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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형제, 복고적으로 스피드 업!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혁신적인 영화가 될 것이다.” 콜라이더닷컴의 알렉스 빌링턴은 <스피드 레이서>의 촬영장 방문 기사에서 워쇼스키 형제의 새 영화가 전작인 <매트릭스> 시리즈는 물론, 지금까지의 그 어떤 영화보다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아바타>도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을 섞어 제임스 카메론의 새로운 실험을 예고하는 작품이니 <스피드 레이서>의 비주얼이 어느 정도일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수집해보면 <스피드 레이서>는 영화의 “전체 혹은 상당 부분을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했고, 워쇼스키 형제가 처음으로 HD카메라로 찍은 영화이며, “2D의 애니메이션적인 영상을 실사와 혼합했다.” 일단 공개된 예고편 영상을 보면 <스피드 레이서>가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마하
[2008 외화 블록버스터 3] <스피드 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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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을 눈으로 확인한다
할리우드에서 돌아온 오우삼 감독이 고국의 붉은 절벽에 오르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서구 주요 매체들이 ‘아시아 최대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인 대서사극 <적벽>의 첫 촬영날, 주유 역의 주윤발이 ‘하차’를 선언했다. 수정된 시나리오를 일주일 전에 받아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색, 계> 촬영을 끝내고 지친 심신을 달래려던 양조위도 <적벽>의 제갈량 역을 제안받았을 때 베이징어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미 거절했다. “일주일 사이 두명의 배우를 한꺼번에 잃은 오우삼”(<가디언>)은 주윤발이 떠난 주유의 자리에 양조위가 와줄 것을 재청했다. 프로듀서 테렌스 창은 양조위의 변심이 “개런티 변화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갈량은 금성무가 맡았고 장첸은 손권, 조미는 손권의 여동생, 대만의 슈퍼모델 린치링은 오나라 장수 소교(이자 주유의 아내)로 각각 캐스팅됐다. 와타나베 겐은
[2008 외화 블록버스터 2] <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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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조커의 모습이 궁금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에겐 속편에 대한 확신이 사실 없었다. 그는 <배트맨 비긴즈>(2005)를 연출해 시리즈를 기사회생한 장본인이면서도 이제 배트맨에 관한 새로운 플롯과 테마는 더 없을 거라 마침표를 찍어두고 있었다. 속편의 가능성을 준 것은 조커였다. 팀 버튼과 잭 니콜슨의 조커가 아니라, 코믹북 <배트맨> 시리즈 초기에 등장한 오리지널 조커의 기괴한 이미지가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놀란은 “조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속편을 가능하게 할 것”을 확신했다.
조커는 <다크 나이트>에서 고담시를 새로운 혼돈에 몰아넣는 범죄자다. 배트맨이 고담시의 지방검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 제임스 고든 중위(게리 올드먼) 등과 연대해 겨우 이룩한 평화를 보란 듯이 망가뜨리는 대형 은행절도범이자 배트맨의 분노를 사는 적수. 로빈 윌리엄스, 폴 베타니, 에이드리언 브로디, 스티브 카렐 등이 줄줄이 관심 보인 이 역할에 캐스팅 된 배우
[2008 외화 블록버스터 1] <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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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 ‘엑스맨3’, ‘슈렉3’, ‘캐리비안의 해적3’, ‘미션 임파서블3’ 등 (제작사가 고심해 결정한 섬세한 부제들은 가볍게 무시한 채) 우리가 통칭 ‘쓰리’라고 불렀던 영화들의 존재는, 그것들의 개별 성과와 상관없이 ‘2연속 홈런 기록’ 하나만으로도 그해 블록버스터의 몫을 톡톡히 했다. 1~2년 전에 일찌감치 정해진 개봉일과 주인공 얼굴을 달랑 합친 거만한 티저 포스터로 일찍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이 속편들의 물결이 또 한 차례 갔다. 2008년 개봉예정인 할리우드 및 아시아 블록버스터 12편을 선별해보니 그 상징적인 ‘3편’보다는 몇개의 2편들(‘나니아2’, ‘헬보이2’ 등)과 반가운 4편 그리고 시리즈 고정팬들의 호주머니에 의지할 수 없는 새로운 작품들이 고루 포진한 점이 눈에 띈다. 각색이 아닌 오리지널 시나리오들은 여전히 적은 편. 브라이언 싱어의 <발키리>, <니모를 찾아서>의 감독 앤드루 스탠튼의 신작 애니메이션 <월E>
2008년 블록버스터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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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월2일 수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입봉은 못하고 수십번씩 같은 시나리오를 고치는 처지의 시나리오 작가 아미(김민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언니 영미(이미숙), 자신을 하숙생 취급하는 조숙한 조카 강애(안소희)와 함께 산다. 한지붕 세여자가 공유하는 고민은 바로 남자. 별 비전이 없어보이는 가수지망생인 오래된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된 아미는 심드렁하게 선을 봤던 회계사 승원(김성수)의 좋은 조건에 마음이 끌린다. 사랑보다는 일을 앞세우는 화끈한 싱글 영미는 가벼운 마음으로 원나잇스탠드에 임했던 연하남 경수(윤희석)가 자꾸만 주위를 맴도는 것이 신경쓰이던 차에 폐경 소식을 접한다. 3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 호재(김범)와 아무런 진전이 없는 관계에 조급해진 강애는 친구 미란의 조언을 받아 실전에 돌입한다. 남자관계에서 시작된 3세대의 성장통은 각자의 미래와 연결된 솔직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말말말
“즐겁고 기쁘게 찍었습니다. 함께
<뜨거운 것이 좋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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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면역이 자라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녀를 살리지 못하면 자신이 죽을 것 같은 소명을 연인에게 남기던 손예진은 어느 때부턴가 환자복을 벗고 병실을 나섰다. 더이상 그녀는 목숨 바쳐 지켜야할 여인이 아니었다. <외출>에서는 불륜을 즐기다 사고를 당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더니, <작업의 정석>에서는 무대에 올라가 광란의 샤워쇼를 펼쳤고, <연애시대>에서는 이혼한 남편에게서 잡아낸 인연의 붉은 실을 당겼다 놨다 했다. 그리고…. 급기야 이제는 진한 색조 화장과 립스틱, 면도칼로 무장한 희대의 소매치기다. 영화 <무방비도시>에서 그녀가 분한 백장미는 몸 구석구석에 카리스마와 냉소를 가득 채운 여자다. 등 뒤에는 지독한 아픔을 지니고 있지만 소매치기 조직을 운영하며 잔인한 술수를 부리는가 하면, 위기 앞에서도 외려 상대의 기를 질리게 만든다. 게다가 어떤 남자도 이성을 잃게 만드는 치명적인 눈빛과 몸짓까지.
2008년을 일주일 앞둔
[손예진] 영원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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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도쿄>의 그녀, 아오이 유우 인터뷰
“일본과 다른 촬영방식이 재밌다”
-몸에 그려진 버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그려넣었다는 발상으로 연기했다. 어떤 위화감도 없다. 설정으로 보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주고 싶은 거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고 힘드니까 결국 자신에게 하는 거다.
-감독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리듬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영상은 재밌다.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바로 위에서 찍는 컷이라든지·… 일본에서는 잘 안 하는 방식인데 재밌다.
-도쿄를 테마로 한 기획이라는 게 처음 어땠나.
=<살인의 추억>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게다가 나도 참가한다니…. 대본을 읽기 전부터 하고 싶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니 역시나 였다. 대본이 점점 바뀌어가는 것도 재밌었다. 콘티를 받은 시점에서 스토리가 바뀌거나 대사도 바뀌고 매일매일 공
<흔들리는 도쿄>의 아오이 유우, 가가와 데루유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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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님 콘티북은 거의 만화책이에요.” 배두나의 말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직접 보니 특별한 감탄이 필요하긴 했다. 단정하고 굵은 선의 데생이 깔끔하기도 했지만 컷마다 장면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믿고 따라올 만하지?’라고 말하는 듯. 봉준호 감독의 그림 콘티는 현관 입구에 비닐 커버와 더불어 붙여져 있었다. 한참 들여다보고 있자니, 한 일본인 스탭이 “쓰고이!”(멋있지)라고 엄지를 치켜들고 지나간다. 콘티만큼 신기했던 건 간식대 위에 대롱대롱 줄지어 달린 일회용 컵들이었다. 빨래집게 같은 것에 물려 매달린 하얀 컵들에는 사인처럼 휘갈겨 쓴 스탭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하루에 일회용 컵 하나 사용은 비용 절감보다는 환경에 대한 배려였다. 4가지로 분류해놓은 쓰레기봉투 중에는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의 구분도 있었다.
8월 한여름 도쿄의 주택가, 히키코모리의 집
도쿄의 후지미가오카역에서 10분을 걸어들어간 주택가는 고요했고 정갈했다. 그 한가운데 낡고 야트막한 집이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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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콤데 시네마는 이마무라 쇼헤이의 <붉은 다리 아래 미지근한 물>과 <간장선생> 제작에 참여했다. 일본인 프로듀서가 프랑스에서 만든 프로덕션이란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콤데 시네마와 일본의 비터스 엔드와 함께 스와 노부히로의 <퍼펙트 커플>을 만들었다. 그런 이들이 도쿄를 테마로 한 옴니버스를 만들자며, 봉준호,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세명의 감독을 모은 건 유난스러운 행보처럼 보이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은 도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프로듀서적 재능을 발휘했다. 비터스 엔드의 사다이 유지 대표도 이 점을 강조했다. “봉 감독은 미셸 공드리나 레오스 카락스와 달리 시나리오 쓸 때부터 특정 배우를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면서 썼고, 캐스팅까지 해냈다. 또 촬영감독과 조명 등 주요 스탭도 누구와 하고 싶다고 처음부터 요청해왔다. 그게 봉 감독의 개성이더라.” <괴물> 이후 도쿄에서 펼쳐지는 ‘봉준호 월드’는 또 어떤 모습
도쿄야 외로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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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 이후,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이행하는 정치적 과도기였던 1800년대에 일생을 보낸 오노레 도미에는 사실주의 화가, 판화가 혹은 풍자만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주요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그의 석판화 작업 위주로 1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이는 모던 파리, 부부와 가족, 여행과 여가, 정치 풍자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소개된다.
전시 기획에서 보듯 오노레 도미에는 타락한 정부관료의 모습부터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까지 정치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들을 폭넓게 작품의 주제로 삼아 일간지와 잡지에 게재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서로의 주머니를 뒤지면서 환대하듯 껴안고 있는 두 고위 관료의 모습이나, 국왕의 살찐 얼굴을 서양식 배로 묘사한 캐리커처 등은 과감하면서도 위트있는 도미에의 풍자 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의 풍부한 표현력은 작품을 좀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데, 그림 한컷으로 작품 속 인물의 신분부터
풍자란 이런 것, <오노레 도미에: 파리의 풍자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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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해, 과거를 묻어버릴 방법에 대해 떠들어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은 엉터리이다.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과거는 항상 기어나오게 마련이다.” 어떤 과거는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지지도 옅어지지도 않는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났으나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에 자리를 잡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과거는 현재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 고통에 다름 아니다. 고통은 끝나는 법이 없고 시간이 간다 해서 안녕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그런 아프가니스탄의 아들 중 하나다. 1965년에 카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를 따라 테헤란으로, 파리로 옮겨다니다가 1980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 인물이다. 의사로 살면서 그는 데뷔작인 <연을 쫓는 아이>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발표했는데, 두 소설 모두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아프가니스탄의 소녀들 이야기라면, <연을 쫓는
아프가니스탄 소년의 슬픈 성장통, <연을 쫓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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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Doctor Who) 시즌3
KBS2 일요일 오후 11시35분
이미 ‘미드’라는 단어는 언론에서도 ‘미국 드라마’라는 별도의 설명없이 사용될 정도로 아주 보편화되었다. ‘미드’까지는 아니지만 ‘일드’ 역시 일본 드라마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드, 일드 못지않게 중드(혹은 대드), 영드라는 신조어들이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일단 대만 드라마가 주축이 되는 대드 혹은 중드는, <동방 줄리엣> <공주 소매> <화양소년소녀> <장난스런 키스> 등 과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포청천>과는 전혀 다른 트렌디드라마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른바 중드계의 욘사마로 불리는 오존(吳吉尊)이라는 스타배우의 등장은 그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중이다.
중드 혹은 대드가 문화적 코드에서 국내 드라마들은 물론 일본 드라마들과 유사한 동시에 차별화되는 면을 가지고
[이철민의 미드나잇] 모든 SF 영드의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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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월5일(토) 밤 11시
이 영화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모두 의아해했을 것이다. 과연, 그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이 맞을까? 중산층 가족의 역겨운 이면, 인간의 뒤틀린 욕망 등을 초현실적이고 복합적인 구조로 형상화했던 그가 <스트레이트 스토리>에서는 말 그대로 무척 단호하게 ‘스트레이트’한 방식을 취한다. 이야기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천천히 쭉 뻗어가며, 아름답게 텅 빈 자연과 인물의 침묵하는 표정에 집중하는 카메라는 충격적일 정도로 날카롭게 비판하는 린치 특유의 스타일 대신, 고요하게 삶의 남은 시간을 명상하기를 택한다. 이 영화는 너무도 투명하다.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뉴욕 타임스>에 실렸던 앨빈 스트레이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70살이 넘은 앨빈 스트레이트는 자신도 몸이 불편하지만, 10년 전에 연락을 끊은 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무리한 여행을 계획한다. 형이 죽기 전에, 지난 10년의 어리석은 미움을 털어버려야겠다는 일념하
숭고할 만큼 쓸쓸하게, <스트레이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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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단골 만찬인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배용준을 보고 박신양도 보고 나면 2008년의 빳빳한 안방극장 다이어리를 한장 두장 넘기기 시작할 것이다. TV를 오래 꺼둬도 사는 데 별 지장은 없고, 때로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드라마의 폭격에 미간의 주름과 하품의 눈물도 머금는다. 그럼에도 어느 드라마가 새롭게 와글와글한 ‘붐’을 만들고, 또 어떤 연기자가 어질어질한 스타 탄생기를 제공할 것인지는 돌고 도는 쇼(Show)일지라도 궁금해진다.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한국의 안방극장은 치열하고 드라마틱한 생존경쟁을 연중무휴 치르고 있는 ‘핫 존’이기 때문이다.
외주제작 시스템의 가속화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메뉴는 갈수록 ‘사정에 따라 변경 가능’의 상태이다. 덕분에 새해 라인업을 급한 마음에 일별하겠다고 덤비는 일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수면 위로 올라온 프로젝트의 일단은 적당한 두근거림과 기우를 선사하며 어떤 경향을 예고하고 있다.
2007년 팔베개
2008, 안방극장의 승자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