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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라는 단어는 송해성 감독과 잘 어울리는 듯 보인다. 데뷔작 <카라>는 물론이고, 이후 <파이란> <역도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까지 그의 영화에는 멜로드라마의 정서가 깊게 녹아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제목이 ‘멜로스’라니,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싶다. “멜로스(melos)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노래라는 뜻이다. 이 영화의 제목을 그렇게 정한 것도 인생을 노래하고, 그럼으로써 인생에서 나오는 또 다른 파장을 고민하자는 차원이다. 물론 이 영화를 멜로드라마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얼핏 <멜로스>(가제)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변주곡처럼 들린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보험조사원인 그는 자살한 아내의 첫 제사를 치른 지 이틀째 되는 날 자신의 고객을 찾아간다. 그가 만나게 되는 고객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신세가 된 지 딱 1년을 맞는 시각장애인 여성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육체가 아닌 영적인 차원의
[2008 기대작] 송해성 감독의 <멜로스>(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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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힘센 아이들의 말을 잘 듣다가도 어느 순간 욱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해 대들다가 더 얻어맞곤 하는 아이가 있었다. <권법>의 주인공 고3 소년 권법은 느닷없는 의협심을 발휘했던 박광현 감독의 어린 날 모습을 닮았다. 그는 겁도 많고 유약하지만 힘없는 누군가가 다수의 힘에 짓눌리는 것을 보면 자동적으로 ‘뚜껑’이 열려 그들에 맞서는 인물이다. 권법의 유일한 장점이 있다면 주먹이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 하지만 겁 많고 소심한 그에게 강한 주먹은 차라리 쓸모없는 장점에 가깝다.
“단점투성이지만 딱 하나의 장점만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박광현 감독의 내면에 잠재된 무언가에서 시작된 <권법>은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매개로 순수한 소년의 용기를 그리는 영화다. SF판타지 액션영화를 표방하는 <권법>은 속도와 효율, 그리고 경쟁이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블루시티’와 그러한 논리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는 빈민촌 ‘별리’를 배경으로 한다.
[2008 기대작] 박광현 감독의 <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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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업영화라고 만들었는데 다들 예술영화라고 한다. 물론 영진위 예술영화 지원을 받긴 했지만.” 문제의 데뷔작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 대한 김태식 감독의 이야기 중 절반 이상을 일종의 ‘너스레’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 나머지에 담긴 진심까지 외면하기는 힘들다. 그 안에는 갖은 어려움을 온몸으로 돌파하며 만든 자신의 영화를 냉담하게 받아들인 관객에 대한 섭섭함도 포함됐겠지만, 궁극에는 충무로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이 더 짙게 드리워져 있는 듯하다. “주류 영화시장을 간파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면서 착수한 <빌어먹을 바캉스>를 MK픽처스와 공동제작하게 된 것도 좀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김태식 감독의 소망 때문이다.
<빌어먹을 바캉스>의 주인공은 희래라는 여성. 서른이라는 나이를 밟고 있는 그녀에게는 오래된 애인이 있다. 그녀는 애인과 함께 떠나기로 한 바캉스 생각에 들떠 있는 상태. 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있
[2008 기대작] 김태식 감독의 <빌어먹을 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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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요, <각시탈> 때부터 선생님 팬이었거든요. <각시탈>은 제 인생의 만화입니다.” 김성수 감독이 데뷔작 <비트>의 판권을 얻기 위해 만화가 허영만을 찾았을 때 했던 이야기는 입바른 거짓말이 아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대본소에서 허영만의 초기작 <각시탈>을 만났던 그는 이 만화 속 캐릭터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 무렵 내가 만화나 다른 데서 보던 전형적인 영웅과 달리 이 만화 속 주인공은 인간적인 영웅이었다. 영화를 시작할 때 든 생각도 잘되면 <각시탈>을 내가 만들어볼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각시탈>이 그를 사로잡은 가장 큰 이유는 영웅의 내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때문이다. 1930년대 조선에서 시작되는 이 만화의 주인공 영은 일제의 경찰로 일하지만, 조선인과 일본인이 화합할 수 있다고 믿는 순수한 청년이다. 그는 각시탈을 쓴 채 일본 경찰과 군을 공격하는 정체 모를 조선인을 추적하다 우발적으로 그
[2008 기대작] 김성수 감독의 <각시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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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그날을 위해” 1985년 8월부터 88년 2윌까지, 상계동 주민들의 주거권 투쟁사를 담은 <상계동 올림픽>은 이 말로 끝을 맺는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서울은 도시 미관을 위해 상계동 173번지의 80여 세대를 거리로 내몰았다. 그 뒤로 20년이 지났다. 과연 그들은 그토록 원하던 가난한 마음으로도 살 수 있는 그날을 만났을까. 87년 당시, 상계동 주민들과 2년6개월의 시간을 함께하며 <상계동 올림픽>을 만들었던 김동원 감독의 신작 <상계동 올림픽, 그 후>는 “상계동 주민의 가난하지만 강했던 생명력이 지금도 여전한지” 안부를 묻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김동원 감독이 들여다본 상계동 주민들의 후일담은 이렇다. 그들이 땅굴에서 살던 10개월 동안 성화가 지나갔고 88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서울시와 천주교, 상계동 재개발 건축업체는 돈을 모아 그들에게 내줄 땅을 마련했지만 평당 30만원이던
[2008 기대작]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 올림픽,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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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감독들이 눈을 감고 있습니다. 오매불망 영화에 대한 걱정을 하느라 피곤하신 거냐고요? 그게 아니라 지금 이들은 자신의 새 영화에 대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김동원 감독은 20년 전 상계동을 다시 찾는 꿈을, 김성수 감독은 1930년대 만주를 누비는 각시탈의 꿈을, 김태식 감독은 갑갑한 세상 속에서 일탈하려는 한 여성의 꿈을, 박광현 감독은 순수한 소년의 용기에 관한 꿈을, 송해성 감독은 육신과 영혼의 사랑에 대한 꿈을, 오승욱 감독은 무자비한 남성의 사랑이라는 꿈을, 이해영 감독은 광주의 상처를 픽션으로 위로하려는 꿈을, 이해준 감독은 고립된 인간들의 소통이라는 꿈을, 장준환 감독은 복수의 화신이 된 한 남성에 대한 꿈을 어루만지고 있는 겁니다. <씨네21>이 2008년이면 스크린 위로 투사될 감독 9명의 꿈속으로 잠시 들어가봤습니다. 이들의 꿈이 곧 한국영화의 꿈이 되기를 간절하게 꿈꾸면서 말입니다.
[2008 기대작] 감독님, 지금 무슨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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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 본명 데이비드 웹. 미주리주 닉사에서 태어난 본은 망명한 아프리카 정치인 움보시 암살에 실패하면서 입은 총상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내고자 하던 도중 마리를 만나 연인이 되고, 인도 고아에서 함께 숨어 지내지만, 킬러에게 연인을 잃고 만다.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가능. 아직도 기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할 줄 아는 언어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
마리/ 2만달러를 받고 취리히에서 파리까지 제이슨 본을 데려다주다가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다. <본 슈프리머시> 초반에 죽은 다음 이따금 회상장면으로만 등장하게 된 마리는 킬러에게 쫓기던 도중 제이슨 본을 대신해 운전석에 앉았다가 실수로 살해된다.
트레드스톤/ 제이슨 본이 소속돼 있던 비밀조직. 워드 애보트가 지휘하는 트레드스톤은 세계 각지에 요원을 두고 있다. 인간 병기로 훈련받은 트레드스톤 요원들은 서로를 알지 못하고 명령을 받으면 동료를 암살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복습합시다! 본 시리즈 인물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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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블러디선데이> <플라이트 93> 등의 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동시에 상업적인 블록버스터 ‘본’ 시리즈를 연출했다. 스스로 간극을 느끼지 않는지.
=그 문제에선 개인적으로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본’ 시리즈는 토요일 밤에 보러가서 그해 여름 가장 신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영화다. 누구도 즐기기 위한 영화에서 정치적인 연설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영화는 캐릭터와 그가 살고 있는 세계에 진실해야만 할 것이다. 뉴욕이나 런던 혹은 파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집 문을 열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믿도록 말이다. <본 얼티메이텀>은 관객의 수준을 낮게 보지 않는, 멋진 스토리와 지성이 조합된 영화이기에 특별할 것이다.
-이 시리즈의 악당들이 CIA라는 것도 정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인지.
=<본 얼티메이텀>은 딕 채니의 정부나 어떤 하나의 정부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현대사회의 거대한 문제와 도전에 직면한
<본 얼티메이텀> “이건 도덕성에 관한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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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금속과 타일로 이루어진 방에서 누군가가 젊은 남자를 다그치고 있다. “임무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는가? 임무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는가?” 고집스럽게 고개를 흔드는 남자는 불완전한 기억만을 간직한 전직 스파이 제이슨 본이다. 살인기계로 훈련받았지만, 그저 내버려두었다면, 다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남자. 그러나 그를 없애고자 하는 이들에게 연인을 잃은 제이슨 본은 자신이 지나가는 곳마다 남는 죽음의 흔적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자신의 근원을 찾아 고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의 어둠을 엿보고자 유럽과 인도와 북아프리카를 헤매야만 했던 3년의 세월. 그리고 마침내 제이슨 본은 어딘가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의 마지막 영화 <본 얼티메이텀>은 기나긴 복도를 지나 굳게 닫힌 금속 손잡이를 열고 선량했던 청년이 제이슨 본으로 태어나던 순간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2002년 <본 아이덴티티>부터 남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를 전송하며, 그가 과연 어떤
<본 얼티메이텀> 고뇌하는 스파이의 액션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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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다쿠야가 출연한 영화 <히어로>가 개봉 첫주 10억8천만엔(950만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1위에 올라섰다. 후지TV의 인기드라마를 영화화한 <히어로>는 청바지 차림의 중졸 출신 검사 쿠류를 주인공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수사극으로, 총 475개관에서 개봉했으며 주말 이틀 동안 75만명의 관객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475개라는 스크린 수는 일본에서 개봉하는 자국영화 개봉관 수 중 최고기록으로, <버라이어티온라인아시아>는 스크린당 수입 1만9천만달러를“하늘을 찌르는 수입”이라고 표현했다. 영화의 배급을 담당한 도호는 <히어로>의 최종수입이 8800만달러(약 1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07년 최고 흥행 영화인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의 수입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언하기에는 이르지만 <히어로> 이전에 100억엔 고지를 넘긴 실사 영화는 <춤추는
기무라 다쿠야의 <히어로> 일본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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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니 주연의 <마이 파더>가 개봉 첫 주 1위로 박스오피스에 진입했다. 지난 6일 개봉한 후, 주말까지 거둬들인 성적은 전국 44만3000명(배급사 집계). 9월로 접어들면서 블록버스터 시즌이 막을 내리고 가을영화 시즌이 도래했다는 반증인 듯 보인다. 하지만 장기흥행까지 점쳐보기에는 무리수가 많다. 이번 주에는 제이슨 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본 얼티메이텀>과 함께, <두 얼굴의 여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즐거운 인생>이 추석전쟁에 뛰어들기 때문. 지난 주 서울 82개, 전국355개였던 <마이파더>의 스크린 또한 잠식당하는 부분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편, 지난 주 1위를 차지했던 <디스터비아>는 2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 주 스코어와 비교할 때 약 3만명 밖에 차이가 없다는 건 이번 주 극장관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봉 8주째를 맞은 <화려한 휴가>는 주말동
가을시즌 시작! <마이 파더>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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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이 돌아왔다. 9월 둘째주 북미 박스오피스는 러셀 크로, 크리스챤 베일이 주연한 웨스턴 <결단의 순간 3:10>이 141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상을 차지했다. 1957년 작 <결단의 순간 3:10>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무법지대에 정의를 구현하려는 농장주인의 사투를 벌인 서부극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 <아이덴티티> <앙코르>를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AP>는 “박스오피스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관객수가 적은 9월의 주말에 서부극치고는 훌륭한 성적”을 보였다고 평했다. 출구조사 결과, 관객의 대부분은 25세 이상의 남성으로 밝혀졌다. 개봉성적으로 1천만달러를 예상했던 라이온스게이트는 다음 주말 더 좋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주 1위로 개봉한 롭 좀비 감독의 <할로윈>은 2위로 내려섰다. <할로윈>의 2주차 흥행수입은 1천만달러고, 개봉 10일
서부극의 귀환, <결단의 순간 3:10>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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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1호점>의 배우 공유의 씨네21 표지촬영 현장과
인터뷰 영상입니다.
"한결을 떠나보내기 아쉽다"며, "언제 이렇게 사랑을 받겠냐"는 공유의 겸손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7년 9월 23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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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과 공유 사이’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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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마이파더> 아버지께 잘 합시다!
[헌즈다이어리] <마이파더> 아버지께 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