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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필립스와 호아킨 피닉스의 야심작 <조커: 폴리 아 되>는 조커의 화려한 귀환을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전세계 관객들의 머릿속에 거대한 물음표를 남길 작품이 분명하다. 특히 전작 <조커>의 엔딩에서 긍정의 의미든 부정의 의미든 큰 충격을 받은 관객의 입장에선 더욱더 그렇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조커>를 통해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악당인 조커의 ‘비긴스’(begins)를 목격한 우리는, 이어지는 에필로그의 해당되는 장면에서 조커가 그 명성에 걸맞게 맥락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게 된다. 그렇게 완성형 조커가 이리저리 도주하는 것을 끝으로 엔딩크레딧이 오른다.
그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조커: 폴리 아 되>가 시작되자마자 물음표가 떠오르는 것은 이 조커가 그 조커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도소에 갇혀 있다. 어떠한 준비동작 없이 사람을 죽이는 성정을 지녔던 조커는 완전히 온순한 존재가 되어 있
물음표 그 자체인 배우에게 던지는 물음표, 호아킨 피닉스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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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도 더 비쩍 마른 채 나타난 호아킨 피닉스는 등장부터 배우의 몸이 발휘하는 조형적 위상에 힘을 싣는다.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의 몸은 이제 거의 부서진 것처럼 보인다. 유명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로버트 드니로)와 어머니를 포함한 6명을 살해하고(<조커>) 아캄수용소에 갇힌 지 2년. 어두컴컴한 감옥의 복도를 걸어가는 죄수의 뒷모습은 비죽 솟은 오른쪽 어깨뼈가 척추를 지나 심장까지 관통한 듯이 처참하게 뒤틀려 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앞모습이다. 호아킨 피닉스의 얼굴은 무료하다 못해 종종 순연한 빛까지 내비친다. 이대로라면, 비운의 인간 아서 플렉과 광기의 살인마 조커를 분리해 재판에서 형량을 줄이려 노력하는 변호인단의 전략도 통할 것만 같다.
덜 분노하고 덜 발작하는 조커가 사뭇 당황스러울 무렵, 음악치료 수업에서 만난 또 다른 수감자 할린 리 퀸젤(레이디 가가)이 속편을 추동하는 새 감정을 알려온다. 사랑. 그것도 제법 서로에게 무구하게 빠져드는 종류의
직설적 반성은 그렇다치고 - <조커: 폴리 아 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토드 필립스의 해명 혹은 속편의 어떤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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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로든 1편과 다르다. <조커: 폴리 아 되>는 노래하는 조커, 나아가 속죄하는 조커를 보여준다. 여기에 레이디 가가의 재능을 입은 새 할리퀸도 예사롭지 않은데, 충분한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한 반응은 불호와 실망쪽에 기울어져 있다. 이 문제적 신작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5년 만에 돌아온 새 조커 이야기를 해부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토드 필립스의 야심 아래 <조커: 폴리 아 되>가 만들어진 과정과 영화 너머의 레퍼런스들, 호아킨 피닉스 배우론, 뮤지컬 장르를 중심으로 바라본 비평을 모았다. 광대 분장을 한 남자의 지독한 쇼는 고담 밖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특집] 5년 만의 새 조커 이야기, <조커: 폴리 아 되>를 보는 몇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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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컨버스를 신고 굿판을 벌였던 <파묘>의 김고은이 이번엔 컨버스에 웨딩드레스 조합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대도시의 사랑법>의 재희(김고은)는 색다른 웨딩 패션으로 짐작할 수 있듯 개성을 발휘하는 여자다. 줏대 있게 산다는 이유로 조직 사회에서 품평의 대상, 요주의 인물로 찍히지만 상관없다. 그에겐 20살에 대학 동기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자신을 편견 없이 봐준 게이 친구 흥수(노상현)가 있다. 13년의 우정 어린 시간을 거쳐 재희는 생채기투성이인 자신을 비로소 직시하고 홀가분히 삶의 다음 챕터로 뛰어들어간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부터 김고은은 재희의 슬픔이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그의 무른 이면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세심하게 펼치는 연기로 1991년생 동갑내기 캐릭터의 웅크린 등을 가만히 쓸어주고 싶었다.
- 먼저 합류한 뒤 흥수 역 캐스팅이 난항을 겪으면서 오래 기다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꼭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는.
중급 규모의 작품
[인터뷰] 상처투성이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배우 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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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의 불문학도 흥수(노상현)는 비밀이 있는 남자다. 게이라는 걸 숨기고 살다가 별종 취급받는 동기 재희(김고은)에게 들킨 뒤 전전긍긍의 시간을 겪지만 걱정과 달리 그가 한편이 돼주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여전히 엄마 명숙(장혜진)은 남자를 좋아하는 아들의 병이 낫길 바라며 교회를 찾고, 소설가라는 꿈은 요원하지만 흥수는 재희가 허리에 둘러준 동아줄에 힘입어 살기 싫은 세상을 하루 더 살아보자 매일 결심한다. <대도시의 사랑법>엔 노상현의 색다른 얼굴이 담겼다. 어슴푸레한 전등 아래에서도 생에 대한 의지로 늘 맑은 빛을 냈던 <파친코>의 이삭과 달리 흥수는 클럽의 휘황한 조명을 듬뿍 받아도 그늘져 있다. 인물의 근원을 찾아들어가 거기서부터 캐릭터 구축을 시작한다는 노상현은 긴 시간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웠던 인간의 어둑한 심연으로 먼저 발을 옮겼다.
- 미디어에서 흔히 표현되는 스트레오타입의 게이로 흥수를 표현하지 않아 신중하게 캐릭터
[인터뷰] 비밀의 그늘 뒤에서, <대도시의 사랑법> 배우 노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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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식탁에 가위를 올려두나요?” 인터뷰 후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 세타 나쓰키 감독이 대뜸 질문을 건넸다. 지난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위국일기>가 초청돼 한국을 찾은 세타 나쓰키 감독은 공식 일정을 마친 후 서울에 남아 짧은 망중한을 즐기는 중이었다. 한국 여행이 간만이었던 세타 나쓰키 감독의 눈엔 고깃집이든 전집이든 한국 식당에서 음식을 가위로 숭덩숭덩 자르는 풍경이 무척 생경했나 보다. 장례식에서 만나자마자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식구가 된 <위국일기> 속 이모 마키오(아라가키 유이)와 조카 아사(하야세 이코이) 또한 식탁에 덩그러니 놓인 가위를 처음 본 것처럼 서로를 낯설어한다. 한데 가위는 지레의 원리로 작동해 받침점에 물체를 가까이 둘수록 힘점에 힘을 덜 가하고도 쉽게 물체를 자르는 도구다. 무작정 동거를 택한 마키오와 아사 또한 세상살이에 힘을 덜 들일 수 있도록 서로를 가까이에 둔 채 가윗날처럼 교차하고 또 엇갈리며 어느새 각자의 상
[인터뷰] 청소년은 움직임의 미학을 구현하기 좋은 피사체, <위국일기> 세타 나쓰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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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이사장은 영화계의 거의 모든 필드를 거친 범영화인들의 오랜 선배다. <칠수와 만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으로 시작해, 1996년부터 3년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화제의 기반을 다졌으며, 부산프로모션플랜(현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아시아필름마켓(현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을 발족시켰던 장본인이다. 이후 부산영상위원회 초대 운영위원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지난해 영화제 내홍 이후 정상화를 위해 혁신을 선언한 영화제가 선택한 인물이다.
- 영화제 초창기 부위원장을 맡았던 곳으로 오랜만에 돌아온 셈이다. 개막을 앞두고 각오는.
실제 역할은 집행위원장에 가까웠다. 김동호 전 위원장은 스폰서와 정부쪽을 맡은 조직위원장이었고 영화제 운영이나 내부 방향은 내가 맡았다. 때문에 그동안 영화제가 어떻게 변해왔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디테일한 부분을
[인터뷰] 현실에 필요한 영화제를 만들어간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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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머리에 이고 대지를 가로지르던 영화적인 움직임은 이제 구식이 되었다. 말을 타고 사막과 평원을 건너던 카우보이, 열차 위에서 모험을 즐기던 방랑자,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누비던 갱스터의 모습은 어느 순간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영토의 확장을 꿈꾸는 수평적 운동을 대신하여 창공을 지배하기 위한 수직적 운동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제 고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앉아 부를 과시하거나, 비행기나 우주선을 타고 높이의 한계를 시험하거나, 그도 아니면 초인적인 힘으로 비행하면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자들이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상승에 대한 영웅의 욕망은 파에톤의 마차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또는 이카로스의 날개가 꺾인 것처럼 좌절로 이어지고는 한다. 수직적인 세계의 비극적 결말을 추락이 장식한 것이다.
디지털 시각효과를 연구한 크리스틴 휘셀은 1990년대 이후 수직축의 세계를 다룬 영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본다. 그에 따르면, 와이어 제거 소프트웨어, 모션컨트롤,
[이도훈의 영화의 검은 구멍] 추락의 몸짓이 의미하는 것 - 1990년대 이후, 영화가 다루는 수직축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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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에서 1등을 도맡을 만큼 똑똑했던 엠(빌킨 푸티퐁 아싸라타나쿨)의 현재는 다소 낙담스럽다. 그에게 남은 것은 중독적인 게임 방송과 가족들의 모진 눈총.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를 간병한 뒤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 사촌 무이(투 톤타완 탄티베자쿨)를 보며 엠은 조금은 비겁한 목표를 세운다. 암 판정을 받은 할머니의 간병을 자청한 것. 할머니의 아침 장사를 돕거나 병원의 긴 대기줄을 함께 기다리고, 할머니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는 등 엠은 조모와 두터운 관계를 형성한다.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은 초반에 엉성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이내 현대사회가 놓친 가족의 필요성과 근간을 짚는다. 사랑을 내세워 지나치게 교훈적인 도랑에 빠져버리는 여느 가족 중심적 작품의 실수를 기피하고자 캐릭터 설정과 서사 진행의 개연성을 촘촘하게 구성했다. <배드 지니어스 더 시리즈>를 연출한 팟 부니티팻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리뷰] 그래서 사람들은 못 이긴 척, 새해마다 가족의 안녕을 기도한다,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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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앤(줄리엣 가리에피)은 인공지능 기술로 무장한 자신의 아파트 대신 거리에서 노숙하며 아침을 맞는다. 아침마다 켈리앤이 향하는 곳은 몬트리올의 재판정이다. 이곳에선 10대 소녀 3명을 살해한 후 자신의 범행을 생중계한 혐의로 기소된 뤼도비크 슈발리에(맥스웰 매케이브 로코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 중이다. 켈리앤은 법정의 방청석에서 뤼도비크를 옹호하는 클레멘타인(로리 바빈)과 친구가 되고, 그와 함께 알 수 없는 이유로 재판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레드 룸스>는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하지만 자극을 전시하는 대신 범행을 마주하는 제3자의 시선을 담는 데 집중한다. 영화의 관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은 재판의 개정 시퀀스다. 판사, 검사, 변호사가 각각 모두 발언을 하는 롱테이크에서 카메라는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과 켈리앤을 시점의 주체로 세운다. 범죄 스릴러가 무엇을 응시하고 무엇을 담아야 할지를 고민한 흔적이 인상적이다.
[리뷰] 소재에 몰두해도 함몰되진 않은 드문 관점, <레드 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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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일본의 여름, <스타워즈>를 보고 감격한 고등학생 히로시(우에무라 유)는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 요시오(후쿠자와 노아), 사사키(구와야마 류타)와 함께 SF영화를 찍기로 결심한다. 영화의 제목은 <타임 리버스>로 우주에서 찾아온 인공지능이 인류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려는 이야기다. 히로시는 짝사랑하는 같은 반의 나츠미(다카이시 아카리)에게 주인공 역을 부탁한다.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영화를 상영해야 할 학교 문화제 날은 점차 가까워진다. <울트라맨> 시리즈 등을 연출하며 일본 SF의 거장 감독으로 불리는 고나카 가즈야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감독 본인이 실제로 청소년 시절에 8mm 필름으로 찍었던 일화를 소재로 했다. 노년의 감독이 필름 시대의 영화 만들기를 회고한다는 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가, 청춘들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란 점에선 <썸머 필름을 타고!> 등의 영화가 떠오른다.
[리뷰] 필름 시대의 청춘을 그리워하는 노장의 회고, <싱글 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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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 밤하늘을 가르는 총성에 형제가 잠에서 깬다.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집을 나선 페드로(에지킬 로드리게스)와 지미(데미안 살로몬)는 숲속에서 심하게 훼손된 사체를 발견한다. 실마리를 쫓던 이들은 이웃집 아주머니가 악령이 들어 온몸이 썩어들어가는 아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찰과 교회 공동체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방치한다. 의지할 데 하나 없는 주민들은 직접 죽어가는 남자의 숨통을 끊어주려 한다. 하지만 그의 몸속에 깃든 악령은 마을 사람 모두의 육체를 빼앗겠다는 섬뜩한 저주를 남긴 채 행방불명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문법을 따르지만 표현의 수위만큼은 기존 어떤 작품들보다 파격적이다. 하지만 피비린내를 잔뜩 머금은 선정적인 장면들이 진정으로 의미 있게 사용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리뷰] 금기란 금기를 모조리 박살내겠다는 집요함,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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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토츠코에게 세상은 몹시 알록달록하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성격, 분위기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름다운 색을 발견한 토츠코는 그 주인이 같은 반 키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키미가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토츠코는 키미를 찾아나선다. 중고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홀로 기타를 연습하는 키미를 발견한 토츠코는 피아노 연주라는 유사한 관심사를 빌미 삼아 말을 건넨다. 그 순간 키미와 토츠코에게 불쑥 다가온 한 남자애의 질문이 이들에게 파동을 선사한다. “혹시 두분 다 밴드를 하고 있나요?”
<너의 색>은 각각의 제약을 지닌 세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재구성할 기회를 선물한다. 학교를 그만뒀지만 할머니에게 진실을 전하지 않은 키미, 부모가 바라는 장래희망과 자신의 꿈이 일치하지 않는 루이, 시각적 환상으로 일상적인 어려움을 겪는 토츠코까지. 영화는 아이들에게 거국적인 문제 해결을
[리뷰] 영롱하고 찬란하기도 하지, 행복을 아는 순진무구한 미소들, <너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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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는 연인 바넬(카디 마네)과 아다마(마마두 디알로). 세네갈 북부의 한 외진 마을에서 사는 둘은 오래전부터 서로 사랑했지만 이제야 부부가 되었다. 이제 막 피어오른 둘의 사랑 앞에는 난관이 가득하다. 우선 둘이 사는 마을은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오랫동안 이어진 사막화와 가뭄으로 인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고된 노동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사랑을 나눌 여유가 전혀 생기지 않는 환경이다. 이 둘의 복잡한 사정도 문제다. 아다마는 촌장이었던 형 예로가 죽자 촌장이 되어야 하는 운명이다. 바넬도 마을의 가부장적인 규율과 전통에 속박당해 있다. 그녀는 촌장의 핏줄을 이을 아기를 임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외면당한다. 전통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예로와 결혼한 과거 또한 그녀를 옥죈다. 둘은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오래전부터 사랑의 도피를 준비했다. 아다마는 촌장이 되기를 거부하며 모래 폭풍에 파묻힌 마을 외곽의 집으로 이사하려고 새벽마다 모래를 파
[리뷰] 마술적 리얼리즘부터 신화와 멜로까지 온갖 장르를 녹이는 용광로같은 야심, <바넬과 아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