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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시피 Recife
〖명사〗 브라질의 동북부, 페르남부쿠주(州)에 있는 항구도시. 유럽과의 교통에서 중요한 곳이며, 제당·면 공업이 활발하다. 주도(州都)이다.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고향이자 <바쿠라우>를 제외한 그의 모든 장편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다. 헤시피를 향한 그의 애정은 다른 단편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솜 소녀>(2002)는 <시크릿 에이전트>의 ‘털 난 외다리’를 연상시키는 솜 소녀 괴담을 다룬다. 전자기기가 헤시피 중산층 가정의 삶을 통제하는 <가전제품>(2005)이나 열대사바나기후에 속한 헤시피가 혹한기에 접어드는 <차가운 열대>(2009) 또한 구체적 시공간에 상상력을 더한 경우다. 이외에도 멘돈사 필류는 다큐멘터리 <헤시피의 월드컵>(2015)을 통해 브라질월드컵 당시 축제와 동시에 불거지는 빈곤 문제를 다뤘다.
헤시피는 영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유성영화가 도래하기 전부터 소규모 영화 제작
[기획]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백과사전 -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영화 세계를 정의하는 여섯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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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에이전트>를 보고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에게 궁금증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대용량의 첨부파일이 도착했다. 그가 서면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목소리로 일일이 녹음해 회신한 것이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온 그의 음성을 <씨네21> 편집실에서 하나씩 꺼내 듣자니 1977년 마르셀루(와그네르 모라)의 구술녹음을 듣는 2025년의 플라비아(라우라 루페스쿠)가 된 듯 했다. 마침 멘돈사 필류는 매년 6월 볼로냐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복원 영화제 ‘시네마 리트로바토’에 참석 중이었다. 영화를 매개로 한 과거와 현재의 대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그가, 이를 전문으로 하는 영화 축제 한가운데서 자기 작품의 주요한 방법론 그대로 응답하다니.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말의 진의를 아주 잠깐 실감했다.
- <시크릿 에이전트>는 1977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대를 다루지만 에르네스투 가이제우가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인터뷰] “영화는 시간의 컬렉션이다” - <시크릿 에이전트>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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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앞마당에 버려진 시체 한구. 종이 박스로 대충 가려진 주검은 고약한 악취와 파리 떼로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별일 아니라는 듯 구는 주인장은 노란색 폴크스바겐 비틀의 주인인 마르셀루(와그네르 모라)에게 능청스럽게 말한다. “걱정 마요, 손님은 상관없으니까. 아셨죠?” 하지만 정말 상관없는 걸까. 마침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온 경찰은 시신이 아닌 마르셀루에게 관심을 보인다. 신분증을 보여달라, 소화기를 꺼내달라, 차에서 내려달라. 그리고 약간의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자기들 경찰 카니발 기금에 기부 좀 해달라. 치안이나 안전보다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혈안인 경찰의 얼굴은 길 위에 방치돼 들개들에게 잡아먹히는 시체의 사정을 역설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이곳은 브라질 북동쪽의 도시 헤시피. 해악이 만연한 시대, 1977년이다. 브라질에서 흘러가는 1970년대 후반이란 어떤 시기인가. 군사독재로 숨통이 조여오는 암흑기
[기획] 시간이 남긴 무늬 - 해악이 만연한 시대 1977년은 어떻게 2026년에 도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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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올해 오스카에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시크릿 에이전트>가 한국에서 개봉한다. 이 난장극은 도무지 한 장르로 항목화하기 어렵다. 1977년, 브라질 군부독재를 피해 망명을 떠나려는 남자 마르셀루(와그네르 모라)의 사연 위로 첩보물의 서스펜스, 역사극의 무게, 메타영화의 시네필리아가 한여름의 카니발처럼 눅진하게 뒤엉킨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감독의 이름이 혼종 같은 영화를 쉽게 정의할 수 있는 길이다.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네이버링 사운즈>를 시작으로 <아쿠아리우스> <바쿠라우> <유령들의 초상>까지 장편영화마다 국제영화제에서 들끓는 열광을 이끌어낸 그는 <시크릿 에이전트>로 다시 한번 자신의 영화 박물관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영화의 리뷰와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세계를 관통하는 6개의 키워드를 전한다.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와 <씨네21>이 나눈 단독
[기획] 영화로 저항하라 - <시크릿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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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쇨베르 감독은 형형색색의 꽃다발 세개를 안고 <씨네21>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앞서 인터뷰를 마친 배우들을 위한 것이었다. 내한하기 전 집에서부터 챙겨온 선물도 동봉했다. 덴마크 전통 디자인의 손수건이란다. 땀도 눈물도 잘 닦아줄 것 같은 그 아이템은 과연 <하나 코리아> 식구들에게 어울린다. 2010년 처음 서울을 방문해 우연히 “하나의 한국을 원한다”는 두 남성과 대화하고부터, 프레데릭 쇨베르 감독은 역사적 사실 너머 개인의 일생에 관여하는 분단의 이미지를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어느 벨기에 마을 주민들을 뒤따른 전작 <고스트 타운>에서부터 디아스포라의 감각을 체화한 뒤 오랜 탈북민 취재, 라디오 다큐멘터리 제작을 거쳐 완성한 <하나 코리아>는 그의 첫 극영화 연출작이다.
- 개인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에 쓰인 프로필 사진은 한국 횟집을 배경으로 찍은 건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나 코
[인터뷰] 자유는 내게 집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 <하나 코리아> 프레데릭 쇨베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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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액션!>은 <청춘유예>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 Part 2.> 등 한국의 사건·사고, 소외된 이들에게 면밀히 귀를 기울여온 안창규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2022년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 영화에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대표와 세월호 참사의 정황을 기록하는 ‘지성 아빠’ 문종택씨의 일상, 안창규 감독과 현장에 함께했던 고 박종필 감독에 관한 기억이 담겼다. 냉담한 반응과 외면 속에서도 싸움을 계속하는 박경석 대표와 지성 아빠. 그들의 곁을 지키는 기록자들에게 안창규 감독의 카메라가 향한다. 개봉을 앞둔 <스탠바이, 액션!>과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지원 과정에 관해 안창규 감독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을 알게 된 계기는.
세월호에 관련된 기록을 계속 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4·16재단 공모전에 관해 알게 됐다. 마침
[인터뷰] 우리가 계속 투쟁하며 기록하는 이유 - <스탠바이, 액션!> 안창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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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고래가 놀라지 않게, 마음 상하지 않게, 거슬리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고. 바다에 뛰어들어서도 안되고, 쫓아가서도 안된다고. 그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지나가는 고래를 수면에서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고. 규칙을 어기면 선장이 그 자리에서 투어를 접는다고 했다. 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배라고 해서 탔는데, 규칙이 이토록 엄격하다니. 배에 타자마자 주눅이 들었다.
고래가 내 버킷 리스트에 오른 것은 남자 인어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촬영하면서다. 주인공은 종종 혹등고래와 수영을 했다. 인어니까. 내가 고래를 실사로 찍어오겠다고, 아무리 CG라도 실사 레퍼런스가 있어야 한다고 큰소리쳤지만 제작자와 CG 슈퍼바이저는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여행 좋아하는 내 속이 뻔히 보였던 거겠지. 그러면서 고래는 내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수소문해보니 모리셔스, 프랑스령폴리네시아, 통가에 가면 고래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겠는 먼 나라들. 비용과 고래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우리가 정말 고래와 함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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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반 대학 농구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구도였다. 이를 격파한 팀이 중앙대고, 그 주역이 허재다. 그는 기아자동차에 입단해 삼성과 현대의 실업 농구 양강 구도도 무너뜨렸다. 농구에 허재가 있다면 경북 안동에는 ‘한국 녹색당 최초의 당선자’ 허승규가 있다. 시의원 선거에 세번 도전한 끝에, 거대 양당과 문중 정치를 뚫고 36.86% 득표율로 1위를 했다. 허승규는 지난 칼럼 ‘거북이 달린다’(<씨네21> 1559호)의 주인공 장시원 전 울진군의원처럼, 그리고 한때의 나처럼, 경북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귀향해 지역 기득권 세력에 대항해온 정치인이다. 나는 ‘거북이 달린다’에서 허승규를 거명하지 못했다. 그는 현직 후보였다. 공직선거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그를 익명화하고 간단히 언급했다. 그때 나는 짐짓 그가 처한 선거 구도를 비관했다. “바깥 사람의 관점”이라고 전제하면서 말이다. 은근슬쩍 깔아놓은 역전극의 복선이었다.
6·3 선거 스무날 뒤
[김수민의 클로징] 역전의 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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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목동 다윗은 선지자 사무엘로부터 왕이 될 운명이라는 예언을 들은 후에 사울 왕의 질투를 받으며 도망자의 삶을 시작한다. 구약성경 사무엘서를 바탕으로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다윗이 목동에서 왕으로 성장하는 여정을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다. 웅장한 음악과 노래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그의 믿음을 아름답게 전달하며 성경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다윗을 영웅적인 전사보다 음악가이자 시인으로 바라본 시선이 인상적이다. 갈등의 고비를 전투 대신 노래로 풀어가기 때문에 긴박한 액션을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이 남지만 따뜻한 정서와 선의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다. 한국어 더빙에 배우 박보검이 다윗 역을 맡아 한층 풍성하게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리뷰] 검 대신 악기를 드는 성경 뮤지컬, <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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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굿 퍼킨스 감독과 <백룸> 제작진이 선보이는 네온의 새로운 공포영화. 숲속 외딴 오두막에서 기념일을 보내던 리즈(타티아나 마슬라니)는 연인 말콤(로시프 서덜랜드)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연이어 겪는다. 인물의 사연이나 사건의 전말을 차근차근 쌓아올리기보다 집과 숲, 빛과 그림자, 공기와 침묵을 통해 공포를 빚어내는 작품으로 무언가 어른거리는 듯한 정체불명의 감각이 오래 남는다. 공들여 디자인한 미장센과 화면구성은 기이함을 극대화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 영생이라는 설화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들며 이미지와 분위기만으로 공포의 형체를 서서히 갖춰나간다. 명확한 해답이나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않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크리처를 만나는 즐거움은 확실히 누릴 수 있다.
[리뷰] 서사보다 크리처로 공포를 디자인하다, <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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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원영)가 상실을 겪는다. 사랑하던 아내(임정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더하여 자신의 목소리까지 잃게 된다. 기계를 활용해 남들과 조금이나마 소통하고, 몽골의 전통 가창인 ‘후미’를 통해 음성을 되찾으려고도 하지만 목소리는 쉽사리 복원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바깥 세계는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TV뉴스로 끝없이 다뤄지고, 기묘한 이 상황은 불안한 기류를 일으킨다. 공간에 흐르는 여러 소리의 혼재가 이 상실과 불안의 감각을 자연스레 지각하게 만든다. <희망의 요소> 등으로 자기만의 독자적이고 소박한 스타일을 보여줬던 이원영 감독의 신작으로, 제2회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작품상,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영화평론상 등을 받았다.
[리뷰] 희박할수록 강한 빛, 자신의 광량으로 탁월히 주무르는 영화, <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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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브라질 군사독재 시기. 공학자 아르만도(와그네르 모라)는 기업의 이해관계와 충돌한 연구를 강탈당하고 제거 대상이 된다. 독재정권의 폭력은 어린 아들을 찾기 위해 위장 신분으로 돌아온 남자를 끝까지 추격한다.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는 이 도주극을 70년대 편집증 스릴러의 외피에 담되, <죠스>와 <오멘>이 걸린 상영관, 그리고 반세기 뒤 카세트테이프에 봉인된 목소리를 복원하는 현재의 대학원생을 겹쳐놓으며 영화를 기억의 고고학으로 전환시킨다. 상어 뱃속에서 나온 다리가 밤거리를 배회하는 B급 상상력마저 검열 시대의 집단무의식에 대한 정밀한 주석이다. 전작인 다큐멘터리 <유령들의 초상> 속 도시에 픽션의 옷을 입힌 멘돈사 필류는 국가가 말소한 이름을 아카이브가 되살리는 순간을 통해 장르의 쾌감과 역사적 애도가 한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다.
[리뷰] 장르와 역사가 함께 꾸는 라틴아메리카영화의 꿈, <시크릿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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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의 영원한 난제! ‘산이냐, 바다냐’를 두고 싸우던 진구와 도라에몽, 친구들은 결국 바다 아래에 산까지 있는 심해로 떠나게 된다. 미래에서 온 고양이 모양 로봇 도라에몽의 만능 도구인 ‘수중 버기’와 ‘적응총’ 등을 활용해 심해의 여러 자연을 탐험한다. 그러던 중 소년 ‘엘’을 비롯한 해저인들을 만나고, 전설 속의 바다 도시 아틀란티스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이내 지구가 멸망할 위기를 맞고, 진구와 친구들은 어려움을 해결한다. 1983년 제작된 <도라에몽>시리즈의 4번째 극장판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에도 이미 그려져 있던 AI의 위험성, 세계 정세의 불안감 등은 시대가 무색할 정도로 동시대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 냉전시대의 불안감을 안았던 20세기 말의 이야기가 21세기 현재에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중심적인 주제는 과거의 정치적 갈등을 뒤로하고, 새 시대에 맞추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과 인간성의
[리뷰] 모험, 환경, AI, 우정까지, 시대를 초월하는 도라에몽의 교육열, <극장판 도라에몽: 신 진구의 해저비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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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서사의 관습은 국경에서 절정에 이르고 도착에서 끝난다. <하나 코리아>는 끝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부, 혜선(김민하)은 비행기에서 국정원 요원들에 의해 이송되고 차가운 심문을 받으며, 양강도에 두고 온 병든 어머니에게 닿고자 연락하지만 쉬이 닿지 않는다. 다큐멘터리스트로 먼저 활동한 덴마크 감독 프레데릭 쇨베르는 <하나 코리아>에서 철조망의 스펙터클을 지우고 도착 이후의 시간에 집중한다. 하나원의 형광등 불빛 아래, 임대아파트의 적막 속에서 혜선은 이제 자신의 새 정체성을 가다듬어야 한다.
<하나 코리아>는 실존 인물의 취재를 거쳐 완성됐다. 쇨베르 감독은 5년간 탈북민 30여명을 인터뷰했고 그중 한 인물이 북한 가족에게 부친 편지들에 착안해 영화에도 혜선의 편지 보이스오버를 삽입했다. 덕분에 탈북민 내부의 위계까지 포착한 리서치가 <하나 코리아>에 담담하면서도 세심한 디테일을 채운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정착 시설인 하나
[리뷰] 경계인이 지닌 두려움과 서툰 희망 사이의 미세한 진폭, <하나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