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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너머 삶의 양태와 방향을 반영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도시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황궁 아파트를 무대로 인간 군상의 내면과 사회적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재난영화다. 지진 이후 찾아온 한파로 사람들이 거리에서 얼어죽는 가운데 사람들은 자연스레 황궁 아파트로 모여든다. 불안을 느낀 아파트 주민들은 단체를 조직해 외부인을 쫓아내고, 이른바 아파트 정비 사업을 통해 거주자만을 위한 폐쇄적인 왕국을 만들어나간다. 엉겁결에 대표로 추대된 영탁(이병헌)은 아파트를 지켜야 한다는 목적에 잠식되어간다. 공무원이란 이유로 직책을 맡은 민성(박서준)은 영탁에게 점차 물들어가고 아내 명화(박보영)는 그런 민성의 모습에 점점 불안해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의 이미지를 전시하는 대신 그 이후 아이러니한 상황에 던져진 인간 군상의 반응을 응시한다. 아파트의 역사를 소개하는 과감한 몽타주 오프닝을 시작으로 텐트
[리뷰] ‘콘크리트 유토피아’, 디스토피아속 아이러니를 유려하게 그려내는 인간 군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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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챔피언십을 이틀 앞두고 인기 BJ 팡팡(정유정)이 런닝맨에게 중요한 소식을 전한다. 전설의 아이템 ‘슈퍼 벨트’를 차지하는 자가 절대 왕이 될 수 있다는 것. 런닝맨 리더 리우(김서영)는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지킨다며 팡팡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지만 지라프족 왕자 롱키(엄상현)의 생각은 다르다. 스스로 왕이 되어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는 롱키는 혼자서 슈퍼 벨트를 차지하러 나선 길에서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슈퍼 벨트를 찾으려는 런닝맨 친구들과 마주친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극장판 애니메이션 <런닝맨: 풀룰루의 역습>(2018) 이후 <런닝맨: 리벤져스>로 돌아왔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런닝맨은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지만 캐릭터의 성격은 TV프로그램 출연진의 개성을 그대로 닮았다. 이들이 벌이는 뽑기, 딱지치기 같은 단순한 놀이의 대결에 증강현실 카 체이싱, 가상세계를 현실로 소환하는 기계와 같은 테크놀로지가 재미
[리뷰] ‘런닝맨: 리벤져스’, 테크놀로지로 재미를 더하는 극장판 버라이어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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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를 수상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이반 아탈)는 무대에서 고마운 이름들을 나열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 매니저이자 전처인 잔느, 사춘기 아들과 어머니까지. 마지막으로 그는 식구 중 유일하게 이곳에 참석하지 않은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피에르 아르디티)의 이름도 덧붙인다. 같은 시간,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TV로 보던 마에스트로 프랑수아는 무심하게 전원을 끈다. 드니에게 아버지는 음악의 세계를 알려준 인물이자 늘 넘지 못할 산으로 우뚝 서 있는 존재다. 그리고 그만큼 두 부자의 거리는 멀다. <마에스트로>의 오프닝은 탄탄대로를 앞둔 아들과 이미 훌륭한 업적을 세운 아버지 사이의 쭈뼛거리는 경쟁의식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어느 날, 전화 한통을 받은 프랑수아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극장 ‘라 칼라스’의 차기 지휘자 자리를 제안받는다. 오랫동안 대가로 살아왔음에도 프랑수아는 50년 만에 아내에게 공식 프러포즈를 할 정도로 이
[리뷰] ‘마에스트로’, 부자(父子)드라마를 쓰기 위해 흐릿하게 휘젓는 두 개의 지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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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회사 인턴이 된 승현(문지용)은 첫날부터 출근할 맛이 난다. 칼같은 직속상관 김종찬 파트장(권혁)에게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다. 부려먹을 생각으로 찾아온 타 부서 직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고 성심껏 낸 아이디어를 무시하지 않고 기회를 주는 종찬에게 갈수록 빠져들던 어느 날, 이 사랑이 쌍방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사회 초년생의 첫 연애가 순탄할 리가 없다. <신입사원: 더 무비>는 2022년 공개된 동명의 왓챠 오리지널 BL(Boy’s Love) 드라마의 극장판이다.
기존 7부작의 내용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까지 추가해 이야기를 확장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로맨스 드라마의 외피를 뒤집어쓴 성장영화다. 일에도 사랑에도 갈피를 못 잡는 주인공이 믿음직한 어른을 만나 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화사하고 따뜻한 톤으로 담아낸다. 가장 가까이에서 승현의 장점을 알아주는 종찬뿐만 아니라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동료 인턴 강해(남규희), 속마음을 털어놓
[리뷰] ‘신입사원: 더 무비’, 이 영화의 관심 대상은 내 애인보단 우리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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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습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위시본 가족. 전설의 몬스터인 바바 야가와 렌필드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곳에서 예기치 못하게 밀라와 싸움을 벌이게 된다. 제대로 잘 싸우기 위해서는 다시 몬스터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 결국 프랑켄슈타인, 뱀파이어, 미라, 늑대인간의 모습이 된 위시본 가족은 밀라와의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한다.
<몬스터 패밀리2>는 설산 몬스터 예티, 네스호 몬스터 네시, 토라토라섬의 몬스터 킹 콩가 등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며 전편보다 다양한 층위의 구성으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네스호, 설산, 열대 밀림 등 모험을 풍요롭게 해줄 다채로운 공간 구현 또한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위시본 가족이 인간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몬스터에게만 주어지는 고유한 능력을 자랑스레 여기는 모습을 통해 자기 수용과 자존감, 협동과 조화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펼쳐낸다. 또한 오직 악의 축으로만 보이던 밀라의 숨겨진 가족사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어린이에게
[리뷰] ‘몬스터 패밀리2’, 슬기롭고 씩씩하게, 목넘김 좋은 가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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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이 너무나 두렵지만, 살바도르 달리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그의 그림은 정확히 그의 생활로부터 나왔다, 고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를 보고 나면 확신하게 된다. 달리의 자아는 영적인 만큼 지나치게 화려했다. 그런 이중적인 면모가 달리의 작품을 심오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부정하긴 힘들다. 달리는 자신을 치장하는 패션에서부터 당대 최고의 유미주의자적 면모를 보여주었던 동시에, 밀레의 그림 <만종>의 감자 바구니에서 죽은 아기의 관을 읽어내는 초월적 시각을 지닌 인물이었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영향력을 자랑한 화가이자 뉴욕 최고의 사교계 명사로 자리 잡는 과정은 분명 교양적 유용함과 흥미를 제공한다.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는 달리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아우르는 아카이브 푸티지 다큐멘터리다. 카탈루냐 지방의 카다케스가 그의 유년에 미친 영향과 평생의 연인이었던 갈라의 존재감, 마지막 업적인 달리 뮤지엄 완
[리뷰]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 비범한 초현실주의자에 관한 너무나 관습적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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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한국이 세계 2번째로 유인 탐사선을 달에 쏘아올린다. 하지만 우주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며 우주비행사 선우(도경수)가 달에 홀로 고립된다. 이에 5년 전 자취를 감췄던 전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이 선우를 구출하기 위해 일선에 복귀한다. 이내 재국과 선우의 아버지가 예전 우주센터의 동료였다는 사실, 그리고 선우 아버지의 죽음에 재국이 연관돼 있단 과거가 밝혀진다. 한편 미항공우주국에서 일하는 재국의 전처 문영(김희애)은 재국의 부탁으로 선우의 구출을 돕는다.
<더 문>에서 우주라는 배경은 말 그대로 서사적 배경으로까지만 기능한다. 영화의 중핵은 그간 김용화 감독이 <국가대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견지해온 사람 사이의 감정 문제다. 재국과 선우에게 얽혀 있는 과거의 아픔, 이것의 해소는 ‘우주에서 일어나야만 하는 일’은 아니다. 대신 지구와 우주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아득히 떨어져 있던 것만 같은 둘의 심리적 거리를 효과적
[리뷰] ‘더 문’, 우주로 갔지만 결국은 용서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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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패션 잡지 에디터 코스케(스즈키 료헤이)는 퍼스널 트레이너 류타(미야자와 히오)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다. 신체적 접촉과 플러팅이 오가며 둘은 가까워진다. 어느 날 가격이 부담돼 살 수 없던 스시를 사준 코스케에게 류타는 입맞춤을 건넨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스케의 물심양면에 부담을 느낀 류타는 그만 만나자고 말한다.
<에고이스트>는 두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BL(Boy’s Love) 로맨스영화다. 영화는 제목과 달리 사랑의 이기적인 면모를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에 코스케의 이타적인 사랑을 통해 그러한 면모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류타를 보며 코스케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반추한다. 류타에게 한없이 베푸는 코스케의 사랑은 자기 연민으로도 비친다. 그의 사랑은 류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기점으로 변모한다. 옷을 갑옷이라 말하며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했던 코스케는 류타와의 이별 뒤 자신의 내면을
[리뷰] ‘에고이스트’, 이타적인 사랑을 통해 들여다보는 이기적인 사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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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의사 개비(로사리오 도슨)는 아들 트래비스(체이스 딜런)와 뉴올리언스의 오래된 저택으로 이사한다. 새 보금자리를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개비와 트래비스는 저택이 유령으로 들끓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유령 입자를 촬영할 수 있는 렌즈를 개발하던 과학자 벤(키스 스탠필드)은 의욕을 상실하고 유령 투어 가이드로 일하던 중 괴짜 신부 켄트(오언 윌슨)에게서 저택의 유령 사진을 찍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모인 유령 전문가들의 방문으로 저택에 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헌티드 맨션>은 <캐리비안의 해적> 제작진이 참여한 디즈니의 여름 엔터테이닝 무비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인기 어트랙션 ‘헌티드 맨션’에서 영감을 얻은 대로 자정 이후에 소동을 일으키며 변하는 저택의 공간이 볼거리로 작용한다. 자칫 개연성이 탄탄하지 않은 듯 보이는 가볍고 빠른 전개는 유령과 저택의 거주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으로 무게의 균형을 잡는다. 실제 배
[리뷰] ‘헌티드 맨션’, 사랑, 우정, 가족애를 경쾌하게 엮어내는 디즈니의 여름 엔터테이닝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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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잿빛 하늘에서 눈 내린 어느 날 결(문혜인)은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간다.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이삿짐을 현관 앞에 두고 떠났기 때문이다. 결은 땀을 흘리며 혼자 이삿짐을 옮긴다. 그사이 애인 윤(함석영)이 도착한다. 시간은 흐르고 해가 바뀐다.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둘은 싸운다. 떠나면 죽어야 한다고 저주를 퍼부은 결은 밖으로 뛰쳐나간다. 혼자 남은 윤은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다. 그 매트리스에서 곰팡이가 피어난다. 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매트리스를 뒤집어 사용한다. 방치된 매트리스 내부에서 곰팡이는 퍼져나가고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간다.
<다섯 번째 흉추>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피어난 곰팡이 꽃이 인간의 척추뼈를 탐하며 생명체가 되는 여정을 그린 독특한 영화다. 독특하다는 말로 축약될 수 없는 새로운 재능을 가진 신예 감독의 탄생을 알리는 이 영화는 크리처물과 로드 무비의 형식을 취한다. 매트리스는 서울의 북부 지역을 떠돌며 쓰이고 버려지기를
[리뷰] ‘다섯 번째 흉추’, 척추뼈를 훔쳐 인간이 되는 곰팡이의 기괴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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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7년. 평범한 외교관인 민준(하정우)은 출세를 원한다. 특별한 연줄이 없어 남들이 기피하는 중동 지역에서만 활동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그가 원하는 미국 발령은 여전히 가망 없어 보이는 그때, 민준은 레바논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을 받게 된다. 현재 납치 감금당해 있으니 자신을 구해달라는 한 외교관의 절박한 SOS를 수신한 민준은, 그렇게 미국을 향한 흑심을 품은 채 직접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로 향한다. 인질범에게 몸값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임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바논의 복잡한 국내 상황은 민준의 ‘비공식 작전’을 공항에서부터 꼬이게 만들고, 한바탕 소란 끝에 민준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 택시 기사 판수(주지훈)의 도움을 받아 즉흥적인 임무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서 민준에겐 또 하나의 신경 써야 할 거리가 생기는데, 그건 전직 사기꾼인 판수가 호시탐탐 달러로 가득한 민준의 가방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간다>
[리뷰] ‘비공식작전’, 들통났어도 끝까지 진행시키는 익숙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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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 바다를 낀 군천 지역의 해녀들은 근방에 들어선 화학공장으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자 해산물 채취만으로 생계가 곤란해진다. 브로커 삼촌(김원해)은 이들에게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져내기만 하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을 건넨다.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을 필두로 한 군천의 해녀들은 밀수 운반 범죄에 가담하고, 이로 인해 잠시 호황을 누린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밀수품을 건지는 데 여념 없던 해녀들의 작업 현장을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이 급습한다. 체포가 이루어지던 날 진숙의 가족들은 바다 위에서 목숨을 잃고, 춘자는 배에서 몰래 탈출해 종적을 감춘다. 2년 후, 춘자는 서울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를 만나 함께 밀수판을 점령하러 다시 군천에 내려온다. 징역살이 후 처지가 곤궁해진 진숙은 해녀들을 배신한 춘자의 귀환이 달갑지 않지만 밀수판에 재합류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몇년 새 군천의 순박한 청년에서 해운사업가가 된 장도리(박정민)와
[리뷰] ‘밀수’, 영화에 돛을 다는 고민시와 닻을 내리는 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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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바비 인형들과 바비의 짝 켄 인형들이 사는 바비랜드는 매일 핑크빛 행복으로 가득하다. 이곳에 사는 수많은 바비 인형 중 하나인 전형적 바비(마고 로비)의 삶 또한 그렇다. 하루하루 놀이와 파티 속에 살던 바비는 문득 생의 유한함에 관해 고민한다. 죽음에 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던 바비는 어느 날 이상함을 느낀다. 구취와 피로를 느끼고, 힐에 최적화되어 있던 발도 형태가 변한다. 바비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딴 성에 사는 이상한 바비(케이트 매키넌)를 찾아가고, 이상한 바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바비에게 현실 세계에 사는 인간 주인을 찾아가보라고 조언한다.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바비의 여정에는 언제나 바비와 짝으로 붙어다니는 켄(라이언 고슬링)이 함께한다. 바비는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주인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를 만남과 동시에, 바비랜드와 달리 현실의 인간 여성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을 체감한다. 한편 켄은 현실 세계에선 남성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권력
[리뷰] ‘바비’, 남성성의 폐단을 전복하는 여성들의 명징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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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비닐하우스에 머무는 돌봄 노동자 문정(김서형)은 종종 자신의 뺨을 후려갈긴다. 왜 그는 이런 기행을 벌이는 걸까. 무채색의 고요에 감싸인 서사에 발작적인 소음을 불어넣는 이 자해 행위의 원인은 오래지 않아 명확해진다.
문정이 돌봄 노동을 하며 마주치는 존재는 문정의 선의와 헌신을 감사 대신 불가해한 행동으로 되돌려주는 요령부득의 타자이며, 노동과 일상에서 겪는 소외를 공동체의 차원에서 해결할 가능성도 요원해 보인다. 불모에 처한 구조적 조건을 문제시할 도덕적 자의식도 소진된 상황에서, 문정은 여전히 몸을 일으켜 오늘을 살아야만 한다. 소년원에서 출소를 앞둔 아들과 동거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선택지는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며 감상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결여를 개의치 않고 지속되는 악몽 같은 현재를 견디기 위한 가학적인 자기암시의 몸짓일 뿐이다.
이솔희 감독의 <비닐하우스>는 더 나은 대안과 연대를 도모하는
[리뷰] ‘비닐하우스’,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그려내는 웰메이드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