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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녹야', 묘한 모험기의 원동력이 되는 두 여인의 연대와 사랑
이우빈 2023-11-01

타인과의 우연한 만남이 삶을 바꾸곤 한다. 낯섦과 설렘, 경계와 호기심이 공존하는 그 어색한 첫 만남의 순간을 중국 여인 진샤(판빙빙)와 한국 여인 초록 머리 여자(이주영)가 겪는다. 중국에서 도망치듯 이주하여 가짜 신분, 위장 결혼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진샤는 자신을 새장에 가둔 듯이 세상과 격리돼 살아간다. 반면 초록 머리 여자는 남자 친구의 마약 밀수를 도우며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너무 다른 삶의 형태, 그 덕인지 둘은 서로에게 단숨에 이끌린다. 위험한 범죄 현장을 거치며 더 깊은 관계로 공존하게 된다.

<녹야>는 한국을 촬영 배경으로 삼은 중국영화다. 낯설 정도로 오싹한 느낌으로 잡아낸 인천항, 도심의 자극적인 네온사인, 도시 외곽의 황량한 풍경 등의 공간성이 특히 눈에 띈다. 이처럼 생경한 공간에 두 여인이 툭 존재해 살아간다. <델마와 루이스>나 <아가씨> 혹은 최근의 <마스크걸> 등을 떠오르게 만드는 연대 혹은 사랑의 관계가 묘한 모험기의 원동력이 된다. 중국의 대표 배우 판빙빙과 한국 배우 이주영의 협업으로 화제가 됐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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