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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관객의 관심을 끄는 화제작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다는 건 해외 영화제 취재의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다. 특히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의 경우 세계에서 처음 공개하는 프리미어 상영이 많기 때문에 그곳에 다녀오면 주변에 자랑할 것이 많이 생긴다. 몇년 전 베니스영화제에서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디 아더스〉를, 그해 베니스영화제를 취재 온 한국 기자들 중에서도 나 혼자만 봤다. 〈식스 센스〉와 비슷한, 충격적 반전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결말을,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변인들에게 불쑥 말해버리는 얄미운 짓을 재미삼아 장난처럼 하고 다녔다.
올해 칸영화제에 다녀오니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영화가 단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었다. 왜 아니겠는가. 〈한겨레〉가 올해 초 한국영화 제작자들을 상대로 한 ‘올해 최고 기대작’ 설문조사에서 이 영화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올해 내가 칸에 도착했던 지난 5월16일부터 〈괴물〉 시사회가
[팝콘&콜라] 봉준호의 <괴물> 궁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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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회를 맞아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무지개 2006’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영화제 ‘퀴어 해피 포인트’가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왕의 남자〉 〈브로크백 마운틴〉 〈메종 드 히미코〉 등 동성애를 주요 소재로 다뤘던 올 상반기 화제작이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벗기는 데 일조했다면 퀴어영화제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이해를 한 폭 넓히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영화 10편을 소개한다.
다큐멘터리 〈70년대 게이 섹스문화〉(사진)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발화점이 된 1969년 스톤월 항쟁 이후부터 에이즈가 사회이슈가 되면서 동성애에 대한 노골적, 암묵적 탄압이 다시 시작된 81년까지 뉴욕 게이커뮤니티를 조명했다. 인터뷰와 기록화면을 통해 미국의 게이들이 유례없이 성적 자유를 누리던 시기의 일상을 심층적으로 전달해 지난해 여러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다. 아이를 키우게 된 게이커플을 그린 〈모리츠〉와 레즈비언 소녀들의 사랑과
6일부터 ‘퀴어 해피 포인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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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에서 자란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유하 감독의 2003년 작 <말죽거리 잔혹사>는 지식은 주입식으로, 폭력은 산교육으로 가르치던 ‘대한민국 학교’를 보여주었다. 힘으로 모든 걸 제압하려던 선도부장과 정정당당함을 잃고 비겁하게 상대의 뒤통수를 날리던 현수는 모두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실에서 탄생한 괴물이었던 것이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신작인 <비열한 거리>는 “쌍절곤을 비겁하게 휘두르며 탄생한 조폭이 결국 어떻게 소비되고 기능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말죽거리’에서 잔혹하게 자란 괴물은 결국 ‘비열한 거리’로 흘러갔다.
서른이 코앞에 다가온 병두(조인성)는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기회 한번 제대로 잡지 못한 조직의 2인자다. 하는 일이라곤 고함치고 난장판을 벌여가며 떼인 돈을 받아주는 게 전부. 하지만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채뿐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살아남을 수
비열한 남자에 대한 거친 동정, 조인성 주연의 <비열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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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ME>와 천국의 시사 프로그램 <웰컴 투 시사 헤븐>의 논지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비슷할 이유도 없음을 미리 밝힌다.
앵커하리: 천국행 비자 얻으려 애쓰시는 시청자 여러분, 이미 천국행 비자 얻어 기쁜 시청자 여러분 가끔 안녕하시죠. <웰컴 투 시사 헤븐>의 앵커, 앵커하리입니다. 오늘도 첫 소식은 꽃미남 마초무 기자가 준비했습니다.
마초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나쁜 여자들의 천국행 러시 소식인데요.
앵커하리: 듣는 나쁜 여자 기분 나쁘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요. 쿨한 여자로 통일하죠. 쿨한 여자들이 천국도 접수한다는 풍문이 증권가에 도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말이죠.
마초무: 천국의 문호 개방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게 대세지만 이로 인해 천국 쿼터가 상대적으로 더욱 좁아진 마초들 반발이 거셉니다. 한편 원조급 ‘쿨녀’인 ‘마녀’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최근의 천국 문호 개방을 소급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쿨한 여자가 천국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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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 <가족의 탄생>이 장기상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5월18일 개봉해서 지난주말인 28일까지 전국 20만52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가족의 탄생>은 서울 압구정 스폰지하우스(구 씨어터 2.0)와 종로 스폰지하우스(구 씨네코아)에서 장기상영될 예정이라고 관계자가 밝혔다. 상영일정은 압구정 스폰지하우스의 경우 6월1일부터 한달간이며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는 6월8일부터 말일까지다. 스폰지하우스를 운영하는 수입.배급사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좋은 영화를 오래 틀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가 더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족의 탄생>은 현재 전국 9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며 6월1일부터 압구정 스폰지하우스 및 CGV인디관, 필름포럼 등 스크린 갯수가 3개 추가된다. CGV인디상영관도 장기상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가족의 탄생> 장기상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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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3: 지축을 뒤흔드는 아찔한 혜성 충돌 견디기
6월24일 토요일 오전 4시33분
G조 예선 6차전 스위스 VS 한국
토네이도가 서울 시내를 휩쓸고 간 며칠 뒤, 혜성이 지구에 충돌할 것이라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1년 전 발견된 이 혜성은 현재 지구와 충돌궤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직경 1.5마일, 길이 6마일로 뉴욕시 크기에 무게는 5천억톤입니다. 충돌 예상일은 6월26일, 지점은 대서양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나사에서 발표한 이 뉴스는 전세계 유수 언론을 통해 “독일월드컵 중단 위기”라는 헤드카피로 연일 보도됐다.
광화문 앞 광장이 개박살난 까닭에 붉은 악마의 집결지는 양재동 시민의 숲으로 정해졌다. 야외음악당 주변의 나무를 100여그루 잘라내고 전광판을 세우는 대형 공사가 4일 만에 끝났다. 월드컵 응원에 대한 집착은 광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P씨에게는 자신이 속한 붉은 악마의 파시즘이 혜성 충돌 뉴스보다 소름끼쳤다.
참, 프랑스전은 1 대 1로 비겼다. 프랑
붉은 악마, 가공할 재난에서 생존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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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만들어진 재난영화의 걸작 <포세이돈 어드벤쳐>가 볼프강 페터슨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호화 여객선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뒤집어진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위기가 가중되고 인물들의 심리가 격해지는 과정을 치밀하게 엮어낸 재난드라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어윈 앨런은 영화의 엄청난 흥행에 힘입어 2년 뒤 또 다른 재난영화 <타워링>을 제작했다. 그가 제작한 두편의 영화는 1970년대 최고의 재난영화가 되었으며, 이견의 여지없이 영화사에도 길이 남을 작품들이 됐다.
페터슨의 리메이크작 <포세이돈>의 개봉을 계기로 가상 시나리오를 구상해보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한창인 6월, 할리우드영화들에 등장했던 각종 재난의 소재들이 대한민국에 한데 덮쳤다는 가상 재난기이다. 엄청난 재난들 속에서 붉은 악마 회원인 P씨가 용케 살아남았다는 믿을 수 없는 생존기이기도 하다. 재난영화가 그렇다. 살아남아서 햇빛을 보는 자가 있
붉은 악마, 가공할 재난에서 생존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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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구타유발자들> 아악, 마르고 싶지 않아!
[헌즈다이어리] <구타유발자들> 아악, 마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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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이란과 바레인의 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의 모든 축구팬들의 이목이 이번 경기에 쏠려 있기에,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목부터 승리를 외치는 열기는 뜨겁다. 하지만 정작 경기를 응원하지 못하고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이란의 여자 축구팬들. 여느 남자들 못지않게 그녀들의 축구사랑은 뜨겁지만, 여성은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이란에서 소녀들의 축구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다. 남장을 하는 등 나름의 묘수를 동원해 경기장에 잠입하기 위해 애를 쓰던 소녀들은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군인들에게 잡히고 만다. 그렇게 끌려온 소녀들은 경기장 밖에 임시로 만들어진 약식 구치소에 감금된다. 잠시라도 경기를 보게 해달라고 애원의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군인들은 그녀들의 바람을 주제넘은 것으로 치부한다. 아쉬운 대로 한 병사의 어설픈 중계(?)에 귀 기울이며 경기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보지만, 그럴수록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한 열망은 더욱 달
열혈소녀들의 축구사랑, <오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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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복서의 이야기 <걸파이트>로 데뷔한 카린 쿠사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전 지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과학자 트레버 굿차일드(마톤 소카스)가 개발한 백신이 500만명을 살린다. 이들은 인공도시 브레그나에서 굿차일드 가문의 통치 하에 살아간다. 2415년, 시민들의 이유없는 실종이 이어지고 여기에 정부가 관여했음이 드러나면서 저항군 ‘모니칸’은 굿차일드 정부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정부 최고통치자 트레버 굿차일드의 암살을 명령받은 이온 플럭스(샤를리즈 테론)는 임무에 실패하는 대신 트레버와 브레그나에 관한 더 커다란 비밀을 알게 된다.
여전사 계보
할리우드에서는 늘씬한 몸매와 미모를 자랑하는 섹시한 여배우들이 전사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종종 활용한다. 비단 원더우먼이라는 조상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코믹북 문화가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한 듯. 충무로에는 없고 할리우드에만 있는 최고의 여전사들.
<에일리언> 시리즈의 시고니 위버/ 영화 캐릭터
섹시한 여전사의 냉혹한 아름다움, <이온 플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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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라는 영화의 오디션이 열리고, 숫기없는 배우 지망생 스기우라 나기사(유카)가 그 자리에 있다. 이 영화의 감독 마쓰무라(시이나 깃페이)는 발탁되기 위해 애쓰는 다른 지망생들 사이에 조용히 서 있는 스기우라를 한눈에 주연으로 선택한다. 어쩐지 그녀를 어디선가 본 듯한 직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마쓰무라가 만들 영화 <기억>의 내용은 35년 전 오사카 외곽의 한 호텔에서 한 가장이 가족과 호텔 직원 11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어간 실화를 소재로 한다. 마쓰무라는 당시의 현장감을 경험하기 위해 배우들을 모두 데리고 지금은 폐쇄된 35년 전 그 호텔을 방문한다. 그러나 촬영이 시작되면서 과거의 귀신들이 하나 둘씩 출몰하고, 급기야 스기우라와 마쓰무라 역시 그 과거의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샤이닝>과 비교하면서 보면 즐거움 두배!
만약 공포영화 팬이라면 <환생>을 보자마자 <샤이닝>을 떠올리는
서구 좀비영화라는 장르를 입은 일본식 공포,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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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피아의 하급 조직원이자 자상한 아버지로 이중생활을 하는 조이(폴 워커). 그는 어느 날 마약거래 현장에서 돈을 훔치려는 부패경찰과 일대 총격전을 벌인다. 사건 뒤 보스 타미는 범행에 사용한 권총을 없애라고 하지만 그를 믿을 수 없는 조이는 일종의 대비책으로 총을 지하실에 숨겨놓는다. 그러나 지하실에서 조이의 아들과 함께 놀던 옆집 아이 올렉(카메론 브라이트)이 총을 훔쳐가 평소 자신과 친어머니를 괴롭히던 양아버지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도주한다. 총을 맞은 양아버지는 다름 아닌 조이의 조직과 경쟁하는 러시아 마피아. 이때부터 부패한 경찰 라이델(채즈 팰민테리)과 이탈리아 마피아 보스의 아들 토미, 그리고 러시아 마피아단 유고스키 패밀리가 혈안이 되어 올렉을 찾고, 아무도 몰래 총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올렉을 찾아다니던 조이는 올렉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올렉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뒷골목을 미친듯이 달리던 그는 결국 두 마피아단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다.
간
사라진 총을 찾아라! <러닝 스케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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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의 미소는 분명 ‘귀환’을 의미했을 것이다. 오컬트영화의 걸작 <오멘>(1976)이 30년 만에 돌아온다. 역시 이번에도 피해야 했을 숫자는 ‘666’이다. 6월6일 6시 로마의 한 병원. 젊은 외교관 로버트 손(리브 슈라이버)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이미 두번의 유산경험이 있는 아내 캐서린(줄리아 스타일스)에게 사실을 알리지 못한 그는 한 신부의 제안으로 같은 시각 태어난 또 다른 아이를 데려와 ‘데미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친자식처럼 애정으로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데미안의 5번째 생일파티 도중 데미안의 유모가 건물 옥상에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 이후 로버트는 낯선 신부의 방문을 받고 끔찍한 말을 전해 듣는다. 바로 데미안이 악마의 자식이라는 것. 로버트는 신부의 말을 무시하지만 곧 자신 역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다.
666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 있는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보라. 그 수
30년 만에 돌아온 오컬트영화의 걸작, <오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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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열한 거리> 조인성의 씨네21 표지 촬영 현장과 인터뷰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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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