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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적이고 초현실적 <먹어라, 이것은 나의 몸이니>
안현진(LA 통신원) 2008-05-03

Eat, for This is My Body/2007/미셀랑쥬 퀘이/105분/프랑스, 아이티/오후 2시/전주 8

전위적이고 초현실적인 <먹어라, 이것은 나의 몸이니>는 미국 감독 미셸랑쥬 퀘이의 첫 장편영화다. 7분여간 창공에서 아이티 섬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무속의식과 군무 등 민족문화적 장면을 지나, 원주민 소년 10명의 대저택 방문을 쫓아간다. 병든 노모을 모시는 백인 여자와 흑인 시종이 사는 저택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서사가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이음새는 투박하다. 배경음악에 영화 속에서 연주되고, 연주장면이 배경음악으로 전환되는 청각적 경계의 희석은 시각적 혼돈에 비하면 친절한 편. 여주인과 시종의 몸이 뒤바뀌고, 서로의 나신을 관음하며, 밤이면 흑인에서 백인으로 변하는 기괴한 이미지를 따르다 보면 차라리 영상예술이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데이비드 린치,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을 받았다는 감독에 따르면, 현실성 보다는 즉흥성에 무게를 두고 작업한 결과다. 1697년까지 한 세기에 걸쳐 프랑스의 통치를 받은 아이티 역사에 대한 감독의 외부자적 시선은, 백인 모녀를 만나기 전 몸단장을 하는 아이들과 총살장면을 재구성한 환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려졌다. 과장된 접사와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주는 심상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추천감상법. 단절에서 연결을 찾고 부분에서 전체를 보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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