠 >
-
붉은 옷의 어둠 - 미쓰다 신조 지음
나쁜 책 - 김유태 지음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이병률 지음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 - 안미옥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5월의 책
-
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서른일곱의 마은은 “먹고살게 없어” 장사를 하기로 결심한다. 여자 혼자 가게를 한다는 게 어떤 위험을 동반하는지 엄마의 선례로 알고 있지만 그것이 마은의 마음을 돌릴 이유가 되진 않는다. 본인의 이름을 따 ‘마은의 가게’라고 지은 카페에 별다른 특색은 없다. 그럼에도 손수 내린 커피와 구운 디저트를 내놓으며 마은은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어떻게 손님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주변의 자영업자들과 가까워지면서 그들이 가게를 지키는 마음과 태도를 살피는 한편, 마은은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며 영역을 침범하려 드는 사람들과 마찰을 빚는다. 마은의 가게 단골인 보영은 여자화장실에서 나오던 동료 직원 현수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그러던 중 마은을 돕기 위해 가게에 달아준 감시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애인이 마은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장편소설
씨네21 추천도서 - <마은의 가게>
-
안희연, 황인찬 엮음 / 창비 펴냄
“세계의 가능성을 개진하는 것이야말로 시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창비시선 500번 기념 시선에 실린 엮은이의 말은, 희망과 전망이 부재하는 시기에 읽는 시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안희연, 황인찬 시인이 엮은 이번 기념 시선은 401번으로 1948년생 시인 김용택의 <울고 들어온 너에게>(2016)부터, 499번으로 2000년생 시인 한재범의 <웃긴 게 뭔지 아세요>(2024)까지를 다시 읽게 한다.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부터 찾아 읽는 일도 가능할 테고, 아무 페이지를 펼쳐 운명처럼 마주하는 시를 읽어내는 시도도 좋을 것이다. 나는 엮은이가 골라 뽑은 본인의 시부터 읽어보았다. 황인찬 시인은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를 골라 실었다. “공원에 떨어져 있던 사랑의 시체를/ 나뭇가지로 밀었는데 너무 가벼웠다// 어쩌자고 사랑은 여기서 죽나/ 땅에 묻을 수는 없다 개나 고양이가 파헤쳐버릴 테니
씨네21 추천도서 -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
오가와 사토시 지음 / 권영주 옮김 / 비채 펴냄
오가와 사토시의 소설집. SF와 미스터리 기법을 사용해 기발하고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마술사> <한 줄기 빛>부터 <마지막 불량배> <거짓과 정전>까지 총 6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가족사부터 세계사까지, 시간과 역사를 넘나드는 작품들의 매력이 특히나 눈에 들어온다. 표제작인 <거짓과 정전>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바꾸어놓은 세계사의 지형을 없던 일로 만들려는 시도를 다루는 이야기다. 1844년 1월9일 영국 맨체스터의 법정 풍경을 보여준 뒤 수십년 뒤 냉전시대의 소련에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한 소련인 과학자가 CIA에 협력하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기술을 넘기려고 하는데, 우연히 놀라운 발견을 한다. 전자를 이용해 과거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미래에서 온 메시지를 받기도 한 그는, 이 사실을 CIA쪽에 알린다. 도입부의 법정,
씨네21 추천도서 - <거짓과 정전>
-
에르난 디아스 지음 /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에르난 디아스의 데뷔작 <먼 곳에서>가 출간됐다. 신인 작가의 첫 작품이었던 <먼 곳에서>는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트러스트>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책이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올해의 책 톱10, <릿허브>가 선정한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톱2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알래스카의 얼어붙은 바다에서 시작하는 <먼 곳에서>는 온갖 전설로 치장된 호크라는 남자를 보여준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살인자, 사자를 맨손으로 잡는 자, 인디언 추장이었지만, 소설은 이내 그가 아직 어린아이이던 시절의 고향, 스웨덴으로 시계를 돌린다. 호칸 쇠데르스트룀은 찢어지게 가난한 스웨덴의 농가 출신으로, 형 리누스와 함께 아메리카로 가는 배를 탄다. 문제는 배에 타기 직전 형을 놓친 데다 그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 뉴욕
씨네21 추천도서 - <먼 곳에서>
-
<먼 곳에서> - 에르난 디아스 지음
<거짓과 정전> - 오가와 사토시 지음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 안희연, 황인찬 엮음
<마은의 가게> - 이서수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4월의 책
-
김홍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망각과 불안은 팔기 쉬워도 라면은 팔기 어렵다. 손님의 대다수를 돌려보내는 마트, “무엇이든 팔지만 아무거나 팔지 않는” 킹 프라이스 마트는 어딘가 범상치 않다. 이 기묘한 장소의 주인인 배치 크라우드는 “최고의 장사꾼 혹은 최악의 사기꾼”이라 불린다.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한때 ‘배치의 천원 숍’ 점포를 전세계 2만여개까지 확장 개업했으나 돌연 모든 것을 처분하고 모습을 숨긴다. 그로부터 몇년 후 서울에 ‘킹 프라이스 마트’를 새롭게 개장하면서 다시금 이목을 끈다. 이곳의 유일한 직원은 소설의 화자이자 27살 청년인 구천구다. 유명 무당 억조창생 여사의 셋째 아들로, 킹 프라이스 마트에 일하게 된 것도 어머니의 제안에 의해서였다. 억조창생 여사는 출근길에 오른 천구에게 마트에서 ‘베드로의 어구’를 구해올 것을 부탁한다. 어떤 선거도 53%의 승률로 승리하게 해주는 베드로의 어구로 대통령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천구의 눈앞에 배치 크라우드
씨네21 추천도서 - <프라이스 킹!!!>
-
정재민 지음 / 창비 펴냄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에 출연했던 정재민이 쓴 한국의 범죄 이야기. 판사로서 형사재판을 담당했던 이력과 우리 사회의 범죄대책을 마련하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으로 일했던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저작이다.
우리는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을까? 뉴스를 통해 접하는 범죄 소식은 어쩐지 점점 늘어나고, 또한 잔혹해지는 듯 느껴진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2~21) 우리나라의 전체 범죄 건수는 약 193만건에서 약 153만건으로 줄었다고 한다. 절대적인 범죄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민의 불안감이 심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정재민은 범죄의 “무차별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통계상 급증하는 범죄는 사기, 마약, 성범죄로, 지난 10년간 24%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고 갈등과 원한을 만들지 않는다고 예방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과학수사의 발전상에 대한 글로 시작해 수사, 재판, 교정
씨네21 추천도서 - <범죄사회>
-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지음 / 김태환, 이경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영화 매체 고유의 힘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영화이론의 고전. 정성일 평론가의 말마따나 “영화이론의 고전주의 시대가 있다면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이 책은 그 마지막 위대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에 따르면 영화는 본질적으로 사진의 연장선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화와 사진은 동일한 매체적 특성을 공유한다. 하지만 영화감독에게는 사진작가보다 조형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폭넓게 열려 있다. 영화의 가능성이 사진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차원까지 아우르므로. 그렇다면 사진이나 소설이나 연극과는 구분되는 특징으로서의 ‘영화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통찰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이 책은 영화와 다른 매체를 구분 짓는 가느다란,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선에 대한 분석이다. 읽기 쉽지는 않지만 읽기가 괴롭지만은 않은 이유다. <
씨네21 추천도서 - <영화의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