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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 첫 번째 미국 대선은 1992년이다. TV 뉴스에 민주당 후보군이 소개되었을 때 후반부에 나온 한 젊은 후보를 보고 “대통령처럼 생겼네”라고 중얼거렸다. 이 비과학적 예언은 적중했다. 4년 뒤 맞이한 미국 대선은 ‘인생 선거’였다. 공화당 밥 돌 후보의 작은 정부론과 감세안이 복지국가의 원칙을 거스른다고 판단했고 이는 내 정책 체계의 1층에 자리 잡았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줄곧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미국 민주당은 유럽의 좌파 정당에 비하면 보수적이지만 적어도 조세와 노동, 성평등과 소수자 권리를 ‘나중에’ 논하자며 뒷걸음질치는 정당은 아니다.
2020년 한국에는 자신이 진보라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혐오 정치의 세계화에 무딜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식견도 좁다. 트럼프의 모험이 북미 관계의 미래를 미리 보여준 측면은 있으나 거기서 끝이었다. 체계적이지 못한 이벤트식 접근 때문에 북미 대화가 중단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어차피
[김수민의 클로징] 게임 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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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료타는 헤이세이 30년간(1989~2019) 일본 문학의 내러티브를 논하며 재난의 자장에 있는 인물들에게서 공통적인 정서를 발견한다. 가령 그는 다이쇼 시대(1912~26)에 활발히 생산되던 ‘유토피아’가 1923년 간토대지진과 부딪히면서, (연역적인 진단이지만) 그러한 묘사가 마침 찰나의 “현상”으로 그려지던 게 흥미롭다고 간주한다. 그는 이같은 양상이 헤이세이에서 대두되는 ‘덧없음’의 감각으로 이어졌으리라 짐작한다. 무엇보다 “그것은 진재와 연관되지만 진재로 환원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한신·아와지를 지나 동일본대지진까지 일본인들은 파국을 목격했지만, 어째서 세계는 아직 말소되지 않았고, 그리하여 모순적으로 외부의 강력함과 내부의 무상함을 동시에 감각하는 분열의 세대에게 시공간은 고정되지 못한 채 다만 ‘오염’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로 시선을 옮기면 동시대의 대표적인 예시로 하마구치 류스케가 떠오른다. <아사코>나 <드라이브 마이 카>에
[비평] 지붕이 된 어두운 방에서, 함께와 혼자, <새벽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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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장손>은 가부장제의 끈질긴 유산이 남아 있는 대구 소재 일가족의 삶을 주인공인 ‘장손’ 성진(강승호)의 입장을 축으로 풀어낸다. 시대착오적 어감을 주는 제목을 굳이 고집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전근대적 가족 유산에 대해 양가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 영화는 다소 묘한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넣는다. 주인공 성진은 오랜만에 집을 찾아 모든 게 데면데면하면서도 자신을 살갑게 맞이하는 할머니의 환대에 따뜻한 정을 느끼는데, 완고한 할아버지와의 대면이 거북하고 무능한 아버지의 변하지 않는 모습을 꼴 보기 싫어하면서도 누이의 츤데레 성격에 맞장구를 치고 어머니의 잔소리에 오히려 편안함을 얻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의 입장과 통한다. 10여명의 캐릭터의 면면이 다들 개별성을 띠며 살아 있고, 잘 조율된 화면구성이 상당한 재능을 증거하는 이 영화가 문제적 지점에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할머니의 죽음 뒤에 남은 것들
이 영화는 무더운 여름을 배경으로 제사를 치
[비평] 이해와 단념 사이에서, <장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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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에서 흩어지거나 반복되는 지표들을 물고 늘어지는 건 그의 영화를 감상하는 좋은 태도가 아닐 것이다. 가능한 한 투명하게 영화를 감각하고 그 감각을 길어 올리는 것이 그의 영화를 논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홍상수 영화와 가장 먼 것은 ‘의미’이며, 의미의 총체로서의 ‘정치’다. 사적인 것이 정치성을 통과한 뒤라야만 의미를 얻는다고 인식되는 한국 사회에서 진정 사적인 것은 존재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유독 홍상수 영화의 ‘일상’만은 정치성의 침범을 받지 않고 온전히 남겨졌다. 예컨대 홍상수 영화는 정치적인 의미망 속에서만 점잖게 묘사되던 섹스를 정치에서 해방했다. 그의 영화 속 섹스는 쾌락에 종속되지 않고, 그 안에서 누구라도 자신의 사적인 민낯을 발견하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유천>은 그의 영화와 가장 멀리 떨어뜨려 놓아온 ‘정치’라는 개념을 가까이 불러오도록 충동한다. 시언(권해효)은 자신의 누나이자 전
[비평] 경계 없는 장소와 경계하는 시간, <수유천> <새벽의 모든>에서 감지되는 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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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한 무리의 한국인들이 들어오더니 신라면을 여러 그릇 주문했다. 조용하던 식당이 순식간에 요란하고 시끄러워졌다. 한 사람이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는데, 유튜브 라이브와 아프리카 방송을 한다고 했다. 동시 접속자가 500명이라고, 인도의 주요 지역을 하루씩 돌면서 챌린지 중이란다. 라면이 나오자 그들은 골목으로 나가서 인도 사람들에게 “이 라면을 먹으면 1천루피를 주겠다”고 외쳤다. ‘인도 사람들은 매운 라면을 먹으면 탈이 날 텐데….’ 30분 가까이 식당 바깥에서 소란이 이어졌다. 유독 아이들이 많이 모여든 것 같았다. 서양 국가에서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챌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인들이 만만한 거다. 그들의 무례함이 불편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며 함께 즐거워할 500명의 유튜브 접속자들까지도.인도의 바라나시에 도착한 날 마주한 장면이다. 그들은 아무런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영상을 찍더니 소란을 피우고 떠났다. 한 소녀가 방금 먹은 라면이 너무
[장윤미의 인서트 숏] 인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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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오와의 인터뷰는 선문답에 가까운 대화였다. 그는 기자에게 “당신은 누구인가?”(Who are you?)라는 철학적 질문을 거꾸로 던지거나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이 무엇인지 등을 물으며 상대를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데 능숙한 질문자였다. 이처럼 하나를 물어보면 둘을 되묻는 그의 깊이와 넓이, 호전적인 탐구력은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궤적을 설명하고 앞으로 걸어갈 향로를 예측하게 한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해성을 연기하며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의 연기론, 영화론은 6천편의 영화 DVD를 소장하고 있으며, 아마 1만편이 넘는 영화를 봤을 것이고, 20년 넘게 연기를 공부하면서 세계 영화사를 꿰뚫은 그의 노력으로 쌓인 결과였다. 배우로서의 야심 역시 어마어마하다. 그의 시선 끝엔 톰 크루즈, 키아누 리브스, 버스터 키턴이 있으며 영화 역사상 아무도 하지 못한 미국 시장에서의 유일무이한 동양인 배우가 되고자 한다. 그 목표의 완벽한 첫 단추가
[커버] ‘유태오’는 누구인가 - <카로시> 촬영을 앞둔 유태오에게 묻다. 할리우드에서 당신이 이루려는 것은 무엇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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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하 ACFM)은 산업 내 최신 현황에 맞춰 함께 변화를 점검하고 대응을 찾아나가는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10월 7일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된 OTT 콘퍼런스는 각국 OTT 플랫폼의 고유한 비즈니스 전략을 돌아보고 미디어 소비 방식과 스토리텔링 작업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전, 란> 신철 작가는 뉴 미디어 시대에 영화 작법과 접근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했다. "사람들은 출퇴근 길이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상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영상 트렌드가 짧고 강렬해졌다. 나 또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시나리오를 도발적인 사건으로 시작하려 한다.
관객에게 주인공을 소개하는 시간을 생략해버리는 거다. 그렇다면 관객은 캐릭터와 어떻게 가까워질까? 그 연결고리를 2막에 맡기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신철 작가는 이어 "관객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의 불확정성을 위해" 최근 비선형 포맷의 시나리오
BIFF #6호 "짧게 많이 보고 있다"… 변화하는 OTT 소비 패턴, 어떻게 발맞출 것인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OTT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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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하 ACFM)에는 생소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프로듀서 허브다. 10월5일부터 7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 4F홀에서 열린 프로듀서 허브는 전 세계 영화 프로듀서들의 네트워킹 확장 기회를 마련하고 적극적인 국제공동제작 및 파이낸싱을 촉진하기 위한 신설된 행사다. 제작 완료된 콘텐츠 상품의 장터 역할을 넘어 양질의 신규 콘텐츠 생산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ACFM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 칸영화제 마켓 프로듀서 네트워크의 공식 협력사로 참여하는 등 한국 프로듀서의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인 ‘KO-PICK 쇼케이스’를 적극 추진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프로듀서 허브는 매년 ‘올해의 국가’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영상산업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한국이 선정된 올해는 국내 프로듀서들이 호스트 역할을 맡아 홍콩, 이탈리아,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프로듀서들을 반갑게 맞이 했다.
일정 첫날
BIFF #6호 국제공동제작의 마중물을 꿈꾸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프로듀서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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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6호 뉴 커런츠 상영작 영화별점
BIFF #6호 뉴 커런츠 상영작 영화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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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야즈디 / 이란 / 2024년 / 87분 10.08 C3 12:00 / 10.09 L5 19:30
오토바이 곡예사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장 아레프에게 죽음이란 늘 가까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밖에 없는 딸 라나가 심장병을 앓으면서, 그와 그의 아내는 죽음의 문턱 앞에 선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 기증자를 찾아 나선다. 뇌사 상태에 빠진 한 노인의 심장이 라나에게 적합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레프와 아내는 노인의 가족들을 찾아가 심장을 기증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그러나 노인의 가족들은 유산 문제로 얽히고 설킨 상태. 설상가상으로 노인의 아들은 아레프에게 심장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아레프와 아내의 눈물과 호소는 허공을 떠돌 뿐이다. 나의 비극이 차가운 거래의 대상이 될 때, 무력감과 처절함은 극대화된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보지만 상대방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누군가의 죽음이 선고되어야만 나의 딸이 살 수
BIFF #6호 [프리뷰] 라나를 위하여 For R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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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시쿠엔/ 홍콩, 중국/ 2024년/ 112분 10.08 C3 19:30/ 10.10 L10 14:30
아무도 잠에서 깨지 않은 새벽 서둘러 유축을 하고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면서 징의 하루는 시작된다. 징은 많은 것을 눈치본다. 베이커리에서 일하는 동안 육아를 도맡아준 시부모를 눈치보고, 배달 일로 심신이 지쳐 돌아오는 남편의 컨디션을 눈치보고, 화장실에서 급히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상황을 눈치보고, 시종일관 울기만 하는 아이를 눈치본다. 원래 살아가는 게 고역이라지만 고통의 수준이 징의 임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출산과 함께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 버린 징은 삶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나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현대 모성에 관한 몽타주>는 다큐멘터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징의 궤도를 멀리서 관찰한다. 마치 어딘가 존재하는 보편적인 생활을 목격하듯, 잔잔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전달한다. 징이 직면한 문제를 일찍이 경험했던
BIFF #6호 [프리뷰] 현대 모성에 관한 몽타주 Montages of a Modern Mother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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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흐리몬프러 / 벨기아, 프랑스, 네덜란드 / 2024년 / 151분 / 와이드 앵글 10.09 B2 19:30 / 10.10 C5 19:00
1960년 새롭게 독립한 아프리카의 16개국이 유엔에 가입하면서 세계 정치에는 커다란 격변이 발발한다. 중심에는 벨기에의 식민 지배를 받다 해방된 콩고가 있었다. 원자폭탄의 주원료인 우라늄의 세계 최대 공급처기도 했던 콩고는 냉전 시대에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콩고의 독립을 이끌고 초대 총리로 취임한 파트리스 루뭄바는 콩고 내 민족 통합을 주장하면서 미국에게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CIA는 루이 암스트롱과 니나 시몬 등 저명한 재즈 뮤지션을 모아 콩고 공연을 기획한다. 평화적으로 보이는 행사의 이면에는 파트리스 루뭄바 암살 사건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음모가 숨어 있다. <쿠데타의 사운드트랙> 속 흘러나오는 유려한 재즈 트랙들은 역사 속에 가려졌던 몇 발의 총성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린다.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과 역사를
BIFF #6호 [프리뷰] 쿠데타의 사운드트랙 Soundtrack to a Coup d’ E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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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자 / 한국 / 2024년 / 67분 /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10.09 L3 20:30
남자와 여자는 지인의 재혼식 뒤풀이에서 처음 만났다. 모두가 죽은 듯쓰러진 술자리에서 남자는 취한 여자를 등에 업고 귀갓길을 걸었다. 제몸도 가누지 못하는 여자는 실의에 빠져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 영경이고 힘겹게 영경을 업고 밤거리를 지나는 남자는 류머티즘을 오래 앓은 수환이다. 쇠락한 육체를 지닌 두 남녀는 몇 번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음주와 업힘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두 번째 장편 영화로 돌아온 강미자 감독의 <봄밤>은 죽음을 앞에 두고도 말없이 서로를 보듬은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다.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을 영화화한 작품이지만 김수영의 시처럼 아릿한 운율감이 먼저 읽힌다. 수환과 영경이 등장하는 모든 순간은 느릿한 삶의 박동을 풀어낸 시어가 되고,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칠흑 같은 암막은 시간과 인과를 압축하는 행간이 된다. 짙게 깔린 어둠 위로 담담하게 생
BIFF #6호 [프리뷰] 봄밤 Spring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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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오디아르 / 프랑스, 미국 / 2024년 / 130분 / 아이콘 10.09 L2 20:30
변호사 리타(조 샐다나)는 유색인종이며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멕시고 마약 카르텔의 대부인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로부터 의외의 제안을 받는다. 자신은 어릴 때부터 여성이 되길 바라왔다며 비밀리에 성전환수술을 해줄 의사를 찾아달라는 것이다. 그가 내건 거액의 조건을 거절하지 못한 채 리타는 수소문 끝에 의사를 찾아오고, 수술을 마친 마니타스가 가족을 떠나 ‘에밀리아 페레즈’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에밀리아 페레즈는 다시 리타를 찾아와 새로운 제안을 한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신작 <에밀리아 페레즈>는 트랜스젠더의 삶, 가부장적인 관행과 폭력에 관해 논하는 작품이다. 비극적인 주제를 뮤지컬 형식을 차용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몰입력 있게 전달한다. 예측 불가한 마니타스의 행보에 설득력이 생기는
BIFF #6호 [프리뷰] 에밀리아 페레즈 Emilia Per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