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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영화학자인 프란체스코 카세티는 1945년을 전후로 영화이론과 관련한 새로운 현상들이 목도된다고 말한다. 그런 현상들 가운데에는 이론의 전문화에 따른 그것과 실천 사이의 분리라는 것도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썼다. “이론가들은 존재하지 않는 영화를 꿈꾸며 또 계속해서 그것을 제의했던 데 반해 영화감독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제안들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만들고 싶지 않거나 만들 수 없는 영화들을 만드는, 소통불가의 극장이 출현했다.”
카세티처럼 다소 엄격하게, 따라서 다소 협소하게 영화이론을 정의한다면, 자크 오몽의 은 아마도 지금에 나온 것보다 빈약한 모양새를 갖췄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여기서 오몽이 이론에 대해 좀더 ‘느슨하게’ “시네아스트들이 나름대로 갖고 있는 자발적인 철학”의 견지에서 다가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스로의 예술적 의식과 자기 직업에 대한 생각과 목적, 말하자면 사상”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들로서 영화감독
브레송, 파졸리니의 영화 사상을 듣는다, <영화감독들의 영화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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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심상치 않다. 싸울 때마다 진다는 뜻이다. 18연패와 원정경기 21연패의 기록을 세운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설 아닌 전설이 떠오른다. 이 책은 물론 일본판 삼미 슈퍼스타즈에 관한 책은 아니다. 2000년 가을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행한 5회의 연속 강의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의 저자 안도 다다오(1941∼)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예일대,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객원교수와 도쿄대 교수를 역임한 그는 오사카에서 빈민의 아들로 태어나 고교 졸업 뒤 프로 권투 선수 생활을 했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우리 못지않은 학력 위주 사회인 일본에서 그도 학력 콤플렉스를 겪었지만, 책을 읽고 생각하고 걸어다니면서 건물을 직접 보고 스케치하면서 배웠다. 고전 건축에서 첨단 건물에 이르는 무수한 건물들은 그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대학 강의실이었다. 이 책에서도 그는 반드시 과거의 훌륭한 건축을 봐야 한다고, 건축 공간을 직접 체험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
창조는 도전 정신에 있다, <연전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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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의 등에 날개가 돋았다. 이런 상상에서 <eden>은 출발한다. 그리고 이 상상이 커다란 3절지 260장에 옮겨졌다. 보통 만화 원고의 몇배가 되는 큰 사이즈에 스크린 톤 대신 먹의 농담과 직선적 펜 선 대신 붓의 유려함으로 표현된 흑백의 매력은 열정적인 탐구자인 작가가 일궈낸 성과다. 꽤나 미련스러워 보이는 이 작업을 끝끝내 마무리한 끈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두호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만화는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그리는 것. 무거운 엉덩이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한다.
<eden>은 주류만화와 비주류 만화의 미묘한 선상에 있다. 원고가 만들어진 이력이나 출판된 책의 모양새는 비주류지만, 담아낸 이야기는 주류와 닮아 있다. 날개 달린 괴수나 이 괴수에게서 공격을 당한 뒤 날개가 돋게 된다는 설정은 장르만화의 그것처럼 드라마틱하지만,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주류의 문법에서 벗어난 독특한 모양새를 보여준다. 특히
대안적 만화의 시금석,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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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좀처럼’ 읽지 않는다. TV드라마, 영화, 하다못해(?) 신문 사회면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재미있는데 굳이 소설책 붙잡고 있기 싫은 것이다. 그래도 전혀 읽지 않는 건 아니어서 아는 사람이 강력 추천하는 소설을 마지 못해 하는 심정으로 읽을 때가 있다. 술자리에서 작가 김영하가 강력 추천하는 바람에 읽게 된 소설이 바로 오르한 파묵의 이 작품이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16세기 말 이스탄불 외곽의 한 우물 밑바닥에 살해돼 버려진 금박세공사 엘레강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엘레강스의 시체의 독백이다. 누가 왜 그를 죽였을까? 사건의 실마리는 책의 속표지를 꾸미거나 본문 내용을 부연하는 이슬람의 전통 장식 미술, 즉 세밀화다.
술탄의 밀서 제작 책임자 에니시테는 베네치아 궁정에서 봤던 초상화에
16세기 이슬람 미술계의 문명충돌 다룬 그림 소설,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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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조림 뚜껑을 열 땐 괴력을 발휘하지만 프랑스 요리를 먹을 때는 왕소심으로 바뀌는 엄마. 술만 마시면 청소부처럼 집안 물건을 내버리지만 식빵을 먹을 때는 좀스럽게 속만 파먹는 아빠. 반찬이 맛없으면 엄마의 시선은 무시하고 참치 캔을 따버리는 무신경이지만 변태 친구들에 비하자면 순진한 구석이 많은 남동생. 그리고 꿈 많고 순수한 여고생 시늉을 해보지만 아무래도 자라면 엄마같이 될까봐 두려운 나, 오아리. 개성 충만의 네 가족이 펼치는 진솔하고도 흥겨운 생활의 이야기 <아따맘마>(대원씨아이 펴냄)가 우리 앞에 등장했다.
최근 투니버스의 애니메이션 방영과 함께 출판만화로도 번역되어 나온 게라 에이코의 <아따맘마>는 지난 1994년부터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일요판에 연재된 만화다. 일본에는 <사자에상>에서부터 주류 스토리 만화 못지않은 인기를 모아온 홈코미디 만화의 계보가 이어져오고 있다. <치비 마루꼬짱> <짱구는 못말려&g
우리는 무적의 엄마 부대, 게라 에이코의 <아따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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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디즈니는 야수를 얽어매고 있는 주문을 풀어주지만, 그 순간 우리는 다른 주문에 걸리게 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아마도 책의 제목을 제공해준 듯한 이 문구는, <우리는 다시 디즈니의 주문에 걸리고: 영화, 재현, 이데올로기>라는 영화비평서가 붙들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요컨대 그것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우리의 걸음을 영화관으로 재촉하게 한 달콤한 (대중)영화들이 ‘또다시’ 우리를 무심코 홀리게 하는 주문에는 도대체 무엇이 깃들여 있는가, 라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히 이건 주문에 무방비상태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지혜롭게 맞설 수 있는 우리가 된다는 것의 문제의식과도 연결될 것이다.
여기서 어느 정도 드러나듯이, 사회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문화비평가가 쓴 영화비평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무엇보다도 사회학적인 의미의 계몽적 작업이란 경로 위에서 영화비평을 써내려간 시도의 산물이다. 그래서 영화란 “특정한 이야기 구조를
영화의 숨은 편견을 폭로한다, <우리는 다시 디즈니의 주문에 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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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의 <삼국지>를 읽기는 했지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삼국지>는 고우영 판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고우영의 <삼국지>를 50번은 넘게 봤다. <삼국지>의 인물이나 사건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동탁의 거대한 배에 꽂힌 심지가, 관우와 제갈량의 라이벌 의식이 떠오른다. 세월이 흐른 뒤에 <창천항로>를 만났다. <창천항로>를 보며 조조와 여포 등 수많은 ‘악인’들의 다른 모습을 만났다. 고우영판 <삼국지>를 보면서 유비가 싫었고, 조조에게 마음이 끌렸던 이유를 <창천항로>를 보며 합리화시켰다. ‘원래 저자가 없었던 연의(演義) <삼국지>는 언제나 새로운 저자를 구하고 있’었고, 한·중·일 삼국에는 <삼국지>의 수많은 판본이 존재한다. 각자의 구미에 맞는, 혹은 시대정신에 맞는 <삼국지>는 언제나 필요하다.박종화, 김광주, 김구용, 이문열, 황석영 등 내로라 하
이분법을 파괴한 <삼국지> 재해석, <장정일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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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은 이견의 여지없이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만한 한국 만화 최고의 스토리텔러다. 지겹고 부담스러운 이야기도 그의 손에 들어가면 흥미진진하게 윤색된다. 그러면서 원작의 풍미를 훼손하지 않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다. 1972년에서 1991년까지 무려 19년 동안 <일간 스포츠>에 연재한 고우영표 극화는 수많은 고전 원작들을 재료 삼아 펼쳐낸 동아시아 역사와 지식의 성찬이었다. 그러던 그가 1993년 직접 자신의 발로 중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난 뒤 중국의 가장 기본적인 역사서인 증선지의 <십팔사략>을 10권의 단행본으로 발표했다. <십팔사략>의 원작은 700여년 전 송대의 증선지가 사마천의 <사기>, 반고의 <전한서>, 범엽의 <후한서>, 진수의 <삼국지>에서 위수의 <위서>, 탁극탁의 <송사> 등 총 18권의 중국 역사서를 정리한 중국 가장 기초적인 역사 교과서이다. 이야기는 창세설화
반만년 중국 역사를 한눈에, 고우영의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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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망가 대왕>의 아즈마 기요히코가 또 한번 알쏭달쏭한 제목의 만화 <요츠바랑!>을 내놓았다. 뭔가 심오한 의미가 있는 듯한 선언형의 제목이지만 고민할 것 없다. ‘요츠바랑 매미 잡기’, ‘요츠바랑 쇼핑’, ‘요츠바랑 그림 그리기’ 식으로 주인공 요츠바랑 함께하면 뭐든지 즐겁다는 이야기다. 요츠바랑 함께하면 하루하루가 여름방학이다.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도시의 동네로 이사 온 요츠바는 수수께끼의 여자애다. 말하는 것도 서툴고, 사고하는 방식도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번역가인 아빠는 ‘외국에서 주워왔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어느 외국인지, 그 말 자체가 사실인지도 알 수 없다. 요츠바 스스로는 그냥 ‘왼쪽’에서 왔다고, 밥 안 먹는 손이라고만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요츠바는 원래 그런 애니까.말이 서툰 요츠바이지만 행동에는 주저함이 없다. 초인종이란 걸 배우면 바로 눌러보고, ‘신경 꺼’란 말을 들으면 걸려온 전화에 대고 바로 쓰고,
요츠바랑 함께라면 뭐든 즐거워, 아즈마 기요히코의 <요츠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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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아우구스트 알트 지음 l 김태환 옮김 l 뿌리와 이파리 펴냄‘수구 꼴통’에 이어 ‘꼴통 좌파’라는 말까지 등장했으니 바야흐로 꼴통의 전성 시대인가? 꼴통은 골통, 그러니까 머리를 가리키는 속된 말이었는데 발음이 거세어져 꼴통으로 바뀐 것이라 한다. 꼴통의 사례? 방송 토론 프로그램 출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꼴통 증세를 보인다. 드물게나마 토론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지만, 꼴통 출연자들의 꼴사나운 억지에 묻혀버리곤 한다. 토론에서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기 십상이다.철학박사로서 수사법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토론의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들면서 올바른 토론을 위한 지침을 제시한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명심해야 할 사항은, 진술에 입각해 질문을 던질 것, 토론의 대상이 되는 문제에만 집중할 것 등이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토론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럴듯하다. 초점에서 벗어나고 주제와 상관없는 말만 내뱉는 토론자가 많다. 더구나 인신공격성
올바른 토론을 위한 지침서, <꼴통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참·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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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990~1918>스티븐 컨 지음 l 박성관 옮김 l 휴머니스트 펴냄불교의 연기설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진작부터 모든 건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무수한 연관의 갈피와 얼개를 파악하는 일이다. 역사학자 스티븐 컨이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한 연관의 시간적 범위는 1880년부터 1918년까지이며 무대는 유럽이다. 이른바 ‘벨 에포크’(좋았던 시절)라 일컬어지는 시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세기말과 제1차 세계대전 시기도 포함하고 있다. 컨은 그 시기의 무수한 연관의 갈피와 얼개를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로 파악하려 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미술 분야에서 입체파는 여러 시점에서 본 대상의 내부와 외부를 하나의 캔버스 위에 펼쳐놓았다. 이를 통해 회화의 전통적인 공간적 및 시간적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그런가 하면 1차 세계대전의 전장에 등장한 군용 트럭에는 주위 배경과 구별되지 않도록 하는 위장술(카모플라주)이 적용됐다. 입체파의 전략과 군사 분야의 위장
시·공의 좌표 위에 문학·예술 세계를 그리다,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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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에 <앙꼬의 그림일기>를 연재하며 데뷔한 뒤 ‘야후 비주얼 뉴스’에 <앙꼬와 진돌이>로 이야기를 풀어내던 앙꼬의 첫 번째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특유의 팬시한 색감으로 채색된 화사한 책 표지부터 스크롤을 이용한 웹 만화를 다시 오프라인 버전으로 바꾸어 잘 정리된 알맹이까지 모두 만족스럽다. <앙꼬의 그림일기>는 스물한살에서 스물두살로 넘어가는 젊은 작가의 일상이 오롯하게 녹아 있는 그런 만화다. 가만 보면 마치 연습장에 그림일기 그리듯 편안하게 그려져 있다. 한편의 분량이 정해진 것도 없다. 이야기가 길게 풀리면 길어지고, 별것 없으면 짧게 그린다. 거짓말도 없다. 괜히 미화하지 않고 숨기지도 않고 그대로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그야말로 태생적 리얼리즘이다. 아이들이 ‘바보냄새’난다고 놀릴 정도로, 고스톱을 배운 이후 하루종일 고스톱 생각에 걸어다니는 사람들로 고스톱을 칠 수 있을 정도로, 어릴 적에 레고가 되고 싶었을 정도의 작가였기 때문에
거짓없는 작가의 일상 그대로, <앙꼬의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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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가 골목길에 서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한다. 어떻게? 여자가 먼저 남자의 뺨을 때린다. “뭐야, 내 손이 아프잖아.” 그리고 뺨을 내밀고 남자의 손찌검을 기다린다. 놀란 남자는 소리지른다. “그만하래두! 이런 거 취미없어!” 그러나 여자는 간절히 바란다. 남자는 과연 그녀를 때릴까, 말까? 잠시 뒤 남자는 집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미친 듯이, 헐떡대며, 뒤도 보지 않고 달려간다. 때렸을까, 말았을까? 이 시대의 연애가 만들어내는 물음들이다.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는 구태의연한 스캔 만화와 웹툰을 벗어나 다양한 연재 만화를 싣고 있는 ‘엠파스 만화’에서도 묘한 빛을 내고 있다. 세심한 그림 선이 개성 강한 이야기의 베틀을 따라 잘 엮여진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강도하라는 이름이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이 정도 실력의 만화가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을까? 작가 소개를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강도하는 <슬픈 나라 비통 도시>의
이 시대의 연애가 만들어내는 물음,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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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라는 건전한 수식어를 빼버리면 이번에 출간된 세권의 만화잡지는 제각각 살아 있는 날것의 상상력을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올해로 두 번째인 부천만화정보센터의 우수만화동인지 지원사업은 여러 번의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작을 선정한다. 이번에는 상명대 극화창작 소모임 ‘어사모’,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만화동아리 ‘안아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창작반 2기를 기반으로 한 ‘매운맛’까지 총 3개 동아리의 회지가 지원을 받아 완성되었다. 이들 세 회지는 각자 다른 출신성분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특별히 어느 하나를 골라내지 못할 만큼 닮아 있다. 개성은 출신성분이 부여한 화인처럼 작품집의 여러 페이지에 남아 있다. <더 좋은 방향>이 보여준 실험적이고 몽환적인 작업의 편린들이나 이 보여준 사회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매운맛>이 보여준 장르만화의 초보적 모양새는 그 출신을 짐작게 하는 묘한 재미가 있다.세 작품집에서
젊은 작가들의 패기를 느껴봐! 부천만화정보센터 출판지원 우수 만화동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