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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앞선 형사 생활을 이어가는 우밍한(허광한)은 마약범 구속 과정에서 폭행과 성차별이라는 죄목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동성애자를 향한 차별을 습관처럼 일삼는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수사에만 집중한다. 여느 날처럼 범인을 잡다 길에 쏟아진 물건을 정리하던 우밍한은 붉은 봉투 하나를 줍게 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건 바로 영혼 결혼식 초대장. 이 초대장엔 영험한 저주 하나가 걸려 있으니, 봉투를 주운 사람은 무조건 영혼 결혼식을 치러야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우밍한은 일면식 없는 남성과 결혼할 운명을 거부하려 발버둥치지만 갑자기 하늘에서 냉장고가 떨어지거나 차 사고가 나는 등 재수 없는 일들의 연속으로 결국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결혼 상대자의 이름은 마오마오(임백굉). 의문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그를 애도하기 위해 가족이 영혼 결혼식을 계획한 것이었다. 혼인 이후 모습을 드러낸 마오마오는 우밍한에게 빙의를 협박하며 자신의 한을 풀어줄 것을 부탁하고, 어느덧
[리뷰] ‘메리 마이 데드 바디’, 변화한 사회가 자아낸 참신한 상상, 다만 너무 익숙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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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으로 한 가족이 이사 중이다. 엄마 줄리아(알렉스 에소)는 두 자식을 데리고 오래된 수도원으로 가고 있다. 이곳은 1년 전 죽은 남편이 남긴 유일한 유산이다. 줄리아는 이곳을 수리하여 팔 생각이다. 아들 헨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 수도원을 구경하다가 악령에 씌인다. 수상함을 느낀 나머지 가족은 헨리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의사는 단순히 정신병이라고 진단한다. 그날 밤 헨리는 괴상한 목소리로 신부를 데려 오라고 가족에게 명령한다. 줄리아는 에스퀴벨 신부(다니엘 소바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는 아들의 몸속 악령이 원하는 신부가 아니었다. 악령이 원한 자는 교황청 수석 구마 사제인 아모르트 신부(러셀 크로)였다.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은 실제 바티칸 교황청이 공식으로 인정한 수석 엑소시스트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의 회고록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공포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오래된 수도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한편의 실내극 같다. 하지만 단조로움을
[리뷰]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 “우리의 죄를 우리가 찾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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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 하나의 신, 두 사람의 대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를 채운 6편의 단편은 이 약속된 제한 위에서 피어난 재기발랄한 말들의 향연을 보여준다. 카페, 집, 회사, 파티룸 등 그다지 유별날 것 없는 일상의 무대 위로 흘러나오는 대화들은 하나같이 ‘갈등’ 중이다. 소셜 코미디를 표방한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노사, 지역, 젠더, 세대 갈등에 익숙한 동시대 성원들 저마다의 뻔뻔한 입장 차를 풍자한다. 동물권, 환경문제, 미투 운동 등 사회적 이슈가 개인의 일상에서 모순적으로 어긋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장면들이 특히 웃음을 낳는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윤성호 감독이 연출한 <프롤로그>는 서로의 악덕과 편법을 유능함으로 착각한 기업 관리자들의 허세 가득한 대화를 들려준다. 단편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우리의 낮과 밤>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김소형 감독은 <하리보>에서
[리뷰] ‘말이야 바른 말이지’, 혐오를 겨냥하는 재기발랄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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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고등학생 정훈(차선우)은 복싱 선수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우연히 동네 양아치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승희(유지애)를 구하면서 인생은 그가 원하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 양아치 무리를 이끌던 족제비(이원석)와 싸움을 벌이고 손목을 다쳐 복싱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정훈은, 자신을 좋아하지만 족제비와 친분이 있던 미자(김소희)와 멀어지고, 승희와 결혼을 약속한다.
성긴 이야기 탓에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모티프는 결혼이다.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어머니를 잃은 정훈은 “술도 마시지 않고 여자도 때리지 않는다”. 정훈이 가진 이러한 미덕은 미자가 그를 마음에 품는 이유다. 하지만 정훈은 미자가 “쉬운 여자”이기 때문에 선을 긋는다. 동시대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러한 갈등 상황과 함께 ‘누아르’라고 상정되었을 (검은 양복을 입은 조폭들, 칼부림, 피투성이 시체 등) 몇몇 이미지들 역시
[리뷰] ‘바람개비’, 잔혹보다는 조잡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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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계 이민자인 로키타(졸리 음분두)는 정식으로 체류를 허가받기 위해, 벨기에에 함께 도착했지만 이미 체류증을 받은 토리(파블로 실스)와 혈연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당국은 유전자 검사를 요구하고, 실제 남매 사이가 아니므로 체류 허가를 받을 길이 요원해진 로키타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 토리와 함께 (마약 배달까지 겸하여) 일하고 있던 피자 가게의 사장을 통해, 체류증을 얻는 조건으로 로키타는 밀실에 갇혀 대마를 재배하는 일을 하게 된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 감독은 외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토리와 로키타>를 본 “관객이 그녀의 운명에 슬픔을 느끼면서, 용인할 수 없는 현실의 부당함에 저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것이 유럽의 이민자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감독들이 바라는 영화의 성취라고 한다면, 이를 위해 그들이 선택한 방법의 기준은 (이 영화는 물론이고 그들의 오래된 작업들에서 이미 양식화된 이미지들로 비춰볼
[리뷰] ‘토리와 로키타’, 일상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일상을 빼앗는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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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으로 정치인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는 과거로 흘러가는 시점을 선호한다. 권력을 잡는 과정이나 재임 기간에 초점을 맞춰야만 그의 정치적 위대함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입니다>는 퇴임 이후, 현재의 시점으로 흘러간다.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나열하고 자축하기보다 퇴임 이후 인간 문재인으로 돌아간 나날을 기록한다. 들풀 잎사귀만 보고도 풀의 이름을 술술 말하거나 반려견들과 가까운 산으로 산보를 가는 것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박한 생활을 드러낸다. 아내 김정숙 여사와 사소한 일로 투닥거리는 모습은 여느 평범한 가족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영화에 오로지 한적한 평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시위대는 사저 부근을 둘러싼 채 욕설을 내던지고, 두 부부는 이를 조용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흉흉한 말 속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하는 것은 꽃을 심고 밭을 가는 것이다. 텃밭 농부로서 오늘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으로 그는 답한
[리뷰] ‘문재인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의 솔직하고 안정적인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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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하거나 덜떨어지거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하나같이 이상한 캐릭터들의 불협화음을 연료로 삼는 우주선이다. 알코올중독의 이력마저 추가한 리더 퀼(크리스 프랫), 역변은 아닌지 슬며시 수군대고 싶어지는 틴에이저 그루트(빈 디젤), 마초의 심장 안에 숨겨진 육아 본능을 발휘하는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아무래도 너무 착해져버린 네뷸라(캐런 길런), 공감 능력만큼 전투력도 끌어올린 맨티스(폼 클레멘티프)가 이번에도 조종대를 잡았다. 잠깐, 그나마 믿음직한 행동대장 가모라(조에 살다나)는? 타노스에 의해 절벽 아래로 던져진(<어벤져스: 엔드게임>) 가모라는 이번 편에서 ‘가디언즈’로 살아본 적 없는 다른 세계의 가모라이며, 덕분에 우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연인 때문에 눈물 짓는 멜로드라마 주인공처럼 청승맞게 구는 퀼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문제아 로켓(브래들리 쿠퍼)은? 어느덧 약 10년의 세월을 보유한 프랜차이즈의 새 오프닝은 이 한결같이 고약한 너
[리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애틋함, 결속감, 거친 액션과 흘러넘치는 박애의 달콤한 총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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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둔 자동차 영업사원 도하(장동윤)에게는 월급날보다 기다리는 날이 있다. 동갑내기 여자 친구 태인(박유나)에게 프러포즈할 5주년 기념일이다. 태인이 인디밴드 보컬로 버스킹하던 때부터 곡 작업을 하러 거제도에 간 현재까지도 일편단심인 도하는 결혼으로 이 고역스러운 장거리 연애를 끝낼 생각이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디데이에 파티 참석을 요구한 VIP 고객이자 초등학교 동창 제임스 한(고건한)의 연락으로 어그러진다. 얼굴만 비추고 오겠다 했으나 과음이 그를 연락 끊긴 애인으로 만들고 그가 여자에게 유혹당하는 영상이 태인에게 전해지면서 이별 직전까지 가게 되자 도하는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한다.
애플 맥북의 시동 화면으로 시작하는 <롱디>는 100% 스크린 무비다. 카카오톡과 최근 통화 목록, 각종 폴더가 배치된 도하의 컴퓨터 스크린이 영화의 기본 공간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 영상통화와 CCTV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토스하며 매끄럽게 전진한다. <
[리뷰] ‘롱디’, 맥북을 켜며 시작되는 장거리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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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소멸로 인해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다. 전세계는 연합 정부를 설립하고 대책 마련에 힘쓴다. 지구 표면에 거대한 엔진을 장착해 궤도를 옮기는 ‘유랑지구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프로젝트 실행 전에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달로 향한다. 달에 행성 엔진을 장착해 지구로부터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행할 요원들을 뽑는다. 훈련소에 모인 우주비행사 류배강(오경)은 동기인 한송이(왕지)에게 첫눈에 반한다. 우주 엘리베이터 안에서 류배강은 한송이에게 프러포즈하려고 한다. 그 순간 갑자기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디지털 라이프’측 소행으로 보인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로 영생을 가지려 한다. 이들의 방해로 인해 결국 달이 붕괴한다.
<유랑지구2>는 태양 소멸에 맞서 지구 궤도를 바꿔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을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아시아 최초로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소설가 류츠신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전
[리뷰] ‘유랑지구2’, 달의 몰락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기성세대의 마지막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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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홍콩영화의 일곱 거장이 모였다. 홍콩의 찬란한 시기를 경험했던 감독들은 195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그 시절 홍콩에 대한 10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스타일과 이야기는 제각각이지만 35mm로 촬영된 영화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애잔한 감성을 더한다. 홍금보 감독은 참새 공중제비, 호랑이 점프, 좌우 날아치기를 수련하던 자전적 이야기(<수련>)로, 허안화 감독은 사려 깊은 선생님들의 추억담(<교장선생님>)으로 홍콩의 과거를 회상한다. <수련>의 마지막 장면에 출연한 홍금보는 “과거는 그저 추억”이라고 말하지만 영화 속에 담긴 과거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홍콩의 역사를 끊임없이 소환한다.
담가명의 <밤은 부드러워라>는 미래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 가는 여자와 홍콩을 떠날 수 없는 남자의 이별 풍경을 담았다. 서로에게 다시 없을 첫사랑임을 직감하면서도 헤어질 수밖에
[리뷰] ‘칠중주: 홍콩 이야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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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어느 시골 마을, 곧 수확을 앞둔 꽃밭을 달리는 <클로즈>의 소년들은 마치 유년의 정점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축복에 휩싸여 있는 것만 같다. 레오(에덴 담브린)와 레미(구스타브 드 와엘)는 매일 한뼘씩 자라나는 몸과 영혼의 뒷면까지 공유하는 사이지만, 여름방학이 끝나면 이 관계가 여지없이 시험에 처하고 말 거라는 사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안다. “너희 둘 사귀는 사이야?” 동급생의 힐난 섞인 물음에 레오는 즉각 부정하고 레미는 침묵한다. 한번도 서로의 친밀함을 정의하거나 의심할 필요 없었던 유일한 세계는 이제 젠더 규범과 동성애 혐오라는 미묘한 사회적 압력에 짓눌리면서 서서히 균열을 일으킨다. 레오가 공포에 질려 관계로부터 달아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레미는 동요하고, 분노하고, 달려들고, 마침내 사라지기로 한다.
장편 데뷔작 <걸>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루카스 돈트 감독은 <클로즈>에서도 고요한 동시에 매우 내밀한 카메라워크로 배
[리뷰] ‘클로즈’, 내밀하고 고요하게 지켜보는 두 소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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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짱구(박영남)를 출산하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고를 겪고 짱구를 만난 봉미선(강희선)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신형만(김환진) 뒤로 한 여자가 이들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고 5년 뒤, 짱구 가족을 다시 찾아온 여자, 유나르하(안영미)는 자신의 아들 진구(채림)와 짱구가 산부인과에서 뒤바뀌었다는 고백을 한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닌자들의 피습으로 짱구와 유나르하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위치 추적으로 이들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한편 유나르하 가족은 닌자 마을에서 세상의 모든 악의 기운을 막아주는 ‘지구의 배꼽’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짱구는 닌자 학교를 다니고, 주요 기술인 동물소환 권법을 익히고자 고군분투한다. 평범한 인간세계를 경계하고 차단하는 닌자 마을의 장로는 폐쇄적인 태도로 마을 사람들을 통제하며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한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분위기 속에서 유나르하와 짱
[리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산만한 스토리에 숨겨진 두 여성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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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로 여행할 계획이었던 프레디(박지민)는 행선지를 바꾸어 한국에 당도한다.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된 후 처음 찾은 한국은 그에게 낯설기만 하다. 술은 맞은편에 앉은 친구가 따라주어야 한다는 시답잖은 불문율부터 초면에 호구조사하는 대화 방식까지. 프레디는 한국인 친구 테나(한국화)와 동완(손승범)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조금씩 알아가지만 이내 ‘토종 한국인’이 되기보다 자기 방식대로 서울을 활보하길 택한다. 다만 테나의 한 가지 제안에는 귀 기울여본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입양센터인 하몬드 아동복지회를 들러보기로 한 것이다. 충동적으로 방문한 하몬드에서 프레디는 아버지의 연락처를 받은 후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군산에서 만난 아버지(오광록)와 그의 가족은 두팔 벌려 프레디를 맞이한다.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테나의 도움으로 프레디는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로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의 마음이 줄어들기 전에 거리를 좁혀오는 아버지와 할머니의 태도가
[리뷰] ‘리턴 투 서울’, 정체성을 규정하는 공간으로부터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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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돼지들의 머리, 기다란 창자, 토막 난 고깃덩이들. <피기>는 정육점의 일과를 짧고 굵게 보여주며 시작한다. 영화의 주요 테마인 ‘비인간적’ 신체를 전면적으로 전개하는 오프닝이다. 그 뒤로 누군가의 손, 두발, 입술을 비춘 근접숏이 차례로 나열된다. 이 몸의 주인은 사라(라우라 갈란). 부모의 정육점 일을 돕는 그녀는 과체중이라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극심한 놀림을 받지만,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작은 위안을 얻곤 한다. 어느 오후, 모욕적인 사태의 연쇄로 비참함에 잠겨 있던 사라는, 이후 자신을 따돌리던 이들이 한 남성에게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사라는 그날의 진실을 숨기기로 한다. 심지어 그녀는 납치범에게 오묘한 욕망을 품기까지 한다.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문제를 범죄 스릴러 장르에 접속한 <피기>는 무거운 여성에게 부과되는 억압과 폭력을 여실하게 노출한다. 피, 땀, 오줌 등 다양한 ‘오물’이 등장해 사라의 동물성을 부각하며, 여름의
[리뷰] '피기', 동물적 신체와 오염된 여성의 형상을 냅다 겹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