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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에 의해 발표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정갈한 도덕적 태도와 높은 명망을 지닌 한 남자가 어떤 약품의 도움으로 억눌려 있던 악의 자아로 변신하게 된다는 테마는 1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새로운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채로운 재능의 그래픽 아티스트 로렌초 마토티와 시나리오 작가 제리 크람스키가 함께 만든 만화 <지킬과 하이드>가 그 훌륭한 예다.세기말 태생으로 어마어마한 신분과 재산을 상속받은 ‘나’에겐 찬란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다만 내 안의 지칠 줄 모르는 활기와 쾌활한 성격은 대중 앞에 근엄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또 다른 욕구와 맞서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기쁨을 감추기 시작한 나는 어느 순간 스스로가 심각한 이중생활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서로
표현주의 미술로 다시 태어난 괴물, <지킬과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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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11월3일은 만화의 날이다. 청소년보호법이 만들어지며 서점에서 만화가 치워지고, 만화잡지가 폐간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만화인들은 1996년 11월3일 ‘만화심의 철폐를 위한 범만화인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이날을 ‘만화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2001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에도 제4회 만화의 날을 맞아 여러 행사가 열린다. 오후 1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창작물과 저작자의 권리’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또한 10월29일부터 11월3일까지 명동입구에서 만화의 거리 선포식, 캐리커처, 코스프레쇼 등이 펼쳐진다. 만화계의 여러 단체가 주도하는 공식행사와 함께 별도의 만화 관련 행사도 주목을 끈다.11월3일 만화의 날부터 시작해 11월9일까지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는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와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이 주관하는 청강만화페스타 2004가 펼쳐진다. 청강만화페스타 2004는 카툰 전문 전시회인 ‘
한국 만화의 미래를 본다, 11월3일 만화의 날, 청강만화페스타 2004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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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출판계에는 티베트 산업(Tibet Industry)이 형성되어 있다. 때로는 유망한 상품 아이템이 나와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각광받기도 하는 산업이다. 성격은 주로 티베트의 종교나 정신세계를 주제로 하는 책이나 여행기이며, 명상 서적이니 구도(求道) 서적이니 하는 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런 산업의 결과 많은 사람들이 티베트를 오염된 현대 문명과 대비되는 고원한 정신세계가 살아 있는 곳, 서구 문명의 폐단에 대한 정신적 치유 대안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티베트에 고원한 정신세계가 살아 있을 수도 있고 그것이 정신적 치유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런 티베트 산업이 흥하는 가운데 우리는 티베트라는 땅과 그 땅에 사는 사람, 그 사람들이 지내온 내력, 사회, 종교, 관습, 예술 등에 관한 ‘신뢰할 만한’ 지식을 얻지 못하고 있다. 티베트를 신비화하는 글이나 단편적이고 주관적인 인상기를 통해서만 티베트를 접해온 것이다. 티베트에 관한 신뢰할 만한 저자가 쓴 신뢰할
고대 신화부터 현대까지 티베트의 모든 것, <티벳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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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메이지 시대. 에도에서 도쿄로 이름이 바뀐 지 27년이 지난 해다. 화려한 신문물로 어두운 중세가 밝은 근대로 넘어가던 이때에 수도 곳곳에서 괴이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낙인 같은 손자국을 등에 찍어 사람을 태워버리는 화염마인, 개인지 늑대인지 모를 검은 동물을 데리고 다니며 갈고리 같은 손으로 얼굴을 찢어버리는 야미고젠, 승복으로 만든 자루에 반딧불 같은 영혼을 담아 둘러메고선 밤길을 걸어가는 영혼 장수…. 요괴인지 인간인지 모를 존재들이 벌이는 사건들은 점점 불운한 섭정 귀족인 타카츠카사 가문의 주변으로 모여든다.만화가보다는 원작자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 <동경이문>(학산문화사 펴냄)은 악령 시리즈, 고스트 헌트 시리즈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호러판타지 작가 오노 후유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작품 전반에 괴기의 기운이 넘쳐나지만, 완전히 드러내놓은 판타지라고 보기는 또 어려울 것 같다. 사건을 설명해가는 반(半)전지적 시점의 인형사와
수도에 날뛰는 밤과 어두움, 메이지 미스터리 <동경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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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만한 영화가 된 한해.” 영화 관계자들은 2003년 한국 영화계를 이렇게 회고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신선한 소재들과 획기적인 상상력, 그리고 그에 열광하는 관객으로 풍요로웠던 한해였다. 작가영화와 관객이 서로를 소외시키던 그 오랜 관습이 서로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며 경계를 지우며 그렇게 소통을 시작한 한해였다. 21권째를 맞이한 은 행복했던 영화계의 “될 만한” 시나리오를 선택하여 그 소통이 단순한 우연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편집위원들에게 옥석 중의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는 풍요로운 상찬의 고민을 안겨주면서 말이다.총 10편의 시나리오로 구성된 이번 선집은 무엇보다 다채롭다. 그 다양함을 두개의 주제로 나눈다면, 하나는 한국 근현대사 돌아보기, 또 하나는 원작 리메이크하기가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줄기가 모두 ‘다시 읽기’의 작업이라는 사실. 실제 사건 혹은 원작이 ‘다시 읽기’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영화적 상상력의 참신함이 중요하다.
2003년 한국 영화계를 밝힌 시나리오 10편, <2003년 한국 시나리오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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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뺀 나머지 지면에 딱 맞게 개발된 만화 형식. 4페이지에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급격한 앵글변화나 숏의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고, 단과 칸도 기본적인 분할로만 끌고 가는 만화. 이 만화의 핵심은 3+1의 구조로, 1~3페이지 사이에 끌어올린 분위기, 감정, 이야기, 성격을 마지막 1페이지에서 뒤집어 웃음을 주는 것이다. 양영순의 <아색기가>와 곽백수의 <트라우마> 그리고 이상신, 국중록의 <츄리닝>이 약간씩 다른 감각을 보여주며 인기를 모으고 있고, 김행장의 <좀비콤비>는 B급 정서를 담아내며 고군분투 중이다. 구분을 짓자면, <아색기가> <트라우마> <츄리닝>이 한 집합에 속해 있고, 다른 집합의 영역에 <좀비콤비>가 있는 셈이다.이중 <츄리닝>은 마지막 페이지의 반전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데,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반전의 기발함’에서 출발한다. 이번에
시대의 트렌드를 끌어가는 만화, 이상신 글, 국중록 작화 <츄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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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이름을 보니 우리나라 사람 같은데 왜 별도의 번역자가 있을까? 조선의 선비가 한문으로 쓴 산문을 번역한 책인가? 서경식(1951∼)은 일제의 식민 지배 탓에 일본 땅에서 태어난 우리 민족의 한 사람으로, 재일한인 차별정책 때문에 충분한 민족어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 일본어를 모어로 사용한다. 서경식이 이 책으로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을 때 주요 수상 이유는 ‘빼어난 일본어 표현’이었다.‘우리나라’ 사람이 한글로 쓴 책도 아니라 한인(韓人)이 다른 나라말로 쓴 저서를 번역한 책을 읽을 기회는 자주 있는 게 아니다. 그 한인의 이름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정치범 서승, 서준식 형제의 동생’이고 보면 더욱 흔치 않은 기회다. 더구나 이 책은 우리가 ‘김구와 이순신을 읽는 동안 다자이 오사무와 데라다 도리히코를 읽을 수밖에 없었던’ 서경식의 어린 시절 독서 체험 기록이 아니겠는가
모국어를 빼앗아간 자의 언어로 쓴 빼어난 에세이, <소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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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를 관할하는 우주 정부가 지구 최강의 나라 미국을 대표할 두 사람을 뽑아간다면 누가 선택될까? 두명의 대선 후보인 부시와 케리? 그보다는 부시와 마이클 무어가 정당하지 않을까? 미국의 지배적 가치에 의문을 표하는 마이클 무어의 움직임은 하나의 예술가가 사회적 문제에 얼마나 명료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만화라는 매체로 무어만큼이나 커다란 반향을 만들어낸 사람이 있었다. 자칭 ‘언더그라운드 만화가이자 대중의 영웅’이며 동시에 ‘고집쟁이 늙은 얼간이’인 로버트 크럼이다.<로버트 크럼의 아메리카>(새만화책 펴냄)는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가의 대표격인 로버트 크럼의 방대한 작품세계 중 미국사회와 정치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을 하는 만화들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추한 외모와 시니컬한 말투를 지닌 만화가 크럼은 여러 작품들에 직접 등장해 쓰레기 더미로 바뀌어가는 미국, 인종주의로 뒤얽혀 있는 미국, 과격한 선동과 무책임한 혁명의 전쟁터인
가장 더러운 입으로 말하는 미국, <로버트 크럼의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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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불황 속, 서점에 넘치는 건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쓸모있는’ 책들뿐인 것만 같다. 하릴없는 소일거리로서 책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책이 시계와 다름없는 생활의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또 있을까. 이 삭막한 시장에 소리없이 출간된 <브람빌라 공주>는, ‘쓸모있는 책’들의 세상에서 돈키호테가 풍차에 결투신청을 하며 비장하게 던졌던 기사의 긴 장갑처럼 터무니없고 용감해 보인다. 쓸모없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하지만 신열에 달뜬 눈에 비치는 신기루처럼 아름다운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함께 훌륭한 외국 문학작품을 좋은 번역으로 꾸준히 소개해주고 있는, 책세상 문고 외국문학의 최신간이다. 어느 젊은 비극 배우가 사육제의 가면무도회 행렬 속에서 환상의 공주 브람빌라를 보았다고 믿게 되면서, 이상 속의 여인을 만나기 위해 가짜 코와 안경을 쓰고 스스로를 조롱하며 우스꽝스러운 꼬락서니로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등 온갖 광기어린 행각을 벌이는데, 그 과정
쓸모없는 책의 반란, <브람빌라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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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기획만화의 봄이다. 이처럼 많은 만화들이 기획된 적이 없었다. 밀리언셀러는 대부분 만화들이다. 수많은 출판사들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다. 많은 돈이 흘러다닌다. 그런데 이 많은 기획만화(학습만화)의 모양을 살펴보면 판박이처럼 똑같다. ‘번안’에 머무르고 있다. ‘만화’는 단지 원작을 표현하는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책들에는 동일한 수식이 붙는데, “만화로 보는…”이 그것이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 <만화로 보는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만화로 보는 좋은 생각> <만화로 보는 세계민속 어드벤처> <만화로 보는 쿠오바디스> 등등. 이런 번안만화는 대부분 ‘좋은 만화’를 고민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원작’을 고민한다. 만화는 단지 번안의 도구이기 때문에 개성이나 새로운 시도보다는 익숙한 화면을 ‘빠르게 생산’하게 된다. 많은 기획자들이 만화와 원작의 조화나 원작의 새로운 해
명작이면 다인가? ‘만화로 보는…’시리즈 열풍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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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흉포한 용과 동양의 성스러운 용이 다르듯, 유럽의 인어와 일본의 인어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라인 강이나 지중해에서 달 밝은 밤 초록색의 긴 머리를 빗으며 노래를 부르는 매혹의 인어는 일본에 오면 날카로운 이빨에 흉측한 얼굴을 가진 괴물로 둔갑하게 된다. 그래도 닮은 점이 있다면 양쪽의 인어 모두 인간을 유혹해 파멸의 길로 이끈다는 사실이다. 서양의 인어가 아름다운 외모와 노래로 인간을 꼬인다면, 일본의 인어는 영생을 보장하는 자신의 고기로 인간을 꼬드긴다. <란마 1/2> <견야차>의 다카하시 류미코가 안내하는 예상 밖의 공포세계는 인어 고기에 얽힌 단편 연작이다.<은하철도 999> <무한의 주인> <잭과 엘레나> 시리즈 등 걸작 만화 중에는 영생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질기고 질긴 목숨을 이어가는 자들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계 몸을 얻기 위해 은하철도를 타고 가는 철이는 영원
영원한 생명을 회쳐 드실까요, 다카하시 류미코의 <인어> 시리즈 박스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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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요인에 관해 우리는 범죄를 저지른 개인 차원의 요인과 범인과 범죄 행위를 둘러싼 사회적 요인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물론 그 두 가지 성격의 요인은 얽혀 있는 게 보통이다. 비만이 범죄는 아니지만 비만의 요인도 개인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비만은 개인의 의지박약이나 게으름에서 비롯된 문제로 치부된다. 몸무게가 0.1t에 조금 못 미치는 필자가 느끼기에는.저자 그렉 크리처는 비만이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대신 학교, 사회, 국가가 함께 맞서야 할 공공의 적으로 지목한다. 그는 어느 날 운전 실수를 해서 다른 운전자에게 ‘조심해 뚱땡아!’라는 욕을 먹었다. 뚱뚱한 사람은 운전도 더욱 조심해서 해야 하나? 열받은 게 아니라 충격을 받은 그는 체중 감량에 돌입하여 목표를 이뤘다. 그는 되물었다. ‘나는 어떻게 살을 뺄 수 있었을까?’ 남다른 의지력 때문에? 아니다. 살 뺄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사회 계층에
비만은 ‘공공의 적’이다, <비만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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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모네, 고갱, 로트레크. 한국인들에게 제일 익숙한 화가들이다. 그중에서 으뜸은 고흐일 것이다. 고흐가 보여준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한, 그리고 개성적인 화풍은 대형 프린트 포스터와 광고 등의 이미지로 활용되었다. 자기 귀를 잘라내고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격정의 삶도 예술가의 표본처럼 소비되었다. 소설가 김영하의 지적처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생애는 우리 시대의 키치가 되어버렸다. 미술관의 아우라보다는 달력에 인쇄된 그림이 더 친근한 것이다. 그런데,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만화가 그라디미르 스무자는 대뜸 ‘그 그림들은 반 고흐의 것이 아니라 그의 친구였던 고양이 빈센트의 작품이야’라고 딴죽을 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재능이 없어 늘 낙담하고 괴로워하던 반 고흐는 우연히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주게 된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로 둔갑한 요정’인 ‘빈센트’라고 이야기하며,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린 증조할아버지와 외젠의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를 거론하며 자신은 타고
매력적인 재치와 교양의 성찬, 그라디미르 스무자 <빈센트와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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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한국배우>(백은하 글/ 손홍주 사진/ 해나무 펴냄)백은하라는 사람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재주 많고, 발 넓고, 꿈 많은 사람. 그녀가 쓰는 스타들에 관한 인터뷰는 어쩌면 글쓴이의 개성이 그대로 녹아 있는 글인지도 모른다. <우리시대 한국배우>는 우리 시대 주목받는 배우 스무명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 최민식과 전도연, 송강호, 장동건 등 스타에서 고두심에서 윤여정, 주현에 이르는 배우들까지 망라하고 있다. 백은하라는 필자의 생명력이 넘치는 글, 그리고 인물의 눈빛을 적확하게 포착하는 손홍주의 사진이 호흡을 함께한다.<우리시대 한국배우>의 재미는 배우의 프로필을 새삼 확인하는 것에 있지 않다. 스크린 너머 외롭게 독자, 혹은 관객의 눈길을 요구하는 스타들의 속내를 엿보는 것에 가깝다. “장동건이라는 추리소설이 있다. 주인공은 물론 동명의 남자 장동건이다. 장신에 건장한 몸, 눈은 송아지같이 큰 편이며 게다가 그속엔 알 수 없는 우수까지 깃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 20명을 만난다, <우리시대 한국배우>