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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 48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 제작진이 20여일간 중국 사막 지역 촬영을 마치고 지난 3월 10일 귀국했다.
중국 닝샤성 은천 서부 세트장과 텅거리 사막, 감숙성 돈황 지질 공원 및 월아천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한 <선덕여왕> 제작진은 “영하 20도 이하의 추운 날씨와 사방 2~3m도 분간이 안되는 모래바람 때문에 이틀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살수차에서 뿌린 물이 가볍게 얼면서 덩어리로 떨어져 내려 일명 ‘슬러시’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이번 촬영은 훗날 신라 최초의 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아역 남지현, 성인 이요원)와 양어머니 소화(서영희)가 덕만공주를 제거하려는 왕실의 요부 미실(고현정)이 보낸 자객(안길강)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드라마 3~4부에 걸쳐 방영될 예정이다.
<선덕여왕> 중국 로케이션 촬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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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배우 최여진이 소지섭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표현했다.
최여진은 2004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에서 소지섭의 여자친구 역을 맡아, 단 4회 출연만으로 이목을 끌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여진은 신인에 연기경력도 없었던 자신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며“특히 상대배우였던 소지섭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 모두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연기가 처음이었던 자신 때문에 NG가 수 없이 났음에도 소지섭이 화를 내기는커녕 다독여주고 조언을 해주었다는 것. 최여진은“그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힘들 때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대본을 본다.”며 첫 드라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최여진, “소지섭 진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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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투리만 귀여운 게 아니다. 광주 MBC <말바우아짐>을 듣다보면 전라도 사투리의 참맛을 알게 될 거다. 정확히 곡성 사투리라는 이 말씨는 애교스럽고 신랄하면서도 박력있다. 서울깍쟁이들에겐 낯설겠지만 빛고을에선 명성이 높은 <말바우아짐>은 말바우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아줌마가 세상 돌아가는 꼴에 일침을 가하는 형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서민이 울화통을 터뜨리게 만든 사회문제들을 끄집어내 우리네 속을 시원하게 해장한다. 말바우아짐의 간드러진 목소리에 푹 빠진 팬들이 많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진행자인 지정남의 공이 크다.
지정남은 광주 지역의 스타다. ‘놀이패 신명’의 단원으로 마당극 배우인 그는 광주 MBC <신얼씨구학당>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최근 그의 이력에 색다른 항목이 하나 추가됐으니 연기자 타이틀이다. 여성주의 사이트 ‘줌마네 대표’로 유명한 이숙경의 장편 데뷔작 <어떤 개인 날>에 캐스팅된 그
[지정남] 시골 할배들한텐 내가 전지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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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는 거칠 것이 없는 여자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파혼해달라고 찾아온 케이(권상우)에게, 그녀는 당신 소망대로 해줄 테니 부탁 하나 들어달라고 한다. “죽어가는 네 모습을 찍고 싶어.” 무감한 인생에 떠오른 단 하나의 욕망. 그녀는 그게 뭔지도 모른 채 움켜쥐려 한다. 당돌하고, 발칙하다. 깊은 상처에 뼛속까지 얼어붙은 제나는 정애연의 몸을 빌려 오만불손하나 매력적으로 살아났다. 줄담배를 피우면서 쏘아붙이는 시선과 카메라를 들고 서성일 때의 담대한 보폭, “내 옆에서 죽어달라”는 통렬한 대사까지 전형적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애초 캐스팅된 최송연이 하차해 촬영 이틀 전에 합류했다는 정애연은 세 남녀의 절절한 삼각관계 속에서도 ‘쿨하고 당당하게’ 스크린을 장악한다.
“내 성격이 가미되면서 캐릭터에 또 다른 색깔이 덧붙여진 것 같긴 하다. 터프한 제나로. (웃음) 처음엔 제나가 작업하는 스튜디오의 컨셉이 화이트였는데 감독님이 나를 찍다보니 강렬한 느낌이 드셨다더라. 그래서 작업실을
[정애연] 전형적인 역할도 신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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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공룡을 다시 지구 위로 불러내기 위해 공룡의 DNA를 복구했다. 누군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났다. 전자 <쥬라기 공원>은 서스펜스와 액션, 스릴러였고, 후자 로버트 J. 소여의 <멸종>은 SF와 액션, 멜로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어느 쪽이 더 재미있느냐고 묻는다면… 판단 불가. 둘 다 꼭 읽으라고 할 수밖에. 로버트 J. 소여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발상, 속도감, 구성력을 온전히 SF적으로 풀어낸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특히 공룡의 스펙터클을 시각적으로 느낄 만한 묘사가 뛰어나다.
타임머신이 개발된 2013년, 캐나다의 고생물학자 브랜디와 지질학자 클릭스가 공룡 멸종의 이유를 밝히려고 백악기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곧 티라노사우루스가 모습을 나타낸다. 그런데 두 사람은 공룡의 멸종에 관련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브랜디의 전처 테스를 가운데 둔 브랜디와 클릭스의 신경전, 백악기, 미래, 근과거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뒤섞인다
[도서] 공룡 멸종의 진짜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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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마이클 케인의 이론에 따른다면, 요즘 배우들이 취미랍시고 사진책과 요리책을 내는 건 말도 안되는 외도다. 명배우가 되기 위한 케인의 요점은 딴 거 없다. 한눈팔지 말고 연기에만 매진할 것. 관객이 그의 연기에 압도될 수 있었던 건 그가 무슨 대단한 기술을 타고나서가 아니다. 바로 그가 온전히 연기만을 생각하고, 연기만을 위해 노력하는 순결한 영혼의 배우이기 때문이다.
“배우는 파트타임으로 할 수 없다. 24시간 강박증에 사로잡혀 몰입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 무시무시한 말을 그는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며 유랑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한 이십대 이후, 무시무시하게도 평생 실천해왔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연극판에서 연기를 영화 촬영장에 묻혀와 촬영장 물 흐리는 배우, 연기 말고 다른 일까지 겸업하는 배우 모두 영 꽝이다. 오랜 경험 끝에 카메라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터득한 그는 카메라 앞에 한점 거짓없는 연기로 그 자신,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이 노인, 실천하기에는 결코 쉽지
[도서] 배우는 24시간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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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권하고 싶다 지수 ★★★★
다른 시집도 읽고 싶다 지수 ★★★★
“인류는 작은 공 위에서/ 자고 일어나고 그리고 일하며/ 때로는 화성에 친구를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화성인은 작은 공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혹은 네리리 하고 키르르 하고 하라라 하고 있는지)/ 그러나 때때로 지구에 친구를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것은 확실한 것이다// 만유인력이란/ 서로를 끌어당기는 고독의 힘이다// 우주는 일그러져 있다/ 따라서 모두는 서로를 원한다// 우주는 점점 팽창해간다/ 따라서 모두는 불안하다//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는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이십억 광년의 고독>
일본에서도 시만 써서 먹고살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그 일본에서 직업적으로 시 써서 먹고사는 시인이 딱 한명 있는데, 그 인물이 바로 다니카와 슌타로라고 한다. 스물한살에 낸 첫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래 거
[도서] 시에 숨겨진 상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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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앨범이다. 2004년 발매한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 이후 5년 만이다. 소문이 자자했다. U2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인 ≪Actung Babay≫와 ≪Zooropa≫처럼 U2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앨범이 될 거라고들 했다. 변화가 필요하긴 했다. 지난 두 앨범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와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은 훌륭하지만 조금 재미가 덜했다. 후배 콜드플레이가 (오랜 U2의 협연자인)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를 영입해서 만들어낸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는 U2만큼이나 U2스러웠다. ≪Actung Babay≫ 같은 한방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 앨범 ≪No line On the Horizon≫을 CD 플레이어에 거는 순간 들려오는 것은 지난 두 앨범의 익숙한 사운드다. 어쨌거나 브라이언 이노, 대니얼 라노
[음반] 혁명보다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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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아파트의 나라다. 집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아파트가 연상되는 이 나라에서, 어떤 아파트에 살고 있냐는 질문은 개인의 생활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다. 어떤 아파트에 살 것인지 결정하려면 모델하우스를 보면 된다. 그곳은 아파트가 지향하는 삶의 양식을 짐작해볼 수 있는, 일종의 공간 설명서니까. 그런데 모델하우스가 제시하는 꿈의 공간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곳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에게도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인가? 혹은 애묘가 여성이 그녀의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별탈 없이 키울 만큼 충분히 안전한가. 어쩌면 아파트의 획일적인 창문들처럼 아파트가 사람들의 삶을 규격화하고 표준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정혜 작가는 말한다. 새로운 형태의 ‘주거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주거 연습 전>은 아빠, 엄마, 아이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평균 가족’이 아닌 이들을 위한 삶의 공간을 소개한다. 얼핏 보면 다른 모델하우스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꽤나 섬세한
[전시] 꿈의 아파트 위로가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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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너도 재미없어!’ 편을 읽다가 빵 터졌다. 이 편은 이렇게 시작한다. “만화 속 ‘조석’을 먼저 알게 된 사람을 만나는 건 힘든 일이다.” 자기가 쓰는 글이나 만화와 비슷한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작품의 팬들은 작품을 샅샅이 읽고 작가의 모습을 작품에서 연장해 상상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상대가 “만화보다 별로 재미있진 않으시네요”라는 말에 만화 속 조석은 생각한다. “닥쳐! 넌 얼굴이 재미없어!”
조석의 <마음의 소리>는 더 말할 것도 없는 히트 웹툰이다. 그래도 여전히 웃긴다. 끝을 예측할 수 있어도 어김없이 웃게 되는 컬투의 개그 같은 구석이 있다. ‘이런 얘기로 끝나겠군’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도 결국은 낄낄거리게 된다는 말이다. ‘의문의 애봉이(1)’는 초등학교 때 짝이었던 엉뚱한 친구 얘기다. “우린 짝이야. 영어로 ‘파더’지”라는 알 수 없는 정신세계의 소유자였던 애봉이의 집은 전주다. “잠깐 집
[스크롤잇] 예상하고 읽어도 웃음이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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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 나는 <씨네21>에 장기하의 싱글을 소개했다. 그때는 장기하가 ‘장교주’라고 불리기 한참 전이었다. 그때 나는 이 의미심장한 싱글이 한장이라도 더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장기하는 2008년 한국 청춘의 대변자로까지 여겨진다. 그를 향한 팬덤과 음악(퍼포먼스)의 사회적 맥락을 유추하는 글들도 많아졌다. 어쩌면 그는 90년대 인디밴드의 대표주자로 황신혜밴드가 소비되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소환되는지도 모른다. 그가 구사하는 음악 스타일과 어법에 대해서 은유와 비유로 해석하는 관점도 있었다. 그 모든 것 덕분에 장기하는 짧은 시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때문에 장기하가 오해받는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발매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앨범 ≪별일 없이 산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우선 그런 오해들로부터 거리를 둬야 할 것이다.
이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는 산울림과 송골매로 대변되는 70년대 그룹사운드의 것이다.
장기하를 오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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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전에 쳐보니까 ‘역량이나 능력 따위를 모아서 다시 일어섬’ 이라고 나오는 ‘재기’라는 단어는 이제 거의 클리셰다. 잠시 텔레비전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해도 재기, 손목 좀 다쳤다가 깁스 풀고 나와도 재기, 웬만하면 재기나 부활 따위를 갖다 붙이니 말이다.
그래서 누가 재기했다는 기사를 봐도 감동적이지는 않은데 지난해 ‘재기’라는 말을 흐뭇하게 곱씹게 했던 인물이 있다. 아직 전성기라는 말을 붙이기엔 좀 뭣한, 그래서 여전히 재기 중이라고 봐도 무방할 개그맨 김국진이다.
내가 일하는 <한겨레> 섹션의 TV대담 코너에서 <라디오 스타>의 초창기 무렵 김국진을 열나게 ‘깠던’ 적이 있다. 하필 공중파 독한 프로그램의 효시가 된 이 코너로 복귀한 김국진은 웃자고 한 (센) 농담에 죽자고 버럭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그 모습은 생뚱맞다 못해 처연해 보였다. 물론 오래전부터 불쌍해 보이는 이미지의 그였지만 독하고 능구렁이 같은 다른 출연진과 장단을 맞추지
[김은형의 아저씨의 맛] 맞으면서 커야 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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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의 사무실은 아무도 없었고 고요했다. 시나리오를 써야 했지만 <로마: 토털 워>라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게임을 켰다.
남부 이탈리아에는 한니발의 군대가 캄파니아 지방에 머물렀고 북부 이탈리아에는 갈리아인들이 대규모로 남하해 왔다. 이런, 안팎의 위기였다.
게임 화면에는 이 어려운 시기의 로마를 구원하기 위해 로마 원로원은 로마의 국정을 당신에게 맡겼다, 라는 메시지가 떴다. 오케이를 누르기 전에 잠시 고민했다. 나는 사실 장편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써야 하기 때문에 맡고 싶지 않았지만 정중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뭐 3시간 정도라면…’ 하는 심정으로 로마군 최고사령관직을 받아들였다.
이때 주말에는 안 나오겠다는 프로듀서가 갑자기 들어왔다. 평소부터 반사 신경이 약했던 나는 게임 화면을 프로듀서에게 들키고 말았다.
“너 시나리오 다 썼어?” “아니…. 이제 해야지.” “내일이
[나의 길티플레저] 농땡이치고 루비콘강 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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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의 첫 인연은 오빠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가 끝나고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찾아오라며 엄마는 동네 오락실로, 만화방으로 나를 보냈다. 딱 한권만 읽고 일어난다는 오빠의 말에 옆에 쌓여 있던 책을 뒤적거렸고 그날부터 만화와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됐다. 비록 가게에 딸린 단칸방에 사는 삶이라도 만화방 주인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어느 날은 언니가 까만 비닐봉지에 책을 가득 담아왔다. 황미나의 <불새의 늪>. 구교와 신교, 귀족과 평민의 대립, 역동치는 역사 속에서 피어나는 레니비에와 죠엔의 운명적인 사랑은 사춘기 아이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앞 만화방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새 책이 나오기만 목놓아 기다렸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라는 대사를 읊으며 집과 학교만을 오가는 일상을 견뎠다.
대학교 졸업이 다가오던 때에는 동네 도서대여점 주인 언니가 부러웠
[오픈칼럼] 월간지 전향자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