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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로사와 기요시는 <클라우드>와 <뱀의 길>, 두편의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그가 직접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회차는 빠른 속도로 표가 동났다. 스다 마사키가 온라인 리셀러로 분해 집단 광기의 보복에 휘말리는 <클라우드>, 죽은 어린 딸의 복수를 하는 1998년 원작의 스토리라인은 그대로이지만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뀐 <뱀의 길> 두편 모두 감독이 천착해온 테마, 실체화되지 않는 폭력과 공포를 구로사와 특유의 필치로 그려낸다. “질문 수준이 무척 높고 내용이 날카로운” 한국 관객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영화제 기간에 만났다.
- <클라우드>는 액션 스릴러 영화지만 조금 이상한 액션 스릴러다. <큐어> <회로>가 기존의 호러 연출 문법을 따르지 않은 것처럼 이 영화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드는 방식 역시 전
[인터뷰] 완전히 파멸적인 영화를 만들기 어려운 시대다, <클라우드> <뱀의 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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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준비한 세개의 특별 기획 프로그램 중 하나는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다. 포르투갈 출신의 영화감독 미겔 고메스는 영화 <타부>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으며 <그랜드 투어>로 제77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그랜드 투어>는 1917년 영국인 공무원 에드워드가 약혼녀 몰리와의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떠나버리고, 몰리가 그의 뒤를 쫓아 태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을 거치는 여정을 그린다. 이번 회고전을 기념해 미겔 고메스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다. 자신이 본 “아름다운 것들을 관객과 나누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감독에게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연출한 장편들을 한국에서 상영하게 됐다.
영광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감독에게 포커스를 맞춰 특별전을 여는 게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고 들었다
[인터뷰] 영화엔 모험과 여행이 필요하다, 부산국제영화제 감독 회고전으로 내한한 미겔 고메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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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영화의 정의를 넓히고 대중성을 겨냥한 행보로 주목받았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이번 특별 기획 프로그램 중 하나는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였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그랜드 투어>의 미겔 고메스는 시네필이 아닌 이들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다. 예술영화 팬들에게 새로운 시네아스트의 이름을 소개하며 전작을 상영하는 감독전을 연 것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단순히 유명세와 대중성만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는 <클라우드> <뱀의 길> 두편의 영화로, 레오스 카락스가 <잇츠 낫 미>로 3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으며 관객을 만났고 그 밖에도 시네필들에게 반가운 이름이 올해 게스트 명단을 빼곡히 채웠다. 영화제 기간 <씨네21>과 부지런히 만난 부산국제영화제 해외 게스트들과의 인
[특집]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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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인파가 피서를 즐기러 모인 해운대해수욕장에 쓰나미가 들이닥친다. 평생 부산에 터를 잡고 살아온 만식(설경구)과 연희(하지원), 부산 토박이인 해상구조대원 형식(이민기)과 서울에서 도망쳐온 삼수생 희미(강예원), 쓰나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휘(박중훈)와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광고 대행사 이사 유진(엄정화). 여섯 남녀는 피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이들이 살아남으려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어긋난 인연을 바로잡기 위해서. 윤제균 감독이 ‘인연의 영화’라 정리한 바 있는 <해운대>의 제작기를 전한다.
처음으로 통제된 광안대교
부산 바다의 상징이자, 국내 최대 해상교량인 광안대교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장소다. 부산영상위원회와 <해운대> 제작진은 광안대교에서의 촬영을 위해 모든 관련 기관과 광안대교 촬영 협조 및 교통 전면 통제를 협의했다. 부산 시내 통행량 1위의 교각답게
[연속기획 1]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의 아들 윤제균’, <해운대>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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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의 시리즈 단행본 <부산의 장면들>이 2024년 창간호를 펴냅니다. <부산의 장면들> 창간호는 부산영상위원회가 2000년 이후 촬영을 지원해온 1877편의 영화·드라마 중 주요 작품 20편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스무 작품의 부산 촬영기를 각작품의 제작진이 생생하게 회고한 제작기와 함께, 부산 촬영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과의 인터뷰를 엮었습니다. <국제시장> <해운대>로 부산과 깊은 연을 맺어온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 <리바운드>의 장항준 감독, <무빙>의 박인제 감독, <D.P.> 시리즈의 한준희 감독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0편의 작품은 총 5개의 테마로 나뉩니다. 먼저 ‘부산의 아들 윤제균’에서는 부산을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라 밝힌 윤제균 감독과 부산과 영화에 대한 진득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천만 영화’ 테마에선 <파묘>
[연속기획 1]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의 장면들>을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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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룩백>의 성취는 동명의 단편 만화를 적절히 계승하는 동시에, 연출자의 특색까지 놓치지 않으며 첫 장편애니메이션을 완성한 오시야마 기요타카 감독의 역량으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그의 실력은 어느 순간 깜짝 등장한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분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페이스 댄디>로 와타나베 신이치로와,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로 유아사 마사아키와 협업했고. TVA <플립 플래퍼즈>를 감독하며 20년간 최정상 애니메이터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기 때문이다. 3D와 AI가 틈입하는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오시야마 감독은 손 그림으로 <룩백>을 그리며 후지노와 쿄모토의 우주와 같은 눈동자, 그 속에 담긴 감정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룩백>의 동세와 정적을 만들어냈다.
- <룩백>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나.
[인터뷰] 응원의 마음을 발신하기, <룩백> 오시야마 기요타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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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게 나아. 직접 그릴 게 못돼.” “그럼 후지노 넌 왜 만화를 그려?” 왜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참으로 성가시고 어렵다. 왜 하냐고? 왜 하겠어… 하고 입을 떼면 오직 한 가지 이유가 떠오르다가도, 또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입에 고인다. 왜 만화에 관련된 일(만화편집자)을 하게 되었냐는 물음을 종종 들을 때마다 그런 심정이다. 좋아서… 하고 답하기엔 너무 순수해 보이니까, ‘때 좀 묻은 답을 해야 하나?’ ‘아니 근데 정말로 나 이 일을 왜 하지….’ 하다 보니 떠오르는 어떤 날. 12살의 나는 동네 서점에서 장안의 화제라는 일본 만화 신간 1권을 산다. 얼마나 재밌는지 한번 봐주겠다는 마음으로 두근두근 래핑된 비닐을 뜯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집에 걸어오는 동안 읽는다. 신호등을 건너며 읽는다. 몇몇 사람들이 쳐다본다.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책을 들고 읽으며 집으로 걸어간다. 개천을 지나고 헉헉대며 언덕을 오르고…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하니 어느덧 만화책도
나의 그날로 돌아가는 마법 - 김해인 편집자의 <룩백>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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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기사엔 <룩백>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룩백>은 어떻게 26만 한국 관객(10월10일 기준)의 마음을 동하게 했을까. 57분이란 러닝타임과 메가박스 단독 개봉이라는 여러 특이점을 지닌 채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간 <룩백>의 사례를 되짚어 마주하는 일이 마땅한 때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룩백>의 감정적 가능성을 그러모아 펼치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룩백>의 흥행과 인기를 적절한 배급 전략,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동향 같은 작품 외적인 문제로 벌릴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먼저 반응해야 할 것은 감정의 영역이다. <룩백>의 관객은 만화가를 꿈꾸며 우정을 나눈 주인공 후지노(가와이 유미)와 쿄모토(요시다 미즈키)의 마음에 감화돼 극장을 나섰고, 그 감화가 점차 퍼져 더 많은 관객을 불렀기 때문이다. <룩백>의 성취를 살피기 위해선 작품의 마음을 전해 받은 사람들의 마음
[기획] 우리의 마음을 건드린 <룩백>을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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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CFM의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 25주년 AI 포럼 기획을 총괄한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의 가치관은 확고하다. 부산영상위의 미래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산업의 동향과 함께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사회적 문제, 공공성에 대한 고찰을 해결하는 것 역시 부산영상위의 숙제다. 양종곤 사무처장에게 그 숙제를 풀 실마리를 물 었다.
- 2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그간 부산영상위의 공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AI 이슈의 토론을 택한 이유는.
20주년 때 기관 아카이빙 전시, 행사, 책자 제작 등은 잘 마쳤다. 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몰려오는 신기술의 도래에 맞춰 차후 부산영상위 25년을 미래지향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까지 국내에서 AI 관련 영화·영상업계 포럼이 많이 개최됐지만 우리는 보다 넓은 시선에서 AI 산업 전반의 동향과 부산영상위의 비전까지 합쳐 행사를
[인터뷰] AI 산업의 동향과 함께 가겠다,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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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인프라는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영화·영상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부산 촬영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에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는 부산 로케이션 이니셔티브(BLI)를 발표하고 위기 속에서도 지역영화 제작의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에 나섰다. 강성규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이 내건 다음 목표는 ‘촬영도시’에서 ‘제작도시’로의 이행이다.
- 올해 부산영상위가 창립 25주년을 맞이했다. OTT, AI 이슈를 중심으로 영화산업의 과도기를 맞이한 시기에 소회를 들려준다면.
10월7일 열린 세미나 기조 발제에서 거론된 지역영상위원회의 성공 요건 중 영화 친화성, 그리고 파트너십 부문이 있는데 지난 25년간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시 차원의 지원 등에서 그 참여도를 자부할 수 있다. 부산만큼 영상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각종 공기관의 소통이 수월한 곳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제반 여건을 토대로 평균적으로
[인터뷰] 초국적 영화제작의 교두보,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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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6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AI 콘퍼런스에서 부산영상위원회가 창립 25주년 기념 AI 포럼을 열어 AI 기술과 한국 영화·영상산업에 얽힌 세 가지 이슈를 정리하고 토론했다. 발제로는 IT 기업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가 AI 산업의 기술 동향과 한계를 설명했고, 장원익 엑스온스튜디오(XON Studios) 대표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버추얼 프로덕션과 디지털 로케이션 촬영의 미래를 점지했다. 황경일 CJ ENM 저작권환경개선 TF장은 AI 기술에 관한 저작권과 창작자의 권리 문제를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AI 기술의 향후 행보에 대한 발제자 세명의 토론이 이어졌다.
모든 게 바뀌는 시대
“7년 전을 기점으로 AI 기술은 이전보다 100배 빠르게 진보 중이다.” 이경일 대표는 2017년 구글이 ‘트랜스포머’라는 대규모 언어 모델 기술을 개발한 이후에 생성형 AI 기술이 지난 5~6년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진보의 속도를 현실적으로 어떻
[기획] 지금은 AI 기술의 변곡점, 부산영상위원회 창립 25주년 기념 AI 포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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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가 창립 25주년을 맞은 올해. 부산영상위원회가 의장을 맡고 있는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 역시 20주년을 맞이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이를 기념하는 세미나와 리셉션이 열렸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기간 중 마켓 행사장 내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프로덕션의 환경과 AI 시대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서 부산과 해외 영화인들이 만나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거듭났다. ACFM 현장, 그리고 세미나를 전체적으로 기획한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과 AI 세션을 준비한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의 인터뷰를 함께 전한다.
부산영상위원회가 AFCNet 설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7일 오전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6일부터 부산 벡스코 제2시전시장에서 문을 연 ACFM의 일환이다. AFCNet은 아시아 내 필름 커미션 및 촬영 지원 기구로 이뤄진 국제 네트워크로, 현재 19개국 49개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장을
[기획] 부산, 로케이션 이상의 글로벌 영화제작 거점으로 - 설립 25주년 맞이한 부산영상위원회의 현재와 미래, AFCNet 20주년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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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이었던 지난 10월4일, ‘CJ 무비 포럼’이 열린 CGV센텀시티의 한 상영관에서 윤상현 CJ ENM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P 파워 하우스를 꿈꾸는 CJ ENM은 세상을 바꾸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
CJ ENM, <씨네21>,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최한 CJ 무비 포럼의 태도도 그러했다.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의 풍경을 직시하고, 그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CJ 계열사 경영진과 차세대 감독들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마련한 이번 행사의 메인타이틀은 ‘새로운 패러다임 탐색하기’(Navigating the New Paradigm). 이 항해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겠다”라고 선언한 윤상현 CJ ENM 대표의 오프닝 스피치로 시작해 티빙과 CGV 소비자의 마음을 살핀 1부 ‘인사이트 토크’, CJ 계열사 리더들이 콘
[기획] 지금 여기, 극장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 CJ 무비 포럼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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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으로 독일 베를린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 천쓰홍의 이력에는 영화배우, 번역가라는 직업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대만적이기 때문에 널리 읽힐 수 있었을 데뷔작 <귀신들의 땅>은 퀴어와 여성, 영미문학의 고전과 귀신들, 가족과 공동체를 아우르며 숨막히는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가 서울국제작가축제와 <67번째 천산갑> 출간을 맞아 서울을 찾았다. 동성애자 남성과 이성애자 여성의 오랜 우정과 헌신, 상처와 이해를 담아낸 <67번째 천산갑>을 비롯해 그의 성장기와 소설, 영화 그리고 삶에 대해 들었다.
- <귀신들의 땅>이라는 제목은 대만 자체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중국어로 귀신이라고 할 때 ‘귀’(鬼)라는 글자를 쓰는데, 일상생활에도 많이 쓰이는 단어다. 이 단어는 ‘아직 문명에 도달하지 않은 것’을 뜻하기도 하니까, 뜻을 한정지을 수 없다. 또한 대만 사람들은 대만을 ‘귀도’(鬼島, 직역하면 귀신섬이라는 뜻으로 한국의
[인터뷰] 인간은 울어야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귀신들의 땅> <67번째 천산갑> 소설가 천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