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광이라면 반드시 ‘순례’해야 할 곳이 부천에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김성환의 <고바우영감>을 비롯해 작가 113인의 만화 원화 359점을 소장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만화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은 아무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적이 없었던 한국만화를 1900년대 초기 작품부터 10년 단위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이진주의 <오추매의 빵점일기>, 신문수의 <로봇찌빠>, 윤승원의 <맹꽁이 서당>이 만화방에서, 또 신문에서 코 흘리며 보았던 지면의 모습 그대로 관객을 맞는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희귀 만화 1208점도 소장되어 있다. 조항리의 <혜성 같은 소년은 알고 있다>, 박광현의 <최후의 밀사>, 이화춘의 <양돈전> 등 색 바랜 작품들은 한국만화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해당 만화들을 들어본 적이 없는 신세대라도 한 번쯤 흥미롭게 구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다. 유명 만화가의 손때 묻은 소장품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성환의 붓통, 허영만의 몽당연필, 이현세의 펜, 김수정의 사진액자가 한곳에 모여 있다. 닮고 닳은 작업 도구를 보면 끊임없이 창작의 고통을 겪었을 화백들의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숙연(?)해지기도 한다. 보고 즐기는 재미뿐만 아니라 만화를 직접 만드는 재미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미리 예약하면 단체로 만화를 제작할 수도 있다. 가장 반가운 정보 하나. 사진 촬영이 가능하므로 모든 것들을 담아낼 사진기 하나는 꼭 챙겨 가시길. ‘한국만화박물관 부천종합운동장 내 1층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홈페이지는 www.comic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