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방영된 최초의 HD 촬영 TV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맛있는 사랑 그리고 섹스>로 반향을 일으켰던 에로 영화계의 명장 봉만대 감독이 연출한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는데, 한편의 에로영화에 관련된 소설가, 배우, 감독, 스탭 등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성을 이야기한다. 소재와 발상의 신선함, 발랄하고 경쾌한 연출은 ‘에로영화에 뭐 있겠어’ 싶은 관객에게도 의외로 상당한 호소력을 지닌다. 영화 속 영화, 또는 영화 속의 실제 상황으로 묘사되는 에로장면은 통상의 에로 비디오보다는 강도가 약한 편이지만 절제미가 돋보인다. 오히려 독특한 캐릭터들이 나체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데, 이 때문에 에로영화로서도, 영화에 관한 영화로서도 완성도가 높다. 부록으로는 메이킹 필름과 삭제장면, 음성해설 등이 제공된다. 메이킹 필름은 TV 버라이어티 쇼를 연상케 하는 자막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고생스러우면서도
봉만대 감독이 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성, <동상이몽>
-
아내의 월급으로 들었던 곗돈을 날린 남성전업주부가 퀴즈쇼에 출연해 상금을 노린다는 코믹영화 <미스터 주부퀴즈왕>(주연 한석규, 신은경, 공형진 | 감독 유선동 | 제작 폴스타엔터테인먼트 | 제공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 대규모 엑스트라를 모집한다. 엑스트라는 영화의 퀴즈쇼 촬영장면에서 방청객으로 출연하게 된다. 촬영은 7월 15일(금)~17일(일)까지 3일간 이뤄지며 총선발인원은 120명이다. 실제 전업주부들의 엑스트라 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쇼핑몰 GS이샵과 E마트 홈페이지에서 참가신청을 받으며 영화사이트 엔키노에서도 응모가 가능하다. <미스터 주부퀴즈왕>은 현재 75% 정도 촬영이 진행됐으며 올 9월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미스터 주부퀴즈왕> 대규모 엑스트라 이벤트 모집
-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공동집필한 『한국영화 정책사』가 발간되었다. 『한국영화 정책사』는 역대 한국 정부의 영화정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저서. 중앙대 첨단영상전문대학원 영상예술학과 영화정책팀이 공동집필자로 참여했다.
총 530여 페이지로 구성된 ‘한국영화 정책사’는 ① 일제 통치시기, ② 광복 이후 1950년대 과도기, ③ 영화법이 제정되고 제4차 개정영화법이 시행된 시기, ④ 1984년 제5차 영화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의 약 100년에 걸친 한국 영화정책의 변천과정을 통시적으로 정리하고, 한국영화의 정책과제를 짚어보았다. 이 외에도 진흥기구(영화진흥조합, 영화진흥공사, 영화진흥위원회)와 영화검열의 역사도 포함되어 있다.(『한국영화 정책사』, 김동호 외 저술, 나남출판, 2005년, 28000원)
김동호 위원장 저서 ‘한국영화 정책사’ 발간
-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박스용 게임 <헤일로> 영화화 계약 과정에 할리우드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디오게임을 영화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MS의 할리우드 첫 나들이인 만큼 할리우드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그런데 MS가 영화 제작·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창작권을 독점하겠다고 주장해, 한달 가까이 잡음이 터져나왔다. 문제는 할리우드의 텃세일까, 실리콘밸리의 오만일까.
MS의 <헤일로> 시리즈는 인기 우주 전투 게임으로, 특히 <헤일로2>는 출시 첫날 미국에서만 1억2500만달러를 벌어들인 히트작. <헤일로3>를 준비하던 MS에서는 좀더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로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영화를 기획했다. <28일후…>의 작가 알렉스 갈란드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 각본 작업을 맡겼고, 이들이 쓴 각본을 지난 6월 초 스튜디오에 전달한 것. 영화화 의향이 있던 스튜디오들은 MS가
[What's Up] 빌 게이츠, 할리우드까지 노리나?
-
-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8월부터 차기작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아버지들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은 2차대전 중 최고 격전지였던 이오지마 전투에 관한 제임스 브래들리의 동명 저서가 원작이다. 라이언 필립과 제시 브래드포드, 애덤 비치 등 주요 배우 캐스팅도 완료됐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시나리오 작가 폴 해기스가 각색을 맡는다.
1945년 겨울에 발발한 이오지마 전투는 태평양 전쟁에서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이다. 이오지마는 도쿄에서 1200Km 떨어진 화산섬. 이곳에서 한달 동안 일본군 2만2000명과 미국군 2만6000명이 전사했다. 당시 참전했던 존 브래들리의 경험을 아들 제임스가 글로 옮긴 것이 바로 2000년에 출간된 <아버지들의 깃발>이다. 영화 속 존 브래들리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배우 라이언 필립이 연기하게 된다.
이스트우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제
이스트우드, 이오지마 전투 영화 8월에 촬영
-
<어셔 가의 몰락>이 출시되면서 함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로저 코먼이 감독한 에드거 앨런 포의 원작의 나머지 작품들에 관해서다. 1961년 작 <저승과 진자>에서부터 1969년 작 <리지아의 무덤>까지, <어셔 가의 몰락>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작품은 아쉽게도 국내 발매가 예정되어 있지 않다. 물론 미국 등 해외지역에서는 해당 작품들이 모두 DVD로 나온 상태이며, 특히 일본에서는 ‘포 괴기 컬렉션’이라는 이름의 고급스러운 박스세트가 발매돼 마니아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로저 코먼의 포 원작 영화들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코먼 나름의 예술적 야심과 명배우 빈센트 프라이스의 괴연이 빛을 발하는 작품들이다. 또한 포의 원작이 내포하고 있던 괴기성과 품격이 깃들면서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로 제작된 수작들이기 때문에 DVD로 소장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고전 호러물이라는 장르적 한계로 인해 국내 출시가 언제 이루어
로저 코먼이 만든 포 원작의 공포 영화들
-
수십 편의 영화들을 감독하고 수백편의 저예산 영화들을 제작한 B급 영화의 제왕 로저 코먼, 그의 이력 가운데 가장 독특한 작품들로 꼽히는 것은 바로 미국의 대문호 애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련의 영화들이다. <적사병 가면> <갈가마귀> 등 포의 음울하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를 나름의 B급 테이스트를 가미한 호러물들로 제작했는데, 저 예산 영화들임에도 불구하고 고딕풍의 음산한 분위기를 잘 살린 매력적인 작품들로 완성되어 지금까지도 마니아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 가운데 <어셔 가의 몰락>(1960)은 로저 코먼의 포 원작 영화들 중 첫 번째로 제작돼 상업적 성공을 거둠으로써 이후 다른 영화들이 나올 수 있었던 기반이 된 작품이다. 당시 싸구려 흑백영화만 찍던 로저 코먼에게 있어서는 시네마스코프 화면의 총천연색 컬러 필름을 사용한 최초의 대작이었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제작비 20만 달러에 불과한 저예산 영화였다. 오프닝의 황량한 숲
<어셔 가의 몰락> 고전 공포 영화의 명작
-
로버트 로드리게즈 DVD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10분 영화학교’ 시리즈다. 데뷔작 <엘 마리아치>부터 최근작인 <스파이 키드 3D>까지의 ‘10분 영화학교’들을 살펴보면 빠르게, 효율적이게, 더 커 보이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싸게’ 영화를 찍기 위해 노력하는 로드리게즈의 노하우가 그의 이력과 함께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일별할 수 있다.
특히 <스파이 키드> 시리즈는 그가 2편부터 필름에서 디지털로 완전히 전환한 과도기적 작품으로, 세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2인승 잠수함의 조종석은 하나만 만들어 따로 촬영하고, 좁은 스튜디오에서 최대 규모의 화면을 담아내고자 배우를 와이어에 매달아 제자리 뛰기를 시키는 등 제작비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 백출이다.
단돈 7천달러로 <엘 마리아치>를 찍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제작비는 늘었지만 연기 빼고 촬영, 편집 등 거의 대부분의 역할을 직접 해내는 그의 헝그리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스파이 키드> 촌철살인의 10분 영화학교
-
[정훈이 만화] <슬리피 할로우> 물레방앗간의 연쇄살인사건
[정훈이 만화] <슬리피 할로우> 물레방앗간의 연쇄살인사건
-
1, 베를린영화제 평생공로상을 받은 여배우들의 인터뷰는 늘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그닥 호감이 안 가는 카트린 드뇌브(98년)는 역시 인터뷰도 별 감흥이 없었지만, 마치 대항해시대의 탐험가처럼 영적 성적 예술적 정치적 세계를 용감무쌍하게 탐험해온 셜리 매클레인(99년)이나 예전엔 유럽예술영화의 연인이었고 지금은 그 대모인 잔 모로(2000년)의 인터뷰를 보노라면 대배우란 하나의 박물관이구나 싶다. 그들의 내면엔, 여러 시대의 공기와 명감독들의 상상력과 수많은 가상의 개인사들이 숨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배우가 대가가 되는 건 아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대가가 된 사람에게는 ‘길을 아는’ 사람만의 체취가 있다.
2. 배우의 가치는 스타의 가치와 다르다. 배우의 가치가 작품에서 나온다면, 스타의 가치는 산업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비치>의 제작비 4500만달러 가운데 2천만달러가 디카프리오의 개런티였다. 그건 할리우드에서 심심찮게 있는 일이다. 그래서 메이저 스튜디오
[편집장이 독자에게] 배우에 대한 세 가지 단상
-
종일 아이를 보는 토요일. 내 몸을 짓밟으며 공룡 놀이를 하던 김단과 김건이 잠시 다른 놀잇감을 찾아 물러간 틈을 타 텔레비전을 켠다. 연속극, 스포츠, 쇼, 미국방송, 일본방송, 중국방송…. 버릇대로 이리저리 리모컨 서핑을 하다 눈에 밟히는 얻어맞는 고딩의 클로즈업. 숏이 바뀌고 H.O.T가 카메라 앞에 바짝 다가와 팔을 휘젖는다. H.O.T가 왕따를 노래하고 있다. 언젠가 씨랜드 아이들을 노래하는 걸 본(‘들은’이 아니다. 이수만은 H.O.T의 장르가 립싱크라 확인한 바 있다) 기억이 살아나면서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오른다. 영혼까지 팔고사는 자본주의라지만 해도 너무 하는군.
한때 통기타를 치며 여린 목소리로 <모든 것 끝난 뒤> 같은 감상적인 노래를 부르던 ‘트로트 포크’ 가수 이수만은 미국 유학에선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단단히 배워왔던 모양이다. 대중음악 상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여느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걸 분명히 한 최초의 한국인일 그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공산품의 길
-
캐서린 제타 존스는 아름답다. 천성적으로 여배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엔트랩먼트>를 세번씩이나 본 것은 순전히 그녀의 섹시한 엉덩이와 고혹적인 눈빛 때문이었다. 으흠, 저 정도라면 과연 마이클 더글러스가 몇백만달러의 게임비(이혼위자료)를 치르고서라도 달려들 만하군! 스크린 속의 여자에게 반한 것은 마릴린 먼로 이후 거의 20년 만의 일이어서 새삼스럽게 사춘기로 돌아간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나 때로는 한심해보이는 반복만이 숨겨져 있던 비밀을 드러내주는 법이다. 꼼꼼히 들여다보라. <엔트랩먼트>의 시나리오는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그저 ‘웰메이드’ 테크노 액션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저류에 흐르고 있는 두 도둑 남녀(!)의 멜로라인 역시 범상한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본질적으로 ‘빤할 수밖에 없는’ 멜로라인을 서브플롯이라는 좁은 범주 내에서도 이만큼 자유자재로 변주할 수 있는 작가라면? 필모그래피를 뒤져보던 나는 전율했다.
[할리우드작가열전] 병약했던 아이의 고집불통 출세기, 론 바스
-
<바보선언>은 창고에서 썩고 있었지만 제작사 화천공사와 오래 전에 이미 <어둠의 자식들>을 3부작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미리 가불한 돈을 갚기 위해서 이동철의 또다른 소설 가운데 <오과부>를 <과부춤>이라는 타이틀로 영화를 만들었다. 세 사람의 과부 이야기를 마당극처럼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옴니버스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84년 구정에 대한극장에서 자신만만하게 개봉했지만 관객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 사람들이 내 이름을 보고 무조건 영화를 보러오지는 않았다. 그 <과부춤>의 마지막 녹음 때였다. 제작사의 나이 많은 임원과 전화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크게 싸움을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를 냈는지? 지금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궁핍해서 그랬을 것이라 짐작되는데 이미 나는 사면초가로 쫓기고 있었던 모양이다. 흥분 끝에 담배끊은 지 오래 되었음에도 어느새 녹음기사에게서 담배를 얻어 피우고 있다는 사실
이장호 [45] - 그해 겨울은 몹시 추웠네, <과부춤> <바보선언>
-
“덩크슛! 한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번만이라도….” 조니는 한강 둔치를 거닐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마이클 조던의 팬이었던 조니. 하지만 그는 선천적인 장애로 농구를 할 수 없는 몸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둔치를 찾아, 농구하는 아이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저녁 노을이 물들기 전부터 아이들이 하나둘 코트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흐린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도 땀을 흘리며 농구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안녀∼엉. 오래간만에 나왔네.”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조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음산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수요일에만 이곳을 찾아오는 웬즈데이라는 아가씨다. “오늘은 미장원 쉬나 보지?” 조니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심장이 더 두근거렸다. “네, 월차냈거든요.” “말 놓으라니까 그러네. 근데 수석 아티스트가 빠지면 미장원 영업이 되나?” 조니는 앞으로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슬리피 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