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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묵직하다. 이게 다 돈이 많아 묵직한 것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금은 탈탈 털어도 별로 보이지 않고 쓸데없는 카드들만 그득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광고하는 웬만한 신용카드는 지갑에 한장씩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연회비 없으니 받고 가위로 잘라버리라며 신청서를 떠맡기는 지인들의 청탁(?)에 못 이겨 만들었다가 계속 지니고 있는 카드들이 대부분이고 주로 쓰는 건 한두장쯤 될까.
플라스틱 시대에 신용카드 좀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잘못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큰 씀씀이에 지니고 있으면 지름신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 카드들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TV를 돌려보니 요즘 신용카드 광고들이 유독 많다.
오, 격세지감이라. 원래 전통적으로 금융권 광고는 좀 무게도 잡고, 신뢰감있게 세련되면서도 진중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라 생각해왔는데 적어도 신용카드에 있어서는 그런 불문율이 깨진 지 오래인 듯하다. 요즘의 카드 CF는 도대체가 한없이 가벼워 깃털처럼 날
[도마 위의 CF] 긁어라! 니들이 88만원 세대든 아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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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1월18일(일) 오후 2시20분
어린 마리아는 아일랜드 테러리스트인 아버지와 중남미를 돌며 폭탄테러를 감행하며 자라났다. 어느 날 테러 현장에서 아버지를 잃고 갈 곳 없어진 마리아(브리지트 바르도)는 우연히 보드빌 서커스단과 마주치게 되고, 서커스단의 가수인 또 다른 마리아(잔 모로)의 눈에 띈다. 마리아2(잔 모로)는 마리아1(브리지트 바르도)에게 공연을 제안하고 둘은 “마리아 & 마리아”라는 호칭으로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쇼를 만들어낸다. 이들의 아름다움이 남자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면서 “마리아 & 마리아”는 유명인사가 된다. 이 지점까지 영화는 보드빌 쇼 장면과 이들을 태운 마차가 또 다른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반복하면서 가볍고 유쾌한 뮤지컬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영화의 중반, 독재자와 교회에 저항하는 혁명가 플로레스(조지 해밀턴)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플로레스는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살해되지만,
노래도 혁명도 신나게! <비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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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태왕사신기>와 SBS <로비스트>의 동시간대 방송을 두고 ‘판타지 사극 블록버스터’ 대 ‘리얼 현대극 블록버스터’의 대결로 사전에 압축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일단 후자가 판타지극보다 더 뜬구름을 잡고 있을뿐더러 중반부에 이르도록 동체급의 펀치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90%를 영상의 완성도에 집중한 듯한 <로비스트>는 그림 만들기에 대한 애정과 캐스팅 파워를 종합한 비장의 탱고신(9회)에서마저 그만 허탈한 한숨을 짓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장진영과 송일국의 매력과 학습 능력에 관해서만은 탄성을 유도하기에 족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장면의 전후 사정은 ‘너무합니다’라고 노래 한 소절을 길게 꺾어 부르고 싶을 만큼 너무했다.
기다리기 며칠로 철옹성 같은 무기로비스트 ‘제임스 리’(허준호)와의 대면에 성공한 ‘마리아’(장진영)는 “로비스트가 되고 싶어요”라는 한마디로 수습 과정에 돌입, 이날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기거래
춤추고 총닦고… 대체 로비는 언제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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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비열한 거리>는 포스터 작업을 제안받았는데, 영화 분위기를 좀더 파악하려고 현장 스틸 작업을 겸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런데 <무사> 끝내고 나서 오랜만에 스틸 작업을 해서 그런지 촬영 초반에 배우들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더라. 카메라와 배우들이 친해져야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데. 카메라가 뻣뻣하니까 조인성이나 다른 배우들도 어색해하고. 어떻게 그 벽을 허물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힘든 테이크가 반복되면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이 악동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하나둘씩 보여줬다. 삼겹살과 소주를 앞에 두고 험악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이 사진은 배우들과 카메라가 친숙한 관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숨은 스틸 찾기] <비열한 거리> 배고파도 어깨 힘 안 빼요 땡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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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튜디오 중에서 스탠리 큐브릭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곳은 워너브러더스사였다. 큐브릭이 번번이 예산과 시간을 초과해도 참고 기다린 워너브러더스사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성공으로 재미를 보았으면서도 큐브릭의 일생의 프로젝트인 <나폴레옹>을 거절한 MGM사와 달랐다. 큐브릭은 <시계태엽 오렌지> 이후 원하는 작품의 선택권을 부여받았고, 다른 감독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최종편집 결정권을 누렸다. 전직 임원이 “1년에 다른 감독의 작품을 한편 받는 것보다 7년에 큐브릭 작품을 한편 받는 게 낫다”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큐브릭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워너브러더스사가 홈비디오 분야에서 큐브릭의 작품에 부여하는 의미 또한 남달라서, DVD의 짧은 역사 속에 스탠리 큐브릭 작품집을 세 차례나 선보이고 있다. 1999년과 2001년에 각각 출시한 작품집(한국에선 두 번째 작품집부터 출시됐다)에 이어, 새로운 기획인
궁극의 큐브릭 세트, <스탠리 큐브릭 컬렉션: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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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꿀벌들이 총 든 사내들을 제압했다. 지난 주 2위로 개봉한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같은 주 1위로 개봉한 <아메리칸 갱스터>와 순위를 바꾼 것.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가 각본을 쓰고 목소리 출연한 <꿀벌 대소동>은 주말동안 26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2431만달러를 벌어들인 <아메리칸 갱스터>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박스오피스 순위 집계 업체인 '미디어 바이 넘버즈'의 대표 폴 데가라베디언은 "2위로 개봉한 영화가 1위로 올라서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가족관객의 입소문이 낳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추월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갱스터>의 총수입은 8067만달러로 <꿀벌 대소동>보다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어 두 영화의 길고 짧음은 좀 더 기다려봐야 알 것 같다.
지난 주말 10위 안에 진입한 신규개봉작은 <산타는 괴로워>와 <로스트 라이언즈&
<꿀벌 대소동>, <아메리칸 갱스터> 앞지르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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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호수>는 한 소년의 여행기다. 여느 로드무비처럼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고 깨달음을 얻는 여행이지만, 보는 이가 쉽사리 동참하기는 어렵다. 누군가의 꿈속을 헤집는 기분이라면 설명이 될지.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는 귀, 사막 위에 풍선처럼 떠 있는 비행기, 물방울 별로 만들어진 하늘로 향하는 길 등 <달리의 호수>는 몽환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소년과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도 이해보다는 말 그대로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소년은 첫 번째 도착지인 호수에서 “소원의 소리”를 채집하는 남자를 만나고, 사막에서는 자신이 “바람의 장난감”이었을 것 같다는 비행기 조종사와 대화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어느 동굴 속을 헤매던 소년은 별에 닿기 위해 별로 길을 만드는 할머니를 만난다. 재미있는 동화라기보다는 선문답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느꼈다면 그들이 짓는 기적 같은 미소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년에게서 위로를 얻고, 소년은 다시
[이달의 단편 19] 김윤희 감독의 <달리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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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반도가 온통 들썩이고 있다. 어떤 대선후보는 주가조작 사건으로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고, 또 다른 대선후보는 갑작스러운 출마로 일부를 흥분케 하거나 실망시키기도 했다. 로버트 레드퍼드의 <로스트 라이언즈>는 한국의 현 사정과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아프가니스탄 파병까지 논쟁적인 사안을 거듭 끌어들이면서 민주주의와 전쟁, 파병과 참여의식, 미국과 중동국가간 역학관계 등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를 네 가지 키워드로 뜯어봤다.
1. 로버트 레드퍼드의 일곱 번째 연출작
1936년 미국 샌타모니카생인 로버트 레드퍼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의 명작을 비롯해 70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리기는 했으나 제작자 및 감독, 선댄스영화제와 선댄스 인스티튜드의 설립자
[알고 봅시다] 전쟁이 드러낸 미국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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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을 심야영화로 본다면 극장을 나오자마자 야식집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년에 딱 두달만 먹을 수 있다는 황복회를 비롯해 절판, 도미면 등 고가의 음식부터 된장찌개나 라면 같은 생활형 음식까지 관객의 침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객>에서 그 모든 음식을 직접 요리하고, 배우들의 요리장면에 손을 빌려준 이는 푸드 앤 컬처 아카데미의 김수진 원장이다. 마늘이 제 몸을 던져 국물을 내던 ‘다시다 순’과 따뜻한 밥 위에서 김을 내던 ‘스팸’ CF를 연출한 그는 현재 드라마 <식객>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식객>을 통해 조리인들의 멋진 모습을 관객이 알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식객>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원작을 정말 좋아했다. 허영만 선생님이 쓰신 원작은 전문가들에게도 공부가 많이 되는 작품이다. 명절과 지역에 따른 음식이 구분되어 있고, 우리에게도 생소한 식재료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기에
[스폿 인터뷰] “한국 음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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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동화의 나라 앤달라시아. 진정한 사랑을 믿는 주인공을 오늘날의 삭막한 현실에서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작가인 빌 켈리는 진짜 동화 나라에서 주인공을 데려왔다. 진정한 사랑과의 키스를 꿈꾸며 동물들에 둘러싸여 노래하는 지젤(에이미 애덤스)은 에드워드 왕자(제임스 마스덴)와의 결혼식 날, 사악한 왕비(수잔 서랜던)의 꾐에 빠져 더이상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가 통하지 않는 현실 세계로 떨어진다. 그녀가 하얀색 결혼식 드레스를 입고 맨홀에서 기어나와 접하게 되는 것은 냉소적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인 뉴욕의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이다.
2001년, 케빈 리마 감독이 처음 접한 시나리오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였다. 이 프로젝트가 7년을 개발단계에서만 진척없이 머물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디즈니에 대한 디즈니의 영화’였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관객의 좀더 복잡해진 취향을 만족시켜야
[현지보고] 디즈니 공주의 뉴욕 원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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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업계라는 누에고치 같은 환경에 둘러싸여 일할 때 일반 관객과의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베이에서 영화를 보러 다니는 젊은 관객의 반응을 보기 위해 나는 금요일 밤이면 돈 주고 영화를 본다. 대만에서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 지역 관객이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지 겨우 알아가는 중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전 지구적 트렌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을 몇 가지 제공해주기도 한다.
인터넷 마켓 리서치 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대한민국 웹 검색자의 1.7%만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엔진인 구글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웹 검색자의 77%가 네이버를 이용하고 10.8%가 다음을 사용하며, 4.4%는 3위인 야후 코리아를 이용한다. 네이버가 고객에게 검색 패턴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지난해 미국의 구글은 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뭘 궁금해하는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라고 하는 매력적인 툴을 소개했다. 여전히 실험적인
[외신기자클럽] 인터넷 검색으로 관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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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개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레드카펫의 중심 거점인 레스터 스퀘어 바로 옆 차이나타운에서는 이틀 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불법 체류 중국인들의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 마피아와 동유럽 이주노동자가 어울려 살아가는 런던의 현재를 다룬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로미스>가 올해 런던영화제의 개막작인 점을 생각해보면 그 어떤 영화제의 개막식 이벤트보다 끈끈하면서도 화끈하고 상징적인 장관을 연출한 셈이다. <이스턴 프로미스>가 크로넨버그식의 잔혹동화라면, 폐막작인 웨스 앤더슨의 <다즐링 주식회사>는 유쾌한 동화로 영화제의 수미상응을 이루었다. <라스트 킹>과 <바벨>이 지난해 행사의 시작과 끝에 놓였음을 떠올리면 이번 영화제가 얼마나 즐겁고자 애썼는지 짐작할 수 있을 테다. 주간지 <타임아웃>과 함께 마련한 자유방담의 한 꼭지 주제인 ‘외국 땅에서의 필름메이커’가 정확하게 가리키듯, 런던영화제가
[런던] 런던, 타인의 삶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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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 그래픽 노블 <더 킬러> 영화화
<조디악>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 <더 킬러>의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버라이어티>는 파라마운트가 <더 킬러>의 저작권을 매입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핀처의 차기작으로 준비할 가능성이 많음을 덧붙였다. 1988년 출간된 <더 킬러>는 경찰에 쫓기는 암살자에 대한 이야기다. 핀처와 <쎄븐> <파이트 클럽>으로 인연을 맺은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하며, <아메리칸 싸이코> <다이안 아버스의 기묘한 앵글>의 각본을 쓴 알레산드로 캐몬이 각색 중이다.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일대기 영화화
13세기 이슬람의 신비주의자 메블라나 젤랄루딘 루미의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1207년에 태어난 루미는 현재까지도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시인이자 수피즘의 대가로, 이 영화는 루미의 탄생 8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 중
[해외단신] 데이비드 핀처, 그래픽 노블 <더 킬러> 영화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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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슈퍼히어로도 꼼짝 못하는 것은? 정답은 환경오염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에 의해 기사회생한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의 후속편 <다크 나이트> 제작진이 최근 홍콩 로케이션을 갔다가 그곳의 극심한 환경오염 때문에 촬영을 접고야 말았다고 <가디언> <AP연합> 등 외신이 지난 11월4∼5일자를 통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인용한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빅토리아 항구 주변에서 촬영 중이던 제작진은 배트맨이 공중에서 강으로 점프해 빠진 다음 대나무 비스무레한 것을 올라타고 부두 위로 나오는 장면을 찍을 계획이었다고. 배트맨이 뛰어내릴 강의 수질을 샘플 검사해본 결과 오염 정도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사람을 그 속에 빠지게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강에는 살모넬라균과 결핵균을 비롯한 온갖 종류의 병균들이 번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크 나이트>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촬영을
[What's Up] 배트맨, 세균 앞에 무릎 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