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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미는 슬픔을 훌훌 털고 일어날 줄 알았어. 내가 악평을 읽고 울고 있을 때면 다가와서, ‘계속 울어, 울어봤자 남는 건 울음을 그쳐야 한다는 사실뿐이라는 걸 깨달을 때까지’ 하고 무섭게 말하곤 했지.” 소설집 중 <나는 지금 빛나고 있어요>의 문장을 읽고 엘라 휠러 윌콕스의 시구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될 것이다”가 떠올랐다. <올드보이>에 나와 더 유명해진 구절이다. 이르게 연예계에 뛰어든 아역배우들의 착취 문제, 일본 AV의 성폭력, 화려한 아이돌 산업 뒤편의 그림자, 코로나 시대 대학의 표피적 관계와 온라인 강의의 표절 문제 등 박민정 소설집에 담긴 소설들은 그가 왜 사회파 소설가라 불리는지 가늠케 한다. 그러나 정녕 그게 소설집을 설명할 수 있는 전부일까. 그것만으로는 어쩐지 부족하다 싶다. 분명 세상에 존재했고, 여전히 종식되지 못한 사회문제들과 그 속에서 실패하며 인생의 어떤 시절을 상실해버린 인물들을
씨네21 추천도서 - <전교생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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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의 사랑> - 박민정 지음 문학동네 펴냄
<먼지가 가라앉은 뒤> - 루시 이스트호프 지음 박다솜 옮김 창비 펴냄
<로컬 오딧세이> - 김태윤, 장민영, 홍종욱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복안인> -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비채 펴냄
<시 보다 2025> - 구윤재, 김복희, 김선오, 문보영, 신이인, 유선혜, 이실비, 한여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두 번째 미술사> - 박재연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씨네21>이 추천하는 10월의 책 - 재미와 의미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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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만큼 미칠 수 있다. 이희주 작가의 세계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정한 추구와 그로 인해 생긴 맹목, 닿을 듯 닿지 않는 애정의 대상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서사와 풍경이 있다. 특히나 그 자신이 오랫동안 애정해온 k팝을 키워드로 하는 사건과 인물을 다룰 때 그 힘은 강렬해진다. 장편소설 <성소년>이 영국과 미국에 억대 계약금으로 출간 계약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온 이희주의 첫 책은 단편집 <크리미(널) 러브>다.
- 데뷔한 지 10년 만의 첫 소설집이다.
대학 때 시를 쓰다가 처음 쓴 소설 <환상통>(2016)으로 데뷔한 이후 장편 작업만 했다. 단편을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돼 실질적으론 근 3년간 발표한 작품을 묶은 거다.
- 소설집 제목을 편집자가 지었다고 들었다. 장단편을 불문하고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단어의 조합이다.
편집자님이 “<크리미(널) 러브> 어떠세요?”라고 말했을 때 ‘이거 말고 다른 거는 없겠는데’
[trans x cross] 쓰는 순간엔 매번 몸부림치고 있다, <크리미(널) 러브> 소설가 이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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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어질지니>(넷플릭스)는 사랑 이야기다. 인간을 타락한 존재로 여기는 정령 지니(김우빈)는 의로운 소원을 빈 ‘동방에서 온 소녀’ 때문에 오랜 세월 램프에 갇혀 지낸다. 전생에서 지니를 사랑했던 소녀는 두번의 생을 거쳐, 반사회적인격장애를 가진 기가영(수지)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니와 가영은 983년 만에 재회하여 사랑하게 된다. 지니와 가영의 사랑을 중심으로 드라마는 가족간의 사랑, 동성간의 사랑, 인간과 비인간의 사랑 등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인종과 시공간을 초월해 그려낸다. 또한 <다 이루어질지니>는 인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이코패스 성향 때문에 가족에게 버림받고 학교에서도 포기한 가영을, 오직 할머니만이 사랑으로 품는다. 할머니는 “무심한 게 젤 무서운 거”라며 감정을 모르는 가영이 감정을 익히도록 ‘룰’을 만들어 지키게 한다. 마을도 돌봄 공동체가 된다. 가영이 닭을 죽이려 낫을 들면 손목을 붙잡고 낫 놓고 ㄱㄴㄷ을 가르치고,
[오수경의 TVIEW] 다 이루어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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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감독이던 박지윤 감독이 첫 연출을 하기까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막걸리’가 나온다.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한 콘텐츠 공모전에 “주정뱅이 도깨비가 배우 지망생을 시간 여행을 하며 도와주는 이야기를 기획서로 제출”했으나 떨어지고 만다. 그래도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보고 싶던 차, 친구들이 “BL 드라마의 가능성이 크다”며 도전을 권했다. 신라시대 도깨비 설화와 BL 장르를 결합한 드라마 <비형전: 도깨비의 주인>은 그렇게 탄생했다.
- 두 주인공을 남자로 바꾼 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본격적으로 설화 자료 조사를 시작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귀신이 된 신라 진지왕과 평민 도화녀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 아들 비형, 그가 부리는 도깨비 길달, 불의 신인 지귀와 구미호까지. 모두 그리스로마신화 덕후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 BL 서사에 특화된 작가님과 1년 반가량 작업한 끝에 10분짜리 10부작 대본이 나온 게 지난해 초였다. 최종적으로는 평균 25분 내외의 12
[인터뷰] 선을 넘지 않는 호기심으로, <비형전: 도깨비의 주인> 박지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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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23일, 경기도 광주의 한적한 전원주택가. 유독 한집에서만 남다른 기운이 흘러나왔다. 10월3일 공개된 <비형전: 도깨비의 주인>(이하 <비형전>, 티빙·웨이브·헤븐리 등에서 시청 가능)의 주요 배경인 도깨비 왕 비형(황재욱)의 집이다. 신라시대부터 살아온 존재의 거처답게 공간은 우아했다. 청아한 도자기와 신식 가전제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내부에는 미술팀의 세심한 고심이 배어 있었다. 집주인 비형은 자신의 취향으로 완성한 방공호에서 호위무사 길달(강찬우)의 수발을 받으며 안정된 나날을 보내는 듯하나 실은 고통 속에 있다. 정기를 오래 흡수하지 못해 날로 쇠약해지는 와중에 한집살이를 하게 된 배우 지망생 금복(이차민)이 에너지원이 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아간다. <씨네21>이 방문한 이날은 천년 전 길달을 짝사랑했던 구미호 지귀(남택준)의 신도 있어 오랜만에 <비형전>4인방이 완전체로 모인 날이었다. 주방과 거실, 2층의 은밀
[씨네스코프] 이 집에는 독특한 것이 산다, BL 드라마 <비형전: 도깨비의 주인>촬영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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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이하 명동 씨네라이브러리)가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CGV는 지난 10월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명동 씨네라이브러리는 2025년 10월29일 수요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명동 씨네라이브러리는 CGV의 105번째 지점으로 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과 아트하우스를 지닌 곳이다. 2022년에도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이후로 3년 더 운영을 이어왔다. 서지명 CJ CGV 홍보팀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구조적 어려움 속에 도심 상권 변화, 운영 효율성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비효율적인 사이트는 폐점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이트에는 시설 환경에 투자해 서비스품질을 개선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라는 것이 서지명 팀장의 설명이다. 아트하우스와 김기영 헌정관의 경우 “타 지점으로 이전해 운영할 계획이며, 확정되는 대로 공지할 예정”이다.
최낙용
[국내뉴스] 문 닫는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독립예술영화 어디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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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안개와 대비되는 <어쩔수가없다> 속 태양
김태리 <헤어질 결심>은 안개, 연기가 자욱하게 내내 깔려 있었어요.
박찬욱 몽롱하죠.
김태리 <어쩔수가없다>는 태양과 빛이 인상적이에요. 만수가 태양 빛을 피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해요. 태양의 의미가 궁금했어요.
박찬욱 한 예리 한다.
김태리 뭐랄까, 미장센이 너무 예쁘니까 넘어가지만 세상에 무슨 경찰서 화장실이 그렇게 아름답고 구조적으로 지어졌어요? 말이 안되잖아요! <아가씨>때도 확고한 미적 감각으로 이해를 했지만….
박찬욱 <아가씨>는 맞아요. 코우즈키(조진웅)가 확고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자신의 안목을 과시하고 취향을 극한으로 추구하고 그렇게 꾸민 건데 <헤어질 결심><어쩔수가없다>엔 그런 게 없어요.
김태리 그건 감독님 생각인 것 같아요. 때깔이 다르다니까요! 굉장히 계획적이고 세밀하게 만들어진 장인의 영역
[Masters’ Talk] 계속 관객이 의심하고 질문하게 하고 싶었어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X <아가씨> 김태리 배우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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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0년 만이다. 박찬욱 감독과 김태리 배우는 연출자와 배우로 만나 2015년 <아가씨>크랭크인에 들어갔고, 영화가 완성된 뒤에는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동행하며 전세계 관객을 만났다. 이후 꽤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박찬욱 감독은 안개 같은 사랑을 그린 <헤어질 결심>을 거쳐, 해고로 인한 수난과 범죄가 뒤섞인 블랙코미디 <어쩔수가없다>를 안고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다녀왔다. 김태리 배우는 “먼 항구에 가서 반짝이는 것을 입고 이름 모르는 것을 먹고”라고 다짐했던 숙희(김태리)처럼 영화 속에서 민주화운동 시기로, 시골로, 또 우주로 나아갔다. 바빠서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가 있다면, 두 영화인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김태리 배우는 <어쩔수가없다>를 보고 든 생각과 의문을 잔뜩 메모해와 숙희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박찬욱 감독을 바라보며 또랑또랑하
[Masters’ Talk] 계속 관객이 의심하고 질문하게 하고 싶었어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X <아가씨> 김태리 배우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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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인연이다.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 중 하나다. 수많은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영화기자의 업이라는 건 그 인연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쪽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간지의 타이밍을 빗나가는 영화들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미쟝센단편영화제, 추석 합본 특대호 연휴 등 예정된 경로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폭풍 같은 영화들이 이미 지나가버렸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화제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니 믿을 수 없다. 명백한 직무유기다. 일본 애니메이션 <체인소 맨: 레제편>을 이렇게 흘려보내다니 분하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은 아무리 다뤄도 모자라다. 더 큰 맥락에서 조감도를 그려봤어야 했다. 태풍이 지나가고, 돌아보니 때를 맞추지 못한 영화들이 지나간다.
물론 이대로 보내진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경로를 찾아내 다시 불러와 이야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조용히. 고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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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국어 교사 하경(이나영)은 주말마다 집을 나선다. 반복된 일상에 갇힌 그가 추구하는 건 “사라져버리고 싶을 때 떠나는 딱 하루의 여행”. 그곳이 어디든 “걷고 먹고 멍때릴 수 있다면” 잠시 길을 잃어도 좋다. 그렇게 쓰인 여덟편의 유랑기가 2023년 5월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를 구성한다.
부산은 하경이 세 번째로 몸을 맡기는 지역이다. 옛 제자나 동료 교사, 오랜 친구와 조우하는 여타 에피소드들과 달리 3화에서 하경이 맞닥뜨리는 이는 낯선 남자 창진(구교환). 각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두 사람의 동선은 자꾸만 겹친다. 같은 밀면집에서 식사하고,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마주친 뒤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연달은 우연에 미소를 감추지 못한 하경과 창진은 나란히 발을 맞춘다. 복천동고분군의 야외극장, 남포동건어물도매시장에서 그들만의 <비포 선라이즈>를 찍는다. 확실한 다음을 기약하기보다 또 한번 인연을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2, ‘부산,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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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꿈처럼 아름답다. <폭싹 속았수다>속 부산은 그런 곳이다. 2025년 3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으로부터 출발해 그들의 가족, 그리고 자녀 세대까지 아우르는 품 넓은 이야기를 펼친다. 다양한 인물 군상만큼 풍부한 정서를 축조하는 건 삶의 터전으로서 친밀한 이미지로 재현된 장소들이다. 부산은 작품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애순과 관식의 10대 시절에 청춘 남녀의 꿈을 실어나르는 짧은 모험의 도시로 모습을 드러낸다. 요망지게 사랑하고 반항했던 1960년대 섬마을 커플이 택한 사랑의 도피처, 부산 골목엔 흘러 넘치는 낭만과 각박한 세속의 원리가 공존했다. 한편 <폭싹 속았수다>프로덕션 과정에서 부산은 극 중 부산 배경이 아닌 제주 앞바다 위의 선박 촬영 장면 등에도 유용한 로케이션이 되어주었다. 류성희 미술감독, 최윤만 촬영감독, 그리고 홍수환 팬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에게 듣는 &l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2, ‘부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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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퍼나이프>는 신경학계 사제지간인 덕희(설경구)와 세옥(박은빈)의 치열한 경쟁과 기묘한 연민, 그리고 뒤틀린 우정의 서사를 따라가는 8부작 메디컬 드라마다. 음지의 불법 수술실, 허름한 지방 약국, 살인 피해자의 시체를 파묻는 야산 등 스산한 공간에서 진행되던 <하이퍼나이프>의 초기 물줄기는 3화에 이르러 ‘부산’이라는 지역명을 또렷하게 밝힌 대도시로 흘러든다.
수술과 생업, 그리고 살인까지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덕희와 세옥을 부산으로 불러온 것은 의학계 최고 권위의 상인 ‘이치다 어워드’다. 덕희의 10년 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저지하기 위해 세옥이 이치다 제약의 대표를 만나 담판 협상을 벌이는 계기가 되는 이 시상식은, 작품 속에서 부산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들을 다채롭게 비춘다. 광안대교, 마린시티, 영화의전당 등 부산의 신도시적 면모를 대표하는 공간들은 두 사람의 치열한 심리전과 맞물려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부산이 선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2, ‘부산,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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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에 한 친구에게 이메일로 연재한 소설 <소라게>가 <러닝메이트>의 원안인 걸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포인트가 맞물려 시작된 이야기다. 연출부를 그만두고 다시 뭘 써볼까 작정하고 고민하던 시기에 1인칭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경도되어 있었다.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게 해준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어떤 세계관 속에서 부딪히고 성장해나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학생회장 선거에 관한 실제 기억까지 붙으면서 이야기가 점차 꼴을 갖췄다. 일인자가 1등 하는 이야기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인지라 이인자가 주인공인 <러닝메이트>를 만들었다. 아무리 봐도 주인공감이 아닌 세훈이 어떻게 선거의 중심에 서게 되는지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를 살려줄 세계관 설명이 총 9부작 중 3부까지 이어진다. 신선하고 젊은 배우들, 내 또래의 80년생들로 꾸린 키 스태프들과 비만 안 오면 뭐든 찍을 수 있다는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2, ‘부산, 시리즈’, 한진원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