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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의 치료 덕분에 건강을 회복한 문어 코바. 그는 고향인 카리브해로 돌아가야 한다. 남미 대륙을 돌아서 가야 하는데 그쪽으로 엄청난 폭풍이 오고 있다. 옥토넛 탐험대장인 바나클은 헬기인 탐험선 H를 타고 정글 숲을 넘어 카리브해로 가기로 결정한다. 바나클은 페이소와 코바를 데리고 출발한다. 가는 도중에 새 떼를 피하다 탐험선이 추락한다. 길을 잃은 이들은 코바가 위험에 처하기 전에 바닷물을 찾아나선다. 그렇게 다다른 곳에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지하 동굴인 ‘세노테’가 있다. 하지만 바닷물이 필요한 이들은 바다로 연결된 곳을 찾아 동굴 깊숙이 들어간다.
<극장판 바다 탐험대 옥토넛: 해저동굴 대탈출>은 문어 코바를 카리브해로 데려다주는 옥토넛 탐험대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영화다. 이번 극장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두개의 공간이다. 정글과 해저 동굴이라는 두개의 층위로 나뉜 공간은 분리되어 있지만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상에 남은 대원들은 두 공
[리뷰] 볼거리 가득! '극장판 바다 탐험대 옥토넛: 해저동굴 대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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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폭행당하던 아오야마(나카무라 도모야)를 노란 점프 슈트를 입은 사내가 구해준다. 아오야마는 그에게 이끌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을 공동생활체에 들어간다. 거기에는 아오야마와 처지가 비슷한 사회 낙오자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생활의 규칙이 이상하다. 인사는 무조건 칭찬과 함께해야 한다거나 방 번호가 쓰인 종이를 마음에 드는 상대방에게 주고 상대방이 동의할 경우 같이 잠자리에 들 수 있다. 또 가끔은 이유도 모른 채 불법 투표나 거짓 테러 사건에 동원된다. 담장을 넘으면 소음이 발생해 마음대로 이탈할 수도 없다. 의뭉스럽기만 한 상황에 적응하던 아오야마는 동생과 조카를 찾기 위해 일부러 공동체에 잠입한 여인(이시바시 시즈카)과 만나면서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시크릿 카운터>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자각하도록 유도하는 부류의 영화다. 등장인물의 시선을 통해 마을 안팎의 삶을 비교하면서 어느 쪽이 더 자유로운 삶인지 관
[리뷰] 어느 쪽이 더 자유로운 삶인가 '시크릿 카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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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캘리포니아 산페르난도 밸리, 15살 소년 개리(쿠퍼 호프먼)는 사진 촬영 아르바이트생 알라나(알라나 하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알라나는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개리의 패기 넘치는 데이트 신청에 당황하면서도, 그와 저녁 식사를 한다. 그렇게 개리와 알라나의 미묘하고도 질긴 인연이 시작된다.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개리는 야심을 품고 물침대 판매 사업에 뛰어들고, 알라나는 사업 파트너로서 개리의 여정에 동행하는 한편, 조금씩 자신만의 꿈을 찾아나선다.
폴 토머스 앤더슨의 신작 <리코리쉬 피자>는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영화로 기억될 듯하다. <부기 나이트> <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에 이어 다시금 고향 산페르난도 밸리를 영화의 무대로 삼은 앤더슨은 두 남녀의 서툰 감정과 사랑스러운 맨얼굴을 생기롭게 그려낸다. 엇갈리는 관계의 저릿한 여운과 가슴 벅찬 청춘의 열병을 꿈결처럼 추체험할 수 있는 동시에
[리뷰] '리코리쉬 피자' 청춘의 서툰 감정과 사랑스러운 맨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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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수 기업상 후보에 오른 저울 제조 회사 블랑코 스케일즈는 심사위원들의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에 사장 블랑코(하비에르 바르뎀)는 직원들의 기강을 잡으려 노력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
영 중인 블랑코는 ‘가족주의’ 경영 이념을 자랑스레 내세우고, 겉보기에 회사는 완벽하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사정은 다르다. 정리해고를 당한 호세(오스카 데 라 푸엔테)는 아이들을 앞세워 복직 요구 시위를 시작하고, 오랫동안 일한 직원 미랄레스(마놀로 솔로)는 집안 문제에 정신이 팔려 업무에 영 집중하지 못한다. 한편 블랑코는 새로 온 인턴 릴리아나(알무데나 아모르)와 은밀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스페인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의 <굿 보스>는 우수 기업상 수상을 눈앞에 둔 어느 사장의 일주일간의 고군분투를 그려낸다. ‘을’의 입장에서 사회생활의 비애를 담아내는 보통의 직장 배경 영화들과 달리 ‘갑’의 시점을 중심으로 예리한 풍자와 블랙
[리뷰] 예리한 풍자와 블랙유머가 가미된 직장 배경 영화 '굿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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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소녀 사야카(니쓰 지세)는 동네의 철도 건널목을 지날 때마다 반년 전 기억이 떠오른다. 반려견 루와 함께 이곳을 지나다녔기 때문이다. 등에 큰 흉터가 있다는 이유로 수군거리는 동급생들 틈에서 외로운 학교생활을 했던 사야카. 하지만 친구가 없다면 다른 친구를 찾으면 되는 법. 사야카는 동물 분양가게 앞에 묶여 거의 내쫓길 위기에 처한 강아지 루를 만나고, 마치 자신을 보는 듯 이입한다. 결국 부모를 설득해 루를 집으로 데려온 사야카는 루와 마을의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어느 날 루를 따라 허름한 쓰레기 더미 사이 자그마한 구멍을 통과하게 된 사야카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판을 발견하고 둘은 매일같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루는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사야카는 루의 죽음을 실감할 수 없다. 한편 사야카는 우연히 ‘레이디버드’라는 이름의 카페를 운영하는 할아버지 후세(오이다 요시)를 알게 되고 오래전 떠나보낸 그의 아들에 관한 사연을 듣는다.<역으로 가는
[리뷰] 반려동물과의 유대를 그린 따스한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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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오가타 메구미)는 어릴 적 소꿉친구 리카(하나자와 가나)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 저주에 시달린다. 리카는 언제나 함께 있자는 약속의 저주에 묶여 원령이 된 뒤 유타를 괴롭히는 자들을 공격한다. 비밀리에 저주를 다루는 주술사들은 강력한 원령의 힘을 우려해 유타를 격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최강의 주술사이자 주술사 양성기관 주술고전의 교사인 고죠 사토루(나카무라 유이치)는 유타를 주술고전에 데려온다. 주술고전에서 동급생인 마키, 토게, 판다를 만난 유타는 껍질을 깨고 나와 친구들과 함께할 용기를 얻는다. 평화도 잠시. 최악의 주술사 게토 스구루가 유타의 힘을 노리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극장판 주술회전0>은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2018년 연재 시작 후 일본 코믹북 판매량 1위, 누적 판매부수 6천만부를 돌파했으며 일본에서 2020년 10월부터 TV애니메이션 1기가 제작 방영되었다. 12월 개봉한 <극장판 주술회전0>은 개봉 43일 만에 700만
[리뷰] 옷코츠 유타의 성장을 다룬 프리퀄 '극장판 주술회전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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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나일강에서 열리는 호화로운 결혼 연회에 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나)가 초대를 받는다. 식의 주인공은 리넷(갤 가돗)과 사이먼(아미 해머)인데, 리넷은 자신이 보유한 막대한 재산 때문에 항상 불안한 상태다.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인척들과 재산 관리인, 그리고 헤어진 과거의 연인까지 모두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리넷은 에르큘 포와로에게 자신을 지켜달라는 의뢰를 한다. 그러던 와중에 또 한명의 불청객이 나타난다. 리넷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사이먼과 애인 사이였던 재클린(에마 매키)이다. 앙심을 품은 재클린이 리넷 커플을 따라다니며 대놓고 저주를 퍼붓자 리넷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그렇게 마침내 나일강 위를 떠다니던 초호화 여객선에서 총알 한방이 발사되고야 만다.
<나일 강의 죽음>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로, 2017년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으로부터 이어지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의 두
[리뷰] 다시 한번 클래식한 정통 추리극 '나일 강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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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아주 오래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007’이 활동을 시작하기 200년도 더 전인 미국 독립전쟁 시기에 이름을 떨쳤던 한 여성 스파이의 코드명이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지만 다소 시대착오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007을 비롯한 남성 스파이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지금. 영화 <355>는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그 상징적인 이름을 스크린을 통해 불러보는 영화다.
CIA 요원 메이스(제시카 채스테인)는 임무를 위해 파리로 향한다. 메이스가 탈취해야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시스템을 컨트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담긴 드라이브. 클릭 한번으로 비행기를 추락시키거나 도시 전체를 정전시킬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이 악당 손에 들어가면 3차 세계대전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파트너 닉(세바스티안 스탄)이 그녀와 동행한다. 둘은 오랜 친구 사이이지만, 닉의 끈질긴 구애로 메이스는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시작된 작전에
[리뷰] 다섯명의 여성 요원이 선보이는 액션 블록버스터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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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추운 겨울,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서울 광화문 광장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배우 김의성과 언론인 주진우가 함께 연출한 <나의 촛불>은 2016년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 집회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손석희 전 JTBC 사장, 박영수·윤석열 전 특별검사,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탄핵 정국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사람과 촛불 집회에 모였던 시민들의 인터뷰 영상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의 증언을 퍼즐 삼아 당시 탄핵 정국을 촘촘하게 펼쳐내는데, 여도 야도 시민들의 눈치를 보고 촛불을 두려워하며 떠밀리듯 탄핵에 이르는 과정은 지금 다시 봐도 웬만한 정치 드라마 못지않게 긴장감이 넘친다.
[리뷰] 2016년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그 현장으로 '나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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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 빅보이는 유튜버인 친구 레이와 테마파크 ‘와일드랜드’에 입장한다. 이곳은 팔찌만 누르면 원하는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모험의 공간. 마침 특별 이벤트로 ‘애니멀 체인지’가 열리고, 둘은 우승 상금을 위해 도전장을 내민다. 세명씩 한팀을 이뤄야 하는 대회에서 레이가 더 강한 상대들과 팀을 꾸리기 위해 떠나자, 빅보이는 새로 팀을 정비한다. 변신한 동물들이 갑자기 사나워지는 소동이 일어나며 와일드랜드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맞닥뜨린다. <부니베어> 시리즈를 연출한 정량 감독의 신작 <애니멀 체인지>는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선보이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인간이 동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상상력에 기반한 모험 서사로, 인간과 동물의 이미지를 겹쳐놓거나 동물적 신체에 기인한 갖가지 특성을 애니메이션의 동력으로 활용한다. 다만 기시감이 드는 작화와 신선하지 못한 이야기는 영화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리뷰] 누구나 원하는 동물로 변신! '애니멀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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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의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간신히 홀로 출산을 마쳤지만 그녀(로지 데이)는 마약에 중독돼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아니 어쩌면 자기 자신을 위해 아이를 브로커(해리엇 샌섬 해리스)에게 팔아넘기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그녀는 브로커의 거처를 찾아가는데, 그러다 우연히 브로커의 폭력적인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월드 판타스틱 레드 부문 상영작이기도 한 <더 마더>는, 이 부문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고어/스릴러 장르의 재미를 상당 부분 충족시켜준다. 특별한 점은 영화에 인물의 대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러티브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음악 덕분이다. 영국의 천재 포크 뮤지션 닉 드레이크의 <River Man>이 스페인 알라바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지는 장면만큼은 무척 인상적이다.
[리뷰] 대사 없는 엄마의 내러티브 '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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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2020>은 재야운동가로서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문익환 목사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1994년 1월18일, 문익환 목사의 영결식으로 시작한 영화는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저마다 기억하는 문익환에 관해 회고한다. 아내 고 박용길 여사, 아들인 배우 문성근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이 등장해 문익환이라는 위인을 직접적으로 호명하고 또 소환한다.
북간도에서 태어난 문익환은 윤동주, 송몽규와 함께 명동학교를 다녔지만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 정도상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부이사장의 말처럼 “두 사람에 대한 끝없는 부채감과 두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간직한 문 목사는 자신의 여생이 그들의 몫인 듯 열사와 약자들의 삶으로 끊임없이 다가갔다.
<늦봄2020>은 현재적 의미를 도출하기 위한 장치로서 그의 육성 자료로 남은 상고이유서를 이따금 보이스 오버로 삽입한다. 그의 호(號)와 영화가 제작된 연도가 합쳐진
[리뷰] 재야운동가 문익환 목사의 삶 '늦봄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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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사(시라이시 세이)는 아리마(우키쇼 히다카)를 볼 때마다 어쩔 줄 몰라 한다. 고등학교 1학년 3학기, 전학 온 아리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츠카사는 아리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혼자 품은 마음이 힘들어 체념하려 할 때마다 아리마는 불필요한 친절로 츠카사를 흔들어놓는다. 3학년이 되자 츠카사는 용기를 내 아리마에게 고백하지만 보기 좋게 차인다. 실망도 잠시, 곱고 건강한 성정의 츠카사는 앞으로도 쭉 좋아하겠다고 아리마에게 선언한다. 그러나 아리마의 전 여자친구 마유가 등장하고, 그녀의 사촌 오빠 하세베에게 기습키스를 당하며 츠카사의 다짐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초반 츠카사의 짝사랑하는 마음을 탐구하듯 들여다본다. 이야기가 나아가면서 짝사랑은 여러 인물 사이로 전염병처럼 퍼져 츠카사의 감정보다 짝사랑이라는 마음 작용 자체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아리마마저 츠카사를 짝사랑하는 사태로까지 번지며 정점에 다다른다. 어지러운 마음의 화살표들과 화사한 화면은 청소년
[리뷰] 전지적 짝사랑 시점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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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준비하는 하루를 반복하는 한 남자가 있다. 생기 없는 화분 앞에 앉아 소주 한병을 비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인(강길우)은 어떤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사를 치를 밧줄까지 구비해놓은 그가 매일 같은 하루를 되풀이하는 이유는 지나친 음주로 인한 기억상실증 때문이다. 모인은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여자 화림(박가영)과 하루를 보내게 된다. 술 없이 맨정신으로 일상을 버티지 못하는 것은 화림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인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에 빠져 있는 화림은 아침이 되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인에게 매번 정체를 바꿔가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일상을 회복하는 걸까 싶을 때쯤 상황은 악화되고, 둘은 이제는 정말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태백으로 향한다.
김지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온 세상이 하얗다>는 죽음을 다짐한 두 사람의 로드 무비, 혹은 유서 같은 영화다. 영화 중간 흘러나오는 모인의 내레이션이
[리뷰] 죽음을 준비하는 하루를 반복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온 세상이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