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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픈 더 도어’, 명랑한 창작자의 진지한 영화적 실험
이유채 2023-10-25

똑똑, 똑똑, 똑똑. 한밤중에 술병을 잔뜩 든 치훈(서영주)이 미국 뉴저지의 한 가정집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고 나온 집주인은 치훈의 처남 문석(이순원)이다. 이미 한잔하고 있던 문석은 뜻밖의 술벗을 환대하고 두 남자는 취기에 옛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어릴 적 치훈이 엄마(강애심), 누나(김수진)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 세탁소를 차린 때부터 강도에게 엄마를 잃기까지의 가족사가 펼쳐지던 중 강도 사건의 내막이 흘러나오면서 이들 사이에 적막이 엄습한다.

올해 상반기 <리바운드>로 극장가에 감동과 희열을 전했던 장항준 감독이 미스터리 스릴러로 돌아왔다. <오픈 더 도어>는 명랑한 창작자의 진지한 영화적 실험의 결과물이다. 71분의 러닝타임을 5개의 챕터로 쪼개 문을 열고 들어간다는 제목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강조하고 현재에서 6시간 전,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일그러진 가족의 발원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스릴러로서 서스펜스를 적절히 구사하지는 못한다.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든 하나같이 짜증으로 맞대응하는 인물들이 피로감을 주는 동시에 사건의 진실에 이르는 여정에 방해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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