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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깊은 산속에 신비의 마을 ‘엔칸토’가 있다. 이곳을 만든 장본인은 마드리갈 가문의 기둥인 알마 할머니(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다. 그녀는 젊었을 때 세 쌍둥이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던 중에 위기를 맞았다. 그때 그녀가 들고 있던 촛불에 기적이 일어났고 그이후로 마법의 능력이 손주 세대까지 대물림되었다. 3대에 걸친 이대가족은 음식으로 병을 고치는 능력, 꽃을 피우는 능력, 날씨를 조종 하는 능력 등 저마다 독특한 능력을 지니게 됐다. 하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미라벨(스테퍼니 비어트리즈)만 아무런 능력이 없다. 어느 날 엔칸토가 지닌 마법의 힘이 위험에 처하고 가족들은 점차 자신의 능력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이를 감지한 미라벨은 가족과 마을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가족 중 유일하게 평범한 미라벨이 위기에 처한 신비의 마을 엔칸토를 구하는 내용의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미라벨의 성장 서사이자 마드리
[리뷰] 제작 기간 5년, 디즈니의 60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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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피아노>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감독 제인 캠피언은 <피아노>는 물론 <스위티>(1989), <내 책상 위의 천사>(1990), <여인의 초상>(1996), <홀리 스모크>(1999), <인 더컷>(2003), <브라이트 스타>(2009) 등에서 다양한 시대, 다양한 여성들의 몸을 빌려 억압과 폭력의 이야기를 해왔다. 그는 무려 12년 만에 장편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선보였는데,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파워 오브 도그> 역시 그간 감독이 천착해온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욕망과 정체성이라는 주제의 연장 선상에 놓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가 1967년에 내놓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인 캠피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 소설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주의 한 목장을 배경으로 벌
[리뷰] 12년만에 귀환한 제인 캠피언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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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이고 숫기 없는 고등학생 에반(벤 플랫)은 상담 치료에서 조언받은 대로 자신에게 편지를 써본다. 지난여름 나무에서 떨어져 한쪽 팔을 다친 채 등교한 그는 역시나 자연스럽고 무탈한 일상을 보내는 데 실패한다. 어렵사리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도서관에서 출력하 려던 찰나, 감정 기복이 심한 동급생 코너(콜튼 라이언)에게 편지를 들킨다. 짓궂게도 종이를 들고 사라진 코너는 사흘째 출석하지 않는 다. 편지의 내용이 만천하에 알려질까 불안에 떨던 에반은 교무실에 찾아온 코너의 부모에게 그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는다. 한데 설상가 상으로 코너의 부모는 그 편지를 코너가 에반에게 쓴 것으로 오해해, 아들이 생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상황이다.
뮤지컬영화 <디어 에반 핸슨>은 <월플라워>로 청춘들의 외로운 내면을 섬세하게 짚은 바 있던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된 에반의 심리를 찬찬히 따라가며, 그와 주변인
[리뷰] 줄리앤 무어, 에이미 애덤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 '디어 에반 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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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삶을 살던 아담스 패밀리. 1편에서 우여곡절 끝에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살게 된 그들은 얼마간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장녀 웬즈데이(클로이 머레츠)는 사춘기를 겪는데, 동생 퍽슬리(제이본 워너 윌튼)를 없애고 싶어 할 만큼 그 증상이 심상치 않다.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작)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는 가족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3주 동안 긴 여행을 준비한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방문객이 웬즈데이의 출생의 비밀에 관해 얘기하자 웬즈데이의 방황은 걷잡을수 없게 된다. 그렇게 가족은 갑작스레 이별여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원작 만화의 인기와 애니메이션 시리즈 첫편의 흥행에 힘입어 그렉 티어난과 콘래드 버논이 다시 한번 공동 연출을 맡았다. 1편이 독특한 패밀리 구성원과 시리즈의 세계관을 소개한 작품이었다면, <아담스 패밀리2>는 세상 모든 가족에게 일어날 법한 일 중 하나를 가져와
[리뷰] 기이한 비주얼과 아슬아슬한 수위의 오싹한 농담 '아담스 패밀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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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뉘에서 발간되는 미국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편집장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리)가 갑자기 사망한다. 발행인의 부고는 곧잡지의 부고이기도 해서, ‘프렌디 디스패치’의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은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특종 기사를 고민한다. 허브세인트 새저랙 (오언 윌슨), J. K. L. 베렌슨(틸다 스윈튼), 루신다 크레멘츠(프랜시스 맥도먼드), 로벅 라이트(제프리 라이트)는 각자 도시와 예술, 정치와 푸드 섹션을 맡아 피날레를 장식할 호의 기사를 쓴다. 살인죄로 수감된 천재 화가의 작품은 영악한 미술상에 의해 그 가치가 엄청나게 뛰게 되고,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프랑스 청년들의 변혁 운동은 기성세대가 선언문을 고쳐준다는 아이러니를 마주하고, 해외파 기자는 프랑스의 외국인 노동자 셰프의 감정을 이해한다.
대칭에 대한 변태적인 집착, 엉뚱한 상상력과 인공적인 세트 등 이곳이 웨스 앤더슨의 세계라는 인장은 뚜렷하지만 앤솔러지 형태의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것은 그로서는 첫 시도다.
[리뷰] 웨스 앤더슨의 재기발랄한 테크닉 '프렌치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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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섬마을에 사는 한 커플이 6주년을 맞이했다. 간호사인 벤자민 (노에미 메를랑)과 발레를 가르치는 오드(소코)가 그 주인공이다. 커플은 단골 바에서 친구들과 함께 기념일을 축하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 겉보기엔 남녀 커플로 보이는 이들에게도 숨길 수밖에 없는 각자의 사연이 있다. 남성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남자가 되고자 하는 벤자민은 성전환 수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벤자민의 눈에 오드가 밟힌다. 오드는 아이를 갖고 싶지만 몇번의 시험관 시술에 실패 했다. 벤자민은 남자가 되기 전 오드를 위해 자신이 아기를 갖기로 결심한다.
<어 굿 맨>은 아이를 갖기로 한 트랜스맨이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인기를 모은 노에미 메를랑이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로 등장해 놀라움을 선사한다. 남자가 되고 싶은 벤자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로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를 이해시키는 과정보다 오드의 변심이 오
[리뷰] '어 굿 맨' 아이를 갖기로 한 트랜스맨이 겪는 우여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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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른다. 현재 95살인 그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대한민국 최장수 MC다. 송해의 소원은 1980년에 방영을 시작한 <전국노래자랑>을 자신의 고향인 황해도에서 찍는 것이다. 무대 밖의 그의 삶은 어떠할까. 아파트 에서 홀로 사는 그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대한다. 부인은 몇해 전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가까운 곳에 사는 막내딸의 아파트로 가서 식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챙긴다. 화목한 송해네 가족은 앞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것은 뺑소니 사고로 먼저 떠난 아들이다.
<송해 1927>은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이자 한국 예능의 살아 있는 전설인 송해의 무대 밖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영화는 송해가 출연했던 방송 푸티지와 사진 그리고 동료와 후배들의 인터 뷰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그의 커리어를 조명하기보 다는 아버
[리뷰] 아버지로서의 송해 '송해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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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아론(율리우스 펠드마이어)과 그의 연인 노라(사스키아 로젠달)의 평온한 일상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산산 조각 나버린다. 아론이 은행 강도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된 것. 죽어가는 순간, 아론이 유언처럼 남긴 말은 “나의 끝은 너의 시작이야.”
아론의 죽음 이후 노라는 상실감과 절망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채 점차 메말라가고, 과거의 파편들은 환상처럼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한편 영화의 또 다른 세계에는 딸의 치료비와 실직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나탄(에딘 하사노비치)이 존재한다. 노라와 나탄의 세계가 겹쳐 교집합을 만들어낼 때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노라는 데자뷔를 겪듯 나탄에게서 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을 느낀다.
독일의 신인감독 마리코 미노구치의 장편 데뷔작 <나의 끝, 당신의 시작>은 제목에서부터 암시하듯 ‘끝 이후의 시작’을 동력으로 삼는 다. 젊은 연인의 사랑은 비극적인 사고로 허무하게 끝나버리지만, 영화는 바로
[리뷰] 과거와 현재, 인연과 운명 '나의 끝, 당신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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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체력으로 짐을 버텼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사히 산장 까지 전달한다’란 마음이 짐을 떠받치게 되었죠.” 영화의 주인공 이가라시 히로아키와 이시타카 노리히토는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일본 오제국립공원에서 80kg에 육박하는 짐을 나르는 ‘봇카’다. 일주일에 6일, 지게를 지고 오제를 걷는 두 사람은 “매일 달라지는 오제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오제의 자연은 고단한 노동의 틈새로 작은 기쁨을 선물하고, 이들의 뜨거운 땀방울과 가쁜 숨소리는 어느새 풍경의 일부로 스며든다.
<행복의 속도>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습원 지대에서 짐을 지고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의 고된 발걸음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데뷔작 <춘희막이>에서 두 할머니의 일상을 담담히 포착했던 박혁지 감독이 이번엔 일본의 짐꾼 봇카의 나날을 카메라에 담았다. 봇카를 알게 된 뒤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이들의 생과 노동을 통
[리뷰] '행복의 속도' 삶의 무게와 속도에 대한 차분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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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살대원이 된 탄지로(하나에 나쓰키)는 상부의 명령으로 여러 임무를 수행 중이다. 어느 날 나타구모산에서 귀살대원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탄지로와 네즈코(기토 아카리), 젠이츠(시모노 히로)와 이노스케가 진상 조사를 위해 파견된다. 나타구모산은 거미의 힘을 지닌 혈귀 가족이 지배 중이다. 탄지로와 동료들은 거미줄에 조종되는 다른 귀살대원들의 습격을 받아 뿔뿔이 흩어진다. 그 와중에 가장 강력한 12명의 혈귀, 십이귀월 중 한명을 처음으로 마주한 탄지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귀멸의 칼날: 나타구모산편>은 TV애니메이션 1기의 15화부터 21화를 합친 스페셜 버전이다. 처음으로 십이귀월이 등장하여 본격적인 대결구도를 잡아나가는 부분인 만큼 독립된 에피소드로서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귀멸의 칼날>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남매간의 인연은 이번에도 강조된다. 십이귀월 중 하현의 5 루이가 가족에 강한 집착을 보이며 탄지로와 네츠코 남매를 갈라놓으려 하자
[리뷰] 십이귀월의 첫 등장 '귀멸의 칼날: 나타구모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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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2차 성징이 시작되고 자신이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 한결의 어머니다. 젠더퀴어, 논-모노, 폴리아모리스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했지만 자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나름 성소수자의 특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아들이 게이일 거라고는 0.00001%도 예상하지 못한 비비안은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 참석한 첫날 입을 떼자마자 왈칵 눈물부터 쏟았다. 그리고 나비와 비비안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가족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해해가고, 스스로 변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다. <너에게 가는 길>은 단지 가장 가까운 이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아들이 커밍아웃을 할 때 부모가 절망했던 진짜 이유는 이 사회가 소수 자들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하는 시민 의식도 법적 제도도 턱없이 모자람을 알고 있었기 때문임을 깨달을 때 한 가족의 이야기는 한국 사회로 확장된다. 그
[리뷰] ‘너와 나’가 함께 직면하는 고통 '너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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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새로운 감독이 탄생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달콤, 살벌한 연인> 등에 출연한 조은지 배우가 <장르만 로맨스>라는 준수한 장편영화 데뷔작을 내놓았다. 장르는 코미디. 그것도 무작정 말장난을 던지는 코미디가 아닌, 여러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웃음이 터지게 만들곤 이내 관객으로 하여금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에 빠지 도록 하는 흡족한 코미디다.
주인공 현(류승룡)은 한때 천재 소설가로 불렸으나, 7년째 슬럼프에 빠져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학 교단에서 예비 작가들을 가르치는 그는, 제자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지루하고 길게 출석부를 호명한 뒤에 과제부터 이야기하는 기성세대다. 문화예술인이라기보다 소박한 직장인의 삶을 사는 현은 어느 날 송두리째 자신을 흔들어놓는 사건을 겪는다. 태풍의 진원지는 유진(무진성)이란 이름의 새파랗게 어린 제자다. 유진은 현에게 애정을 고백하며 자신이 쓴 소설을 건네 는데, 현은 제자의 깊은 애정
[리뷰] 배우 출신 조은지 감독의 첫 상업 장편영화 '장르만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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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바트화 폭락에 따른 태국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자 부동산 개발 사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들을 둔 단짝 보움과 이브는 안락하던 삶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한다. 지긋지긋한 현실을 견딜 수 없던 보움과 이브는 동반 자살을 계획한다. 이브는 손쉽게 자기 턱 아래에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보움은 겁에 질려 죽은 이브를 두고 자리를 피한다. 죽어가는 이브의 눈동자에는 보움의 뒷모습이 비친다. 이브의 저주는 20년이 지나 발현된다. 아버지를 이어 부동산 사업을 하는 보움(남팁 총랏뜨위분)은 아버지들이 일으키려 했고 이브가 자살한 건물을 개발하려 한다. 보움와 함께 건물에 들렀던 딸 벨(아피차야 통캄)은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몽유병 증세를 보이거나 자해를 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이 모든 게 이브의 저주라는 걸 깨달은 보움은 저주를 막기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싸반>은 태국 공포영화의 자장 안에 있는 작품이다. 특히 점프 스케어와 CCTV 화면을 두드러지게
[리뷰] 태국 공포영화의 자장 '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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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더>는 체제 전환 이후의 세상을 다루기보다 전환 과정의 혼돈을 집요하게 관찰하는 영화다. 민중에게 무질서는 심연과 같은 절망이다. 감독은 이 절망의 순간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포착하거나 멀리서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멕시코 고급 주택가에서 마리안느(나이안 곤잘레스 노르빈드)는 성대한 결혼 파티를 벌이고 있다. 집 안 분위기와 달리 집 바깥은 긴장감이 감돈다. 경호원들이 진을 치고 있고, 몇몇 손님들은 시위대가 뿌린 페인트에 맞은 채 들어오는 등 어수선하다. 이 와중에 유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한 마리안느는 유모의 집으로 향한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시위대는 집 담벼락을 넘어오더니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고, 믿었던 경호원과 가사도우미는 시위대에 합세해 고용인들을 위협한다. 한편 시위대 사이를
뚫고 유모의 집에 도착한 마리안느는 군인들에게 납치당한다.
체제 전환의 과도기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시간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기득권뿐 아니라 민중
[리뷰] 체제의 전환 과정 속 혼돈을 관찰하다 '뉴 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