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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는 배우 유해진의 종합 선물 세트다. 코미디부터 무게 있는 드라마까지 그동안 배우 유해진이 보여줬던 거의 모든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의 능청스러움과 <이끼>(2010)에서의 광기가 공존한다. 중견 배우들을 향한 관객의 피로감이 종종 언급되지만 단언컨대 유해진 배우는 예외다. 비결을 물을 것도 없었다. 그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는 ‘재밌는가’다. 여기서 재미란 꼭 웃기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가치에 대한 질문이다. 웃음을 주든, 생각할 거리를 주든, ‘이 영화를 왜 하는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요즘은 거기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과연 관객이 극장에 올까? 극장까지 와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인가’를 고민한다.” 유해진 배우는 극 중 엄흥도를 “곁을 내어준 사람”이라 평했다. 이 말을 그에게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싶다. 그는 (한국영화의) 곁
[인터뷰] 곁을 지킨 사람, 곁을 내어준 배우 - <왕과 사는 남자> 배우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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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단종 이홍위(박지훈)와 엄흥도(유해진)의 관계를 ‘죽은 선왕과 그의 시체를 거둔 백성’으로 칭한다. “연차가 쌓이며 사건보다 인물의 동기에 집중하게 됐다”는 장항준 감독은 엄흥도가 죽음을 무릅쓰고 시신을 수습한 이유와 생전 둘의 관계를 유추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살아남은 사실을 죄처럼 여긴 단종과 식구의 안위만이 중요했던 촌장 엄흥도는 영화에서 신분을 넘어선 친우가 된다. 상상력을 가미해 역사적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왕과 사는 남자>,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은 의심의 여지없이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이다.
- 근 1년의 시간을 들여 각색 과정을 거쳤다고. 어떤 방향을 중요하게 여겼나.
각색하며 달라진 점은 단종 이홍위에 대한 묘사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 한명을 구하기 위해 1개 소대가 피를 흘리지 않나. 그때 누군가가 말한다. “제발 라이언이 우리가 목숨을 걸 만큼 좋은 애였으면 좋겠다”고. 나도 마찬가
[인터뷰] 과감하게 상상하되, 지켜야 할 선을 지키다 –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장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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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가 그리는 단종은 세조에 의해 폐위된 비운의 어린 왕 이상이다. 백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나란히 앉아 평안하게 웃는다. 활쏘기에 능하며 불굴의 얼굴로 세력에 저항한다. 박윤호 프로듀서는 박지훈 배우를 섭외할 때 이 굴곡을 가장 먼저 기대했다. “그간 역사 속 단종은 유약하고 힘없는 존재로만 그려졌다. 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속 단종은 마을 사람들에게 동화되면서 주군으로서의 면모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박지훈 배우의 슬픈 눈빛을 알기에 단종 초기 느낌은 제대로 매칭될 거라 생각했다. 다만 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힘 있는 장면을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됐는데 기대 이상으로 더 잘해줬다. 불가역적인 분노가 박지훈에게 보였다.”
광천골이라는 빈곤한 오지의 촌장 엄흥도(유해진). 그가 쓰고 다니는 귀여운 둥근 모자는 탕건 계열의 모자를 기본 삼아 캐릭터 설정에 맞게 변주한 결과다. 심현섭 의상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의상 자체는 최대한
[특집] 서글픔이 읽히는 그의 흰색 도포 - 프로듀서, 미술·의상 감독이 전하는 <왕과 사는 남자>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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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찢기고 피를 토하는 사육신의 뒷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고문을 받으면서도 단종(박지훈) 복위의 당위성을 고하는 외침을 들으며 왕은 차마 식사를 들지 못한다. 그때 세조의 최측근인 한명회(유지태)가 단종을 찾아오고 이후 유배지인 강원도로 향하는 단종의 걸음이 이어진다. 16살에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왕. 조선의 왕 중 가장 단명한 비운의 왕. 이것이 익히 알려진 계유정난 이후 단종의 역사다. 영화 <단종애사> <관상> <나랏말싸미>, 드라마 <한명회> <왕과 나> <공주의 남자> 등 단종의 서사는 1950년대부터 다양하게 다뤄져왔다. 세조와 비교해 위태로운 어린 왕으로 빈번히 묘사되던 전과 달리 <왕과 사는 남자>가 주목한 것은 힘없이 스러진 왕의 전사가 아니다. 단종이 유배지에서 반격을 도모한 과정, 그 곁을 지킨 엄흥도(유해진)의 관계가 <왕과 사는 남자>의 중심축이다.
극의 무대는
[특집] “작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들” <왕과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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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있겠느냐? 누가 오든 말이다.” 촌장 엄흥도(유해진)는 가난한 마을 사정에 보탬이 되도록 광천골을 유배지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마침내 광천골에 도착한 이는 기대와 달리 노산군으로 강등된 이홍위(박지훈)였다. 유배지를 돌보는 보수주인으로서 엄흥도는 가까이서 이홍위를 살피기 시작한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왕과 사는 남자>에선 1457년, 단종의 유배지 영월을 배경으로 엄흥도와 왕의 깊은 우정을 그린다. 광천골 백성들을 만난 뒤로 소중한 이를 더 이상 잃지 말자고 다짐한 단종의 결심과 변화가 인상적으로 서술된다.
사료의 행간에 상상을 더해 완성된 <왕과 사는 남자>의 제작 과정은 어땠을까. 장항준 감독, 유해진·박지훈 배우가 작품에 관한 각자의 애정을 들려주었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박윤호 프로듀서, 배정윤 미술감독, 심현섭 의상감독의 준비 과정과 심용환 역사학자가 바라본 작품에 관한 해석도 함께 전한다.
*이어지는 글에서 <왕
[특집] 기록되지 못한, 실현되지 못한 나날에 대하여 <왕과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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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세계에서 벌어지는 연민 가득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삼각관계를 다루는 <영원>은 할리우드의 전통을 사랑하는 관객에게 단순한 로맨틱코미디 이상이 될 수 있다. 지하실에 잠들어 있던 장르, 필름 블랑의 부활을 의미해서다. 1940년대 초반 번성했던 일군의 할리우드 판타지영화들이 A24 신작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는지 탐구해보았다.
필름 블랑과 색채의 귀환
나란히 앉은 세 주인공의 뒤로 그들의 형상이 무한히 펼쳐지는 <영원>의 포스터는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의 1946년 걸작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묘사한 림보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1940년대 초반 흥행한 필름 블랑 장르의 대표작이다. 필름 블랑은 필름누아르의 정신적, 미학적 대척점 역할을 하는 영화들로 정의된다. 누아르가 배신, 복수, 도덕적 타락으로 점철된 사회의 어둡고 냉소적인 이면을 파헤쳤다면, 필름 블랑은 낙관과 용서, 사후 세계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과 초월적 로맨스를 제시했
[기획] A24가 향수에 빠진 까닭은? - 에른스트 루비치, 빌리 와일더, 파웰과 프레스버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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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재결합 로맨스 코미디의 조건은 한 커플이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재협상하는 것이다. 이때 인물들의 선택은 또다른 자기 발견의 은유와 같다. 1930~40년대 할리우드 스크루볼코미디의 하위 장르로 ‘재혼 코미디’를 정의한 스탠리 카벨(<행복의 추구: 할리우드 재혼 코미디>, 1981)은 재회하는 연인들의 이야기가 던지는 궁극적 질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다. “‘당신은 누구와 함께 있고 싶은가?’가 아니라 ‘당신은 누가 되고 싶은가?’가 핵심이다.” <영원>은 그 질문을 사후 세계로 데려간다. 67년 전 사별한 첫 번째 남편 루크(캘럼 터너)와 이후 평생을 함께한 두 번째 남편 래리(마일스 텔러) 사이, 극도의 혼란을 토로하는 조앤(엘리자베스 올슨)은 주어진 과제의 진위를 일찌감치 자각한 인물 같다. 환승장에 늘어선 천국행 기차편은 시시각각 출발시간을 알리고, 여자는 이제 자신의 영원을 직접 조각해야 한다.
<영원>의 망자들은 죽음 직후에
[기획] 평범한 나날들의 천국, <영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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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가정법의 실현은 할리우드영화가 입증한 가장 유효한 쓸모 중 하나다. 죽어서 천국에 간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재회한다면? <영원>의 골치 아픈 주인공 조앤(엘리자베스 올슨)에게도 문제적 행운이 주어진 참이다. 무대는 영원으로 가는 환승장. 가고 싶은 천국을 망자가 직접 선택하는 합리적 사후 세계가 펼쳐진다. 암 투병 중 생을 마친 조앤은 그곳에서 67년 전 전쟁으로 사별한 전남편 루크(캘럼 터너), 평생을 해로한 현 남편 래리(마일스 텔러) 사이에 놓인다. 사후 환승 연애를 펼치는 세 남녀의 로맨스 <영원>에 깃든 저마다의 사정은 복잡하겠으나 영화가 맺히려는 영점만큼은 단일하다. 화사한 색채와 아날로그적 물성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세트장의 스크루볼코미디가 삶의 뭉클함에 닻을 내릴 때까지, 어떤 영화는 도착지를 알고도 즐거운 여정처럼 관객을 실어나른다. 이 익숙함은 달리 말해 필름누아르의 맞은편에 선 필름 블랑을 향한 향수이기도 하다. 사후 세계와 초월적
[기획] 환승장에서 생긴 일, 천국 로맨스 <영원>과 할리우드 ‘필름 블랑’의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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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테러맨>을 기획·제작한 이종혁 PD는 <안녕 자두야> 시리즈를 시작으로 <와라! 편의점> <놓지마 정신줄> <신비아파트> 시리즈 등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고 공감해주는” 어린이 시청자를 주로 상대하던 그는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중성을 따지는” 성인 눈높이에 맞춘 <테러맨>에 도전하면서 프로듀서로서 노하우를 톡톡히 적립했다고 한다. 그 일부가 되었을 선택과 집중의 여정을 여기에 옮긴다.
세계관의 출발선상에서
“<테러맨>은 웹툰 스튜디오 와이랩이 만든 슈퍼히어로들의 세계관인 ‘슈퍼스트링’ 유니버스의 초기작 중 하나다. <테러맨>자체의 서사에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보니 8부작 애니메이션 안에서 그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테러맨>에 등장
[인터뷰] 불행을 보는 소년의 액션 히어로물, 이종혁 스튜디오 바주카 PD가 말하는 <테러맨>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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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수 25만명을 기록하며 쏠쏠히 흥행 중인 한국 애니메이션영화가 있다. 1월14일 첫선을 보인 <신비아파트 10주년 극장판: 한 번 더, 소환> 이야기다. 2016년 TVA 1기 공개 이래 5기까지 순항하며 투니버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네 번째 극장판은 오랜 팬들의 충성은 물론 평단의 애정 어린 호평까지 누리고 있다. CJ ENM 산하 스튜디오 바주카의 대표작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는 IP다운 결과다.
<신비아파트>가 기틀을 다지는 10년 동안, 스튜디오 바주카는 다양한 자체 기획·제 작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다. 아버지가 개로 변했다는 설정의 <파파독> 시리즈(2016~19), 기차들이 히어로로 나선 <변신기차 로봇트레인 S2>(2018), 흡혈귀 소녀의 학교생활을 그린 <뱀파이어소녀 달자>(2022) 등이 그 예다. 중국, 캐나다와 합작해 91개국, 46개 방
[기획] 스튜디오 바주카는 왜 <테러맨>을 제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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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과 푸른색이 만나 보라색이 될 때, 소년은 불행을 감지한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그는 다가올 위협을 시각적으로 예지할 수 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사고의 신호를, 그는 진한 멍 자국처럼 번진 환영을 통해 미리 알아차리는 것이다. 2016년부터 연재된 원작 웹툰을 각색해 2026년 1월29일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테러맨>은 바로 그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정우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테러리스트가 된다는 역설을 향해 내달린다. 이 8부작 시리즈를 책임진 스튜디오 바주카는 <신비아파트> 시리즈로 대표되는 키즈 애니메이션 제작에 매진해오다가 처음으로 성인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만한 다크 히어로 액션물을 세공했다. 그 결정 배경과 완성까지의 서사도 만화처럼 흥미진진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스튜디오 바주카 필모그래피 돌아보기, 이종혁 PD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다크한 액션 히어로물 <테러맨>은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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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이 돌아왔다.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평범하고 로맨틱하기도 한 제목 뒤에 엄청난 반전을 숨겨두고 있는 영화다. 스플래터 호러 영화의 전통적인 쾌감과 뒤틀린 유머를 칼날 삼아 직장 내 성차별 이슈를 공략한다. 샘 레이미 감독과 배우 레이철 맥애덤스, 딜런 오브라이언이 지난 1월26일, 개봉을 앞두고 국내 기자들과 나눈 화상 대화를 전한다.
- 샘 레이미 감독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중요하게 생각한 연출 방향은 무엇인가.
샘 레이미 범인이 누구인지에 주목하는 ‘후던잇’(whodunnit) 서사의 걸작들처럼 관객이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또 어떤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안전할지를 판단할 수 없게끔 혼란을 안겨주려 했다. 주인공처럼 보이는 여성 린다를 믿어야 할까? 아니면 처음에는 안타고니스트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끌리게 되고, 어쩌면 우리가 의지해야 할 유일한 안식처일지도 모르는 브래들리를 믿어
[인터뷰] “살아남아 다행이라 느끼게 하는, 무섭고 웃긴 영화”, <직장상사 길들이기> 샘 레이미 감독 배우 레이철 맥애덤스·딜런 오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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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부재를 틈타 존재한다. 산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기 때문이다. ‘귀신 들린 집’을 다룬다는 설명보다 귀신 자체가 된 카메라로 찍었다는 소개가 더 적합할 영화 <프레젠스>는 그런 혼의 시점에서 보는 가족 이야기다. 영락없는 호러 무비의 개요 같지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들은 공포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피가 낭자한 고어물을 떠올리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제작진은 이 영화가 ‘유령 이야기’(ghost story)라 불리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부모라면, 이 영화는 완벽한 공포영화가 될 것이다.” 이런 경고를 시작으로, 그와 화상 대화를 나눴다. 40년 가까이 규모와 장르를 횡단해온 필름 메이커는 지금 신작 준비로 영국 런던에 머무는 중이다.
- 미국 LA 자택에서 기이한 현상을 겪은 후 영화 <프레젠스>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각본은 <키미>(2022), <블랙 백>(2025)을 함께한
[인터뷰] 유령의 시선으로 감지하는 두려움, <프레젠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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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나무>로 인물의 흔들리는 내면에 세심하게 접촉해온 조현서 감독이 이번에는 사춘기 소년 다빈(성유빈)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겨울의 빛>은 빠듯한 현실에 부딪치면서도 교류 연수차 ‘싱가포르’에 가고 싶은 고등학생 다빈을 쫓아간다. 조 감독은 이미 <겨울의 빛>으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영화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자신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에 귀를 기울이는 신중하고도 솔직한 창작자의 면모가 돋보인다. 조용한 달변가, 조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처음 장편 작업을 한 소감은 어떤가.
영화를 찍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혹시 피로감에 속아 스스로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했다. ‘더이상의 최선이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촬영 마지막 날 엔딩을 찍으며 충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큰 감정을 느꼈다.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발전의 방향을 본 것 같다
[인터뷰] 더없이 신중한 창작의 태도, <겨울의 빛> 조현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