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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2일, 낙산공원과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은 어두운 새벽녘 홍지영 감독의 지휘 아래 이어졌다. 홍지영 감독이 맡은 5~6화에서 고영(남윤수)이 첫눈에 반한 바텐더 규호(진호은)와의 깊고 애틋한 사랑은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따라 펼쳐진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에는 외로운 사정이 가득한 대도시의 전경은 이질적인 외피와 달리 알고 보면 남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고영의 평범한 연애사와 얼핏 닮아 보인다.
“저 표 없는데요? 그쪽 보러 온 거라니까요?” 고영에게 직진으로 다가가는 규호의 태도가 인상적인 장면. 규호에게 내심 호감을 가졌던 고영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상 속 선물” 같은 설렘을 담고 싶다는 홍지영 감독은 평범하지만 심도 깊은 연애 전선에 마음을 쏟았다. “처음 원작을 봤을 때부터 꼭 이 파트를 맡고 싶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무엇보다 진호은 배우가 내가 상상한 규호와 정말 가까웠다.”
[씨네스코프] 스카이라인을 따라 흐르는 사랑, <대도시의 사랑법> 홍지영 감독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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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COM 2024(March International des Programmes de Communication, 이하 MIPCOM)가 10월21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MIPCOM은 매년 하반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의 글로벌 방송 콘텐츠 마켓이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MIPOCOM은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콘텐츠 회사들이 방송사와 OTT 플랫폼에 자사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모이는 미팅의 장이기도 하다. 올해 MIPCOM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유료 구독 OTT 플랫폼의 참여가 줄었다. 사흘간 이어진 세션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이름은 오히려 삼성 TV 플러스, 플루토TV, 라쿠텐TV 같은 광고 기반의 CTV 플랫폼이다. 전통적 방식의 콘텐츠 유통이 여전히 유효하다지만, 이제는 FAST나 AVOD처럼 기술 기반 유통이 필수인 시대다. 콘텐츠 사업자들도 판매가 아닌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공부해야 할 때다.
뉴 아이디는 올해 아시아 기술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MIPCOM 2024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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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가 성명을 통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이하 부과금)의 관리와 위원회 운영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영화인연대는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부과금 폐지가 부당”하며 “영진위의 관리 부실로 인해 영화발전기금 및 부가가치세 탈루가 의심되는데 이것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법률상 운영 주체인 영진위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극장 티켓 구매 시 관객의 실제 지불액과 영수증 표기 금액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 차액을 계약 당사자나 플랫폼이 가져가는 정황이 의심된다. 이는 세금이 줄줄 새어나가는 증거”라고 꼬집은 바 있다. 한편 정부가 부과금 폐지를 공언한 이래 영화계와 국회는 꾸준한 우려를 표해왔다. 부과금이 없어지면 영진위 사업비의 재원인 영화발전기금의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영진위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근거로 영진위 위원회의 김선아 부
부과금 관리 소홀과 거버넌스 훼손, “영진위의 직무유기” - 국정감사 이후 영진위 향한 영화계의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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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4일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자원)이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 ‘영화문화 운동의 역사화 작업과 필름 아카이브’를 열어 한국·일본·대만·홍콩 4개국이 지나온 1980~1990년대 영화문화의 흐름을 조망했다. 4개국의 영화 아키비스트,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사례를 발표하며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찾고 역사화하는 자리였다. 정종화 영자원 학예연구팀장은 “1980~1990년대 동아시아 국가에서 펼쳐진 대안적 영화 보기 운동, 그 공간과 관객 문화, 이를 통해 성장한 각국의 영화계 인력, 그리고 영화잡지의 비평 담론과 뉴웨이브 형성 등의 흥미로운 관점”을 찾고자 했다는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김홍준 영자원 원장이 개최사를 통해 밝힌 당대 영화문화의 3가지 공통 키워드는 ‘청년, 전환기, 실천’이다. 4개국의 20세기 후반 영화문화를 이끈 이들은 “무모할 만큼 자국 영화와 영화문화를 고민했던 청년”이고 “영화를 단순한 교양이나 향유의 대상이 아닌 행동과 실천의 차
[포커스] 청년, 전환기, 실천 - 한국영상자료원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 개최, ‘영화문화 운동의 역사화 작업과 필름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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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이야. 다시 써봐.” 오랜 지인이 등단을 했다. 국문과 졸업한 지 15년이 훌쩍 넘었으니 그동안 집필의 끈을 놓지 않은 의지만으로도 존경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술기운이 적당히 오른 축하 술자리, 지인은 대학 시절 내가 자신의 글을 보고 했던 ‘엉망진창’이란 한마디가 갑자기 떠오른다며 불쑥 술잔을 내밀었다. 묵은 응어리를 푸는 회포의 잔도, 나의 건방지고 못된 말에 자극받아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다는 훈훈한 성공담도 아니다. 그냥 문득 지금 그 말이 떠올랐다며, “네가 비평을 업으로 삼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해맑게 웃는 그의 모습에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는 내가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다고 했지만 실은 매 순간 번민의 늪 속을 허우적거린다. 이 걸작들을, 벅차오르는 순간을, 감히 이렇게 몇마디 조악한 단어들로 정리해도 좋은 것인가. 내가 뭐라고. 뭘 얼마나 안다고. 악의 없는 그의 미소가 안겨준 자괴감을 음미하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면서도 이 짓을 계속하는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애매한 재능을 견디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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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 어렵지는 않았나.
= 촬영 일수가 15일인 게 가장 놀라웠다. 15일 동안 어떻게 저 장면들을 그렇게 빨리빨리 찍었는지. (웃음)
- 그래도 부산에 상주했던 기간은 거의 두달 가까이였던 것 같던데.
= 맞다. 부산을 떠나는 마지막 날에 지진이 났던 기억도 난다. 스태프들이랑 돼지갈비를 먹다가 너무 무서워서 얼른 일어나 숙소에 가서 짐을 뺐다. (웃음) 십몇층이었는데 건물이 흔들리니까 무섭더라. 흔들리는 게 더 안전한 거라곤 하던데…. 아무튼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보고 옛날 생각을 하니 당시 촬영 현장의 기억이 꽤 많이 떠올랐다.
- 서울과 부산의 물리적 거리가 꽤 있는데 그럼에도 부산 촬영의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 건가.
= 멀다는 게 이점이기도 하다. 춘천이나 대전만 해도 제작진, 배우들이 다 함께 한몸처럼 움직이기가 힘들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흩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부산처럼 아예 먼 곳
[연속기획 2]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최지선 프로듀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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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초의 쌍천만 프랜차이즈인 <신과 함께-죄와 벌>의 첫 장면은 부산에서 시작한다.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근처에 있는 KNN 빌딩에서 촬영된 대규모 군중 신의 정교함은 <신과 함께> 시리즈가 앞으로 어떤 안정감을 보여줄 것인지 예견하는 첫 단추였다. 한국영화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제작비를 들였고, 그만큼 다사다난한 프로덕션 과정을 거친 <신과 함께> 시리즈의 든든한 지대는 부산에서 완성됐다. 김용화 감독과 꾸준히 작업해오며 <신과 함께>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은 최지선 프로듀서의 인터뷰는 쌍천만의 기억을 다시 부르기에 가장 적절한 목소리였다.
‘진짜’ 소방 현장처럼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주인공 자홍(차태현)이 대규모 화재 현장에서 한 아이를 구하다가 이승을 뜬다. 수많은 군중과 소방차, 불꽃과 물대포가 어지러이 교차하는 이 대규모 프로덕션은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KNN 빌딩과 건물 후면의 지상 잔디 광장에서 촬영됐다. “요즘은
[연속기획 2]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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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겨울 이후 44년이 지난 2023년 겨울, 12·12 사태를 각색한 <서울의 봄>이 1312만명이란 압도적 흥행을 기록했다. 전두광(황정민) 보안사령관이 하나회 일당과 합심하여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 한다. 그러자 이태신(정우성) 수도경비사령관이 전두광의 야욕에 맞선다. 영화 속 이야기는 전두광과 이태신 진영이 직접적으로 충돌한 서울권의 수도경비사령부, 육군본부, 행주대교 등에서 이뤄진다. 무거운 실화를 다룬 만큼 <서울의 봄>은 1979년 서울의 공기를 무척이나 생생하게 재현해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서울의 봄> 속 주요 장면들은 부산에서 촬영됐다. 전두광과 하나회가 자리 잡았던 30경비단 작전실, 이태신 장군이 진두지휘했던 수도경비사령부 상황실, 전두광과 이태신의 자택 등은 모두 부산의 어딘가에서 촬영됐다. 한국 근현대사의 시간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부산 곳곳의 공간과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무려 2
[연속기획 2]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서울의 봄>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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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24편의 한국영화 중 무려 13편의 작품이 부산영상위원회와 함께했다. 최근 천만 관객을 모은 <서울의 봄> <파묘>를 비롯해 <국제시장> <도둑들> <부산행> <변호인> <베테랑> <신과 함께: 죄와 벌> <해운대> 등이 그 목록이다. 한국영화계의 부흥과 나란히 걸어온 부산영상위원회의 궤적을 돌아볼 때다. 그 중 앞서 만난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해운대>를 제외한 일곱 작품의 부산 제작기, 부산 촬영에 얽힌 주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만나본다. <변호인>뿐 아니라 <강철비>까지 부산과 연이 깊은 양우석 감독은 “얼마 남지 않은 80년대 풍경을 악착같이 찾다 보니 나왔던 공간”으로 부산을 설명하며 부산영상위원회의 제도를 두고 “부산영상위원회는 네거티브 시스템 문화를 정착시킨 한국의 공공기관 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연속기획 2]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파묘>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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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절친했던 두 친구가 재회한다. 해후의 장소는 취조실이다. 인선(김민하)은 소설가 정상우(이기우)를 살인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다. 형사 민주(최희서)는 그런 인선의 수사를 맡았다.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 전선영 감독의 <폭로: 눈을 감은 아이>는 진실을 둘러싼 두 여성의 격동하는 감정이 돋보이는 스릴러다. 작중 끊임 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던 인선과 민주처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배우 김민하와 최희서는 끊임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 부산국제영화제 첫 상영부터 두 배우의 주연 소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폭로: 눈을 감은 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민하 무엇보다 여성들이 주연이고 여성감독이 영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소중하게 다가왔다.
최희서 한국영화에서 여성들이 온전히 서사를 이루는 구조 자체가 드물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었다. 게다가 김민하 배우가 인선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 진실을 둘러싼 흙, 바람, 물을 읽어내기, <폭로: 눈을 감은 아이> 배우 김민하, 최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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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를 두고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한국영화에 두드러지는 경향으로 ‘다양한 여성 인물형과 출중한 신인 여배우들의 출현’을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영화제에서 새로운 담론의 물결을 만들고, 그에 동화된 관객의 눈을 마주한 세 독립영화 <새벽의 Tango> <그를 마주하는 시간> <환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먼저 <새벽의 Tango>는 PCB공장에서 일하는 세 여자의 미묘한 관계 변화를 다룬다. 배우 권소현이 시종일관 희망을 잃지 않는 주희를 그렸다. <그를 마주하는 시간>은 문예창작과 교수 미투 사건 이후의 시간을 담는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외면하고 숨기기 위해 발버둥치는 수연의 애처로움은 배우 석희를 만나 역동적인 현실성을 갖춘다. 마지막으로 챕터별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환상곡 <환희의 얼굴>은 배우 정이주의 해사함으로 환희를 완성했다. 권소현, 석희, 정이주 세 배우는
[인터뷰] ‘내가 되고 싶은 얼굴’, <새벽의 Tango> 배우 권소현 <그를 마주하는 시간> 배우 석희 <환희의 얼굴> 배우 정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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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을 오래 앓은 수환(김설진)과 실의에 빠져 알코올중독이 된 영경(한예리). 죽음의 문턱 앞에서 삶을 버티던 두 남녀의 사랑이 담긴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을 읽고 강미자 감독은 언어로 포착할 수 없던 감각을 마주했다. “나이가 들면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깊이 고여 있는 아픔이 찾아온다. 읽는 내내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 나는 울음이 목젖까지 차올라도 쉽게 뱉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소설 속 영경의 울음이 나를 건드렸다.”
영화화를 결심하자 강미자 감독은 55살의 영경에게서 배우 한예리의 얼굴을 떠올렸다. 공교롭게도 한예리는 강미자 감독의 첫 장편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2008)에서 연변의 중학생 숙이를 연기했었다. “배우가 승낙하기 전부터 영경은 한예리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한예리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슬프고, 아름답고, 고통스럽다는 감상을 전하며 흔쾌히 승낙했다.” 소설 속 55살이었던 영경은 한예리와 함께
[인터뷰] 무한 속의 두 남녀, <봄밤> 강미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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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를 맞이한 메이저리거 류현진은 강팀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을 호투하며 8회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상황상 키케 에르난데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감독은 류현진의 타순에 그를 내보내고자 류현진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팀의 승패를 염려하며 타석에, 다음 회 마운드에 서려는 류현진에게 감독은 한마디를 전했다. “너무 걱정 마.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
새로운 월셋집에 이사 온 미주(원향라)와 영태(박송열)는 더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마음과 달리 현실은 버벅거린다. 300만원이 없다는 이유로 동업자에게 버림받은 영태는 아내에게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라는 메시지만 덜렁 남기고 일하기 위해 떠난다.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 키케가 되어버린 영태를 두고 박송열 감독은 “언젠가 영태가 홈런을 치기를, 꼭 성공해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미주는 홀로 자기만의 현실에 묵묵히 임하”지만, 장면 사이마다 불규칙하게 등장하는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순간들은 영태의 안녕을 확
[인터뷰] 불안한 땅을 딛고 일어서면서,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 박송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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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자유로>와 <좋은날> 등에서 꾸준히 중년 여성의 삶을 탐구하던 황슬기 감독이 그 끝에서 자신을 발견한 것은 편찮으신 어머니를 잠시 간호하게 되면서다. “돌봄노동과 여성의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나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을 수상한 장편 데뷔작 <홍이>는 그렇게 타인의 중년을 감당하는 여성이자 자신의 중년을 바라보는 청년의 이야기가 되었다. 중년 여성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비정규직 강사이자 돈 때문에 어머니 서희를 요양원에서 집으로 데려오는 홍이의 오늘에는 그가 직접 보고 겪은 30대 미혼 여성의 애환이 녹아 있다. 동시에 “삶의 원인과 결과로만 홍이를 이해하도록 만들고 싶지 않았”던 황슬기 감독의 의지에 의해 홍이는 별다른 전사가 없는 모호한 인물로 그려졌다. “경제적 곤란이 개인의 잘못과 책임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대신 당면한 상황 속의 개인의 심리를 세밀히 들여다보는 데에
[인터뷰] 냉정한 시선으로 찾는 새로운 시작점, <홍이> 황슬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