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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6주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줬다. 개봉 첫주 전국누적관객 21만1464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한 샤이아 라보프 주연의 <디스터비아>가 박스오피스 1위로 진입했다. <디스터비아>는 한 가택연금 소년이 수상한 이웃을 엿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물. 2위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기록했지만, 스크린 수의 차이로 볼 때는 의미심장한 격차다. <디스터비아>의 스크린 수는 전국 150개로, 전국 272개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와는 약 120개의 차이다. <트랜스포머>로 한국관객에게 얼굴을 알린 샤이아라보프가 흥행에 밑거름이 된 듯 보인다.
지난 주 극장관객수와 비교할 때, 이번 주는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순위별 영화의 관객수를 비교해 보면 10만에서 5만명 사이의 관객수가 줄어들었다. 9월을 맞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간 탓이기도 하지만, 흥행기대작들이 추
샤이아 라보프 주연의 <디스터비아> 개봉 첫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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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최 기자회견이 9월4일 부산과 서울에서 연이어 열렸다.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부산과 서울에서 마련된 이번 기자회견에선 올해의 슬로건, 상영작과 신설 프로그램, 아시안필름마켓,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 새롭게 마련된 아시아영화펀드, 티켓 예매 발권 서비스의 변화 등에 관해 소개했고 관련 트레일러도 상영했다.
‘경계를 넘어서’라는 의미의 ‘Beyond the Frame’이라는 이번 PIFF의 슬로건은 “장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영화를 추구하고 아시아 영화가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데 공헌”하려는 의도에서 정해진 것. 전체 상영작수는 275편으로 월드 프리미어가 6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 프리미어가 101편이다. 특히 뉴 커런츠 섹션의 상영작은 11편이 모두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과 플래쉬 포워드는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과 거장들의 신작과 화제작, 또는 젊은 작가
PIFF 개최 기자회견 열려, 가장 큰 변화는 티켓 예매 발권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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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9월4일 화요일
장소 대한극장
이 영화
잃었던 기억을 조금씩 되살려가던 제이슨 본은 자신을 암살자로 만든 이들을 여전히 추적중이다. 그가 마침내 알아낸 것은 '블랙브라이어'라는 비밀기관이 자신의 과거와 모종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방부산하의 극비조직인 '블랙브라이어'의 일원들 역시 자신들이 키워낸 비밀병기이자 진실을 알고 있는 제이슨 본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에이전트 니키의 도움으로 '블랙브라이어'의 실체를 깨닫게 된 본은 이제 런던, 마드리드, 모로코와 뉴욕을 숨가쁘게 뛰어다니며 비밀의 본질에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100자평
탈냉전시대의 스파이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제이슨 본’ 3부작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스파이의 고뇌와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첩보영화였다. 본의 캐릭터도 독특했고, 새로운 액션 스타일도 신선했다. <본 얼티메이텀>은 완결편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하게 한다. 제이슨 본은 자신의 이름을 찾
스파이 액션의 순수한 결정체. <본 얼티메이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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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인생>의 배우 정진영,김윤석,김상호,장근석의 <씨네21> 표지촬영 현장과
영화<즐거운인생>에 관한 인터뷰 영상입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가 있습니다.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7년 9월 16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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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는 인생은 가라! 유쾌한 네 남자의 <즐거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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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치열한 경선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로 나서게 되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치장하는 방법으로 주로 토목사업을 들고 나온다. 서울시장 때는 청계천 복원으로, 이번에는 경부운하가 그렇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건설업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대토목공사가 많은 고용기회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약에서도 여지없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을 대토목공사에 기대는 일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나라가 언제까지나 공사판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건설업하기 좋았던(?) 박정희식 개발독재의 호시절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전 시장은 다시 한번 경부운하를 구상하며 한반도를 연결하는 스케일 큰 공약을 내걸었다. 스케일이 큰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게 마련이고, 바로 그 강렬한 인상을 자신의 이미지로 포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가 서울시장 시절에 공약으로 내건 청계천 복원 계획은 실패했다는 것을. 청계천은 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경부운하보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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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사고가 났다. 무사고 8년에 7년은 장롱면허였던 나는 오빠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았는데도 심장이 덜컹했다. 맥주 몇캔 집으러 들른 슈퍼마켓의 주차장에 마침 차가 많았는데, 전진후진을 반복하다가 후방의 검은색 차량을 보지 못하고 운전석쪽 앞바퀴 위를 긁고 만 것이다(아주 살짝!).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참치회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지, 아니면 오랜만에 취향이 고루 비슷한 말동무와의 드라이브가 기뻤는지, 사실 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아, 빵빵거렸는데 왜 자꾸 뒤로 와요. 보지도 않고!”라고 고함을 지를 때,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난 못 들었는데…’와 ‘아저씨 차가 까매서 안 보인 거예요’라는 씨알도 안 먹힐 대답을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물론 참치회 생각과 아이포드에서 나오던 음악에 잠깐 눈과 귀가 멀었다고도 못했다.
사고가 났으니, 일단 내렸다. 내리고 보니 운전자가 화낼 만한 것이, 뽑은 지 한달도 안 된 일명 ‘새삥’이었던 것이다. 분노의 정도로 보건대 지금부터 조용히 죄
[오픈칼럼] 초보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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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1973)는 상영 당시 미국사회의 붕괴된 가족의 단면을 보여줬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된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높아지면서 아버지의 역할이 줄어들어 이혼율이 급증하고 가족사회의 기본적 구조는 붕괴되어갔다. 윌리엄 프리드킨은 가족이 해체되면서 아버지의 부재와 그로 인해 겪게 되는 정신적 상처를 공포영화로 풀어낸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 모녀만이 등장한다. 아버지를 대체하는 남자로 신부가 등장하고, 신부 또한 연륜이 있는 신부가 희생되고 젊은 신부가 살아남는다. 이건 필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영화를 볼 때에는 여러 가지 후문을 알고 있어서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봤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외 스탭이 의문의 사고로 (영화 내의 죽음과 비슷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고도 했다. 또 영화를 보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느꼈다던 구토 증세에 대한 이야기. 스파이더 워킹으로 잘 알려진 장면은 원래 예정에
[내 인생의 영화] <엑소시스트> -안병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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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참 길었다. 여름 내내 조증과 울증을 반복해 앓았으며, 변함없는 무기력증 속에 파묻혀 있었다. 책을 묶고 나면 으레 그래, 라는 스스로를 향한 변명은 새끼손톱만한 위로도 되지 않았다.
새 소설을 몇줄 썼다 지우고 또 썼다 지우곤 했다. 그런 일을 반복하다 보면, 혹시 내가 영원히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느린 의문과 저릿한 절망감이 뒷덜미를 덮쳤다. 그럴 수만 있다면, 아니 그럴 수 없다 하더라도, 나는 떠나고 싶었다. 떠나면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돌아오면 몇배 더 무거운 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여름의 끝자락에서 <조디악>을 보았다. 영화에 대한 별 정보가 없었으니 선입견도 없었다. <살인의 추억>과 비슷하게 실제 미국에서 일어났던 연쇄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라는 사실이 전부였다. 연쇄살인이라는 행위에 대해,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런 특별한 의견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인간으로서, 인간의 생명을
[냉정과 열정 사이] 달콤한 열매는 묵묵히 걷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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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영화는 유사점이 많다. 첫째, 결혼한 남녀의 맞바람을 소재로 했으며, 둘째, 비밀을 아는 친구모임이 존재하고, 셋째, 심각한 노동문제를 매설하고 있다. 기실 ‘친구집단도 다 아는 맞바람’은 TV드라마에도 곧잘 나오는 소재로 특별히 잘 다루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언급할 만한 게 없다. 오히려 흥미로운 지점은 세 번째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는 서비스노동자의 감정노동을, <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성희롱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도, 이에 대한 고찰은 담고 있지 못하다. 서비스산업이 전면화되고 비정규직화가 가속되면서, 착취는 장시간노동의 방식이 아니라 전인격적 차원으로 행해진다. 감정노동과 성희롱은 전인격적 착취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시급히 해결을 요하는 노동 현안이다.
지금 맨 정신으로 노동하고 있습니까?
‘패션 컨설턴트’인 그녀(<지금 사랑하는…>의 엄정화)는 옷을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사람이다. 영준은 그녀가 양
[영화읽기] 불륜영화? 아니, 노동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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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이동진: “<데쓰프루프>는 텍스트 자체도 중요하지만 컨텍스트가 정말 중요한 영화죠.”
김혜리: “(오직)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관객의 심리적 욕구에 봉사하기 위한 내러티브에요.”
이쓰루 난데요님(이동진 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닥치고 극장사수님(김혜리 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이쓰루 난데요님의 말(이하 난데요) : 오늘 이야기 나눌 영화 세편 맞죠?
닥치고 극장사수님의 말(이하 닥극사): 예.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와 알랭 레네의 뮤지컬 <입술은 안돼요>, 그리고 김소영 감독의 <방황의 날들>입니다.
난데요: 그런데 오늘 우리 대화명은 해설없으면 절대 모르겠네요. ^^ 닥극사가 뭔가요?
닥극사: <데쓰 프루프>와 <입술은 안돼요>를 보면서 이 영화들은 반드시 극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보아야만 온전히
[메신저토크] “사람들과 발 구르고 ‘우우!’ ‘와!’ 하면서 봐야 제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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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과 타란티노와 쿠엔틴 타란티노. 운전자가 죽지 않도록 제작된 차량을 몰고 다니면서 여자들을 상대로 엽기적 사고를 저지르는 남자 얘기를 다룬 <데쓰 프루프>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바로 그것일 게다.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어떤 감독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1. 호모루덴스 타란티노(유희적 인간)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참여했던 영화의 현장에 대해 “감독이 재미있는 사람이라 촬영장이 늘 파티 같았다”고 말한다. 타란티노의 실제 촬영장이 파티 같은지는 알 수 없는 일.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분명 파티 같을 것이다. 이 영화엔 재미난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하는 일곱살 꼬마의 마음이 있으니까. 타란티노는 자동차와 미녀라는 B급영화의 두 가지 단골 모티브가 지닌 오락성을 노골적으로 추구한다. 몸을 구부린 미녀는 팽팽한 엉덩이와 늘씬한 다리로 시선을 빨아들이고, 달리는 자동차는 곡선주로의 현란한 스티어링과 직선주로의 아찔한 질주로 긴장을 선사한
타란티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데쓰 프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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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레네의 필모그래피에 놓인 두편의 뮤지컬영화. <밤과 안개>(1955), <내 사랑 히로시마>(1959), <지난해 마리엥바드에서>(1961)와 같은 초기 대표작들로 알랭 레네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뮤지컬 장르인 <입술은 안돼요>(2003)와 <우리들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1997)는 분명 예외적인 작품으로 느낄 것이다. 물론 대화 중간에 느닷없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하는 <뮤리엘>(1963)이나, 인물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실패하는 순간에 음악으로 그 단절을 넘어서는 <집에 가고 싶어>(1989) 등을 통해 알랭 레네의 오랜 음악적 관심을 말하거나, 그것이 그의 필모그래피에 뮤지컬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시간에 대한 영화적 실험으로 현대영화를 이끌었던 알랭 레네와 뮤지컬 장르를 조화시키는 일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알랭 레네에게 뮤지컬이 낯선 장르라
새들의 사랑 노래를 듣는 듯한 흥겨움 <입술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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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혁(백윤식)은 한 직장에서 30년을 근속하고도 정년퇴임 30일을 앞두고 직책이 부장이다. 악착같은 일 욕심이나 승진하려는 욕망이 없기 때문. 처자식을 위해 버틴 30년이 허무하다. 조 부장은 젊었을 적에 드러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김 부장(임병기)은 색소폰 연주를 잘하고, 경비원 최씨(임하룡)는 기타 연주를 잘한다. 후배 박 과장(박준규)은 노래를 잘한다. 여기에 조 부장의 자식뻘 되는 어린 후배직원 김유리(이소연)가 가세하면서 다섯명은 밴드를 꾸릴 계획을 세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우리나라의 ‘아버지’들, 즉 중년 남자들의 죽지 않은 열정을 음악을 매개로 다룬다는 점에서 <즐거운 인생>과 비교할 구석이 많아 보인다. 가장 뚜렷한 차이라면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토니 타키타니>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이치가와 준 감독의 1988년작 <회사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이야기라는 것. 위로 상사에
우리 아버지들의 초상 <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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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의 삶을 즐기고 있는 작가 알레그라(엘리자베스 리저)는 정착에 대한 기피가 극심한 수준이다. 스스로를 레즈비언이라 믿는 그녀는 여자친구 사만다(줄리언 니콜슨)를 사랑하지만 관계가 심각해질 여지가 보일 때면 황급히 그것을 차단하곤 한다. 알레그라의 방식에 진이 빠진 사만다는 “난 레즈비언이 아니야!”라는 선언과 함께 떠나고, 상심한 알레그라는 방황하던 중 철학 교수 필립(저스틴 커크)에게 끌린다.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한 찜찜함에 두통을 앓던 중 그녀는 남자친구와 권태기에 빠져 있다는 그레이스(그레첸 몰)와도 관계를 맺게 되고, 필립과 그레이스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양다리를 유지한다. 관계의 곡예가 극에 달할 즈음, 알레그라는 필립과 그레이스가 오래된 연인 사이라는 것을 알고 혼비백산한다.
<푸치니 초급과정>은 미국 TV시리즈 <FBI 실종수사대>의 각본가로 더욱 잘 알려진 마리아 매겐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95년 레즈비언 소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
우디 앨런 코미디와 <섹스 & 시티>의 감수성 <푸치니 초급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