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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우지현)과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온 정인(정이서)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혼자가 된 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마을 사람들의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관심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는 마을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다른 곳으로도 도망치지 못한 채 자기 몸 하나 겨우 보호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정인 앞에 도시에서 이사 온 혜정(김혜나)이 나타난다. 외모부터 성격, 취향과 경험까지 많은 부분이 남다른 혜정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재수 없는 여자’로 통하지만, 정인에게는 부러움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혼자 사는 젊은 여자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공격과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모종의 연대감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감정을 교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전남편이 정인을 찾아온다.
하명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그녀의 취미생활>은 폐쇄적인
[리뷰] ‘그녀의 취미생활’, 총 들 일 없는 세상을 바라며 그려보는 달콤씁쓸한 구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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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현 작은 마을에 전입해온 타니구치 다이스케(구보타 마사타카). 유독 과묵해서일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이스케의 과거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부유하고 유서 깊은 여관의 둘째 아들임에도 가족과 절연하여 고향을 떠나왔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의 유일한 과거다. 생계를 위해 벌목을 하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다이스케는 리에(안도 사쿠라)가 운영하는 문구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상실의 슬픔이 있는 리에와 감춰진 아픔이 있는 듯한 다이스케는 점차 가까워져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에 이른다. 평화롭고 화목한 시간이 계속되리라 믿었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다이스케가 세상을 떠나고 묘지 안장을 의논하기 위해 그의 형이 리에의 집으로 찾아온다. 다이스케의 형은 불단에 놓인 사진을 보고도 동생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리에에게 말한다. “이건 다이스케가 아닌데요.” 리에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변호사 키도 아키라(쓰마부키 사토시)는 리에의 의뢰
[리뷰] ‘한 남자’, 절제하며 드러내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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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살 현순직과 41살 채지애가 제주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은 영 어색하다. 그들은 해녀이기 때문이다. 현순직은 뛰어난 기량으로 일찍이 최고수 ‘상군 해녀’가 되어 87년간 물질을 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는 채지애는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 제주로 돌아와 해녀 어머니와 같은 길을 택한 지 10년이 채 안됐다. 그런 두 해녀가 지금 한배를 타고 ‘들물여’라는 곳을 향해 가고 있다. 그곳에서 현순직만 봤다는 바닷속 물꽃을 찾기 위해서다.
우도 해녀들을 7년간 취재한 다큐멘터리 <물숨>(2016)을 만들었던 제주 출신의 고희영 감독이 다시금 제주 해녀 곁으로 돌아왔다. 감독은 6년간 작업한 신작 <물꽃의 전설>로 제주 해녀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영화는 은퇴한 현순직의 이야기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채지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되는데, 신구 세대의 이야기가 오가는 구조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제주 해녀 문화가 앞으로도 전승돼
[리뷰] ‘물꽃의 전설’, <물숨> 7년에 이어 다시 6년, 제주 해녀 문화는 계속될 거라는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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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 규모 25조원, 플랫폼 누적가입자수 6천만명 시대(2021년 기준). 누군가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돈을 입금하고 주소를 알려주고 심지어 집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한다는 특성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타겟>은 망가진 물건을 보내고 잠수를 타는, 가장 흔한 형태의 중고거래 사기에서 시작해 이를 연쇄살인사건 스릴러로 확장한다. 신형 아이맥 24인치 중고거래를 위해 별 생각 없이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인 남자가 살해당하고, 범인은 그의 집을 아지트 삼아 중고거래를 이용한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인다. 인테리어 회사 팀장 수현(신혜선)은 현장 인부들과 직접 부딪치는 일도, 회사 상사의 추파에도 씩씩하고 칼같이 대처하지만, 그런 그도 중고거래 범죄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이제 막 이사한 집에 저렴한 가격으로 살림살이를 마련하려다 고장난 세탁기를 잘못 구입하게 된 그는 자신에게 밀려오는 스트레스의 싹을 잘라내고자 직접 범인을 잡기로 마음먹는다. 중고거
[리뷰] ‘타겟’, 디지털 시대 새로운 종류의 공포를 소재 삼은 영화들이 오히려 신선함을 잃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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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의 우정은 영원하다!” 단짝 친구인 꼬마 꿀벌 마야와 윌리가 모험을 떠난다. 여왕에게 줄 소중한 물건을 찾아볼 요량이다. 그러던 중 둘은 한 개미를 우연히 만나고, 귀한 황금알을 ‘그린 리프’란 마을에 가져다줄 것을 부탁받는다. 원체 의협심이 강한 마야는 개미의 청을 받아들여 여행길에 오른다. 그런데 딱정벌레 무리가 나타나 황금알을 채가려 한다. 알고 보니 황금알에서 태어날 개미는 개미 군락의 대를 이을 공주였으며 딱정벌레들은 개미 군락을 지배하기 위해 공주를 납치하려던 것이다. 이 와중에 황금알에서 태어난 개미 공주는 윌리를 부모처럼 따르기 시작한다.
개미 군락을 점령하려는 딱정벌레들의 계획엔 약육강식이란 자연의 질서가 깃들어 있다. 그러나 마야와 친구들은 자신들을 쫓던 딱정벌레를 물가에서 살려주거나 우연히 맡았을 뿐인 타종의 공주를 자식처럼 대하며, 폭력에 박애로 대응한다. 이러한 마야의 태도는 딱정벌레 무리와 개미 군락의 전투를 노래로 막으려는 장면에서 극에 달한다.
[리뷰] ‘마야3: 숲속 왕국의 위기’, 비폭력주의로 분란을 해결하는 꿀벌들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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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메가로돈의 공존은 가능한 것일까. 전편에서 조나스(제이슨 스테이섬)의 활약으로 백악기 시대부터 활동했던 거대 상어 메가로돈의 존재가 세상에 밝혀지고, 이에 인간은 중국 하이난에 해양연구소를 설치해 본격적인 심해 탐구에 나선다. 그곳의 담당자 지우밍(오경)은 새끼 메가로돈을 포획해 조련을 시도하는데, 조나스를 비롯한 대원들이 심해 탐사를 떠난 날 메가로돈이 우리를 탈출함에 따라 대원들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해저 7000m에서, 조나스는 다시 한번 맨몸으로 메가로돈에 맞선다.
스티브 앨튼의 해양 호러 소설 <메그>를 원작으로 제작된 미·중 합작영화 <메가로돈> 시리즈의 속편이 나왔다. 전편에 이어 제이슨 스테이섬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레베카> <하이-라이즈> 등을 연출한 벤 휘틀리가 감독을 맡았다. 전편의 세계적인 흥행 성공에 힘입어 만들어진 속편인 만큼 <메가로돈2>는 크리처의 압도적 크기에 걸
[리뷰] ‘메가로돈2’, 살육을 위한 느닷없는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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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머물던 아만다(베네데타 포르카롤리)는 언니의 약국에서 일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이 자랐던 이탈리아의 도시로 돌아온다. 불행히도 아만다에게 이 유년의 공간은 통속적인 의미에서의 고향이 아니다. 파리와 마찬가지로 낯설기만 한 그 동네에서 아만다는 제대로 된 일을 찾지도, 친구를 사귀지도 못한다. 그는 그런 자신을 가족들이 창피해한다고 여기며 상처받지만, 그런 만큼 가족의 인정에 목말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강권으로 아만다는 어린 시절에 어울렸던 레베카(갈라테아 벨루지)를 만난다. 엄마에 의하면 레베카는 번듯한 변호사가 될 계획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는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아만다와 마찬가지로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처지다. 아만다는 자신이 파리로 떠나면서 친구가 되어주었을 단 한 사람을 잃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친구를 되찾기 위해 레베카를 방 바깥으로 끌어내기로 마음먹는다.
영화의 중반부, 아만다와 파티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가 도로에서 사슴을 본 적이 있다고 말
[리뷰] ‘아만다’, 떠날 생각도 없고, 떠나지도 않는 ‘레이디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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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코노고프 대위(유리 보리소프)는 출근길에 동료의 투신을 목격한다. 소련의 정보기관 NKVD 소속인 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는 1938년, 스탈린의 대숙청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다. 간첩·반역, 반소련 선전활동 등의 죄목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한 뒤 총살시키는 일을 자행했던 NKVD는, 이제 조직 내부에서까지 반동분자를 색출하기에 이르고, 그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한 볼코노고프는 한발 앞서 도주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 동선이 독특하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멀리 도망치는 대신, 볼코노고프는 그동안 자신이 사살했던 사람들의 유족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그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그런 그의 뒤를 직속 상사 골로브냐 소령(티모페이 트리분체프)이 쫓는다.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는 스탈린 공포정치 시대의 소련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한 남자의 탈출극이다. 형식상으로는 쫓기는 주인공을 따라가는 액션 스릴러 장르영화의 성격을 지니지만
[리뷰]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부끄러움을 아는 자만이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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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어촌에 과거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청년 야마다(마쓰야마 겐이치)가 이사를 온다. 오징어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공장 사장의 소개로 알게 된 무코리타 공동주택에 입주한다. 인적이 드물어 평화로우면서도 무료한 이곳 마을에는 나름의 개성을 지닌 이웃들이 살고 있는데, 대뜸 찾아와 욕실을 빌려달라고 할 만큼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옆집 남자 시마다(무로 쓰요시)가 대표적이다. 어느 날, 야마다는 시청의 사회복지 공무원으로부터 오래전 연이 끊긴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는다. 죽은 지 며칠 뒤에야 악취로 인해 이웃에게 발견되었다는 아버지의 마지막은 야마다에게 응어리진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장소(<카모메 식당>의 헬싱키, <안경>의 미야코지마섬)에서 대상(<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의 고양이,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의 성소수자와 대안가족)으로 초점을 옮겨가며 거칠고 공허한 현대인의 삶과 그 치유 가능성을 이야기해온 오기가미
[리뷰] ‘강변의 무코리타’, 무코리타‘들’이 모여 마주하는 어떤 힘 혹은 진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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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바다에서 포토그래퍼 정후(우지현)는 허락 없이 찍은 자기 사진을 지워달라는 여자 영(옥자연)의 말에 머뭇댄다. 사진 속 영의 뒷모습이 죽은 엄마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실랑이가 대화의 물꼬를 터주고 일본에서 살다 와 지낼 곳이 없던 영이 정후의 캠핑카에 머물면서 남녀는 연인이 된다. 그러나 시간이 쌓일수록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불거지고 사진에 관심이 생긴 영이 유명 사진가이자 정후가 연을 끊은 그의 아버지(이상일)와 교류하면서 둘의 관계는 냉각된다.
<유령 이미지>란 제목으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영화가 <너의 순간>으로 제목을 바꾸어 개봉한다. 사진이라는 소재를 부지런히 활용하는 작품이다. 극 중 사진은 흐릿한 과거와 공허한 현재를, 단절된 부모와 결핍한 자식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들이 자신의 비밀을 봉인하는 공간으로도 쓰인다. 사진에 대한 관점 차이로 캐릭터의 성격과 위태한 연인 관계를 표현하는
[리뷰] ‘너의 순간’, 그저 바라보고 듣고 싶은 순간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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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미각을 가진 제과 회사 우수사원 치호(유해진)는 MBTI 유형으로 보자면 ‘파워 J’(계획형)에 속하는 인물이다. 기상시간, 취침시간, 출근시간, 퇴근시간이 모두 동일하고 매일 먹는 식사도 과자와 치킨뿐이다. 자기 생활로 충만해 타인이 틈입할 공간이 없는 치호는 숫기도 없어 매사가 쑥스럽다. 도박을 일삼는 형 석호(차인표)의 무리한 요구도 군말 없이 따르고 길 가던 행인과 시비가 붙어도 맞서느니 져주고 피하길 택하는 남자다. 한편 일영(김희선)은 어디서든 씩씩하고 싹싹하게 살아가는 여성이다. 캐피털 회사로부터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괴로워할 법한 상황에서도 빚진 회사에 취직하고, 구박이 일상인 사격 선수 딸 진주(정다은)에게도 굴하지 않는다. 어느 날 형의 빚을 갚기 위해 일영이 일하는 캐피털을 방문한 치호는 우연한 사고로 일영과 엮이게 된다. 연애 경험이 전무한 남자 치호와 연애의 즐거움을 오랫동안 잊고 산 여자 일영은 서로에게 스며들며 각자의 일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리뷰] ‘달짝지근해: 7510’, 비뚤어진 사람들에게 지지 않는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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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혁(정우성)이 감옥에서 출소한다. 10년 만이다. 조직에 묶여 자유로울 수 없는 수혁에게는 사랑하는 연인 민서(이엘리야)가 있다. 출소 후 연인과 해후한 자리에서 그는 민서와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서는 수혁에게 단 한 가지를 요구한다.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기를 바란다고. 아이 앞에 아버지로 나서기 위해 수혁은 조직을 빠져나와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의 회장이 된 조직의 형님 응국(박성웅)은 수혁을 쉽사리 놓아줄 생각이 없다. 응국은 강 이사(김준한)에게 수혁을 잘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강 이사는 돌아온 수혁의 존재 자체가 거슬린다. 결국 강 이사는 세탁기라는 별명을 가진 정체불명의 2인조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해 달라고 비밀리에 의뢰한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의뢰를 해결하는 이들은 누구보다도 잔인하고 위험하다.
감독 정우성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보호자>라는 제목에
[리뷰] ‘보호자’, 친숙한 장르의 지루함을 피해가는 다양한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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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제2차 세계대전을 종전시킨 20세기 미국의 영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나치의 맹위가 한창 유럽을 흔들던 1942년, 미 육군 대령 레슬리 그로브스(맷 데이먼)가 오펜하이머를 찾아온다.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연구책임자로 오펜하이머를 임명하기 위해서다. 자리를 수락한 오펜하이머는 사막 한가운데에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를 이어간다. 한편 <오펜하이머>는 거물 사업가이자 미국에너지국 위원이었던 루이스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중심으로 또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오펜하이머는 2차대전 종전 후 국제적인 핵무기 통제를 지지한 탓에 국가의 미움을 샀고, 이 과정에서 스트로스는 오펜하이머의 족적을 복기한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이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세간에 널리 알려진
[리뷰] ‘오펜하이머’, 작정하고 벼른 영화작가의 펜촉, 비범한 잉크, 휘황한 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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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는 수학여행을 가는 대신 어설프게 동반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두 사람의 관심사는 폭력의 가해자 채린(정이주)에게로 옮겨진다. “어차피 죽을 거 박채린 인생에 기스라도 내야 되지 않겠냐?” 자신들을 괴롭히다 서울로 전학 가버린 채린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살을 잠시 미룬 나미와 선우는 서울행을 택한다. 그러나 낯선 대도시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채린은 예전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선하고 평온한 얼굴로 나미와 선우를 놀라게 만든다. 피해자인 자신들은 지옥 속에 살고 있는데 가해자인 채린은 복수가 두렵지도, 용서가 필요하지도 않다는 듯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단 것이 두 사람은 도무지 참기 힘들다. 그런데 지켜보다 보니 채린이 간절히 믿고 있는 낙원과 종교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 전도사 명호(박성훈)를 포함한 종교 단체의 구성원들은 채린과 마찬가지로 하나같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어딘가 영
[리뷰] ‘지옥만세’, 불안하고 불온하게 타오르는 사즉생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