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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야 미노루의 팬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오리지널 <이나중 탁구부>의 골수팬이다. 그들은 이자와와 마에노가 벌이는 악취미 펑크 개그의 옹호자로, 이후 진지하고 어두운 세계로 변해가는 만화가를 못마땅해 한다. 두 번째는 <두더지>식의 암울한 청춘 만화의 지지자로 <이나중 탁구부>를 초보 만화가 시절의 치기 정도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이나중>에서 시작되어 <크레이지 군단> <그린 힐>로 이어지는 변화의 축을 자연스러운 전환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꾸준한 독자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모치즈키 미네타로(<드래곤 헤드>), 해롤드 사쿠이시(<벡>), 스기무라 신이치(<초학교법인 스타학원>)의 옹호자이기도 한데, 웃음과 비탄 사이를 오고가는 청춘의 위태로운 진동을 즐긴다.신작 <시가테라>(북박스 펴냄)는 이중 세 번째 부류의 독자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
나에겐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다, 후루야 미노루의 신청춘 <시가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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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익숙하지 않음에 불편할 것이다. 인물들도 이상하고, 배경도 그렇고, 이야기는 무언가 답답한 것 같다. 시각적으로 낯설어서 불편하기 때문에 그렇다. 톤도 없고, 때론 회색도 없이 흑과 백뿐이고, 명확한 직선도 없는 배경까지 모두 독자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정송희의 만화는 무엇보다 작가 개인에 의해 그려진 ‘손맛’을 느끼게 해주는, 만화의 원초적인 힘을 보유한 작품이다.소박하지만 풍부한 그림으로 정송희는 삶을 미시적으로 바라보고, 기록한다. 표제작인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의 경우 어린 시절 각각 다른 성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자와 가해자였던 남자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되돌아본다. <지나 사라지다>는 희생만을 강요당한 한 여자의 이야기다. <유년의 틈> 역시 어린 시절 상처받은 기억을 지닌 두 사람의 회상을 그린다. <누드모델>은 육체적 차이에 대한 타인의 폭력적인 발언에 대한 상처를 이야기하며, <그게 뭔지 몰랐어>는
나지막하게 미시적으로, 정송희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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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텁지근한 여름밤이다. 온몸에 달라붙는 불쾌의 점막은 몇번씩 찬물을 끼얹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과 <나이트메어> DVD를 시리즈로 돌려보아도 모니터 속의 핏방울이 컵라면 국물마냥 끈적거릴 뿐이다. 셜록 홈스와 애거사 크리스티는 언제 다 읽었는지 까마득하기만 한데, 이토 준지는 신작을 내놓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런 고민 속에 괴로워하는 당신에게 왔다. 우메즈 가즈오가 왔다.일본 괴기호러의 대명사, 우메즈 가즈오는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일본 만화가 중 가장 중량급의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그 독창적이면서 방대한 작품 세계를 둘러보면 데즈카 오사무를 제외하고 일본 만화계에 그만한 영향력을 행사한 만화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나중 탁구부>식의 악취미 과격 개그의 신기원을 연 <마코토 짱>, 세기말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아키라>와 <배틀 로얄>에도 큰 영향을 준 <표류교실>과 같은 작품은 오히려
엄마, 빨간 마스크는 어디에서 왔어? 우메즈 가즈오의 <무서운 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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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4일 월요일. 그다지 소문이 빨리 퍼지지 않는 만화계를 온통 혼돈의 도가니에 빠뜨린 뉴스는 시공사발 ‘<오후>와 <비쥬> 휴간’ 소식이었다. 서울문화사, 대원CI, 학산과 함께 국내 4대 메이저 출판사로 불리던 시공사. 후발주자이지만 선두를 위협하는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던 출판사. 특히, 2001년 새로운 국장의 영입으로 고급 양장본, 일러스트레이션 북 등을 기획하며 침체에 빠진 주류 만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었다. 특히 연이은 휴·폐간 사태로 자괴감에 빠져 있던 만화잡지의 대안적 모델로까지 불린 격월간 만화잡지 <오후>의 창간은 시공사 만화사업의 꽃이었다. <오후>는 정확한 타깃 분석과 작품 기획, 컨셉과 디자인의 차별화, 그리고 효율적인 홍보로 일약 2003년의 성공사례로 떠올랐다. 그런 잡지가 1년을 못 넘기고 휴간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고, <오후>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이는 게시판은 그야말로
이젠 어쩌란 말이냐, <오후> <비쥬> 휴간과 한국 만화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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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영일 선생의 <한국영화전사>(이영일 지음 | 소도 펴냄)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단아한 하얀 표지에 이규환 감독의 1939년작 <새 출발>의 촬영현장이 담겨져 있다. 1969년 한국영화 5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저술된 책이 35년이 흐른 2004년 신고전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은 개정 증보판을 위한 이영일 선생의 작업과 선생의 타계 이후 김소희(현 <씨네21> 편집장)를 비롯한 후학들과 소도출판사의 저자에 대한 봉정의 결과물이다. 정성어린 주 처리와 귀한 사진들은 개정, 증보에 값하는 자료들이다. 연구자로서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다.영화사가로 비평가로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에 헌신했던 저자의 글쓰기는 제도화된 학계 외부에서 담론을 생산하는 저술가로서의 에너지와 준열함이 넘친다. 서문에서 필자는 한국 영화사를 기술하는 것은 “폐허의 황막함과 내일에의 비상을 마주치고 희망하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개화기 한국영화에서 1960년대까지를
한국 영화사 연구의 ‘새로운’ 출발, <한국영화전사> 개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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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다락방에 산다. 마당에 있는 누군가를 훔쳐보면서 태어난다. 사랑은 가지를 뻗는다. 그 팔은 반드시 불륜에 걸린다. 시기는 그 모든 것들의 밑바닥에 있다. 지하실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면, 종유석이 숲을 이룬 동굴에 숨어 있으리라. 일본 소녀 만화의 1970년대는 그야말로 굉장했던 때다. 비극적 연애, 처절한 도전, 혁명에의 동경과 같은 극단의 감정에 뒤섞여 있던 시절을 통과한 그 시대 만화가들의 미래 역시 결코 평탄치는 않았다. 신흥 종교의 교주가 된 어떤 만화가만큼은 아니지만, 만화가의 펜을 꺾고 뒤늦게 성악가로 살아가고 있는 이케다 리요코의 모습은 <베르사이유의 장미> 혹은 <오르페우스의 창>의 주인공들과 겹쳐서 볼 수밖에 없다.이케다의 팬들은 그녀가 영원히 만화가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가정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이케다 단편집>(대원씨아이 펴냄)이 뒤늦게 국내에서 발간되어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는데, 대작에서는 찾을
순정만화의 원형을 만나다, 이케다 리요코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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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스포츠신문 만화가 있다. 크게 두 부류인데, 보통 4쪽 이하의 컬러만화는 양영순의 <아색기가>류라, 6쪽 정도의 이야기 만화는 허영만의 <타짜>류라 부를 만하다. 이중 우리에게 익숙한 정통 스포츠신문 만화의 스타일은 후자다. 허영만의 <타짜>류는 계보를 거슬러올라가면 고우영의 극화가 있다. 국내 스포츠신문의 원조격인 <일간스포츠>는 고우영의 극화를 연재하며 70년대 극화 열풍을 불러왔다. 이 고우영 극화는 초기 화려한 필력과 진지한 이야기를 보여준 <임꺽정>, 가장 문학적이고 섬세한 <일지매>와 당대의 풍자 센스가 고전으로 해석된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가루지기전>과 같은 2개의 스타일로 양분된다. 80년대 5공 정권의 스포츠 정책과 함께 <스포츠서울>이 창간되며, 고우영의 첫 번째 극화스타일은 제자격인 방학기로 이어진다. <감격시대> &
은밀한 ‘키득거림’, 김행장 <좀비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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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깊은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 대공황 시대 미국인들은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터무니없는 영웅들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했지만, 지금 동아시아인들은 <신의 아들>이나 <멋진 남자 김태랑>을 통해 성공을 꿈꾸는 일조차 가당찮다고 여긴다. 내 신세 그저 이대로지. 뭘 더 나아지길 바라나? 차라리 처절하게 실업자와 백수 신세를 토로하는 자학 개그가 속편한 듯이 보인다. <행복한 백수> <오이카와 취업 일지> <룸펜 스타> <곰씨와 오리군>…. 마치 새로운 장르라도 만들어낼 기세로 ‘불경기 만화’ 혹은 ‘백수 만화’라 불릴 만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게으르고 의지박약인 백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는 아마도 <장화 신은 고양이>가 아닐까? 주인은 방구석에서 하는 일 없이 뒹굴거려도 똑똑한 고양이 한 마리가 부와 명예에 미모의 부인까지 얻어
고양이가 돈 벌어오니, 아이고 좋아, 아즈마 가즈히로의 <알바고양이 유키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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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 <진짜 눈물의 공포>폴란드의 영화감독 키에슬로프스키는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이다. 우리에게 가장 먼저 찾아온 그의 영화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었고 이 영화는 1990년대 한국의 영화광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던 예술작품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뒤이은 삼색 연작은 잠깐 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패로 간주되었고 곧 잊혀졌다. 물론 마땅히 걸작으로 불려야 할 <십계> 연작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그다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편 폴란드 내에서는 한때 참여적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들을- 예컨대 <야간경비원의 시선>이나 <카메라광> 같은 영화들- 만들던 키에슬로프스키가 후기에 가서 점점 심리적이고 종교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영화들을 만드는 것에 대해 만만찮은 비판들이 가해지기도 했다고 한다.슬라보예 지젝의 <진짜 눈물의 공포>(The Frig
박진감 넘치는 키에슬로프스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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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서 88년은 어른들을 위한 새로운 만화가 활발하게 창작된 해로 기억된다. 이현세, 허영만, 한희작, 이두호, 김형배 등의 중견 작가들은 물론 이희재, 오세영, 박흥용 등의 신진 작가들이 함께 진지한 만화를 연이어 발표했는데, 1985년 12월 창간된 <만화광장>과 1987년 5월에 창간된 <주간만화>가 좋은 터전이 되었다. 만화가 만화방이라는 막힌 공간을 탈출해 잡지를 통해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가던 때, 젊은 작가들은 단편을 통해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시사만화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와 역사에 대한 만화가 처음 등장하던 시기였다. 이희재와 오세영의 단편은 각각 <간판스타>와 <부자의 그림일기>라는 단편집으로 묶여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 시절 가장 빼어난 단편작가 중의 한 사람인 박흥용의 작품은 그저 기억 속에서만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박흥용은 86년부터 92년까지 <만화광장&
약한 자들에 대한 기록, 박흥용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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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만화 <트라우마>가 드디어 탄탄한 두권의 책(애니북스 펴냄)으로 우리 앞에 당도했다. 2003년 <스포츠서울>에 연재 개시된 이 만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몇년만 잘 버티면 양영순의 <아색기가>, 김진태의 <쾌걸 조로>에 버금가는 작품이 될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예측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뒤인 지금, <트라우마>는 한국 신문 만화, 개그 만화의 안방에 떡허니 자리를 잡아버렸다. 일본 메이저 잡지인 <빅코믹 스피리트>에까지 진출했다. 참으로 건방지기까지 한 도약이다.만화가 곽백수가 1998년 <영점프>에 투맨 코미디를 선보였을 때 이미 그의 개그 자질에는 뭔가 꾸리꾸리 잘 숙성될 것 같은 냄새가 났다. 그러나 비슷한 정도의 재능을 선보인 만화가들이 신문 연재에 돌입해서는 불과 한두달 만에 맥을 못 추고 쓰러진 반면, 그는 단기간에 풀타임 신문 만화가로 정착해 지칠 줄 모르게 공을 뿌려대고 있다.
정통 개그만화의 힘, 곽백수의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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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죽은 자들만이 전쟁영화의 종말을 봐왔다”라는 (플라톤식의) 말이 있다. <전쟁과 영화>(폴 비릴리오 지음 | 권혜원 옮김 | 한나래 펴냄)라는 제목의 책과 마주할 때, 아마도 우리는 전쟁 자체와 그에 대한 이야기의 항구성을 이야기하는 그런 식의 언급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폴 비릴리오의 이 책을 직접 펴보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가진 사고의 폭이라는 게 얼마나 협소한지 자책을 할 수도 있다. 이건 스크린 위에 재현된 전쟁의 양상들을 다룬 영화비평 혹은 영화사 기술 정도에 머무는 책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비릴리오의 논의에 중심이 되는 문장을 다시 고른다면 충분히 흥미로우면서도 언뜻 다소 과격해 보이기도 하는 이런 것이다. “전쟁은 영화이고 영화는 전쟁이다.” 비릴리오의 <전쟁과 영화>는 그처럼 전쟁과 영화 사이의 은밀한 교감을 다루는 책이다.비릴리오가 전쟁을 영화와 관련지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전쟁이란 스펙터클의 생산을 목표로 삼
시각의 ‘병참학’, <전쟁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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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쯤 패러디 만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사실 본격 패러디 만화라 부를 만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영화나 CF, 또 다른 만화들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만화에 곧잘 등장한 만화들이었다. 어느 경우에는 ‘패러디 만화’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노골적인 복제를 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적어도 패러디가 되려면 원전 텍스트에 대한 새롭고 창의적인 해석이 필요한데, 대뜸 특정한 영화나 만화, 애니메이션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가져와 자신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식이었다.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여러 캐릭터들을 다른 작품에서 차용한 만화도 있었다.2003년, <아기공룡 둘리>가 연재된 지 20년이 지난, 그래서 ‘둘리’에게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기도 한 바로 그해 남루해진 일상의 무게를 지닌 성년 둘리가 등장한 작품이 <영점프>에 실렸다. 오마주라 부르기에는 주인공들의 최후가 너무 충격적이고, 패러디라 부르기에는 다른 얄팍한 복제형 패러디 만화와 구분이 되지 않아 찜찜한 그 만화는 삽시
명랑만화가 살 수 없는 세상, 최규석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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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스펙터클의 원조격인 히치콕의 <새>(1963)는 지금 보면 다소 촌스러운 특수효과가 여전히 놀라운 공포효과를 유발하는 수준급의 고전이다. 이 말이 <새>의 기술력에 대한 폄하로 들려선 안 되겠다. 히치콕은 진짜 새와 기계 새를 총동원하여 ‘온갖 잡새가 날아드는’ 전대미문의 이미지를 합성해냈을 뿐 아니라, 거기서 발견될 ‘옥에 티’를 상쇄하고 남을 만큼 풍부한 의미망을 또한 고전적으로 직조해냈다는 뜻이다.영국영화연구소(BFI) 고전영화 시리즈 중 하나인 <새>(카밀 파글리아 지음/ 이형식 옮김/ 동문선 펴냄)는 이러한 제작과정과 영화적 의미를 더없이 충실하게 밝혀주는 ‘<새>잡기 완전정복’ 해설서이다. 광범위한 리서치와 꼼꼼한 영화읽기를 아우르는 저자는, 가령 멜라니(티피 헤드런)의 애스턴 마틴 스포츠카(의 제임스 본드 차와 유사 모델)에서 성적 모험가로서의 현대 여성의 자유를 끄집어낸다. 저자의 우상이기도 한 멜라니는 히치콕 특유의 가
히치콕의 <새> 완정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