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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꿈꾸는 효원(이효원)과 고등학교를 중퇴한 은서(최은서)는 가출한 뒤 서울에서 룸메이트로 지낸다. 효원은 배우가 되겠다는 바람을 이루기 위해 극단에 들어가 잡일을 도맡아하며 단역이라도 얻길 희망한다. 은서는 그런 효원에게 의지하며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시작한다. 효원이 극단의 선배이자 유명 배우의 집에 머물게 되며 단단하던 은서와 효원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효원이 연기라는 목표에 몰입할수록 둘은 소원해진다.
<플라멩코 소녀> <구해줘> 등을 연출한 이찬호 감독의 첫 장편이다. 배우 지망생의 삶에서 출발해 예술을 꿈꾸는 이들의 욕망과 좌절을 묘사한다.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와 연결지어 현실을 그려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효원이 속한 극단은 <갈매기>를 재해석한 공연을 올리기 위해 리허설을 거치고, 준비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극적으로 묘사된다. 무대 위 자신만을 상상하던 효원이 타인의 실제 고통과
[리뷰] 혼자 걷기 대신 어깨동무,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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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너머의 내가 2분 뒤의 미래에서 말을 건다면 어떨까. 일본의 극단 ‘유럽기획’을 이끌며 영화 <썸머 타임 머신 블루스>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등의 각본을 썼던 우에다 마코토가 야마구치 준타 감독과 함께한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은 지극히 소박한 시공간의 시차 하나를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소동극을 펼친다. 카페 주인 카토(도사 가즈나리)는 퇴근 후 자신의 방 스크린에서 2분 뒤의 자신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끼지만, 그를 찾아온 주변 인물들이 이상 현상을 알게 되며 상황은 기묘하게 흘러간다. 하나둘 모여든 사람들은 화면에서 예고한 말과 행동을 현재에서 똑같이 수행하며 시간의 인과율을 실험한다. 더 먼 시간대를 들여다보고 싶어진 이들은 결국 두 스크린을 서로 마주 보게 설치한다. 같은 그림이 무한히 복제되는 ‘드로스테 효과’처럼, 2분 뒤에 머물던 시공간은 4분, 6분 후의 영역으로 꼬리를 물며 확장된다. 정해진 시간을 넘어서려는 인물들의
[리뷰] 거대 자본 없이도 마주 볼 수 있는 우리,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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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8초를 피해 뒤늦게 부산으로 휴가를 떠난 독자에게 여행지 같은 극장을 소개한다. 부산 모퉁이극장은 ‘관객이라는 정체성을 돌보는 극장’을 목표로 2012년에 문을 열었다.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3층에 자리한 72석 규모의 단관 극장이다. 해외 대작부터 한국 독립영화까지 다양하게 상영하며 과학문화기획전 등 기획전도 꾸준히 선보인다. 영화를 손에 쥘 기회도 마련돼 있다. 선착순 포스터 증정 이벤트를 상시로 진행하며, 같은 층에는 영화 굿즈 판매점 ‘금지옥엽’이 있다. 티켓값은 성인 기준 8천원으로 저렴하다. 극장을 나서기 전, 먼저 이곳을 찾은 관객들처럼 방명록을 남긴다면 여행의 추억이 될 것이다.
레귤러하우스 남포점
모퉁이극장만큼 개성 있는 카페를 찾는다면 이곳이다. 극장에서 걸어서 2분 거리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래된 영국 펍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시그니처 메뉴는 위스키를 넣은 ‘발베니 라떼’와 수제 생크림을 올린 ‘비엔나커피’. 케이크와 타르트 종류도 다양
[씨네트립] 부산 모퉁이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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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장미와 콩나물> 촬영 중 진행한 고 안판석 감독 인터뷰 현장.
날짜 1999년 5월
사진 <씨네21>
[Archive] <장미와 콩나물>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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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김세원)는 자꾸 숨는다. 한때 단짝이던 두 친구가 거리에 등장하면 몸을 감추고, 엄마 대신 자신을 양육 중인 이모 정혜(김예은)와는 대화가 끊긴 지 오래다. 그런 미나는 꿈의 정령 요섭(이하랑)을 찾아 나설 때만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꿈에서 본 풍경이 현실의 삶을 괴롭혀도, 꿈속의 현실과 현실 속의 꿈이 상실을 극대화해도 미나는 차라리 꿈속에 살길 바란다. 헤드 랜턴에 의지해 자발적으로 긴 터널 속에 몸을 던져 홀로 걷던 미나는 문득 읊조린다. “나 이제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모르겠어.”
- 꿈을 많이 꾸는 편인가.
자주 꾼다. 자고 일어나면 간밤의 꿈이 선명하게 기억날 때도 많고, 기분 좋은 꿈을 꾸면 기록도 곧잘 한다. 그런데 <리틀 드리머즈>를 찍는 동안엔 꿈을 거의 안 꿨다. 촬영을 마친 날은 잠을 푹 잤나보다. (웃음) 워낙 꿈 이야기를 좋아한다. <리틀 드리머즈>는 꿈에 관한 영화인 데다가 작품 자체가 그야말로 꿈결 같아서 끌렸다.
[인터뷰] 나를 비추는 꿈속으로 - <리틀 드리머즈> 배우 김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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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유희제)는 되는 일이 하나 없다. 야구선수 생활을 청산한 후 야구용품 사업을 시작하지만 실패했고,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살며 내세울 게 없으니 목소리만 드높인다. 그런 그에게 방울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그 틈으로 보이는 예지몽은 건우에게 일확천금을 획득할 기회를 선물한다. 하지만 영화 좀 본 관객은 알 것이다. 잠깐의 요행은 주인공에게 오랜 불운을 선사한다는 걸. 꿈조차 꿀 수 없던 건우는 기껏 꾼 꿈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
- 여러 꿈을 오가는 이야기다 보니 이 작품을 텍스트로만 접했을 때 훨씬 난해했을 것 같다.
시나리오만 읽었을 땐 영화를 단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분명 촬영과 편집이 만들어내는 꿈속 세계의 구현이 중요할 텐데, 영화가 그 환상성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광호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영화에 대한 청사진을 질문했다. 이를테면 건우와 미나(김세원)의 꿈이 뒤바뀐다고 해서 서로가 타인의 삶을 정말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해
[인터뷰] 존재라는 위로 - <리틀 드리머즈> 배우 유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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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리머즈>의 건우(유희제)와 미나(김세원)는 예지몽을 꾼다. 간절히 바라던 꿈이 꿈속에서 성취되자, 이들은 그 꿈을 빌미 삼아 현실에서 꿈을 이룬다. 하지만 지그문드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꿈은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과거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므로 예지몽은 없다. 오직 개인의 역사와 기억이 꿈을 꾸도록 만들 뿐이다. 건우와 미나는 이 본질을 애써 거부한 채 현실이 아닌 꿈에만 매달린다. 급기야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바꿔 꾼다. 둘은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환상은 욕망에서 오고, 욕망은 결핍에서 오며, 결핍을 유발하는 고통은 내 것도 네 것도 견줄 수 없다는 걸. 이 몽상가들은 날 닮은 너를 만나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지난 상처를 직시하며 허상을 깨부순다. <리틀 드리머즈>의 두 ‘드리머즈’, 배우 유희제와 김세원을 만났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유희제
[커버] 날 닮은 너 - <리틀 드리머즈> 배우 유희제, 김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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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굳은살이 박여 큰 외부 자극이나 타인으로부터 심각한 타격, 예상하지 못했던 나쁜 일에 휘말려도 어릴 때만큼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고 자신할 때가 있었다. 이른바 매사에 무덤덤해진 것인데,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이 생겨서 이제 상처를 쉽게 받지 않게 된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그런데 나쁜 자극에만 무덤덤해진 것이 아니라 좋은 자극에도 무덤덤해졌다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 낯선 여행지에 가서도 좋지도, 싫지도 않고 과거와 달리 감탄사를 내뱉지도 않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 역시 어른이 된 증거인 줄 알았다. 우연히 만난 명상 전문가는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는 위험한 것이지 성숙해진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기쁨, 환호, 설렘과 같이 긍정적인 감정들은 분노, 슬픔, 좌절과 같은 감정과도 연결돼 있어 나쁜 감정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면 좋은 감정 역시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이는 ‘안전한’ 상태가 아니라 우울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 조절>에는 이러한 감정들
씨네21 추천도서 - <감정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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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쓴 책을 믿는 편이다. 적어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문장과 글의 함량, 그리고 필력을 신뢰한다는 말이다. 현직 기자가 쓴 책은 대개 사회문제의 시의성을 담고 있고, 전직 기자라면 거기에 자신의 시선이라는 프리즘을 거쳐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젠다를 던진다는 점에서 믿고 읽는다. 물론 모든 기자의 책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를 읽으면서는 생각한다. 아, 역시 믿을 수 있다. <한겨레>에서 18년간 기자 생활을 한 저자는 난민 정책을 배우기 위해 독일로 연수를 떠나고, 아예 베를린 이주를 마음먹는다. 나이 오십에 직장을 그만두고 언어도 서툰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선택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중년, 여성, 아시안 정체성을 가지고 미성년 딸과 함께 독일로 이주하기를 선택한 저자는 독일 대학에 진학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한다.
처음엔 독일에 저자의 이주를 도울 정착민 가족이 있거나, 그가 유창한 독일어를
씨네21 추천도서 -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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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왜 읽어야 할까, 특히 소설을 왜. 이 질문에 많은 독서사랑단은 ‘문학을 읽는 것이야말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모두 나로 태어나 나로 죽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방법은 이번 생에는 없다. 회귀, 빙의, 환생 같은 것을 해볼 수 있다면 모를까, 나로 태어난 이상 다른 삶은 간접적으로 알 수밖에 없고 ‘남의 삶 들여다보기’에 있어 문학 읽기만큼 적절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문학에 깊숙이 빠져들어 독서 이후에 우리가 가닿고 싶은 세계는 무엇일까. 뛰어난 글을 읽으면 그 글을 쓴 사람이 궁금해지고 궁극적으로는 글이 쓰고 싶어진다. 아니 에르노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들을 번역해온 신유진의 <나를 균열내기>는 독특한 구성을 한 산문집이다.
이 책은 자기 이야기이면서도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다. 생활에서 겪은 자기의 경험이 아니라 번역가이자 애서가인 작가가 사랑했던 다른 작가들의 문학과 삶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취향이
씨네21 추천도서 - <나를 균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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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의 영광송에는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도 일종의 삼위일체일 것인데,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지만 영원은 결국 그 모든 구분을 무효화하는 시간성을 뜻한다. 이 구절을 떠올린 것은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의 ‘시인의 말’을 읽다가였다. “사과 옆에 돌 옆에 감자 옆에 어둠이 하나씩.// 이미 있었던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처럼, 해파리 인간 제미나이.” 그러니까 단어 셋이 나란히 나열되는 것의 효과 말이다. 두개일 때는 짝을 짓지만 셋이 되면 삼각형이 되고 그 삼각형은 무엇으로 만들어도 단단한 결속력을 지니곤 한다. 이것이 구조의 힘일 것이다. 해파리 인간 제미나이.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공교롭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이 시집의 제목은 이 시집에 수록된 시의 제목이 아니다. 하지만 ‘작은’이라는 단어를 빵부스러기처럼 따라, <작은 교회>라는 시를 읽어본다. “(전략) 여태 기도문을 잊어버리지 못했니? 대낮에도 콩알 같은
씨네21 추천도서 -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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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80권의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소설 전집>을 탐독하던 시절, 작가 소개도 본문 못지않게 열심히 읽었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인생이 소설처럼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시절 간호사로 일하며 독약 조제를 배운 덕분에 청산가리 등의 독극물 트릭을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었다는 사실만큼이나(푸른 제라늄 벽지 트릭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눈길을 끈 건 애거사 크리스티가 신인 작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할 무렵 겪은 실종 사건이었다.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남편과의 불화로 정신적 불안이 심했던 1926년 12월 초의 어느 날 애거사는 사라지고, 연못 근처에 그가 타고 다니던 차만 남았다. 경찰들이 수색에 대거 투입되고 남편 아치볼드는 곤욕을 치렀다. 11일 후 애거사는 돌아왔고 기억상실 때문이라며 상황은 대충 봉합되었으나, 당시 남편이 만나던 여자의 이름으로 호텔에 투숙한 사실 등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기억상실, 혹은 정신
씨네21 추천도서 -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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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필연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연한 만남이 필연적 인연으로 이어지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간절한 마음은 휴대전화 같은 빠른 매체보다는 편지처럼 느리고 불확실한 매체에 어울리는 것 같다. 단어 하나마다 고민하며 골라 쓴 편지지가 상대에게 잘 가닿기를, 그리고 편지에 담은 마음에 대한 답장을 받을 수 있기를. 1968년의 준하가 친구를 대신하여 주희에게 공들여 편지를 쓰는 모습이, 2002년의 지혜가 짝사랑하는 선배 상민에게 친구를 대신해서 정성껏 편지를 쓰는 모습과 겹칠 때 영화 <클래식>만의 서정이 느껴진다.
사실 누가 마음을 고백한다고 해서 그걸 곱게 받아줄 이유가 없는 게 당연한 지금 시대에 첫사랑 감성은 심심하고 촌스럽게 다가올 수 있고, 이는 “촌스러워! …음… 좋아, 클래식하다고 해두지 뭐…”라는 지혜의 대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지금은 편지가 거의 사라진 2026년이니 까마득할 지경이다. 그렇지만 각본집을 천천히 넘
씨네21 추천도서 - <클래식 각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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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각본집> - 곽재용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 - 마리 베니딕트 지음 백지민 옮김 문학동네 펴냄
<브로콜리 산양 작은 사람> - 이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나를 균열내기> - 신유진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 남은주 지음 창비 펴냄
<감정 조절> - 권혜경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씨네21>이 추천하는 8월의 책 – 여름의 사이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