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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 뒤 아직까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을 재일 ‘조선인’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감독의 재일조선인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다큐멘터리영화다. 2002년 금강산 청년대회에서 그들을 처음 만난 감독은 그들이 북한만큼 남한에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일본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내 이것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과 연관이 있는 사안임을 깨닫는다.
재일조선인들이 현재에도 만연한 일본인들의 온갖 차별과 혐오를 견디면서까지 일본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대체 무엇을 위하여 끝까지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며 새로 태어난 세대에게 민족교육을 시키는 것일까. 영화는 감독이 18년간의 취재를 통해 만난 조선인 당사자들의 입을 빌려 한국과 일본 양국으로부터 거절당한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중엔 <
[리뷰] 재일조선인에 대해 궁금하다면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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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간된 문예지에서 오래전 등단한 소설가 구보(박종환)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며 외롭고 고독한 글쓰기를 지속하는 중이다. 어느 날 구보는 자신의 소설 출간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출판사에서 일하는 선배 기영(김경익)을 만나지만, 이번엔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을 듣게 될 뿐이다. 그 대신 기영은 자서전 대필 일거리를 권유하고, 이에 구보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다. 선배와의 만남 이후 무기력하게 도시를 거닐던 구보는 이따금 아는 사람들을 마주치기도 하지만 그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괴리감을 느끼며 점점 더 자신 속으로 침잠해간다. 그렇게 구보의 하루가 끝나갈 때쯤, 구보는 우연히 배우 지유(김새벽)를 만난다.
곤궁한 예술가의 정처 없는 발걸음은 어디로 이어질까. <셋방>(2013), <오렌지향 오후>(2014) 등의 단편을 연출해온 임현묵 감독의 첫 장편영화 <소설가 구보의 하루>는 어느 소설가의 쓸쓸한 하루를 뒤따른다.
[리뷰] 곤궁한 예술가의 정처 없는 발걸음 '소설가 구보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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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가을 뉴욕, 작가를 꿈꾸는 조안나(마거릿 퀄리)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의 CEO인 마가렛(시고니 위버)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된다. 조안나에게 주어진 업무 중 하나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이자 은둔 생활 중인 J. D. 샐린저에게 온 팬레터에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형식적으로 답하는 것. 자신의 감정과 고민을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편지들을 읽으며 조안나는 제각기의 홀든(<호밀밭의 파수꾼>)과 프래니(<프래니와 주이>)의 모습을 발견하는 한편, 방황하는 자신의 얼굴 또한 마주하게 된다. 그리하여 조안나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조안나의 답장을 받은 한 학생이 그녀를 찾아온다.
필리프 팔라르도 감독의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9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사회 초년생의 고군분투를 그린다는 점에서 관객의 흥미를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꿈을 유예하고 취업한 주인공이 여자 상사와 갈등을
[리뷰] 90년대 뉴욕 속 고군분투하는 사회 초년생 '마이 뉴욕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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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윤은 요즈음 알 수 없는 소리로 새벽에 잠을 깨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가족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아는 동생의 집을 빌려 며칠간 머물기로 한다. 그는 집 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신을 관찰하려고 한다. 개그맨 후배 임우일도 그를 돕기 위해 집에 방문한다. 어느 날 밤 잠든 유세윤을 찍는 카메라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다음날 아침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이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다. 기이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세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잠에서 깨어나 숙소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는 무당 임덕영을 부른다.
<이상존재>는 개그맨 유세윤의 심연에 자리한 이상한 존재가 누구인지 파헤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과 <유세윤의 Art Video>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구성은 <랑종>을 차용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 속 악령이 누구인가가 관건이 된다. 유세윤이 중
[리뷰] 유세윤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이상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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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사람다워질 수 있을까. 혹은 로봇은 구원받을 자격이 있는가.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과 로봇 사이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면 쉽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인간적인 로봇은 얼마나 인간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간병 인력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근미래, 업그레이드된 간병 로봇 ‘간호중’은 그의 보호자인 ‘연정인’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면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 사람의 돌봄 노동을 대신하던 간호 로봇 ‘간호중’은 보호자인 정인을 심적으로 괴롭히는 아픈 엄마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로봇이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인간을 해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지극히 로봇다운 설계 오류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계급 갈등을 겪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은 좋은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로봇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많은 혜택을 얻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보급형 로봇을 쓰는 바람에 많은 오류에 처하게 된다. 그 오류는 곧 불행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민규동 감독의 <간호중&g
[리뷰] 로봇이 사람다워질 수 있을까 '간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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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에는 광기의 영화,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걸작, 괴물 같은 영화라는 자극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티탄>을 보고 나면 이같은 수식어가 도리어 덜 자극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은 알렉시아(아가트 루셀)는 성인이 되어 모터쇼의 댄서로 살아간다. 알렉시아는 금속의 자동차에 진심으로 흥분하고, 문자 그대로 자동차와 육체적 관계를 맺고 임신을 한다. 알렉시아의 모습 혹은 정체는 계속해서 변한다. 모터쇼의 스트립 댄서였던 알렉시아는 살인범이기도 하며,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10년 전에 실종된 소년 아드리앵인 척 위장해 아드리앵의 아버지 뱅상(뱅상 랭동) 집에서 머물게 된다. 소방관인 뱅상은 알렉시아를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이라 믿으며 그를 보호하려 한다.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티탄>에서 유동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전환 가능한 젠더, 인간과
[리뷰]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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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는 마라도나가 입단하기 전까지 이탈리아 축구 1부 리그에서 단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다. 마라도나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폴리 전역에 파다했던 1984년, 파비에토(필리포 스코티) 또한 마라도나의 이적 소식에 마음이 들떴다. 그는 부모와 형을 사랑하고, 어렵게 임신했지만 남편의 폭력으로 유산한 뒤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모 파트리치아를 동경하는 10대 소년이다. 시끌벅적한 대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던 그의 일상은 부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부모가 별장에 놀러 갔다가 그곳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이다. 그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건 마라도나가 출전하는 나폴리 시합을 보러 가기 위해 부모를 따라나서지 않아서다.
<신의 손>은 이탈리아의 거장 파올로 소렌티노가 고향 나폴리에 바치는 찬가다. 영화는 절망에 빠진 파비에토가 방황하다가 스스로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려낸다. 삶의
[리뷰] 소렌티노가 고향 나폴리에 바치는 찬가 '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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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꼭 우리의 미래 같네.” “무슨, 37살 여자의 미래는 엄청 밝다고.” “하지만 진짜 안 보인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간호사 아카리(다나카 사치에)는 이혼 후 진지한 연애를 거부한다. 일로 바빠 거의 집을 떠나 있는 남편 대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중학생 아들을 키우며 사는 사쿠라코(기쿠치 하즈키)의 얼굴은 거의 체념에 가깝고, 아트센터 PROTO를 운영하는 예술 행정가 후미(미하라 마이코)는 남편인 북에디터 타쿠야에게 불안을 느끼지만 친구들에게 내색하진 않는다. 37 살 동갑내기 친구인 이들은 모두 준(가와무라 리라)과 연결되어 있다.
그는 사쿠라코와 중학생 때부터 친구였고 아카리, 후미와는 서른 넘어 인연을 맺은 후 서로를 서로에게 소개했다. 비록 날씨 운은 없었지만 나름 즐거운 소풍을 만끽한 친구들에게 후미는 자신의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운동 워크숍에 참여한 후 온천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주인공들을 포함해 10명 남짓의 인원이 참석한 워크숍, ‘
[리뷰] 하마구치 류스케만의 언어 '해피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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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다.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접하고 한숨을 돌리지만 곧 오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민간 잠수부들은 곧장 현장으로 향한다. 책임이 사라진 무질서한 현장은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자리로 바뀐다. 민간 잠수부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로 뛰어든다. 이들은 선체 안에서 떨고 있을 학생들을 수면 밖으로 꺼내오기 시작한다. <로그북>은 세월호 구조 활동을 기록한 민간 잠수부들의 로그북을 기반으로 이들의 참사 전후의 삶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영화다. 민간 잠수부들은 구조 활동 이후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들의 상담을 맡은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는 트라우마를 의학적으로 ‘죽음 각인’이라 설명한다. 영화는 잠수 일지와 바다를 중첩시킨 이미지로 죽음 각인을 영화적으로 표현했다. <로그북>은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리뷰] 세월호 구조 활동을 기록한 민간 잠수부들의 '로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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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박은영)은 감독 친구에게 가족 다큐멘터리 촬영을 제안받는다. 13살인 동생 서영(박서영)을 중심으로 촬영이 시작된다. 서영은 뜬금없이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며 부모님에게 과외를 시켜달라고 한다. 과외 선생님으로 온 석우(홍석우)는 은영에게 반한다. 과외는 어느새 석우의 연애 상담으로 바뀌고 서영은 연애 코치를 시작한다.
<보조바퀴>는 인디포럼 2021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고봉수 감독의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배우 이주예의 연출 데뷔작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에 고봉수식 유머가 녹아 있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운 코미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보조 바퀴의 의미를 되묻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후반부에 나오는 어머니 인터뷰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보조 바퀴는 언젠가 떼어질 운명이지만 영화는 삶이 굴러가기 위해서 때론 보조 바퀴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리뷰] 보조 바퀴의 의미를 되묻다 '보조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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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교에 갑자기 총성이 울리고 피가 사방으로 퍼진다. 학생으로 보이는 두명이 문을 걸어 잠그고 ‘알라는 위대하다’라는 말과 함께 학생들을 학살한다. 이내 한명이 자신의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리고 자살 테러를 감행한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으로 응급 구조요원 이자벨(클로틸드 엠)과 아다모(아다모 디오니시)가 투입되어 한 학생을 싣고 출발한다.
<앰뷸런스>는 폭탄을 몸에 두른 테러 용의자를 태운 구조요원들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롱테이크 숏으로 담고 총성과 함께 컷이 전환되면서 일상의 단절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응급차의 안과 상황을 전혀 모르는 밖을 교차로 편집하여 서스펜스를 차곡차곡 구축하며 긴장감 있게 극을 진행한다. 영화는 참극이 벌어졌을 때 누군가의 무능을 비판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 무엇인지 드러내고자 한다.
[리뷰] 테러 용의자를 태운 구조요원들의 탈출기 '앰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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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주디스 C. 브라운은 피렌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낯선 문헌을 발견한다. “신비주의자로 가장했지만 결국은 부정한 여인으로 판명된 페샤의 테아티노회 수녀원장, 벨라도 출신 베네데타 카를리니에 대한 재판과 관련한 문서”가 그것. 1619년에서 1623년까지 이뤄진 심문 기록은 베네데타가 주장한 신과의 소통 내용은 물론 그가 다른 수녀와 맺은 성적인 관계에 대한 서술로 빼곡했다. 이를 파헤친 연구서 <수녀원 스캔들>을 폴 버호벤 감독이 영화화했다. 영화는 9살 때 수녀가 되기로 한 베네데타(비르지니 에피라)가 성인이 되어 겪는 사랑과 신앙의 충돌을 좇는다. 욕망의 발현과 정치적 생존을 위한 베네데타의 기행은 가톨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원초적 본능> <쇼걸> <엘르> 등에서 입체적이고 문제적인 여성 캐릭터를 형상화해온 폴 버호벤 감독이 또 한명의 흥미로운 여자주인공을 탄생시켰다. <베네데타>는 베네데타의 심중을 설명하기보
[리뷰] 폴 버호벤 감독이 탄생시킨 또 한명의 흥미로운 여자주인공 '베네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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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의 왕 바로는 갈수록 번성하는 히브리인 노예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이들이 반란을 일으킬 거라며 노심초사한 바로는 아기들을 색출하여 나일강에 던지라고 명령한다. 한 가족이 이를 피해 아이를 바구니에 숨겨 강에 흘러보낸다. 바로의 딸이 바구니 속 아이를 발견하고 자식으로 거둔다. 아이는 커서 모세가 된다. 시간이 흐르고 후계자인 람세스(앨프리드 몰리나)는 경비병을 죽인 죄로 모세(크리스천 슬레이터)를 사막에 버린다. 모세는 끝없는 광야를 걷다가 한 마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십보라를 만나 결혼하고 두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산다. 어느 날 불타는 한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 모세는 그의 뜻을 실행하고자 다시 애굽으로 향한다.
<십계>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선지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는 이야기인 ‘출애굽기’를 그린 종교 애니메이션이다. 모세 역은 <십계>(1956)에서 찰턴 헤스턴이,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리뷰] 출애굽기를 그린 종교 애니메이션 '십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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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부터 한국과 벨기에를 오가며 드라마를 촬영 중이던 배우 유태오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한 호텔에 고립되고 만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고 홀로 남겨진 그는 자신의 당황스럽고도 외로운 일상을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기 시작한다. 식당은 문을 닫고, 호텔 로비는 하루에 2시간만 개방하는 낯선 상황을 마주한 한 개인으로서의 고독과 공포와 그리움, 정체성과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민, 영화와 배우 일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감독 유태오가 되어 담담하게 담아낸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바쁜 스케줄 틈틈이 지인들을 만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기록 작업을 이어나간다.
<레토>(2018)의 ‘빅토르 최’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뒤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유태오가 코로나19 팬데믹 속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갑작스러운 록다운으로 타국의 숙소에 발이 묶였던 그는 ‘타지에서 홀로 죽는
[리뷰] 감독 유태오의 담담한 자기 이야기 '로그 인 벨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