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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껴안은 임권택에 대한 간절하고 세밀한 접근
난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은 무려 607장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같은 분량으로 2권이다. 1214쪽으로 이루어진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한다>는 임권택 감독과 정성일 평론가 사이의 대화다. 아니 강박이며 집념이며 집요함이다. 나는 그 대화에, 그 간절함에 귀를 기울인다. 한국 영화사와 근대사의 틈새 속에 봉인되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빨치산의 아들로 성장한 임권택이 ‘무국적’의 액션영화들과 검술, 사극, 새마을영화를 거쳐 한국의 근대사를 담아내기까지 그의 말들은 정말 가슴에 “사무친다”. 예컨대 임권택은 70년대를 이렇게 말한다. “이를테면 세상은 가고 그저 변두리에서 우물우물 따라사는 그런 인간으로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서”(216쪽), 연좌제에 묶여 살다가 장관의 특별한 허가를 얻어 대만영화제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아무도 한국에 관심
임권택에 대한 세밀한 접근,<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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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툰을 권한다‘디지털’이라고 말하자 ‘돼지털(어찌 들으면 되지퉁이라고도 들린다)?’이라고 되묻는 CF가 있었다. 흔히 디지털이라고 하면 기계와 인간이라는 낯설고 차가운 금속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 CF는 디지털이 오히려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고 주장했다. 그럴까? 정말 디지털 기술이 이 험난한 세상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을까?지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03. 너무 적은 공간을 풍부한 볼거리로 채워 동대문 옷가게 스타일처럼 느껴지던 디지털 카툰전에서 그 가능성의 한 자락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자리에 걸린 카툰은 액자가 아닌 LCD 모니터를 통해 존재했으나 현란한 움직임이나 음향을 동원하지 않고 나지막하고 잔잔하게 반복되며 LCD 모니터를 액자로 변환시켰다. 전시디렉터인 모해규 작가가 오랜 시간 의지를 갖고 준비한, 작은 움직임과 주기적 반복, 약간의 음향이 어우러진 디지털 카툰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아날로그와 만나 더
카툰 작가 12인의 디지털 작품집 <굿모닝 디지털,굿모닝 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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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 뉴 헤비스(Brand New Heavies)가 왔다 가더니 이번엔 인코그니토가 온단다. 공연은 화요일인 2003년 8월26일 오후 8시에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로 잡혀 있다. 인코그니토(Incognito) 하면 브랜 뉴 헤비스와 더불어 1990년대 영국의 애시드 재즈 열풍을 이끌어갔던 리더의 하나. 기타를 치는 장 폴 “블루이” 모닉(Jean-Paul “Bluey” Maunick)을 빼고는 오리지널 멤버가 거의 다 바뀌긴 했지만, ‘인코그니토’가 결성된 것은 무려 24년 전인 1979년이다. 당시는 디스코가 휩쓸던 때. 재즈, 록, 훵크(funk) 할 것 없이 디스코가 모든 것을 먹어치우던 시기였다. 미니멀하고 쾌락주의적인 디스코는 그 전까지만 해도 분화되어 있던 훵크와 퓨전 재즈, 하우스 댄스가 혼합되어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익명’의 시대를 만들어놓았다. ‘익명’이라는 이름을 지닌 밴드 ‘인코그니토’는 바로 그러한 혼융의 한가운데에서 그루브에 몸을 맡기는 익명의 퓨전 훵
그루브에 몸을 맡겨라!인코그니토 한국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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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물 위를 나는 원숭이어른들은 말한다. “돈만 걸면 말이다. 모든 게 재미있어지지. 가위바위보도 지상에서 제일 흥미진진한 게임이 될 수 있지.” 아이들은 말한다. “친구가 더 좋아요. 옆에서 누군가가 함께 달려준다면 집 앞 골목길도 올림픽 경기장만큼 신나는걸요.” 그렇다면 한판에 수억원이 오고가는 어른들의 도박과 오직 달리는 게 좋아 최고로 향해 뛰어가는 소년들의 스포츠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소년 경정(競艇) 만화란 어떤 모습일까?도박판으로 간 스포츠맨경마, 경정, 경륜 등의 게임은 ‘스포츠’와 ‘도박’이라는 승부욕의 양대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어, 1980년대 이후 전문 소재에 크게 발을 넓힌 일본과 한국 만화에서 즐겨 다루어져왔다. 그리고 그중 많은 작품들이 ‘도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영만의 <오늘은 마요일>이나 다나카 마코토의 <갬블러 레이서>와 같은 작품에서도 드러나듯이, 골인 지점에 들어서는 주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스포츠 경정 만화 <몽키 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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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중음악의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여자 보컬을 앞세운 모던 록 밴드이다. 조금은 수줍은 듯, 기타를 퉁기며 눈을 내리깔고 노래하는 여자 보컬이 없으면 밴드 못 만들 정도. 물론 이런 스타일의 모던 록을 하는 밴드들 내부에도 많은 편차가 있긴 하다. 뷰렛 같은 밴드는 더 스트레이트하고 러브홀릭은 더 대중적인 느낌이며 스웨터는 조금 깜찍한 느낌. ‘라이너스의 담요’라는 신예는 어느 쪽일까?밴드의 색깔은 귀여운 목소리의 보컬리스트이자 플루트 주자, 그리고 키보드도 치는 왕연진이라는 뮤지션이 많이 내고 있다. 뒤를 받쳐주는 두명의 기타리스트, 강민성, 배기준 역시 생톤 위주의 리듬 플레이를 차분하고 즐겁게 해주면서 튀지 않고 쿨한 느낌을 밴드의 음악에 가미한다. 이용석(베이스), 이용희(드럼)로 이루어진 리듬 파트는 8비트의 리듬을 중심으로 약간 재즈적인 분위기도 풍기는 흥미로운 리듬을 구사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강렬한 드러밍이라든가 튀는 베이스 플레이를 하지 않고 차분하게 뒤에서 밴
차분하고 예쁜 모던 록,라이너스의 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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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해가 보일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어둡고 습한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높고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낮고 답답한 하늘이 본모습이라고 믿었다. 가끔 높고 푸른 하늘을 보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리만 컸고, 구름을 밀어내는 방법도 한심한 수준이었다. 그때 한쪽에서 조용히 맑은 하늘을 보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시작되었다. 열번의 숟가락이 한 공기의 밥을 만들 듯, 작은 노력이 모여 맑고 화창한 하늘을 만들어냈다. <십시일反>을 읽은 감상이다.굴레를 벗어나<십시일反>은 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하고 창작과비평사에서 편집, 출간한 만화책이다.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모두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만화의 모양은 참여한 작가들의 개성만큼 각각 다르다. ‘한겨레그림판’에서 보여준 박재동식 한칸만화도 있고, 1∼2페이지를 활용한 손문상의 만화도 있다. 홍승우, 홍윤표는 짧은 호흡에서 최대
맛있는 비빔밥,기획 인권만화 <십시일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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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드 재즈 모음집지난 10년간의 록음악계의 언어를 지배한 가장 영향력 있는 낱말인 ‘얼터너티브’(alternative)는, ‘대안’을 찾는다는 정치적 행위와 결부되어 록음악의 장르를 다시 젊은이들의 생활양식의 일부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 이 낱말은 그 이전의 팝이 ‘텍스트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는 점은 간과된 듯하다.지난 10년간을 풍미한 또 다른 지배적 낱말인 ‘애시드’(acid)가 바로 이와 같은 차원에서 작용한 ‘얼터너티브’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애시드’는 원래 환각제(LSD)의 이름이다. ‘애시드 록’이라는 말은 ‘사이키델릭 록’의 동의어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낱말이 90년대적인 ‘애시드 재즈’의 의미로 사용될 때에는 ‘애시드 록’ 같은 일대일 대응식 조어법(즉 약을 먹고 하는 록이라는)의 순진함을 벗어나는 복잡함을 지니고 있다. 우선 90년대식 ‘애시드 재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60∼70년대의 ‘애시드 하우스’라는 장소가
전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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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슈호의 <헬로우 블랙잭>의사라는 직업은 만화 주인공의 숙명인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극적인 능력의 소유자인 의사는 검객과 총잡이와 같은 살인청부업자의 정반대편에서 숱한 명작의 주인공들이 되어왔다. 전설의 명의(名醫) ‘블랙잭’의 이름을 단 사토 슈호의 <헬로우 블랙잭>(서울문화사 펴냄) 역시 그 반열에 끼기 위해 지금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근래 보기 드문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국내에서도 점차 독자를 넓혀가고 있는 이 작품은 과연 새로운 의사만화의 전형이 될 수 있을까?의사만화에는 보통 두 가지 경향이 존재한다. 하나는 <블랙잭> <닥터K>와 같은 천재 외과의가 초인적인 능력으로 무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프로페셔널 만화이고, 다른 하나는 <닥터 고토 진료소>와 같은 변두리의 따뜻한 의사생활을 그린 휴머니즘 만화다. <헬로우 블랙잭>은 그 두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대 의학계의 문제를
선생님,그럼 고래심줄로 꿰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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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위대한 선물무라카미 하루키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02년,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발표했다. 7년 만의 신작에서 하루키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으면 돼… 너는 귀를 기울이고 그 메타포를 이해하면 돼’라고 말한다. 그 세월 동안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일까? 그건 전혀 아니다. 여전히 하루키는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라고 말하지만, 그 의미는 미세하게 변화했다. ‘사물이 계속 훼손되고, 마음이 계속 변하고, 시간이 쉬지 않고 흘러가는 세계’에서 도망치기를 원하는 심정은 동일하지만, 결국은 돌아간다. 세계의 폭력성은 여전하지만, 돌아가서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된다.<해변의 카프카>는 15살 생일을 맞은 소년의 가출에서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15살의 소년’이 되기를 원하는 그는, 자신의 이름을 카프카라 짓는다. 카프카는 체코어로 까마귀라는 뜻이고,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해변의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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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신문의 만화담당 기자를 만났다. “윤태호씨의 <야후>가 20권으로 완간되었는데, 작가와 대담 한번 하시죠.” 순간 머릿속에 우아한 포즈(이를테면 낙엽이 지는 거리를 걷고 있는)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좋죠.” 짧게 답했다. 꽤 시간이 흐른 뒤 전화가 몇번 오가고 날짜가 잡혔다. 7월16일. 흔쾌히 약속을 잡았다. 다시 <야후>를 읽기 위해 책장을 뒤졌더니, 몇권이 빠진다. 16권부터는 아직 사지 못했다. 각각 2개의 공간으로 분리된 만화책장을 뒤져 이빨을 맞춰도 빠지는 권수가 많다. 다음날, 시내 대형 서점의 만화코너를 찾았다. K서점. 없었다. <야후>가 없었다. 그보다 만화매장이 더 넓다는 Y서점. 있다. 하지만 역시 이빨이 빠져 있다. 뒷부분 몇권을 채웠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온라인 서점에 접속했다. 먼저 제일 큰 온라인 서점이다. 있다. 그런데 막상 주문을 하니, 5일 이후나 배송
풍자와 재담으로 감싸인 탁월한 서사,분투 끝에 구입한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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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에 죽어서 전설이 된 사람들이 있다. 3J라고 불리는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이 바로 그들인데, 60년대 록음악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고 찬란하게 산화해버린 이 전설의 인물들을 차치하고, 60년대 록음악을 거론하면서 자주 튀어나오는 이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에릭 클랩튼. 그의 초기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록(과 블루스)의 고전격인 음반들이 유니버설에서 재발매되었다(유니버설에서는 최근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통해, 그간 절판되어 구입하기 힘들었던 24장의 걸작 앨범들을 재발매했다).60년대는 에릭 클랩튼이 솔로로 활동하던 시기가 아니었다. 그의 활동을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야드버즈, 블루스 브레이커스 위드 에릭 클랩튼, 블라인드 페이스, 데릭 앤 더 도미노스, 그리고 크림이라는 이름이다. 에릭 클랩튼은 각각의 밴드에서 한두장 정도의 앨범에만 참여했지만 매번 ‘슈퍼밴드’,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70년대 초반, 약물중독으로 침체기를 보내던 그는 74
백문(百文)이 불여일청(不如一聽),유니버설 명반 재발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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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이니 <내 남자 친구 이야기>의 연재가 끝날 즈음이다. 일본의 한 잡지에 야자와 아이로서는 매우 놀랍게도 ‘시리어스한 미스터리’라는 카피로 <하현의 달>(下弦の月)에 대한 예고가 나왔다. 귀엽고 발랄한 여자아이들의 웃음과 꿈을 줄곧 그려온, 말하자면 인생의 가장 밝은 부분을 (실체감 있는 한에서) 최대한 화려하게 그려온 만화가로서는 놀라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뒤 그녀의 외도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기다려왔지만, 후속작 <나나> <파라다이스 키스>가 한참이나 진행되고도 이 작품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두어번 해적판이 나와 속아서 이야기할 뻔도 했다. 그러나 6년을 기다린 뒤, 뒤늦게나마 정식으로 국내에 번역되었고, 이제 야자와가 말하는 ‘심각함’의 실체를 이야기해볼 수 있게 되었다.고등학생인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이름은 미즈키. 그녀는 새어머니가 데리고 온 동생이, 이미 그녀의 친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
햇빛이 만든 그림자,야자와 아이의 <하현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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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7. 12. 한영애 콘서트 <Full Moon>통유리 창 밖으로 내내 조용히 비내리는 오후, 그렇게 낮이 밤보다 편하고 밤이 낮 속에 스며들고 모종의 정서가 고이고 안온한 내 집이 너무도 대견하여 푹 빠지듯, 적셔지듯 한잠 자고 싶은 시간 다소 황망한 소리로 걸려온 전화가 모든 것을 산산조각냈다. 전에 댁으로 찾아뵌 적도 있는데요, 전인권씨 팬클럽 일로, 지금은 한영애 팬클럽인데요, 오늘 한영애씨가 콘서트를 하는데요, 좀 와주십사, 초청장 미리 못 보내드려서 죄송하구요, 전 현경애구요, 한영애가 아니라….한영애와 두세번 스쳐 지나듯 인사를 했지만 한영애가 직접 그런 전화를 할 리도 없고 더군다나 공연 당일날 목매달 일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니 굳이 한영애가 아니라고 부연설명을 할 필요는 없지만, 하도 구분이 다급한지라, 나는 그냥 어버버댄다는 게 그만 가겠다고 약속을 해버린 셈이 되어버렸다.성균관대 새천년홀은 무대가 깊어 공연장소로 적합해 보였다. 객석의 규모
이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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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만화가 전설 호에로 펜> 1∼3권“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 오늘도 펜을 불사르는 만화가의 이야기를 그린 <열혈 만화가 전설 호에로 펜>(시마모토 가즈히코 지음/ 북박스 펴냄/ 3천원)이 나왔다. <허리케인 죠>를 연상시키는 극화풍 그림체에 고풍스럽기까지 한 열혈 대사들은 너무 진지해서 오히려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극적으로 과장되긴 했지만, 이 만화에 묘사되는 주인공인 만화가 호노오 모유루의 일상은 꽤 사실적이다. 이미 하나의 마감을 끝냈지만 또 다른 마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어시스트들은 사정이 생겨서 남아 있지 않고, 작품은 안 풀리고 도망치고 싶어도 그러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또 다른 수를 쓰기엔 시간도 체력도 허락하지 않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대한 묘사는 처절하기 그지없다. 2년 전 다른 출판사에서 <울어라 펜>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원피스>
[만화계 뉴스] <열혈 만화가 전설 호에로 펜>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