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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판타지사극 <태왕사신기>는 드라마 사상 가장 다채로운 관점의 평가를 끌어내고 있는 사례일지 모른다. 30%에 근접한 시청률을 꾸준히 올려 히트작의 기준은 통과했지만, 딱 그만큼만 유지하며 ‘누구나 즐기는’ 국민드라마의 화력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 드라마를 향한 반응의 한 자락을 가늠할 수 있다. 무한의 열광과 철저한 무관심으로 갈리는 마니아 드라마의 증후도 나타내면서 종반부에 진입한 현재까지도 캐스팅, 작품의 노선 등과 관련해 지지와 의구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공격보다 지지하는 입장에서 왜 <태왕사신기>를 보느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세 남자의 말투 때문이라고 아주 지엽적인 이유를 꺼낼 것 같다. 세 남자란 배용준, 오광록, 최민수다.
애초 할 일과 벌 돈이 더 많은 해외를 염두에 두었다는 탄생 과정을 머리 한쪽에 쟁여두어서인지 이 드라마를 보면 왠지 제일 큰 노다지인 일본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전파를 탔을 때를 가정하게
태왕님의 그윽한 말투를 느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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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들이 은행강도를 제압했다. 지난 11월 1일 개봉한 영화 <식객>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바르게 살자>를 제치고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다음 날인 금요일(11월 2일), <식객>을 찾은 관객은 전국 7만8084명. 주말동안 약 40만명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식객>은 지난 일요일까지 전국누적관객 55만8310명(배급사 집계)을 불러모았다. 허명만 작가가 그린 원작의 힘이 큰 이유도 있지만, 개봉날 부터 늘어난 스크린도 관객동원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첫날 전국 350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식객>은 일요일까지 스크린을 늘려 전국 418개(서울 68개)를 기록했다.
한 편,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2주 연속 정상을 달리던 <바르게 살자>는 2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입소문으로 당분간 상위권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바르게 살자>와 함께 개봉되어 꾸준히 상위권을
요리사들의 승리, <식객>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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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뉴욕의 마약거래상 프랭크 루카스의 실화를 다룬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가 4630만달러를 벌여들여 11월 첫째주 1위로 개봉했다. <글래디에이터> <어느 멋진 순간>에 이은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의 세번째 영화인 <아메리칸 갱스터>는 역대 R등급 범죄물 개봉 기록 1위를 경신해, 이전까지 상위 3위를 차지했던 <신 시티>(2910만달러), <인사이드 맨>(2890만달러), <디파티드>(2690만달러)를 한계단씩 밀어냈다. <아메리칸 갱스터>는 러셀 크로와 덴젤 워싱턴에게도 각자 최고의 개봉기록을 선사했고, <골든 에이지> <킹덤> 등으로 가을 이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유니버설에게도 <본 얼티메이텀> 이후의 축포를 터뜨리기에 충분한 구실을 제공했다. 출구조사 결과, <아메리칸 갱스터>는 전체 관객의 36%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으며,
<아메리칸 갱스터> R등급 범죄물 개봉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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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민우와 은혜가 신혼여행을 떠난 호텔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특별한 상황이라기보다는 홍경표 촬영감독님과 이명세 감독님, 강동원씨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순간 같았다. <M>은 특히 연출자와 촬영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해 보였다. 거기에 배우들도 감독님의 생각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이명세 감독님은 디렉션을 할 때면 그 한 장면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분이다. 극중 미미가 민우와 헤어지면서 “재밌는 영화를 보면서도 나를 생각하면서 울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연출할 때 이 감독님은 실제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를 하시더라. 본인도 감정에 몰입하셨던 것 같다. 남들이 예상할 때는 감독님이 어떤 은유나 비유를 사용하면서 추상적으로 이야기할 것 같지만, 사실 그와는 정반대인 분이다.”
[숨은 스틸 찾기] 연출자-촬영자-배우 “通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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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에 뒤 시네마>에 실린 <마음>의 리뷰 중 한 부분은 (1948년에 <영화에서 눈이 내린다>라는 글을 쓴) 앙드레 바쟁과 알랭 레네의 가상 대화로 꾸며져 있다. <마음>의 곳곳에 눈이 삽입된 것을 본 평론가 에마뉘엘 부르도는, “영화에서 눈 내리는 장면이 왜 많은지 아는가?”라는 바쟁의 질문에 레네가 “눈이 순백의 단조로움 아래로 심원한 모호함과 미묘한 변형들, 그리고 상반되는 것들을 감추기 때문이죠”라고 응수했을 거라 상상한다. 레네의 근작들이 쉬워졌다는 평을 듣는 가운데, <마음>의 수학적 리듬은 그가 여전히 아름다운 형식주의자임을 증명한다. 앞뒤 크레딧을 포함해 60개의 장면이 4일 동안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50개에 달하는 눈의 이미지 숏이 60개의 장면을 연결하며, 숫자놀음에 그치지 않는 형식은 주제 및 내용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페이드아웃으로 끝나는 밤장면을 제외하면, 눈의 이미지로 연결되지 않는 건 마지막 다
소외를 근심하는 거장의 마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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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상상의 경계를 지워라.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2007)이 11월9일(금)부터 17일(토)까지 연세대학교 inD 상영관과 홍익대 앞 미디어극장 아이공을 중심으로 9일간의 축제를 연다. 독립·실험영화와 대중의 접점을 찾고자 기획되었던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2004년 현재의 이름으로 거듭난 뒤 맞이하는 4번째 행사다. 과거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수면 아래 존재하던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드러내는 소개와 만남의 장이었다면,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미디어의 형식과 내용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독자적 영상 문법을 갖춘 영상 작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자리다. ‘오, 사랑스런 나의 장르’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올해 페스티벌은 디지털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영상 퍼포먼스, 비디오 포엠 등 다양한 대안적 미디어를 통해 기존의 일률적인 장르를 해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은 무엇보다 ‘해외초청전’에 강한 무게를 실었다.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상탈 애커먼과 바바라 해머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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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트뤼포는 <히치콕과의 대화>의 서문에서 어느 날 갑자기 영화에서 사운드가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감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트뤼포는 존 포드와 하워드 혹스, 앨프리드 히치콕을 이야기했고 그것은 올바른 답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사무라이>의 오프닝을, 지하철에서의 숨바꼭질을, 엔딩장면의 제프(알랭 들롱)의 자살에 가까운 몸짓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 명단에 이름 하나가 빠져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바로, 장 피에르 멜빌.
장 피에르 멜빌은 제1세대 시네필 감독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할리우드 갱스터영화와 필름누아르에 마음을 빼앗긴 시네필이었고, 그 장르의 특징을 흡수하여 자신만의 이미지로 번안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흔히 ‘프렌치누아르’라 불리는 멜빌의 인물들은 그것이 자신의 무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속으로 말없이 걸어가곤 한다. <사무라이>의 제프, <암흑가의 세사람>의 보석털이범,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제1세대 시네필 감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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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한국영화에 60∼70년대 고전가요들이 삽입돼 나이 든 관객에게는 향수를, 젊은 관객에게는 복고의 신선감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이들 노래는 각각의 영화에서 꽤나 중요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기묘한 우연의 일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1. <M>의 <안개>
이명세 감독의 <M>에서 <안개>는 단순한 삽입곡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M>에서 여러 차례 다양한 버전으로 불린다. 민우(강동원)가 찾은 바의 무대에서 미미(이연희)가 부르기도 하고, 회상신에서는 민우과 미미의 버전과 정훈희가 부른 원곡 버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안개>는 연주곡으로 편곡돼 이 영화의 테마음악으로 사용됐으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가수 보아가 현대적으로 편곡된 버전을 부르기도 한다.
<M>의 아른하고 신비한 정조를 자아내
[알고 봅시다] 그 언젠가 들었던 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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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하나의 살인사건을 축으로 다섯 여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데드걸>은 죽음이 삶에 불러온 높고 낮은 파장을 섬세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영화다. 피우지 못한 희망과 상실의 먹먹한 파고에 몸을 싣기 전, 여행의 방향을 잡아줄 작은 나침반을 마련했다.
1. ‘미인’ 여배우에서 내실있는 감독으로
카렌 몬크리프. <데드걸>은 한국 관객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이름의 여성 감독에 의해 탄생했다. 80~90년대 안방극장에서 사랑받던 TV스타로 미국인들에겐 친숙한 얼굴의 그녀는 본래 ‘미스 일리노이’ 출신의 예쁘장한 여배우였다. 시트콤 <프렌즈>의 ‘조이’가 출연했던 드라마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TV시리즈 <데이즈 오브 아워 라이브즈>를 포함해 주로 낮시간대의 드라마에 출연해오던 그녀의 인생은 2000년 감독으로의 전업을 결심한 뒤 크게 방향을 틀었다. 늦깎이 학생으로 시나리오와 연출을 공부했고, 2002년
[알고 봅시다] 죽은 그녀와 살아있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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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는 소리 후미히코 감독이 “공무원 같다”고 했다. 굴곡없는 말투와 단정한 옷매무새에서 확실히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외양과 대조적으로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재기발랄하거나 대담했다. 장편데뷔작 <핑 퐁>은 탁구시합을 펼치는 엉뚱한 소년들의 이야기요, 제작자로 참여한 <애플시드>는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SF애니메이션이었다. 두 번째 연출작 <벡실>은 그보다 훨씬 과감한 설정을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2077년 쇄국정책을 펼친 지 10년째인 일본에서 수상쩍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음모를 파헤치고자 일본에 잠입한 미국 특수부대원 벡실이 발견한 것은 암울하기 그지없는 일본의 미래. <벡실>의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소리 후미히코 감독을 만났다.
-데뷔작인 <핑 퐁>은 실사영화였는데 두 번째 영화인 <벡실>은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지금까지 CG작업을 많이 해왔고 CG만으로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편
[스폿 인터뷰] “커뮤니케이션의 단절도 일종의 ‘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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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작품 <엘리자베스>의 시대적 배경은 1554년이었다. 10년 뒤 만들어진 두 번째 작품 <골든에이지>는 1585년에서 시작한다. 엘리자베스가 왕좌에 오른 1554년과 노동당의 집권 초반인 1998년은 절충을 통한 새 시대의 개막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신교와 구교 사이에서 절충지점을 모색한 영국 국교회의 행보와 이념적 좌우 사이에서 실리적 행로를 찾으려는 제3의 길이라는 정치적 아젠다 속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고든 브라운이 토니 블레어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2007년이 과연 스페인 함대를 물리치고 잉글랜드의 왕위를 굳건히 다진, 나아가 대영제국의 기반을 마련한 1595년과 겹칠 수 있을까? 오히려 그런 섣부른 판단이 자칫 감독의 야심찬 엘리자베스 3부작 프로젝트를 단순히 용비어천가로 전락시키는 과오를 부르는 건 아닐는지. 1998년과 2007년 사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야기는 2005년 <BBC>에서, 그리고 이듬해
[현지보고] 사랑 대신 전쟁을 짊어진 여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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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필자가 그저 너무 많은 영화제에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말 문화혁명이 올 때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마오쩌둥주의 포스터에 쓰였던 대로 “타쇄구세계, 창립신세계”(打碎舊世界, 創立新世界)같이 말이다.
영화제의 역사는 영광의 역사다. 인정받기 위한 초기의 투쟁(1950년대), 보수주의 세력과의 결정적 대결(1960년대), 그리고 ‘대약진’(1980~90년대). 그러나 이제 현 체제의 중심에 ‘독초’가 자리잡고 있고, 만약 영화제가 일반 영화관객과 업계 그 자체에 진실되려면 그것을 뽑아내야 할 것이다.
영화제는 누구를 위하여 운영되는가? 소그룹의 프로그래머/비평가들, 아니면 세계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 관객? 매년 본인이 참가하는 영화제들의 실망스러운 수로 판단컨대, 점점 더 전자가 돼가는 것 같다. 동양과 서양, 북반구와 남반구의 영화제들은 서로의 프로그래밍을 모방하고, 유행하는 똑같은 비평관점을 채택하고, 창피스럽게도 확립된 영화업계들을 소홀히 하
[외신기자클럽] 영화제에 문화혁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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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로 내정된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전야인 할로윈 데이. 협상안을 두고 WGA(미작가협회: Writers Guild of America)와 AMPTP(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자연맹: 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가 여전히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930년대,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유성영화에 이른바 멋진 대사를 입히기 위해 긴급 수송해왔던 동부 출신의 작가들(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작가들)과 그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던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제작자들은 처음부터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을지도 모른다.
1988년에 마지막으로 이루어졌던 6개월에 걸친 작가파업은 그로 인한 산업의 피해 규모가 총 5억달러에 이르렀는데, 현재 텔레비전의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수많은 리얼리티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와 대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리얼리티쇼의 출
[LA] 이야기의 원가는 얼마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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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위강, 새 3부작 착수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이 새로운 3부작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인 <수호지>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로, 양산박에 모여 새 세상을 꿈꾸는 108명 호걸들의 이야기 <수호지>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익숙한 고전이다. 편당 2500만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될 3부작의 첫편은 유위강 감독이, 2편은 두기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홍콩의 미디어아시아필름즈와 중국의 차이나필름그룹이 공동제작하며, 베이징 외곽의 대형 세트에서 2008년 말 촬영에 들어간다.
서플먼트도 진화한다
포맷 전쟁의 쌍두마차, 블루레이와 HD-DVD가 해상도와 더불어 서플먼트도 새로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근 <히어로즈> 시즌1과 <에반 올마이티>의 DVD를 출시한 유니버설은 “인터넷 연결형” 서플먼트를 제공했는데, HD-DVD 플레이어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부가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영
[해외단신] 유위강, 새 3부작 착수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