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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경보! 충무로는 지금…
실로 치열한 한주였다. 제작자 대 매니지먼트사, 강우석 감독 대 최민식, 송강호의 대결이 라운드를 거듭하며 펼쳐졌다. 신문들은 큰 지면을 헐어 대결구도를 부각시켰고, 온라인 매체들은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의 상황을 분 단위로 생중계했으며, 방송은 좀더 생생한 화면을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여기서 부각된 것은 두 세력간의 대립뿐이었다. 이 대립의 배경은 그저 이 ‘싸움구경’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한 양념 정도로만 다뤄졌다. 그리고 곧 새로운 가십거리가 생겨날 것이고, 제작자와 매니지먼트의 대립은 금세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별로 다뤄지지 않은 이번 사태의 본질에는 한국 영화산업이 앓고 있는 중병이 자리한다. 시스템이 채 갖춰질 새도 없이 양적 팽창만을 거듭해온 한국 영화사업에선 한동안 이 놀라운 성장의 과실을 둘러싼 모험이 벌어지고 있었다. 영화 하면 돈 번다는 풍문은 온갖 자본을 불러들였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애처로운 움직임도 계속됐다
위기의 한국영화산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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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남궁연(39)이 스틱 대신에 메가폰을 잡았다. 농협창고에서 세트로 변신한 전주 <거짓말폭탄> 촬영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OCN의 <오씨네 영화잡기2>를 통해 7월 말에 방영될 <거짓말폭탄>은 20분가량의 단편이다. 이 작품은 거짓말하면 터지는 폭탄을 개발하던 남자 궁(계성용), 그의 첫사랑 연(김민선), 그리고 궁에게 돈을 빌려주고 협박하는 남 사장(신해철)이 벌이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방문 당일, 갑자기 사라져버린 감독의자 대신 페인트통 위에 앉아 모니터를 확인하는 남궁 감독의 영화 입문기.
-갑자기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동기가 있을 것 같다.
=내년이면 불혹이다. 나이가 드니까 뭔가를 극복한다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원래 내 음악은 내가 보고 느끼는 비주얼을 표현한 것이다. 그 비주얼을 직접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예전에 영화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나.
=전혀 없다. 캠코더로 뭔가를 찍는 것
단편영화 <거짓말폭탄> 연출하는 드러머 남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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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좀 먹어줘요! 린제이 로한의 팬들이 ‘린제이 살찌우기 사이트’(www.feedlindsay.com)를 만들었다. 최근 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급속히 날씬해진 린제이 로한은 예전의 풍성한 매력을 잃어버렸다는 평을 듣고 있던 터. 이 사이트는 린제이가 과거의 통통한 몸매로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린제이를 먹이자!’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도 판매하는 중이라는데, 수익금으로 린제이 로한에게 밥도둑 간장게장을 좀 보내주는 것도 좋겠다.
팬들이 만든 린제이 로한 살찌우기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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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경쟁에 누가 침을 뱉으랴. 테니스 스타인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가 영화 <엑스맨3> 속 역할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이 공히 원하는 캐릭터는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성적 매력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매춘부’(Mutant Hooker). 3편의 감독을 맡은 브렛 래트너(<러시아워>)는 두 사람을 모두 만났으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엑스맨3>배 자매 테니스 대회’라도 개최하는 편을 권합니다!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 <엑스맨3> 역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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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의 결혼을 앞둔 또 다른 기사. 지겨워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지만, 미미 로저스의 반응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다. 배우 미미 로저스(<위험한 연인>)는 1986년부터 90년까지 떠오르는 젊은 스타 톰 크루즈의 반려자였던 첫 번째 부인. 최근 그는 인터뷰를 통해, 톰 크루즈의 새로운 사랑을 거짓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충고 한마디를 남겼다. “좋습니다. 그와 케이티는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결혼할 예정이고요. 근데 무슨 말들이 이리도 많죠? 이게 무슨 큰 뉴스거리가 되는 거죠? 누구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게 그리 특이한 일인가요. 자, 어디 한번 봅시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예요. 게다가 억만장자고요. 뭣 때문에 거짓결혼 따위를 한단 말인가요. 케이티의 경우도 봅시다. 그는 26살의 아름다운 여배우예요. 게다가 새로운 블록버스터(<배트맨 비긴즈>)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수백만달러짜리 출연계약이 줄을 잇고 있어요. 도대체 거
전 남편 톰 크루즈 결혼에 관한 미미 로저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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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시니컬하고, 엽기적이고, 지독하게도 내 세계 안에만 빠져 살았던 시절을 꼽으라면 당연 고등학교 때였다. 세상이 다 시시했고, 어른들은 지독히도 유치하게 보였으며, 말 못할 비밀은 어찌나 많았던지. 만약 몰래 일기장을 훔쳐보는 인간이 있다면 칼이라도 들이댈 듯 심각했던 시절이었다. “낙엽 구르는 소리에도 깔깔깔” 이라니 미친 거 아냐? “그 옛날 꿈 많은 여고시절…” 이라니 웃기셔.
게다가 나는 네, 다섯 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그룹문화에 익숙하지 못했던 아이여서 마치 모노가미의 서약에 빛나는 맹세라도 한 냥, 한 시기에는 한 친구와만 죽어라 붙어 다녔다. 그래서인지 친한 친구는 많았지만 진짜 친구는 지금 손 꼽아보아도 한 학년에 한 명이 될까말까다. 그러니 누군가를 ‘내 친구’로 받아 들인다는 것은, ‘내 세계’로의 진입을 허락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의미였다.
그렇게 때론 소녀들의 만남은 든든한 완충장치에 둘러 싸여진 어른들의 부드럽고 일상적인 만남과 소
[백은하의 애버뉴C] 29th street /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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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영화사의 오래된 증인 두 사람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동시에 눈을 감았다.
먼저 할리우드 황금기를 거쳐온 각본가의 죽음. 캐리 그랜트를 러시모어산에 매달고, 줄리 앤드루스와 아이들을 오스트리아의 노래하는 천사로 만들었던 각본가 어네스트 레만이 지난 7월5일 사망했다. 향년 89살. 사인은 갑작스레 찾아온 심장마비였다. 어네스트 레만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3번의 오스카를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처럼 연극을 각색하는 데도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한 극작가는 “그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할리우드 황금기의 위대한 작가였으며, 그가 각본 속에 삽입했던 유일한 특수효과는 인간 그 자체였다”며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영화의 역사를 만들어온 감독의 죽음.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감독 알베르토 라투아다가 지난 7월4일 향년 90살
각본가 어네스트 레만·감독 알베르토 라투아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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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
베이비 복스의 스크린 도전이 시작되었다. 여성 댄스그룹 베이비 복스의 멤버인 윤은혜가 첫 주연영화인 <카리스마 탈출기>의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사쪽 홍보에 따르자면 이 영화는 ‘주성치 코미디와 김두한의 액션이 만난 폭소극’이라고. 솔직히 아직 어떤 영화인지 감을 잡기 힘들지만, 깡다구 여학생 한민주 역을 맡은 윤은혜는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후문이다. 안재모와 박슬기, 정준하 등이 출연하는 <카리스마 탈출기>는 10월 개봉예정이다.
구사나기 쓰요시 >>
<우주전쟁>에는 톰 크루즈, <일본침몰>에는 구사나기 쓰요시. 1973년 65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일본 초유의 히트작 <일본침몰>이 32년 만에 리메이크된다. 일본의 유명 SF소설가 고마쓰 사쿄의 원작을 토대로 한 <일본침몰>은 지진과 화산 활동으로 일본 열도가 폐허로 변한다는 내용의 재난영화. 잠수정 파일럿
[캐스팅 소식] 베이비복스의 스크린 도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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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테넌바움>에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펼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웨스 앤더슨 감독. 그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이후 다시금 빌 머레이와 손잡은 최신작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이 8월 중 DVD로 출시된다.
해양학자 스티브 지소가 자신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괴물 표범상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짜임새 있는 각본과 <사랑도 통역되나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빌 머레이의 냉소적인 코믹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오언 윌슨, 케이트 블란쳇, 윌렘 데포 등 호화 캐스팅으로 이루어진 조역들도 눈에 띈다.
본편은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 음향을 지원하며, 감독과 각본가가 참여한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의 부록을 수록했다. 국내 미개봉작으로서 DVD로 처음 접하게 되는 이 작품은 특히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8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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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샤오장은 위대한 사랑을 지켜나가는 주인공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진 건 그의 일생 중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어쩌면 샤오장은 약간 변태 성향을 지닌 인물일 수도 있고, 영화가 끝난 뒤 그에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다.” <에로스> 중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그녀의 손길>. 희롱과도 같은 단 한번의 손길을 잊지 못하고, 길고 오랜 시간 사랑하는 여자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재단사 샤오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이들에겐, 실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그러나 소년의 마음을 지닌 청년처럼 유약해 보이는 외모의 장첸은 더없이 이성적인 태도로 냉정한 현실을 말한다. 극장불이 켜진 뒤에도 지속될 영화 속 캐릭터의 인생을 통찰할 줄 아는 그는, 하염없이 아름다운 영화가 감추는 이면까지 직시할 줄 아는 신중한 배우였다.
장첸의 데뷔작은 아버지와 감독의 친분으로 출연하게 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여리디 여린 소년의 얼굴을 통해 폭력적인 시대의
중화권 거장들이 아끼는 청년, <에로스>의 장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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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 오면>은 최민식 주연의 영화 제목이지만 영화는 이 제목의 주인이 아니라 ‘차용인’이다. 영화 포스터 제작회사 ‘꽃피는 봄이오면’(꽃봄)으로부터 빌린 제목이다. 95년 이 이름을 상표 등록한 ‘꽃봄’은 <박하사탕>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집으로> <몽정기> <주먹이 운다> 등 지금까지 50여 편의 주요 한국 영화 포스터를 만들어온 포스터 제작사다.
역동적인 일 하고 싶어 졸업뒤 친구들과 회사 차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손글씨 첫 시도 큰 화제
<박하사탕> <집으로> 등도 주목, 회사창립10돌 기념 전시회도
“영화 포스터 제작이라면 한장의 그림이나 사진만 떠올리지만 사실 시나리오북 제작에서 보도자료, 종이 광고 제작 등 영화의 전체과정에 참여하는 일이죠. 그만큼 많은 시간이 투여돼 힘들기도 하지만 다른 광고 제작보다 훨씬 역동적이기도 해요.” 95년 홍대 시각디
영화 포스터 제작사 ‘꽃피는 봄이 오면’ 대표 김혜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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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지역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판타스틱 4>. 또 다른 만화 원작 히어로물로서, 영화 이전에 애니메이션 작품이 있다는 것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영화 개봉과 맞물려 8월 중 브에나비스타에서 출시할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4> 역시 그러한 작품으로, 1994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에서 방영된 TV 시리즈 중 영화와 관련된 5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우선 ‘판타스틱 4의 탄생’ 제1부와 제2부에서는 네 명의 주인공들이 정체불명의 우주광선에 노출된 뒤 각자 고유의 특수능력을 갖춘 영웅들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렸다. 판타스틱 4의 리더로 몸을 고무처럼 자유자재로 늘일 수 있는 ‘판타스틱’을 비롯해, 투명인간 ‘인비져블’, 화염인간으로 변신하는 ‘파이어’, 바위처럼 단단한 근육과 괴력을 갖춘 ‘씽’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3부작으로 구성된 ‘닥터 둠의 출현’은 세계의 지배자가 되길 꿈꾸는 악당 ‘닥터 둠’과 그에 맞서는 판타스
<판타스틱 4> 애니메이션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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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국에서 나를 포함해 영화에 대해 말하고 쓰는 사람들에게 스티븐 스필버그는 부인하고픈 이름이었다. 조지 루카스(<스타워즈>와 함께 착하고 멍청하고 보수적인 그러나 재미있는(그래서 위기의 할리우드를 회생시킨) 할리우드 롤러코스터의 대명사였고, 할리우드 문화제국주의의 선봉장이었으며, 무엇보다 ‘예술로서의 영화’에 적대적인 블록버스터 멘탈리티를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퍼뜨린 장본인이었다.
<레이더스>에서 요란한 동작으로 칼의 위용을 과시하는 아랍인에게 인디애나 존스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총을 쏠 때 그것은 은밀히 제국주의적 본성을 폭로했고, <쉰들러 리스트>에서 쉰들러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 장면은 인간의 선의만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미숙한 세계관의 징표였다. <후크>의 지치고 딱딱해진 어른은 마음만 먹는다면 순식간에 아이의 순수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영화들은 전세
할리우드의 끈질긴 유전자 ‘낙천적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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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해서요, 요기로 오시면 돼요.”
지난 8일 전화로 물어 찾아간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운영위원회 사무실은 서울 성북구 돈암동 시네마빌딩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 그런데 사무실이 낯이 익다. 알고 보니 영화인회의와 한국영화제작자협회가 함께 쓰는 사무실이다. 영화제를 후원하기로 한 영화인회의가 자신의 사무실을 영화제 스태프에게 임시로 내준 것이다.
사무실 바깥 좁은 복도, 여러나라서 공수돼온 필름들이 쌓이고…
손끝과 두 눈만으로 이상여부 가려야 하는 20대 젊은이의, 바쁜 눈동자가 번뜩인다
“처음 이 사무실로 들어온 지난 3월에는 우리 스태프가 3~4명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스태프만도 10명 가까이 되고 자원활동가도 25명이나 생겼어요. 덕분에 주인인 영화인회의 사람들은 저쪽으로 밀려나고 우리가 한가운데를 떠억 하니 차지하게 됐죠.” 영화제 홍보를 맡은 석영화(24)씨가 20평 남짓한 지하 사무실의 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영화인회의 사람들을 향해 슬쩍 눈짓하며 설
[100℃ 르포]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준비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