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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방과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의 봉태규
누가 길거리 캐스팅을 믿으랴. 대체로 길거리 캐스팅이란 빈틈없이 기획된 매니지먼트사의 신인배우 홍보용 계락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봉태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도대체 봉태규 같은 남자를 길거리에서 줍지 않는다면 어디서 발견할 것인가. 전문 오디션장이었다면 그가 들어서자마자 “다음!”이라는 외침이 터져나왔을 테고, 연기학원이라면 “여기는 개그맨 육성학원이 아니”라며 공손하게 돌려보냈을 게다. 어느 사진작가는 봉태규의 첫인상을 기억하냐는 질문에 씨익 웃으며 말했단다. “<눈물> 촬영현장엘 갔는데 이상하게 생긴 애가 하나 앉아 있는 거야. 뭐 저렇게 생긴 애가 배우를 하냐 싶었는데 지금은….”
성격파 배우에 대한 오랜 오해 하나가 있다. 성격파 배우라는 사람들이 못나거나 평범한 외모를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다는 괴상한 믿음이다. 좋은 성격파 배우들은 외모를 극복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두 얼굴의 여친>의 봉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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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작동법> <사랑니> <좋지 아니한가>의 정유미
눈꺼풀의 떨림으로 청춘의 불가사의를 말했다. 그녀는 다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빌리러 왔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육중한 플라스틱 외관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옆가늠만으로 남자의 목덜미를 쳐다봤고, 그 미세한 움직임만으로도 떨리고 긴장되고 서럽고 슬프고 답답하고 애틋한 마음이 진동했다. 그 순간, 김종관의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극영화를 넘어 다큐멘터리의 영역으로 스며들었다. 그건 진짜였다.
정유미의 얼굴은 동세대의 젊은 여배우들처럼 능수능란한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니, 대부분의 경우 그녀는 카메라를 불편해하거나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한다. 기백만원짜리 협찬품을 입혀놓은 패션지의 화보에서도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얼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사랑니> <좋지 아니한가>의 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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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 <조용한 세상> <내 사랑>의 정일우
송승헌, 권상우가 대표하는 몸짱, 장동건, 원빈으로 이어지는 꽃미남을 지나 2007년 남자 스타를 수식하는 키워드는 완소남이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도, 화려한 이목구비의 외모도 강조하지 않아 다소 무개성적으로 들리는 이 표현은 2007년 스타를 향한 대중의 요구를 반영한다. ‘완전 소중하다’는 의미의 줄임말로 스타가 가진 특정 매력보다는 그 스타에 대한 대중의 호감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미인의 시대를 지나 개성적인 여자 스타들이 떠올랐던 90년대 중반처럼 지금의 대중은 틀에 넣어진 스타보다 자신의 틀에 맞는 스타를 찾아 완소남의 딱지를 붙인다. 연하남, 터프함, 곱상한 외모, 근육질 등의 특징은 이제 완소남을 구성하는 유동적인 요소일 뿐이다.
2007년 완소남의 가장 큰 스타로 등장한 이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정일우다. 그는 인터넷 사용자 측정 리서치 기관인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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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
“어우, 왜 이래요~ 이러지 마요 진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극중 한결(공유)이 짓궂게 장난이라도 쳐오면 은찬의 반응은 먼저 이렇게 퉁명스럽다. 은찬은 모든 게 서툴고 세련되지 못하다. 사랑받는 것뿐 아니라 표현하는 것에서도 그렇다. 사랑 고백을 해도 무슨 화난 일 있어 따지는 사람 같다. 우씨, 사랑해요, 우씨. 아닌 척해서 그렇지 사실 누구나 은찬 같았던 적이 있다. 뜨겁게 뛰는 심장을 노련한 제스처로 다룰 줄 알았다면, ‘나는 그에게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어’라는 두려움을 쿨하게 넘길 줄 알았다면, 그게 청춘이었을까. 미숙하면 미숙한 대로 내 속에 있는 것들이 꾸밈없이 튀어나오고 마는 쑥스러운 순간들.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은 그런 청춘의 시간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고은찬이 남장여자라는 극중 설정은 이런 청춘의 미숙함을 사랑스럽게 확대시키는 확대경 역할을 한다. 소년과 소녀의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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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인디애니페스트, 친구 만나는 날, 말문을 트다!
독립애니메이션영화제 인디애니페스트 2007이 9월13일부터 18일까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인디애니페스트 사무국의 최유진씨는 “독립애니메이터들의 삶을 직접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다른 어떤 영화제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채로운 부대행사와 G.V.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번 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일시 : 2007년 9월 13 ~ 18일 (6일간)
장소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문의 : 02) 313-1030 / www.ianifest.org
인디애니, 말문을 트고 친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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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선샤인>의 아일랜드 배우 킬리언 머피가 알 파치노와 영화에서 만난다. 머피는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삶을 조명한 영화 <달리와 나: 초현실적인 이야기>에 알 파치노가 연기하는 달리의 문하생이자 젊은 미술품 상인인 스탠 로리슨을 연기할 예정이다.
<가타카> <로드 오브 워>를 연출하고 <트루먼 쇼>로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앤드류 니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달리와 나…>는 스탠 로리슨이 쓴 동명의 회고록에서 출발한 영화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세계가 가장 화려하고 대범했던 1960년부터 1980년까지 20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이야기다. 앤드류 니콜이 영화의 각색도 담당하는 <달리와 나…>는 2008년 초 뉴욕과 스페인을 오가며 촬영할 계획으로, 달리의 부인인 갈라 역의 여배우는 아직 캐스팅 돼지 않았다.
킬리언 머피, <달리와 나…>에 달리의 문하생으로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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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를 그만두고,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것은 연기가 오랜 꿈이였기 때문이라 말하는 연기자 임하룡!
배우 임하룡보다 연기자 임하룡으로 불리길 원하는 임하룡씨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함께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출연한 배우 박준규씨가 질문하고, 임하룡씨가 대답하는 2원 생중계!!!
박준규씨의 질문과 임하룡씨의 답변이 궁금하다면
<동영상 보기>버튼을 눌러 주세요.
연기자 임하룡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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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9월5일(수)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어느날 우주왕복선이 산산히 부서져 지구에 추락한 후 그 잔해와 접촉한 사람들은 기이한 전염증세를 보이며 변해간다. 정신과 의사 캐롤(니콜 키드먼)은 아들 올리버(잭슨 본드)의 할로윈 사탕 주머니 속에서 정체물명의 물체를 발견하고 동료 벤(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구실에 조사를 부탁한다. 전남편 터커(제레미 노담)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영혼을 잃은 듯 변하는 것을 목격한 캐롤은 외계에서 온 괴생명체가 인간의 몸에 침투해 정신을 지배하고 있음을 깨닫고 올리버를 구해 도시로부터 탈출하고자 한다. 감염자들에게 발각되지 않는 방법은 두 가지, 절대 잠들지 않는 것,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100자평
<인베이젼>은 이미 56년,78년,93년 세 차례 스크린을 방문한 바 있는 SF소설의 고전 <신체강탈자>를 4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엑스페리먼트>로 주목받았던 독일감독 올리버 허쉬
니콜 키드만 주연의 <인베이젼> 언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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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의 추석전쟁이 시작됐다. 오늘 9월 12일 개봉한 <본 얼티메이텀>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두 얼굴의 여친>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제이슨 본 시리즈의 마무리를 지으려 3년만에 돌아온 <본 얼티메이텀>이 우세한 형국이다. 하지만 1, 2, 3위 모두 약 20%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터라 오는 주말 현장티켓구매량을 판가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현장구매와 지방극장가에서는 코미디 장르가 우세하기 때문에 <권순분여사 납치사건>과 <두 얼굴의 여친>이 <본 얼티메이텀>의 스코어를 뒤집을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마이파더>는 4,5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는 <즐거운 인생>과 격전이 벌어질 듯. 지난 주까지 개봉 8주차 동안 박스오피스 3위권안에 머물렀던 <화려한 휴가>는 이
추석大戰 시작! <본 얼티메이텀> 예매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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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진
70년대의 문근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앳된 외모에 티없이 맑은 심성, 임예진은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였다. 하지만 작품 수로 비교할 때 문근영은 전혀 그 상대가 되지 못한다. 김응천 감독의 <여고졸업반>(1975)을 시작으로 <진짜진짜 잊지마>(1975), <진짜진짜 미안해>(1976), <진짜진짜 좋아해>(1977) 등 ‘진짜진짜’ 시리즈물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그의 단골 상대역은 바로 이덕화였는데, 언제나 청순한 소녀와 불량한 남학생이라는 구도를 형성했다. 이후 임예진은 <불>(1978)을 통해 성인연기에 도전했다.
이승현
당시 ‘진짜진짜’ 시리즈의 반대편에는 조흔파의 명랑소설을 1970년대에 맞게 각색한 석래명 감독의 ‘얄개’ 시리즈가 있었다. 특히 이승현 주연의 <고교얄개>(1977)는 당시로선 25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대박 영화였다. <얄개 행진곡>(1977), <고교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왕년의 청춘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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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하이틴영화부터 최근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청춘영화들은 매번 다른 얼굴로 나타났다. 영화가 시대의 거울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당대 트렌드의 가장 첨예한 현재라고 한다면 청춘영화는 바로 그 시대 젊은이들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저 멀리 임예진부터 지금의 문근영에 이르기까지 그 청춘스타들의 면면 또한 젊은 관객과 함께 나이를 먹고 변화해가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TV드라마와도 끊임없이 대화했던 그 한국 청춘영화의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두 얼굴의 여친>은 누가 봐도 <엽기적인 그녀>(2001)를 연상시킨다. 순진과 엽기를 오가며 봉태규를 당혹스럽게 하는 두 얼굴의 정려원은, <엽기적인 그녀>에서 무던히도 차태현을 괴롭히던 전지현과 그리 멀지 않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를 떠나 <두 얼굴의 여친>은 어쨌건 봉태규와 정려원이라는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남들이 먹다 남긴 과자를 훔쳐먹고, 신입생 하나없는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우리를 매료시킨 청춘물과 청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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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어느 사회에서나 그 ‘트렌드’의 주인공은 바로 청춘들이다. 그런데 ‘청춘영화’를 마치 하나의 장르처럼 호명할 때 최근 한국 영화계는 청춘영화의 만족스런 계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인터넷 소설의 매력은 다한 것처럼 보였고, 청춘스타들의 나이는 어느덧 서른을 넘어가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던 것이다. 트렌드의 총화라는 점에서 청춘영화야말로 당대 영화계의 가장 생명력있는 장르임을 감안하면 ‘청춘영화가 살아야 한국영화가 산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지금의 청춘을 읽기 위해 왕년의 얄개부터 지금의 근영에 이르기까지 그 기나긴 청춘스타들의 계보를 그려나간다. 더불어 여기 청춘영화의 새로운 주인공임을 자처하는 여섯 배우가 있다. <엽기적인 그녀>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두 얼굴의 여친>의 봉태규와 정려원, <왕의 남자> 이후를 꿈꾸는 청춘의 아이콘 이준기, 여러 청춘스타들과 비교해 가장 색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정유미,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학] 젊음의 빛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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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연애는 아무리 돌려 말해도 절망적이다(물론 영화 이야기다. 그는 올 봄 행복하게 결혼했다). 허진호의 남자들은 자신을 원하는 여자에게 가는 길에 깊은 함정이라도 파여 있는 양 망설이고 뒷걸음질친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는 사랑 이야기였다.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를 먼저 떠난 건 은수지만, 상우도 다시 찾아온 은수를 거절한다. <외출>의 인수는 서영을 향해 차를 몰지만 어쨌든 관객이 보는 동안 주인공 남녀는 결합하지 못한다. 혹시 여기에는 사랑의 성사를 꺼리는 마음이나 사랑을 향한 복수심이 있는 게 아닐까. 넘겨짚는 질문을 받은 허진호 감독은 너털웃음으로 응대한다. “그럼 복수 연작인가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사랑의 가능성을, <봄날은 간다>가 젊은 날의 사랑을, <외출>이 기혼자의 두 번째 사랑을 그렸다면 허진호 감독의 네 번째 장편 <행복>은 사랑의 회한에 관한
<행복>의 허진호 감독, “통속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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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관객은 나쁜 놈이라 하겠지만, 영수는 불쌍한 인간이다”
-촬영 중인 현재(2006년 11월2일) 당신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야 내일 촬영분량을 어떻게 찍느냐다. 한번 찍었던 장면인데 감독님이 모자라다 싶은가보다. 최대한 자연스러워야 할 것 같다. 영수가 옛 애인 수연(공효진)의 집에 갔다오고 나면 내가 감정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
-예전 인터뷰에서 자신에겐 냉소적인 면이 없다고 했다. 영수를 연기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
=<바람난 가족>을 찍고 나서 냉소적인 면을 표현하는 데 자신이 붙었다. 내 안에 그런 요소가 없는 줄 알았는데 <바람난 가족>의 주영작이 그걸 보여주고 난 뒤 불가능하지 않다고 느꼈다.
-첫 키스를 촬영한 오늘은, 은희(임수정)에게 화내는 장면을 찍은 날보다 한결 편안해 보인다. 그날은 몹시 초조했는데….
=오늘 장면은 “같이 살자”고 막 말을 꺼내는 행복한 시기니까. 반면 그 장면은 1년쯤
<행복>의 두 배우, 황정민·임수정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