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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7월22일(일) 오후 2시20분
클레그(테렌스 스탬프)는 나비 수집가이자 곤충학자다. 그는 오랫동안 미란다(사만다 에거)라는 미술학도를 사모해왔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녀를 미행하고 급기야 납치한 뒤, 자신의 저택 지하에 감금한다. 미란다는 자신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병적으로 집착하는 클레그에게 공포를 느낀다. 클레그는 한달 뒤에 미란다를 풀어주기로 한다. 미란다는 지하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클레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틈틈이 도망칠 기회를 엿본다. 그러나 클레그는 점점 더 자기만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미란다를 소유할 수 없음에 고통스러워 한다. 그의 욕망은 여자를 나비처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데 있지, 그녀의 육체를 성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미란다가 풀려날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질수록 그녀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죽어간다.
<수집가>(The Collecto
그녀를 박제하고 싶어,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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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방극장에 ‘문제적 언니’들이 제법 늘었다.
연애하수 노처녀, 위기의 주부 등을 지명타자로 내세운 드라마의 ‘여성탐구’ 시리즈가 끝도 없이 바통을 터치하고 있는 가운데 대담하게 불륜을 범하고, 싱글맘을 자처하며 ‘일부일처 결혼 제도’에 코웃음을 흥흥 날리는 도발의 여인들도 지분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19일 막을 내린 SBS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 7월13일 종영한 MBC 일일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성현아, 방송 중인 SBS 특별기획드라마 <불량커플>의 신은경 등이 명석하되 정숙하지 않은 ‘불온한’ 기운을 내뿜으며 등장해 이목을 모은 주인공들이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전 매체의 토픽이 됐던 김희애는 자기 이미지를 배반한 연기자 개인의 변신담뿐 아니라 불륜드라마 사상 가장 지독한 ‘가해녀’의 모양새를 체현했다는 측면에서도 올 상반기 드라마의 튀는 캐릭터 열전에 오를 만했다. 청천대낮에 하필 친구의 집에서 그 친
일탈은 돌아오기 위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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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와 세찬 빗줄기가 번갈아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멀리 달아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일과 학업에 묶여 쉽사리 트렁크를 챙기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비행기가 아닌 책장을 타고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누구나 쉽게 머리의 짐을 털어버릴 수 있는 만화, 그중에서도 평소에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특별한 만화들이 있다. 대여점을 벗어나면 존재하는 신천지, 바로 유럽 만화다. 주로 대형 서점의 귀퉁이에서, 온라인 서가와 만화 동호회를 통해 꾸준히 명맥을 이어온 유럽 만화 중 굳은 머리와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줄 6편의 작품을 꼽아보았다. 흔히 유럽 만화의 대표주자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 만화부터 알프스를 경유해 머나먼 스칸디나비아의 나라 노르웨이의 만화까지, 세계 각지에 숨겨져 있던 보석 같은 만화들을 든든한 바캉스 티켓으로 제공한다.
아픔과 상실로 내딛는 한 소년의 성장기
노르웨이의 만화, 제이슨의 <헤이, 웨잇…!>
초인종을 누르고 돌아서서 도망가기, 벌거벗
펜끝을 따라, 프레임을 건너, 만화 타고 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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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해리 포터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5번째 영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광범위한 관객층을 끌어안으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해리 포터…>는 7월15일까지 전국 690개 스크린에서 181만여명을 동원해 개봉 주말 성적으로는 <트랜스포머>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트랜스포머>는 600만 고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개봉 3주째를 맞은 <트랜스포머>는 15일까지 560만명을 불러들여 머지 않아 626만명을 동원했던 <미녀는 괴로워>의 기록을 넘어 올해 최고 흥행영화로 등극할 전망이다.
7월11일과 12일 새로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공포영화 <해부학교실>이다. 하지만 15일까지 30여만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쳐 초대형 할리우드산 ‘고래’ 사이에 낀 새우처럼 힘겨운 모양새였다. 하지만 개봉 4주째를 맞아서도 분전한 <검은집>처럼 꾸준히 흥행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한국에서도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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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에 저런 18금(禁) 장면이 있었던가?’라는 의문부터 들지 모르겠다. 최종 편집본에서 빠진 이 장면에서 중필(류승범)과 수동(봉태규)은 춘화제작을 위해 미술 솜씨 좋은 범생이 친구에게 붓을 맡기고 자신들은 직접 모델로 나서 온갖 해괴망측한 체위들을 시연한다. 야동을 구하러 청계천을 돌았지만 정작 뜨거운 내용물을 손에 넣지 못해 결국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 두 악동들을 찍으면서 웃음을 참지 못해 혼났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혈기왕성한 두 악동의 교성이 가끔씩 들려오는데, 그때마다 실없이 웃곤 한다.”
[숨은 스틸 찾기] <품행제로> 18금(禁)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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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백의 선물> A Tribute to Frederic Back
프레데릭 백은 단순한 생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몸소 증명해온 사람이다. 철학자와 예술가는 우리가 몰랐던 걸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걸 누군가가 표현하면 우리는 반응하고 지혜로 간직하는 것이다. 백은 ‘자연과 생명’의 중요성을 한결같이 믿었으며, 그의 작품은 아름다운 이미지에 소중한 메시지를 담아왔다. 백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원작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직접 구상한 것들로 작업하던 백은 지오노의 원작에서 자신의 그릇을 채워줄 동지를 발견했다. 백은 <나무를…>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와 비슷하다. 말수는 적고 행동으로 실천한 두 사람이다. 불모의 땅에서 자연의 섭리에 맞춰 수십년간 나무를 키운 노인은 쉰을 넘긴 나이에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않았다. 라디오 캐나다 방송국에서 일하던 백이 대
자연과 인간, 따뜻한 손길이 입혀진 애니메이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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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가 오는 7월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열린다. 청소년을 위한 어른들의 영화와 청소년이 만든 그들의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영화제는 올해 26개국 100편의 영화를 10개 섹션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외 초청 장편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초청작이자 SIYFF 개막작인 <맨 인 더 체어>를 비롯해 22편. 다큐멘터리 섹션과 한국 장편영화 초청 섹션을 포함해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78편의 단편들은 국내외 초청부문과 청소년 경쟁부문, SIYFF 사전제작지원 부문, 영화제작캠프 워크숍 작품 등 6개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베를린 제너레이션부문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멘즈드>와 서울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알게 될 거야> 등 국내외 유수 단편들과 더불어 다양한 주제의 청소년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부대행사로는 국내외 13~18살 청소년 대상의 영화캠프가 눈
세계 청소년들의 시선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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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수가 바뀌었다. 한상준 전(前) 수석프로그래머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위촉 된 건 지난 2월이다. 누구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 했다. “그러니까 한상준이 어떤 분이죠?” 누군가가 대답했다. “그분은, 뭐랄까. 학자시지.” 그간 파행과 보이콧으로 얼룩졌던 영화제의 키를 잡을 조타수로서는 못 미더워 보인다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학자의 머리로 위도와 경도를 따지고 바람의 방향을 계산하며 영화제를 산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 거란 기대였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지휘로 개막을 선언한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시작이 전년에 비하면 매섭도록 화창하다는 거다. 예매율도 좋은데다 언론의 포화는 사라졌다. 솔로몬, 아니 한상준의 지혜가 어느 정도 빛을 발한 걸까. 사실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는 동시에 대중성에 부합하는 비주류영화들을 소개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한편으로는 조금 복잡해 보이기도 했다. 약간 속좁지만 위험하고 음험하게 신나는 것들의 축
“생각보다 빨리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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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멜로, 코미디, 멜로, 스릴러가 한자리에. <Day…>는 30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네 가지 장르를 맛깔나게 선보이려는 포부를 지닌 옴니버스영화다. 그러고보니 짧은 영어 단어로 이뤄진 제목 역시 무척 암시적이다. 일상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감정과 사건을 추적하겠다는 뜻? 네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정인 듯 사랑인 듯 애틋한 시선의 두 남자(<동거>), 엘리베이터에서 조우한 기묘한 남녀(<긁는 남자>), 이별을 너무 쉽게 극복한 옛 애인에 상처입은 여자(<4월, 회색날들>), 살인과 복수로 뒤엉킨 두 남자(<The Hide>)를 차례로 뒤쫓는 이 작품은, 매번 수수께끼를 내듯 석연치 않은 느낌을 남긴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에피소드에 이르니 이 모든 인물들이 은연중에 삶을 공유하고 있음이 폭로된다. 각각의 장르를 책임진 감독들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03학번 동기들인 황성운, 임철수, 장주희, 양기원. ‘디지털 영상 워크숍’
[이달의 단편 15] 의 황성운, 임철수, 장주희, 양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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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비치는 파리 시내를 프랑스인 여자와 미국인 남자가 이야기하며 걷는다. 줄리 델피가 각본, 연출, 제작, 편집, 작곡, 주연까지 무려 1인6역을 소화한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이하 <뉴욕, 파리>)는 <비포 선셋>과 외피는 닮았지만, 영화가 시작하면 이내 속속들이 다른 면을 보여준다.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년 동안 ‘덤 블론드’가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는 줄리 델피. 연기도 사랑하지만 나이와 겉모습에서 초연할 수 있어 작가이고 감독이고 싶은 그녀에 대한 몇 가지.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베스트셀러가 된 남녀관계서 덕분에 쉽게 내용이 짐작되는 <뉴욕, 파리>의 원제는 <파리에서의 이틀>이다. 연애 초기의 열정을 되살리려 떠난 여행의 끝을 여자의 부모가 사는 파리에서 보내기로 한 2년차 커플 마리옹와 잭. 마리옹에게 파리는 고향이지만 잭에게는 끝나지 않은 여행의 일부다.
[알고 봅시다] 파리에서 온 욕심 많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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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공포라기 보다는 미스테리이다. 영화의 장르가 미스테리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심지어 흥행까지 하게 되었는지 미스테리라는 것이다. 사실 '가족'이니 '상속'이니 하는 말 자체가 무척 공포스럽기 때문에 이야기를 조금만 설득력 있게 풀었어도 재미있었을 것이다. 거기다 재물을 쌓기 위해 미신의 힘을 빌어 남을 해하고, 나아가 가족 구성원 내부에 핍박을 가한 것에 원한이 맺혔다는 모티브는 꽤 매력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정작 무서워야 할 과거 장면은 그냥 말로 때우고, 공들여 반복하는 현재의 장면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찍었다. 게다가 곱씹어 생각해 보면 과거 사건이라는 것도 불과 20년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고답적이고 (우리나라의 <4인용 식탁>과 비교해보라!), 현재 인물들의 관계나 행동들도 비현실적이다. 대만이 한국사회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믿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대만흥행기록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올
[전문가 100자평] <가족상속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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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양 감독이 죽었다. 그가 우리에게 선사했던 마지막이자 아마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하나 그리고 둘>은 나온 지 벌써 7년이나 지났다. 나는 그가 없는 세상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이자 대만의 유일한 진정한 국제적인 감독이었던 그의 영화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나는 20년 넘게 에드워드 양 감독을 단속적으로 알고 지냈다. 대만 금마장상 심사위원으로 갔던 1980년 여름 그를 처음 만났다. 어느 날 저녁 <11명의 여인들>이라는 TV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연출하고 있던 친구가 어느 집 실내 촬영에 나를 데리고 갔다. 거기 서 있는 동안 한 30대 초반의 키 큰 중국인 남자가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알고 보니 로케이션 장소인 타이베이 뒷골목의 전형적인 반일본 양식의 목조건물이 그의 가족의 집이었다.
그는 수년간 미국에 살았는데 플로리다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그때 시애틀로 옮겨 마이크로컴퓨터 일을
[외신기자클럽] 떠나간 거장, 에드워드 양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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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고 아는 것 별로 없는 백수지만 아무대나 들이대는 무대뽀 정신의 화신이자
액션영화 매니아인 ‘신셩일’과 영화에 관한 것이라면 모르는 것 없이 척척박사인 별나고
착한 용 ‘용식이’의 귀여운 티격태격 속에 소개되는 본격 순위 코너 [용씨네]!
이번 회의 주제는 [최고의 여전사 BEST 5]!
신셩일과 용식이의 요절복통 순위발표, 어디 한번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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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씨네] 최고의 여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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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반나치 영웅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은 톰 크루즈의 신작 <발키리>의 촬영 날짜가 다가오면서 실제 역사의 현장인 벤들러 블록에서의 촬영 허가 여부를 두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벤들러 블록은 히틀러 암살기도를 이끌었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집무실이 자리했었고, 그가 처형당했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 소속 사이비 종교 담당 전문가 안체 불룸탈(기독교민주연합)이 국방부 장관에게 톰 크루즈 촬영팀의 실제 역사현장에서의 촬영을 금지하게 할 것을 주장하면서부터다. 사이언톨로지 대변인까지 맡고 있는 톰 크루즈가 독일 나치 저항인물 역을 맡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불룸탈은 “장애인은 아예 배제되고, 능력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공공연히 선전하는 종교를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사이언톨로지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이에 독일 국방부는 급기야 역사현장에서 촬영을 불허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실제로 벤들러 블록은 독일 재무부에 속해 있고,
[베를린] 실익이냐 자존심이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